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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유튜브에 뛰어들다 - 지상파 기자들의 뉴미디어 생존기
박수진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2월
평점 :
왜 기자들은 유튜브에 뛰어들어야 했나? 그것이 알고 싶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지금 유튜브로도 함께 합니다”
오후 6시 5분, 시작을 알리는 신호들에 이어 위와 같은 멘트가 흘러나온다.
라디오지만 듣고, 소통하는 방송, 이게 쌍방향 프로그램인가? 아, 이렇게 실시간으로 댓글이 반영되는구나. 나 또한 방송에 참여, 아니 제작에 영향을 미쳤네... 그럼, 다음에도 또 해봐야지.
아마도 이런 느낌, 흥미, 폼잡고, 쓰인 글 읽고, 어떻게 편집됐는지(권력의 입김, 여론호도, 유도, 세뇌, 길들이기 등등의 의도 또한 당연히 포함해서)생각할 필요도 없이, 난 반대, 찬성, 그런데 있잖아 그거 사실이냐? 등등 언제든 물어볼 수 있으니…. 방송 그 자체가 살아있네…. 알아서, 청자와 소통해주는 내말을 들어주는 그런 방송인데 왜 싫어해…
이 책 <기자들 유튜브에 뛰어들다>는 왜 라디오, TV프로를 진행하면서 유튜브로 내보는 것 까지는 뭐 알겠는데, "뉴스까지", 라는 생각에 다소 답을 줄 것 같다. 뉴스의 일방통행시대가 끝났다. 내가 참여하는 뉴스프로, 살아서 움직이는 프로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밋밋하지 않기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전통적(글쎄다)인 뉴스, 지상파에서는 8시, 9시에 한때는 모두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미 뉴스는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니, 종이신문, 잡지를 볼 필요도 없지 않은가?, 아직은 모르겠다. 답은 글쎄올시다. 조금은 다른 뭐가 있지 않겠어요….
이 책을 쓴 이들은 신문기자 혹은 TV 방송기자를 거쳐 새로운 뉴스, 혹은 뉴미디어로 옮겨서 일하는 이들이다. SBS에서 일하고 있거나, 전에 일했던 적이 있는 기자들이다.
책은 뉴스를 어떻게 재밌게, 청자와 화자 간에 소통하면서 즐겁게 사고를 쳐볼 수 있을까? 생생뉴스는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쓴 듯하다. 총 5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뉴미디어 시대의 뉴스 크리에이터를 통해 그들의 활동상을 알린다. 2장은 콘텐츠가 경쟁력이라는 제목으로 ‘기자들만이 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라’라고, 뉴스보다 유튜브에서 특종이 터지는 일도 있다. 틀을 깨고, 실험하고, 변화를 즐기라 하며 바뀌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3장은 재미를 넘어 진실이란 제목으로 아무리 뉴스를 재밌게 만들고 소통하더라도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댓글과 조회 수에 목숨 걸지 말라, 유튜브 뉴스도 결국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라는 내용을 싣고 있다. 4장 부캐가 미래가 되려면, 두 마리를 토끼, 저널리즘의 수익성을 고민한다. 그리고 마지막 5장 디지털 퍼스트 시대의 뉴스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일방통행 시대의 종언- 유튜브의 출현
내 뉴스를 소통하는 장에 올려보자. 댓글이 달린다. 뉴스를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보여주거나, 만화로도 아니면 유튜브에 직접 나와서 말하기도 한다면, 말 그대로 쌍방소통이 아닌가,
약간은 긴장된 목소리 톤으로 00 뉴스는 일방통행이다. 어떤 상황을 전달만 할 뿐이다. 이제 이런 방식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많아졌다고 봐야 한다. 수 십 년간 뉴스를 봐 온 세대야 그렇게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뭐, 원래 그런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방송에 이래라 저래라야 맘에 안 들면 다른 뉴스 보면 되지….
그런데 위에서 말한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오는 유튜브 영상은 출연한 이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표정, 입고 나온 옷, 상대를 보는 눈길, 표창원의 순간 표정, 이 모든 게 늘 새롭다. 판에 박힌 목소리 톤도 아니고, 보면서 바로 댓글을 달 수 있다. 물론 방송에는 안 나가겠지만, 오늘 표창원 선생 얼굴이 거칠어 보이네, 어제 술을 많이 마셨나, 하는 (방송사고는 아니다), 글도 올릴 수 있고, 출연자의 말하는 태도가 영 맘에 안 들어 너 누구 편이냐며 시비를 걸어볼 수도 있는, 이런 살아있는 청자와 진행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뉴스라면, 날마다 새롭지 않을까, 그래서 기다리고, 또 참여해보고….
유튜브의 파락독스
뉴스가 진실을 은폐하고 사실인 양 보도한다. 그러면 예전 같으면, 에이 거짓말이잖아. 기자들 저것들도 한패야, 제5의 권력이라고 똑똑하고 잘난 얘들이 왜 저래…. 하는 정도로 끝났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라는 게 무기다. 진실을 밝히겠다고 카메라 들고 거리에서 나서서 실시간을 찍어 보낸다. 여과 없이…. 여러분이 판단하세요라고,
그러다, 선을 넘는다. 즉, 저널리즘의 경계선을 깨버리고 오락, 혹은 신상 파기, 파파라치 등의 부작용도 생긴다. 강호순이 출소한 날, 유튜버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강호순 집 앞을 막고 있는 경찰과도 충돌하고, 자장면을 강호순 집으로 보내기도 한다. 어느 유튜버는 이렇게 자극적인 장면을 보내야 수입도 생기도, 회원도 늘고…. 란다. 장사수단을 변하는 순간이다. 교도소 담장길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것과 같다.
지금 지상파에서는 어떤 일이…. 천지개벽?- 뉴스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 기자도
기존의 언론사 업무는 제조공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기사, 콘텐츠 만들고, 유통, 마케팅 등 플랫폼 전략 짜는 일이 다 나뉘어 있었다. 실무진 사이의 소통도 거의 없다. 네 할 일 내 할 일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최종 물건이 나오면 땡이다.
그런데 이게 지금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취재 계획과 기사 구성의 기획단계부터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촬영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편집과 디자인은 어떤 흐름으로 갈지를 충분히 해야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기 크리에이터 대부분이 콘텐츠 내용을 채우는 것은 기본, 플랫폼의 맞춤 전략을 궁리하고 짜낸다. 이 일을 기자도, 언론사도 뉴스 크리에이터가 되어 직접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은이의 한 사람 박수진 기자가 일하는 비디오머그팀은 2018년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뉴미디어용으로 중계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디오머그의 대표 색상 민트로 장착했다. SBS 보도국에서도 보도 기자가 취재에 나섰지만, 왜 비디오머그팀이 따라갔나, 뉴스 크리에이터가 담당해야 할 영역이 생겼다는 의미다. 전방위적으로 나서야만 미디어가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 지향적인 뉴스가 살길?
이제 뉴스는 일방통행식으로 짜인 각본대로 송출하는 게 어렵게 됐다. 다양한 채널로 사실은 물론 진실 여부를 확인하고 추적하는 유튜버들이 그야말로 1인 방송국처럼 누비고 다니기 때문이다. 뉴스 소비의 흐름과 플랫폼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휘둘리지 않고, 휩쓸리지 않는 지상파는, SBS는 SBS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며 독자를 유입할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야….
손 안 대고 코 풀던 시대의 종언인가. 아무튼, 독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것인가….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