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팝니다 - 세계를 무대로 안방에서 창업한 선현우 이야기
선현우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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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팝니다] 외국어 달인의 한국어 창업 이야기

 

나도 한때는 저자처럼 영어채팅을 즐겨했다. 중학생 때였는데 문법을 배우고 단어를 외우는 것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던 시기였다. 실제로 써먹지도 못하는 지식을 왜 배워야 하는지 염증이 나던 차에 직접 영어 문장을 만들어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영어 채팅방에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놀랍게도 저자는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도 처음엔 사전을 옆에 끼고 채팅방 고수들의 표현들을 눈여겨보며 채팅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10년이 넘게 영어 공부를 했는데도 말이다. 반면 저자는 영어를 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됐다. 우리 둘의 차이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사실 요즘 JTBC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것도 놀랍지만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이 구사하는 외국어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쾌감을 줬다. 낯선 나라에 가는 것, 낯선 이와 소통하는 것 등 낯선 것과의 만남은 때론 짜릿한 쾌감을 준다. 영어를 할 때 그 쾌감을 더 느끼고 직접 말하고 녹음해보는 단계까지 같다면 나도 저자의 회화수준까지 가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하다. 아무튼 낯선 이와의 소통에 짜릿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저자의 외국어 사업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한국어를 영어로 가르치고 그가 잘하는 영어의 공부비법을 마음껏 펼쳐놓는 삶이 멋지고 당당해보였다.

 

저자의 삶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적극성’이었다. 영어 채팅을 시작한 것도 그렇지만 유튜브를 이용해 한국어 공부법을 올린 것도 정말 적극적인 행동이다. 몸의 언어로 보인다며 비보잉을 배운 사연은 어떠한가. 뭐든지 한 가지를 배우기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배워 자신이 기존에 아는 것과 연관을 시키고야 만다. 예전에 지식은 독점적으로 소유하는 것으로만 치부됐었다. 그런데 요즘 지식은 공유해야 가치가 올라가는 듯싶다. 블로그에 자신의 가치 있는 정보, 지식을 올리면 책을 낼 수 있게 되는 시대다. 가치 있는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은 그 가치에 돈을 기꺼이 내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만의 가치 있는 콘텐츠를 잘 계발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류 열풍이 맞아떨어지며 한국어 수요도 늘었고 그가 잘 활용할 줄 아는 온라인이라는 수단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나도 블로그를 하고 있다. 저자의 명함을 보고 놀랐던 것이 나도 블로그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키워드를 썼는데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했다는 것. 외국어에 관심이 생겨 중국어, 일본어, 영어 회화 중심으로 공부 중인데 관심 분야도 비슷한 것 같다. 아무튼 저자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어서 그런지 책이 술술 읽혀졌다. 한국어 교원자격증이 생각보다 쓸모없다는 진실을 알았고 외국어를 잘 공부하려면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표현 욕구를 최대한 활용해야한다는 것도 배웠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는 넓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문법, 단어 등에 함몰되지 말고 회화가 가능한 전체 그림을 보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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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드 - 까이지 않고, 당하지 않고, 인생의 승자로 사는 법
필 맥그로 지음, 배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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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드] 까이지 않고, 당하지 않고, 인생의 승자로 사는 법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중에 MBC ‘왔다! 장보리’가 있다. 주인공 보리를 괴롭히기 위해서 애쓰는 민정이는 자기 밖에 모르는 성정에 사람들을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거짓말을 일삼는다. 그 모습이 얄미워 욕하면서 보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 속 캐릭터를 현실에서 만난다면? 그리고 민정이 손에 놀아나는 사람이 내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충분히 민정이 같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고 내가 농락당한 적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이 번성하려면 선한 이들이 수수방관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분명 착한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이 있다고 해서 악한 사람들이 잠잠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착한 사람들이 참아주는 사이 악한 사람들은 착한 이들을 이용하려 든다. 이 책에는 이 악한 사람들을 분별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바로 ‘8악’인데 악인들의 특징을 알고 대처하라는 의미다. 저자는 자신 주변에 악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찾아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들의 특징과 계략의 패턴이 수록돼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구체적이어서 사실 놀란 부분도 있다.

