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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두뇌 - 비즈니스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경영개념
김병도 지음 / 해냄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때 경영학이 가장 선호되는 전공이었던 적이 있다. 경제가 쑥쑥 성장하던 때, 대학만 졸업하면 무난히 기업에 취직이 되던 때, 그때를 지나며 경영학은 인기 전공이 됐었다. 경영학이 인기라 나도 전공을 그쪽으로 정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유행은 시들고 요즘은 공대 쪽이 인기란다. 기업이 어떤 시류 속에서 움직이는지,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에 따라 대학생들의 선호 전공이 자주 바뀌게 되는 것 같다.
정부에서는 창업을 많이 하라고 권하지만, 사실 세계적 저성장 속에서 창업시장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월급을 받는 어떤 기업 속에 자리잡아야 하는데 그렇기에 경영학이란 학문을 잘 알면 회사생활하는데 일정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경영학 두뇌>란 책은 경영학원론을 쉽게 풀어놓은 책이라 봐도 무방하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맨처음 경영학원론을 배운 후 세부전공을 가지게 되는데, 경영의 세부전공으로 들어가기 전에 경영학이라는 분야의 전체를 넓게 조망해볼 수 있는 것.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경영학 일반, 2장 기업가정신과 창업, 3장 전략, 4장 생산 및 운영, 5장 마케팅, 6장 인사·조직, 7장 재무·회계. 총 77가지의 개념과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과 인사 관련 부분에 관심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해당분야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예를들어 마케팅 분야에 ‘유보가격’이란 개념이 나온다. 유보가격은 소비자가 해당 제품에 지불할 용의가 있는 최대가격을 말한다. 저자는 이것을 커피와 연결해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이스커피는 보통 그냥 커피보다 비싼데 저자는 그 이유를 유보가격에서 찾는다. 아이스커피의 유보가격이 그냥 커피의 유보가격 보다 높은 것이다. 보통 커피 전문점에 왜 아이스커피가 더 비싸냐고 물어보면 원가나 얼음 때문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하지만 얼음이나 원두 원가 차이는 별로 없다. 차이점이라면 뜨거운 커피는 카페인만 주지만 여름의 아이스커피는 카페인에 갈증해소라는 혜택을 더 준다는 것. 그 혜택 때문에 가격이 500~1000원까지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즉, 아이스커피의 유보가격이 그냥 커피보다 올라가는 것이다. 현상의 원인을 경영학 개념으로 알게되니 ‘유보가격’이란 개념을 통해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았다.
6장 인사·조직편에서 읽은 ‘악질금지조항’도 재미있었다. 구글 같은 기업에서는 실제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데 직원평가시 악질행동을 한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데 심하면 해고조치까지 단행한다는 것. 사실 직장을 다니며 그만두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사람’이 싫어서인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일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질 상사 때문에 괴롭힘을 당해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악질 상사들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큰데 이것들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 ‘악질금지조항’이다. 요즘 경영계 화두는 직원들이 일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회사 입장에서 어떤 환경과 시스템을 조성해줘야 하는지에 관한 것. 기업들이 악질금지조항까지 생각해 냈다는데 일단 놀랐고, 효과가 꽤 좋을 것도 같아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100세시대를 살고 있다. 직업도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지고 한 사람이 2~3개의 직업을 가지는게 자연스런 시대가 오고 있다. 50~60대 은퇴 후엔 어쩌면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이미 왔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말했듯이 소규모 기업에서는 소규모 사람들이 경영 전반을 맡아 해야하기에 전략, 생산 및 운영, 마케팅, 인사, 재무 등 경영의 영역들을 두루 알 필요가 있다. 대기업처럼 큰 규모의 기업에 다닌다면 분업화된 팀안에서 특정 업무만 맡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거기서도 다른 분야의 경영지식을 쌓는다면 나중에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할 때 유리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영학도들이 접하는 다양한 경영학적 지식을 알기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경영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해당 분야에 쉽게 접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