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 복지국가 스웨덴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박지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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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이 책에서 다룬 스웨덴은 한국 사회에 북유럽의 선진복지 국가라는 이미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은이는 스웨덴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어떤 분석관점을 따른 연구 문헌과는 달리 일상생활 속에서 그가 경험한 스웨덴의 이모저모를 적고 있다. 물론 다소 온도 차인가 있을 수 있다. 체감이란 매개요인이 스웨덴 사회의 현상을 읽어내는데 그 결이 다를 수 있음을 지은이도 머리글에 적어두고 있다. 그는 북유럽이 처한 현실은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즉 그의 경험과 통계로 살펴본 스웨덴의 현실과 한국의 미래,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선험적,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전혀 익숙지 않은 눈이 정확할 때도 있다.

 

스웨덴도 대치동 못지 않은 극성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교육문제는 우리 현실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지의 유럽 교육이 아니라는 점은 점차 알려진 사실이다. 시사인의 자유기고가 김진경<오래된 유럽>(메디치 미디어, 2021)은 유럽식 교육에 관한 우리의 착시현상을 꼬집고 있는데, 그는 스위스의 예를 들고 있다. 김나지움 입시 대비 학원, 개인 교섭이 성황일까. 왜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을 졸업하면 스위스 상위 5%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들 할까, 이어서 "나는 스위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이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성숙한 시민을 키우는 것인지, 국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일 잘하는 시민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지 않을까? 라고 했다.

 

이 책의 구성을 보자. 제목<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이 표상하는 것처럼, 스웨덴 국민은 불편하단다. 부자가 돈 있는 사람이 상속세를 내지 않고, 부의 세습을 허용하는 나라, 그렇다면 복지국가를 이루는 그 바탕에는 어떤 문화가 존재할까?, 이 대목처럼 이 책은 많은 논쟁거리와 함께, 우리 사회라면 어떠하냐는 문제의식,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스웨덴의 복지모델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라는 머리글에 이어 1부 정말 스웨덴은 복지 천국일까 하는 문제 제기로 시작하는데, 1장에서 의료서비스를 2장에서 육아와 교육, 3장에 연금과 고용보험, 4장 스웨덴과 한국의 복지체계를 비교하고 있다. 2부는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세금의 진실, 1장에서 누가 세금을 내는가, 월급쟁이들의 쌈짓돈을 털어가는 정부를, 2장에서 탈세 감시사회, 3장 현금 없는 사회, 3부 스웨덴 사회, 그리고 스웨덴 사람들에서는 1장에 표면의 평등을, 2장 이면의 불평등과 3장 사회통합의 위기를 4장 코로나 19 방역 실패, 4부 부자나라 가난한 국민이란 제목 아래 1장 가난한 국민들, 2장 부자 기업의 나라, 3장 부동산의 고통을, 5부 지상낙원은 없다에서 1장 스웨덴이라는 반면교사, 2장 복지국가 조건을 논하고 있다.

 

스웨덴 사회의 얼개를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복지국가의 조건에 관한 그의 생각을 적었다. 통계자료는 OECD 자료를 주로 쓰고 있다. 스웨덴의 복지 국가모델은 이미 사양화됐고, 이제 이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글들이 많아졌지만, 이들은 모두 경제 동향만을 두고 말하는 듯하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우리는 뭘 주목해서 봐야 할까?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

 

스웨덴은 인구 1천 명이 조금 넘는 나라다. GDP로 보면 세계 22위 정도다. 이런 조건을 대입시켜보면 복지국가 유지에 드는 비용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제 유지를 하는 이들은 스웨덴 사람들이다.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달리 생각해보자.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3대 복지국가다(역사적으로 스웨덴은 덴마크, 노르웨이 지배에서 독립한 경위 등에서 이들 삼국의 바탕에 깔린 전통관념 등 공통적 요소가 많다). 북유럽 복지국가 기행을 하는 정수일<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창비, 2021)은 스웨덴 복지모델을 평가하면서 현재 인류가 도달한 으뜸 수준이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절충한 사회민주주의 모델이라고 했다. 16세 자녀까지 보육 지원, 대학을 포함한 전반적 무상 교육, 사회적 소득 격차를 최소화하는 연대임금제, 실업자·창업자에 대한 탄탄한 지원 체계, GDP 9%를 차지하는 높은 국가 의료비 지원 등은 이미 1950년대에 완비했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이게 가능했던 것은 타협 협력 공존, 소박한 생활과 공동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스웨덴 전통문화 덕임을 주목한다. 바로 이 대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스웨덴은 무상의료제가 아니다. 마치 의무교육과 무상 교육의 차이처럼 말이다. 지은이는 무상의료(5쪽, 23쪽)라고 하다가 무상의료에 가깝다(17쪽)는 표현을 한다. 무상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 뭐 이는 옥에 티라고 해두자.

 

이 책은 스웨덴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우리의 모델을 만들자”라는 말이다.

 

지은이가 말하는 주요논지는 상당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점은 “스웨덴은 우리 미래를 열어가는데 반면교사다”, 무조건 스웨덴모델이 최고라는 추수적 사고를 버려라. 세상에 많은 나라는 각각의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 따라 그들에게 맞는 제도를 만들고, 운용하고, 또 경제적 사정에 따라 부침이 있다는 긴 안목으로 볼 것을 말하고 있다. 다만, 지은이가 스웨덴에서 살면서 경험했던 일상적인 모순들은 현재 스웨덴의 사회, 정치, 경제를 배경으로 나타나는 그것이라는 점 또한 유념해두자. 이를 곡해하거나 그가 말하는 취지 모든 나라는 그 나라만의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우리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이 책 끝에 적어두고 있다.

 

복지 국가모델로의 하나로서 북유럽형, 그중 가장 선진적이라는 스웨덴모델도 사회, 경제적 배경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다만, 스웨덴 사람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여전히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 스웨덴의 전통에서 나온 모델이라는 점을….

대한민국, 의료수준은 세계적, 공공의료는 미약,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문득 드는 생각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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