 

8악을 보니 대략 이러했다. 악한 자들은 오만방자하고 타인을 수단으로 이용한다.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갈등상황을 즐긴다. 죄책감이 없으며 자기자랑을 일삼는다. 인간관계가 오래가지 않고 자아도취에 빠져 산다. 사실 세상을 살다보면 ‘어! 이 사람 좀 이상하네!’하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장점 없는 사람 없고 단점 없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며 적당히 살다가는 악한 이들을 분별하지 못해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저자는 악한 이들에게 당한 경험들을 말하며 조금이라도 께름칙한 촉은 그냥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적당히 넘어가다가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의 본 모습에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들에게 당당히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약한 구석, 숨기고 싶은 모습을 솔직히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당당해질 수 있다. 악인들의 계략을 보니 아첨을 잘하고, 험담을 잘하며 상대를 공범으로 이끄는 시나리오던데 이들의 계략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과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의심하며 만난다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옳은 가치에 대해서 혼란을 주는 사람들을 지금까지 여럿 봤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과거를 조작해 말하면서도 죄책감이 없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발언을 하는 친구 등이다. 이 책을 통해 내 가치관이 잘못되지 않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실히 인지하고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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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바라봄이다 - 현재를 사는 크리스천에게 고하다
김인중 지음 / 넥서스CROS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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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바라봄이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언젠가 교회에서 설교를 듣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제일 바쁘다’라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과거 아이들은 맘껏 뛰놀며 자유시간이 많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니 어른보다 더 바쁘다는 풍자를 한 것. 그런데 그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 건지 제대로 알고는 있는 걸까.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녹초가 될 때까지 직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자기계발을 위해 또 열심히 공부한다. 이렇게 열심히 바쁘게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막연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때론 계속 달리는 것보다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여유도 필요하다. 그래야 인생의 방향을 점검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소개글 때문이었다. 매사 열심히 살고 바쁘게 사는 것은 내 전공이지만 난 항상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열심히 달려도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고 달려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것. 그런데 그 삶의 목적을 제대로 잡기가 쉽지 않다. 어른이 될수록 자신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고 삶의 목표가 점차 희미하게 된다. 그래서 한시적인 목표에 함몰돼 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삶의 큰 비전 없이는 일관된 삶의 방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진한 여운을 남겼던 부분은 나이 드는 것에 관한 글이었다. 나이 들수록 긍정적이고 수용력이 넓은 사람이 돼야한다는 것. 사실 나이든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은 이미 고착화된 자신의 습관이나 시각으로 틀을 만들어 사람들을 평가하고 잔소리한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주변을 돌아봐도 본받을 점이 있어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잔소리가 심해서 대화 나누기도 꺼려지는 이들도 있다. 나이 들수록 누군가에게 본받을 점이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내가 삶의 주연이지만 한 발짝 물러나 조망할 필요도 하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표현하는 ‘바라봄’이 아닐까. 그런 저자의 시각에서 본 다양한 관점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쇼윈도 라이프에 관한 것. ‘외적인 것, 물질적인 것’에 치우쳐 명품에 기대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풍토에 대한 얘기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름 있는 커피숍에 가야 커피를 제대로 마신 것 같고, 명품 가방을 사야 마음이 든든하게 된 나를 되돌아보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진짜 세련된 삶은 외적인 센스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센스’를 따지는 삶이다. 기독교인으로서 내 삶을 한 발짝 물러나 보니 삶에 그 분을 들여 말씀, 기도 생활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 일임을 깨닫게 됐다. 삶의 의미가 뭔지 돌아보는데 개인적으로도, 종교생활적으로도 유익한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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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 중국교육TV <명가논단>의 명품 강연「고전 인생수업」
자오스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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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인문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 6강

 

아직 인생의 전반전을 뛰고 있는 나이지만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들을 겪으며 느끼는 것은 ‘인생사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성인이 되고 나이가 차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사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임을 매순간 느끼게 된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세 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사랑도 하는 등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나 사람다움을 양념으로 첨가하며 살려면 반드시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이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평균적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그 평균만 돼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텐데.

 

이 책에는 유가, 도가, 선가, 묵가, 법가, 병가의 입장에서 인생사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뭔지 음미하게 하는 주제들이 나와 있다. 여러 좋은 말들이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요리해본다. 가깝게는 부모로부터 시작해 주변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모르는 타인들부터 정치적 시각에서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이들과 관계 맺으며 살 때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유가에서는 효사상을 중시한다. 효심이 없다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반포보은이라는 말이 있다. 까마귀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는 어미가 자신에게 먹이를 줘 키워줬으니 이로써 은혜를 갚는 것이다. 까마귀도 은혜 갚음을 아는데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알고 효도해야 한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삼년상을 치렀다. 자신의 생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삼년 정도는 부모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면 부모를 삼 년도 돌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내용이 나왔다. 부모님께 받은 만큼만 돌려주려고 해도 효자, 효녀가 차고도 넘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효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인 것이다.

 

눈을 주변 사람들로 돌려보자. 법가에서 한비자는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판단했다. 때때로 상대방에게 온갖 달콤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것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에게 이익을 준다고 생각하고 대하면 소원했던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인데 진정 사람답게 살려면 이타적인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자는 어떠한가. 시선은 아래로 행동은 위로 하라고 했다.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줘야 한다는 것. 아무리 부자들이 고차원적인 문화를 외쳐대도 기본적인 것들이 채워지지 못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공존한다면 그 문화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람답게 살려면 주변을 돌아보는 지혜도 가져야 함을 깨닫게 됐다.

