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란 무엇인가 - 철학자가 묻고 교정학자가 답하다
이백철.박연규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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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란 무엇인가

 

 

철학자가 묻고 교정학자가 답한다. 부제처럼 대담형식의 책으로 엮었다. 감옥은 형옥-형무소-교도소로 그 명칭이 바뀌어갔는데, 당대의 범죄인의 처벌형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감옥은 <몬테크리스토백작>, <빠삐용> 등의 영화에서 무대 혹은 배경이 됐다. 또한 미국드라마 <프리즌브레이크> 한국 영화 <프리즌> 등에서 교도소라는 다른 세계의 삶의 모습을 소재로 하고 있을 정도다.

 

 

이 책은 6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감옥의 탄생과 형벌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2장은 법과 범죄에서 우리나라의 전옥서에서 일제 형무소 그리고 현재의 교도소에 이르는 과정을 살핀다. “회복적 정의”론과 “회복적 사법” 그리고 교도소의 역할을 묻는다. 3장에서는 교도소 안의 세계를, 4장에서는 교도소 밖을, 5장에서는 사회복귀와 교정교화, 교도소가 사회복귀를 위한 역할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발상에서 비롯된 제도들을 살핀다. 6장에서는 교도소가 없는 세상, 즉 교도소해체론을 펼친다. “포용사회”, “교도소의 미래” “교정정의” 등 아주 중요한 개념들이 실려있다. 교정학자 이백철, 철학자 박연규의 촌철살인의 대화가 펼쳐진다.

 

 

교도소에 관한 생각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도소세계, 조두순을 다시 감옥으로라는 말은 무리인가?, 인권침해인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인가?, 술에 관대한 사회 대한민국, 심심치 않게터지는 인권유린 고발들...이석기 가석방, 박근혜의 사면복권 이게 도대체 어떤 기준이지, 삼성의 이재용... 일상생활에 쫓겨 뉴스도 제대로 못듣고 보는 위대한 보통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 다소 설명이 될까, 아마도 이런 의미에서는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교도소란 뭘까?

 

 

교도소가 뭐야? 라고 물으면, 범죄인을 교화하는 곳이지. 교화는 뭐야? 응, 교정인데 삐뚤어진 것을 바로잡는 거지, 그런데 교도소갔다오면 진짜로 비뚤어진 게 바로 잡혀져, 성격도 그래?, 자 여기서 그저 대상화해놓은 교도소와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가 톺아보는 교도소는 뭐가 다른가, 그렇다. 이 책에서 말하는 교도소는 교화의 장소라는 시각을 바탕에 깔고 풀어내지만, 교도소가 진정 제 역할을 하는가? 감금,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 본질인가?, 국민의 혈세로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을 충실히 따르는 것인가? 매일 같이 터지지만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않는 사건들, 이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교도소 인권서치를 통해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교정시설 내 인권보호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일상생활 속으로는 메아리가 들리지 않는다. 왜일까? 감옥, 교도소는 언제부터 생겨났고, 어떤 형태로 변화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인가, 10여년도 훨씬 넘은 때이지만 민간교도소, 사회복귀를 위한 개방교도소 등등으로... 아무튼 죄를 범한 사람을 감금해야 한다. 그러면 사회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또 금전유무(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논리)에 따라 늘어지는 고무줄, 엿가락처럼 형벌과의 관계는

 

 

이렇게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형벌의 형평논란은 “사회의 구조적 특징과 형벌사이의 연관” 때문이다. 즉 범죄라는 사회문제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틀에서 살펴봐야 한다.

 

 

감옥은 단순히 형벌을 가하는 곳으로 범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더 넓게 봐야한다. 예컨대 구금형은 사회변화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농노신분인 사람들을 본디 예속된 처지라서 구금을 하던 하지 않던 통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신분제가 사라지게 되면 기득권세력은 특권적 지위를 잃게 되고, 이들에게는 새로운 통제수단이 필요했는데, 이게 감옥이다. 구금은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좀더 넓게 보면 민주주의 이념 확산과 더불어 공식적인 계급구조 소멸로 감옥이라는 통제수단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감옥제도변화를 촉구하는 부단한 노력들

 

 

오늘날 감옥제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서처럼 감옥에 대한 개혁가들의 문제제기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구금형은 범죄의 개별특성에 대응할 수 없고, 비용측면에서 비경제적, 수형자의 나태와 악덕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덧붙여 형 집행상 통제가 어렵고 교도관의 전횡 가능성 또한 높다는 것이다. 효과도 없고 무익하며 유해하기까지 하다는 주장이다. 18세기의 주장이나 미래의 형벌에 관한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한가지 특기할 내용은 위의 구금형의 대응할 수 없다는 본질적 속성을 비판하는 주장으로 범죄와 직접적인 대응관계를...즉, 살인한 자는 사형, 절도에는 몰수형, 예훼손은 공개사과형, 방화에는 화형, 범행을 행한자는 신체형, 나태한 자 중노동, 비열한자에게는 명예형에 처함으로써 죄와 벌 사이의 상징적 대응관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표현으로 의사가 증상이 제각각인 환자에게 똑 같은 처방을 할 수 없듯이, 죄와 벌 사이에도 그런 구도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배아프다면 무조건 빨간약을 발라주고 이제 곧 나을 거야라고 했던 어린 시절...

 

 

교정 정의는 실현가능한가?

 

 

눈에는 눈, 칼에는 칼, 응징이라는 행동의 저편에 교정 정의가 있다. 권선징악의 구도가 아니다. 교정정의는 잘못을 한 집단에게 응징을 가하는 것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제2의 기회를 갖도록 돕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지은이 이백철은 말한다. 배려, 양보,화해는 편하고 익숙한 집단에 베푸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편하고 이질적인 집단에 베풀어 그 가치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교도소해체”론은 의미심장하다.

인간 존중 사회가 교도소를 바꾼다는 말, 아마도 이 책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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