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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트렌드 코드 - 90년생의 뇌구조.문화.트렌드
고광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1년 3월
평점 :
MZ세대는 무엇이다른가, 공정사회인식, 불공정?
이 책은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지은이가 주위의 청년들(1990년생과 2000년 생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밀레니엄(이하 'M'세대라 한다. 1981-1995년 생) Z세대(1996년 생 이후 세대)의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의도에서 썼다고 한다.
기성(어른) 세대의 눈으로 볼 수 없었던 90년 대의 행동양식을 설명해준다. 지은이는 사회적 이슈가 돼 가는 90년대 출생의 청년층은 M세대와 Z세대에 걸쳐 있는데, 90년대 초반과 후반에 츨생한 이들의 특성이 다르다고 말하며, 그들의 사고의 틀, 문화, 트렌트를 분석해서 소개하고 있다. 참 독특하고 재미난 분석을 담고 있다.
M와 Z세대는 무엇이 다른가?
우선 세대의 사회배경의 차이겠다. M세대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여 위계질서를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다. SNS(쇼셜네트워크)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개성을 중요시한다. 또한 가정형편 때문에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아 대학 진학률도 높다. 이들세대는 유년기에 국제금융위기(IMF)부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모 세대의 실직을 지켜봤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장으로 공무원을 선호한다.
그러면, Z세대는 어떤 시대적 배경이 있었는가, 이들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레 디지털 시대를 경험, 20대 초반에 사회적 재난이었던 세월호 사건을 목격하면서 기성세대의 부정과 부패에 대한 반감이 크다. 또 선배들이 회사에 오래 다니지 못한 모습을 보며 미래를 포기하기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불투명한 미래를 위한 대비보다는 현재(Now here)에 집중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 책은 5개의 장으로 이뤄졌다. 1장에서는 새로운 종의 기원이라고 말하며, 디지털 원주민의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 이들 90년 생이 결혼 생각이 없는 진짜 이유 등 사회문화 현상으로서 아주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2장은 90년 대생의 뇌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나를 보고 있다. 도덕주의 본능, 남녀는 이미 평등하며,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고, 조금 달라도 괜찮다는 획일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3장에서 이들 90년 대생이 일하는 방식을 엿본다. 칼같은 퇴근의 이유, 수평적 사고, 회식은 스트레스라는 문장에서 엿보이듯 이들은 개인주의다. 4장에서는 90년 대생들이 물건을 사는 법을, 5장에서는 90년대 생들에게 어떻게 물건을 팔 것인가를 살펴본다.
작년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과정에서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직접고용하기로 하자, 공채없는 직업고용은 불공정하다는 반발이 나왔다. 해당 보안 검색 요원들이 얼마나 오랜 기간 문제 없이 일해왔는지, 보안 검색업무가 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에 밀접한 업무인지 아닌지,인천공항 정규직과 하수급업체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가 정당했는지 따위의 질문은 다른 경로는 불공정하다는 외침 앞에 무력해졌다.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한 인식이다. 90년 대생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말 속에는 바로 이런 공정에 대한 왜곡이 숨겨져 있다. 기성세대가 아니 건전한 상식에서 비춰보더라도 이미 공정을 위한 공정,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한다는 원칙마저도 통용되지 않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들의 분노는 어디서부터 시자된 것일까?,
아무튼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이 책 1장에서 말하는 90년 대생의 일자리 유감을 짚어보자.
부모보다 가난하며, 학점 0.1점에 인생이 갈리는 세대이기도 한 이들 90년 생, 2020년 6월 고용동향(통계청발표)에 따르면 20대 청년 실업률은 10.2%이며,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부동산 문제로 이어진다. 청년들이 힘든 이유는 중산층의 붕괴에 있다. 90년대 생은 평범하게 지내면 평범해질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생 이들은 이미 눈을 낮출 만큼 낯춘 세대다. 2019년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30%가 대학 졸업 학력 수준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 취직했다고 한다. 여기서 눈을 더 낮추면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겠다. 지금까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90년 생은 소수에게만 허용된 평범할 수 없는 특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학점0.1점, 토익 10점에 목매는 것이다.
이들에게 고령자고용촉진법은 그야말로 폭탄일 수 있다. 노동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법률이 개정되지 않았더라면, 90년생들에게 일자리가 생겼을텐 데라고...
대한민국 사회는 청년층에게 너무 가혹한 사회일까? 그렇다면 그 해법은 무엇인가,
조금 더 나아가 보자, 제2장 90년대생의 뇌구조?(이 표현은 조금은 불편하다, 이들의 사고법, 사고틀, 사고가치체계의 변화 등이 더 어울릴 듯하다.)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이들 세대.
2017년 알바몬의 설문조사를 보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가장 많은 답변은 '공정'(16.1%)이다. 위에서 봤듯이 90년생의 가치 변별력은 거의 없거나 아주 조그만 차이일뿐이다. 학점 0.1점을 토익 10점을 더 맞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아주 조그만 불공정이 개입된다면 결과가 뒤집어진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인국공 사태를 보는 눈이 달랐던 것이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이지 않는 계급에 저항"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포인트는 이들 90년대생들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왔을 때, 기성세대, 즉 윗사람(상위직급)들이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 지에 관한 정보와 이들 세대가 물건 사는 법을 알아야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게 아닌가 싶다.
그 맥락에서 이들은 칼퇴근에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며, 수직적 사고보다는 수평적 사고, 같이 일하는데, 뭐, 회사에서 일을 시킨만큼 보상을 제대로 해라, 노동의 대가를 정확하게 지급해라, 내 충성은 회사와 조직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보상이 정확하게 주어지는 시스템에 대한 충성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점은 분명한 메시지다. 90년생은 이런 사고법이니 회사는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을 대하라는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90년대생들의 사고, 가치체계, 이들이 살아온 삶의 바탕과 사회적 배경에 대한 이해, 이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 기성세대들의 분명히 이해해야할 것들이다. 물론 이들에게 물건을 팔려는 즉 90년대생 고객의 취향과 특성 또한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다라는 점도 덧붙인다.
이 책에 대한 평점은 9/10이다. 좋은 책이다. 널리 읽히길 바란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