 

노자에게서는 자연스러운 것이 사람답게 사는 최고의 방법임을 배우게 됐다. 인위적인 것은 좋지 않다. 정치에서도 작은 생선을 굽듯 나라를 다스리라는 명언을 듣게 됐다. 생선을 구울 때 자꾸 뒤집으면 생선살이 다 부서진다.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고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있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는 것. 인생을 살다보니 내 맘대로 되는 게 많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일이든 순리에 따르고 결과를 억지로 바꾸지 않으려고 하면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도 편하게 된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내세우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순리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기본이라도 제대로 하고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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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관혼상제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15
정인수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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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관혼상제 이야기] 인생의 마디를 시간에 남기다

 

나무는 자라며 나이테를 남긴다. 식물의 줄기도 자세히 보면 마디를 형성하며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인생의 마디를 시간에 남긴다. 그것들이 바로 관혼상제 의식이다. 성인이 됐다고 기념하는 관례, 평생의 인연을 만드는 혼례, 하늘나라로 사람을 떠나 보내는 상례,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제례까지 우리는 인생을 살며 중요한 마디들을 기념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관혼상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다보니 관혼상제를 모두 겪어 봤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 나라의 풍습이 전부인양 생각하지 않고 지구촌 다른 나라들이 어떤 관혼상제 문화를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피부색도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며 여러 가지로 문화가 다르지만 주어진 인생 시계에 따라 나이 들고 늙어가며 풍습을 겪는 것은 똑같기에 같은 듯 다른 듯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관례 부분에서 과거 우리 나라는 어른이 됐다고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풍습이 있었다. 들돌을 들면 어른으로 인정해주기도 했다. 반면 인상 깊었던 나라는 바누아투. 번지점프를 시키는데 안전장치가 허술했다. 들돌만 들면 어른으로 인정해줬던 우리나라가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어찌 보면 무모한 관례의식이었다. 현대로 오며 더 이상 들돌을 들지 않아도 일정 나이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해주게 됐는데 요즘의 ‘성년의 날’은 ‘해방’ 이외에 어떤 의미를 두는지 잘 모르겠다. 여러 나라 풍습을 보니 어른이 된다는 것이 자유 못지 않게 책임의식을 가지란 의미를 주는 것 같은데 관례 의식이 주는 무거운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혼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제일 재미있었다. 지참금을 가지고 베트남과 인도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베트남은 남자가 여자 쪽에 지참금을 준다. 반대로 인도는 여자가 거액의 지참금을 남자 집에 준다. 한 쪽이 다른 쪽에 지참금을 준다는 것도 어색한 일인데 성별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니 참으로 신기하고 재밌었다. 내가 만약 인도에서 태어났다면 돈을 잘 벌어도 남자 집에 지참금을 줘야한다는 것인데 좀 억울할 것 같다. 터키에서는 결혼식이 파티처럼 열린다. 7단 케이크가 등장하고 춤을 추는 등 파티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는 것. 한국 결혼식도 많이 간소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 터키처럼 형식보다 실용적인 식을 올리는 것이 결혼 의미에도 더 맞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

 

상례, 제례에 있어서도 한국과 다른 풍습을 가진 나라들이 많았다. 특히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할지 묘지에 묻을지 나라마다 달랐다.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 묘지금지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반면 유태인들은 웬만해서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 실정에 따라 죽은 이의 사후처리도 달라지는 것. 인도에서는 갠지스 강가에 가서 망자를 화장시키고 베트남에서는 평생 벌어 장례를 치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을 많이 들여 장례를 치른다. 사람의 죽음에 대해 가지는 경건함의 의미는 같지만 어떤 형식으로 장례를 치를지는 나라 사정마다 달랐다. 일본은 고위관료들의 신사참배로 욕을 먹을 때가 많은데 일본인들에게 신사는 자신들의 직계 가족의 제사보다 더 자주 행사를 치르는 곳이었다. 일본에는 신들이 많은데 신들을 모셔놓은 곳이 신사다. 신사에 가서 소원을 비는 경우가 많다는데 야스쿠니 신사의 경우 전범들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전범은 자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들로 생각돼 신으로 모시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전범을 신격화해 모신다는 것이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형식이냐 실용성이냐. 관혼상제 이야기를 읽으며 두 부분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의식의 결과물이 달라짐을 알게 됐다. 결과물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의식을 치르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각 나라들이 마치 짠 것처럼 관혼상제라는 틀을 만들고 의식을 치른다는 자체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대통령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비슷한 틀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분명 인간사는 비슷한 점들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이로써 지구촌은 관혼상제를 매개로 둥글둥글 통한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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