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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평점 :
책 속의 한 줄, 백 년의 통찰
지은이는 이 책<백 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은 과거의 백 년을 돌아보고, 미래의 백 년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가 읽었던 수만 권의 책의 핵심은 ‘행복을 위한 변화’이며, 이 책에는 그가 했던 고민과 이를 해결할 통찰을 책 속에서 찾았는데,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책 중 800권을 골라 담았다. 책은 시대의 지혜를 담고 있다. 양서건 허접한 책이든 그 안에는 영감을 주거나, 반면교사로도 작용한다. 이 지혜라는 것은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모두를 담고 있어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 책 속에 담아낸 지혜와 통찰, 삶과 인생 관점의 변화를,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14부로 나눠 각각의 부에 소제목을 달아두고 있다. 우선 1부를 보자 ‘좀 더 느리게 걷다 보면 보이는 것들’ 안에는 실패와 불안, 좌절과 고통 그리고 자존감, 위안, 치유와 극복의 힘이란 주제로 23개의 메시지를 비롯하여 2부 ‘버림을 통해 채움을 얻는 방법, 3부 지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책 속의 한 줄들과 4부 픽션으로 세상을 보다, 5부 역사도 인생도 똑같이 반복한다, 그리고 7부 꿈과 목표는 어떻게 인생을 바꾸나 등, 주옥같은 문장들이 실려있다.
이 책은 하루에 하나씩 곱씹어 마음속에 쌓고, 머릿속에 이미지를 해두면 좋겠다. 800개의 문장 속에서 내 배 속만 채우기 위해 인면수심, 사람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여기고, 나와 다른 사람을 혐오(특히 청년세대의 ’여성 혐오‘가 두드러진다)하는가, 이 미움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왜 우리는 미음을 내려놓지 못하는가, ’미움‘을 내려놓은 것은 종교의 몫인가?
미움을 내려놓는 일, 혐오에서 벗어나는 길
한창욱의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에서 따온 문장이다.
용서했다고 해서 반드시 화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내 마음속의 미움을 내려놓는 일이다. 여전히 속상하고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용서는 남은 삶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미움을 내려놓는 일은 ’나를 위해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 자체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내 안의 평온을,
그렇다면, 개인사 차원에서 미움과 혐오는 다른가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혐오하는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혐오는 단순한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다름’을 이유 로 누군가를 멸시하고 적대하는 행위에서, 또 그런 행위를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태도에서 사회적으로 공모된 것이다. 또 혐오 때문에 사회적 긴장이 높아지면 언제든 통제하기 어려운 집단적 광기와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카롤린 엠케<혐오사회>,다산초당,2017), 결국 ‘미움’과 ‘혐오’는 본질에서는 일란성 쌍생아다. 미움과 혐오 모두 나를 위해서,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내 맘의 평온을 위해서 내려놓아야 한다.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이렇게 사유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니 계기다. 이 책을 디딤돌 삼아, 인용된 문장이 실린 책을 찾아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읽고 서가에 꽂아둔 책들을 다시 펼쳐봤다.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경계를 지켜라
이 말도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샘혼의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에서 따온 글이다.
당신은 어떤가? 고갈되고 있지 않은가? 번아웃은 제대로 경계를 지키고 있지 못하다는 분명한 신호이다. 아니, 어쩌면 경계 자체가 없는지도 모른다. 남을 우선순위로 두고 자기 자신을 꼴찌로 챙기는 중일 수도 있다. 다음에 또다시 당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아니 먼저 하세요. 제가 양보할게요.”라고 말하게 될 때는 잠시 멈춰라.
이기적으로 살아라. 글쎄다. 이타적으로 사는 것의 대척점인가, 아니면 이타적인 삶과 이기적인 삶의 경계를 생각한다. 이기적, 나를 위해서 사는 것이라면 내 영혼의 안정과 편안한 삶을 지향할 것이다. 이타적인 삶이 오히려 내 영혼의 안정과 편안함을 주는 것은 아닐까, 문맥의 흐름과 그 끝은 결국 이타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삶에 충실하라, 행복의 가치란 대단히 주관적이라서, 오히려 이글은 이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이타적인 삶을 제대로 이해하라는 말이 아닐까, 꽤 역설이다.
이웃의 연대의식
역사학자 전우용의 <서울은 깊다>에서 따온 문장이다.
이들 사이에는 결코 가로지를 수 없는 신분과 경제력의 차이가 있었을 터이지만 그래도 이웃이었다. 이런 구조에서는 골목 끝 고루거각에 사는 부자 나라가 같은 골목 안에서 굶주리는 이웃에 자선을 베풀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 의무감이라기보다는 일상적 관계가 만들어 내는 연대의식이었다.
프랑스 혁명기에 나온 자유, 평등, 박애라는 말은 당대의 사회의 지향점으로 담고 있다. ‘박애’라고 번역되는 말은 실은 ‘연대’다. 개인의 자유와 모든 이의 평등 그리고 사회적 연대가 바로 프랑스혁명의 모토다. 혁명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았고, 그 후로도 100여 년의 세월을 거쳐, 모습이 갖춰지고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연대’ 사회경제적 처지가 다를지라도 연대의식으로 함께 나누는 삶, 이는 의무감도 자선도 아니다. 내 이웃의 처지가 나보다 못하기 때문에 함께 나누는 것이다. 나 혼자 고대광실에 사는 삶, 함께 성장하고 번영하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대의 시작은 내 이웃에서부터다.
박애- 널리 사랑하라-는 말보다는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나누는 것이, 이 사회에서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은 모든 게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복지도 경제도 교육도 압축성장의 후유증을, 빨리빨리 속에 놓치고 만 것들을 되돌아보면서….
이 책 속에 담긴 수많은 문장,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지은이가 애써 골라 담아낸 글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어느 상황이든 펼쳐보면 몇 줄 안 되지만, 거기에 사유의 길이 있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자그마한 열쇠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