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수전 폴락 지음, 서광 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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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녀 양육으로 지친 부모의 자기 돌봄의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


지은이 수전 폴락은 다 큰 자식이 두 명이나 있고, 한 세대 동안 수련한 심리학자로서 그동안 많은 부모, 아이들과 함께 일을 해왔다. 아이를 기르는 방법을 다룬 책도 많이 읽었다. 이런 책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을 교정하는 방법, 행동하게 하는 법, 잠자리에 들게 하는 법, 좋은 대학에 보내서 성공을 보장받는 방법 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른바 ‘아이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키우는 방법’이 담겨져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우리들이 원하는 결과는 얻는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20-21쪽). 아울러 이 책 전반에 걸쳐, 각종 실험연구 결과와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들을 소개하면서, 스스로를 챙길 것을 당부한다. 왜 스스로의 챙김이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있다. 자기연민(자비,Self compassion)은 자기 자신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대상화, 자기 투영, 대리 만족의 도구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반성에서부터 출발하라!!


아이와 함께하는 기쁨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행복과 충만감은 어디로 갔을까? 이 물음은 마치 결혼이란 환상,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살면서 느껴야 할 기쁨, 그런데 결혼은 현실이요. 눈 앞에 닥친 신경쓰이는 것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하는 과제가 있듯이, 아이는 축복, 양육은 내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 도데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부모는 뭘 제대로 알아야 하나? 귀엽고 사랑스런 내 아이가 미워질 때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면 나쁜 부모아닌가 하는 고민들, 많은 부모들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공산품처럼 균일하지도 않고, 평균화 돼 있지도 않다. 부모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커가는 것이다. 좋은 부모, 나쁜 아이란 없다. 좋은 아이, 나쁜 부모 또한 없다. 이 책의 제목처럼 “부모,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는 참 맞는 말이다. 아이는 새로 태어난 우주다. 생명이다. 존 듀이를 비롯한 많은 교육학자들은 제각각 아이들은 백지와 같아서,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동양의 맹자처럼 성선설을 주장하는 이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도 있듯이,

육아에 지친 부모들이여, 너무 자신을 책망하지 마라. 인간은 본디 그런 것을 다만, 너무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지 말라, 육아에 지쳐 우울해진 엄마, 그리고 힘들어하는 아빠, 아이 탄생으로 행복의 웃음꽃이 활짝피어야 할 가정에 먹구름, 이럴 때 이 책을 보라, 부모, 그대들 잘못이 아니고, 조금만 더 자신들에게 연민(자비)스러움을, 이를 배워서 그렇게 해보라,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라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이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이 책을 번역한 서광스님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불가의 “선”수련과 같은 ‘명상’을 바탕으로 명상심리상담, 마음챙김과 자기연민(Mindful Self-Compassion, MSC)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하여 MSC지도자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표지 부제- 자녀양육으로 지친 부모를 위한 자기돌봄 안내서-



자녀 양육에 심신이 지쳐있을 때, 헤어나는 방법 자기연민(Self Compaison)이란 무엇인가,


왜 이 책의 핵심 키워드 마음을 챙기고 자기연민을 하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 혹시 나와 내 안에 또 다른 나와의 소통을 하라는 말인가, 즉 잠재 이성과 현실의 감정의 조화를 말하는 것인가? 우리, 아니 나는 ‘연민(憐憫/憐愍)’은 불쌍하게, 가엾게, 어여삐여기는 연과 근심하다, 가엾게, 불쌍히 여기다는 민이 합쳐서 된 말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연민은 자비라는 뜻에 더 가깝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느껴라, 어떻게 느껴지든 있는 그대로(Now here), 자기연민이 없는 사람들은 좋은 감정만을 좇는다. 나르시시즘과는 전혀 반대다.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연민의 기본 요소를 살펴보자.


“ 자기 연민은 힘든 상황에서 우리 자신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당신이 부모라면 아마 대부분의 시간에 연민이 필요할 것이다. 자기 모습을 보며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려면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자기 연민은 우리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도 바꾸어준다”

86쪽, "자기 연민의 기본요소"에서


고 했다. 자기연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며 받아들이기 때문에 감정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조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세 가지 요소를 보자


자기 연민의 세 가지 요소

1. 자기에게 친철하기: 가혹하게 판단하는 대신 우리 자신을 돕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동기 갖기

2. 우리 모두 불완전한 존재로서 불완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인식: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경험에 대한, 이런 인정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해주고 다른 사람들과 깊이 연결하게 해준다.

3. 자기연민은 마음챙김의 토대 위에 있다. 자기연민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부정하는데만 급급하거나 모래 속에 머리를 박아버리거나 하는 대신에 현재에 머무르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렇게 하려면 대개 용기와 함이 필요하다. 이때 마음챙김이 즉각 반응하는 데서 한 걸음 물러나 새로운 관점을 갖도록 공간을 제공해 준다.

자기연민은 비단 육아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형성과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스트레스 등을 해소시키는 슬기로운 일상생활에 아주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공감능력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된다. 틱낫한 스님은 ‘연민어린 경청’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88쪽 "자기연민 기본요소"에서



하루를 이겨내는 마음챙김과 연민 칵테일(각 장 마지막에 핵심정리가 들어있음. 따라 해보세요)




이 책의 특징과 눈여겨 봐야할 곳


자 이제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순서대로, 아니면 주제별로, 결론부터 말하면 이책의 특징은 어디부터 읽어야 할까 그 순서가 없다. 왜냐하면 지은이가 임상현장에서 마주친 주제들을 읽기 편하게 해두었을 뿐, 사례마다 다른 이야기들이 실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처럼 관심이는 주제를 필요할 때 찾아보면 된다. 책은 8장 편제로 돼있다. 어느 장이든, 장이 다루는 핵심 주제가 앞에 있고, 마지막은 마음챙김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부모를 위한 자기연민 도구상자”라는 찾아보기가 있어서 여기서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읽기를 시작해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지은이는 이 도구상자를 비상용이라 말한다. 119처럼,


  

119도구, 부모를 위한 자기연민 도구상자- 긴급 때, 열어보기-



이 책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들, 가족, 직장, 단체 등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스스로 자기연민을 기르고 싶은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육아를 떠나 이렇듯 관계란 키워드로 접근, 대상을 확대해도 좋을 듯하다. 보편성을 지닌 글들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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