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행복한 유언 - 김수환, 노무현 등 세상을 사랑한 39인의 따스한 가르침
김정민.노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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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언을 남긴다는 것은 아직 먼 훗날의 일이라 생각했기에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다. 일찍부터 유언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까? 사실 잘 모르겠다. 아직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더러, 한마디 유언에서 오는 깊이감을 헤아릴 수 없는 나는, '유언' 이라는게 거리감 느껴질 뿐더러 남의 일 같이 느껴진다.

 오랜시간 '유언'이라는 딱딱한 느낌이 주는 글은 잘 읽지 않았다. 가뜩이나 울적한 상태인데 굳이 이런 책을 읽기보다는 유쾌한 책이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분야로 치우쳐 읽던 중 눈에 들어온 이 책은 스쳐지나갈 법도 했지만 눈길을 끄는 단 한줄의 문장으로 인해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김수환, 노무현 등 세상을 사람한 39인의 따스한 가르침!

 2009년 너무도 아쉽고, 안타까운 두 분이 고인이 되셨다.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이 두 분에 대한 슬픔을 무엇으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너무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동시에 아직도 겉잡을 수 없는 애통함이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이 책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너무도 가슴이 미어지던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었다. 믿겨지지 않은, 믿고 싶지 않은 일로 인해 2009년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짧지만 전해주는 메시지가 많았던 글이었다. 단순히 읽고 스쳐지나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많은 질문을 남겨주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유언이 너무도 아프지만 기억에 남는다.

유언을 통해 잘 사는 삶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우다!

 이 책은 39인의 유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개개인의 인물에 대한 간단한 약력을 소개로 어떤 삶과 말을 남겼는지 엿볼 수 있다. 끝으로 그 인물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만한 것은 무엇인지를 저자가 짧은 멘트로 정리해줌으로써 다시 되새기는 시간을 만들어볼 수 있는데,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더 요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간단한 소개 속에 진지한 성찰을 담아내고 있었던 이 책을 통해 유언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유익했던 책이었다. 유언에 대해 막연한 느낌과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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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만 해도 10kg 가벼워지는 고구마 다이어트
이홍기 지음, 강점숙 옮김 / 한언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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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 이 얼마나 많이 들어본 광고 문구인가? 믿어지진 않지만 이 문구에 혹해서 그 제품을 사먹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실로 많은 사례들이 사람들을 유혹하니 그럴 수 밖에 - 하지만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고 해서 먹었더니 정말 살이 빠졌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아쉽게도 내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적이 없다.

 맛있게 먹고 살 빼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각종 매스컴을 통해 종종 접하지만, 내 주변에서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데 말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와중에, 나는 오늘 또 한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먹기만 해도 10kg 가벼워지는 고구마 다이어트>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 것에는 의심 반에 웃음만 나왔지만, 그동안 먹은 검은콩에 대한 지루한 입맛을 바꿀 겸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엄마의 다이어트를 성공시키리라는 굳은 마음가짐으로 책을 간단하게 훑어보았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두께였다. 얇아도 너무 얇은 게 아닌가? 이 정도의 분량에 무엇을 담아낼 수 있단 말인가, 얇으면 좋기야 하지만 … 어쩐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표지 속 귀여운 일러스트에는 고구마와 함께 바나나가 있는데, 이 책에 바나나와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건 조금 아이러니하다. 바나나와 관련해서도 한두장 적도 써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짧은 생각을 뒤로 하고 책장을 넘겨 읽기 시작했다.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들이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내용은 거의 없었다.

날씬하고 착한 몸매되는 고구마 다이어트!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구마가 GI 지수가 낮고 몸에 좋다는 것을 알테지만, 몇몇 사람들은 탄수화물과 칼로리 높은 고구마를 통한 다이어트에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것에서부터 정보가 꼼꼼히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고구마의 효능에서부터 종류와 먹는 방법까지 세심하게 설명되어 있다.

 효능은 검색만해도 무수히 나올 것이므로 생략하고, 고구마를 먹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면 초고도비만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아침에 자기 주먹을 쥐고 두배 정도의 고구마를 먹으면 된다고 한다. 크기도 종류도 다른 고구마를 알기 쉽게 먹는 방법이 기억에 남는다. 2-3개 정도 먹으면 된다는 말로 끝나는게 아닌 빈틈없이 꽉 채워주는 설명이 좋았다.

 더불어 기억에 남는 것은 기존의 다이어트 책에서는 딱딱하게 느껴졌던 음식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요리 사진과 함께 방법을 첨부해 놓음으로써 시간이 날 때 한번 만들어 먹어 보자는 생각을 더 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쪄먹거나 구워먹는 고구마에서 벗어나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지루하고 빽빽한 글씨들이 아닌 사진을 첨부해놓음으로써 쉬어가거나, 지금 당장 요리를 해보자는 의지가 들게 만들었던 것은 기존에 읽었던 다른 다이어트 책과는 다른점이 돋보였던 책이었다.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다이어트 서적들 가운데 단연 이거다 싶은 것은 아직 없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고구마에 몰입해서 이거다 싶은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시 시작하는 작심삼일! 아니, 작심 3개월의 고구마 꾸준히 먹기. 부디 이번에는 효과가 있기를 기도해야겠다. 올 여름이 아닌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몸이 건강해지는 그 날이 되면 고구마 예찬론자가 되어있는 나를 발견하는 날, 이 책에 다시 한번 더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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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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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몽의 엘리베이터> <악몽의 드라이브> 에 이은 기노시타 한타님의 세번째 작품 <악몽의 관람차>

 기노시타 한타님의 악몽 시리즈 중 처음으로 읽은것은 <악몽의 엘리베이터> 였다. 이 책은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을 이용하여 긴장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는 폭소 등이 재미있었던 추리 소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지막 반전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는 반전의 아찔함과 함께 깔끔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단숨에 기노시타 한타님의 재치있는 글에 빠지게 된 나는 다음 악몽 시리즈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곧 있으면 출간이라지만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다 조금씩 잊어가던 찰 나 다시 눈에 악몽 시리즈가 보였다. <악몽의 관람차> 표지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절대 예측하지 마라!" 어쩐지 더 긴장되는 이번 책을 조심스레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녀만의 유쾌하고 진지한 이야기와 함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오는 친밀감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되돌아가기는 커녕 책 속에 푹 빠져서 읽게 만들었던 흡입력이 대단했던 이 책은 코믹 액션 감동 스릴러 모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빠른 전개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어서 더 재미있던 이 책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하고자 한다.

관람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긴박감 넘치는 납치 스토리!

 수많은 사람들이 멋진 장관을 구경하기 위해 타는 관람차가 멈춰버렸다. 그것도 백주대낮에 유명 유원지에서 말이다. 무슨 일이 생긴걸까 고민할 틈도 없이 이야기는 진행된다. 몸값 6억엔을 요구하는 납치범은 스위치 하나로 관람차를 폭파시킬 수도 있다는 협박을 해온다. 모두들 불안함 속에서 떠는 가운데,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사방이 훤히 보이는 대관람차안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있을테지만 이 책에서는 4개의 관람차 속에서만 이야기를 볼 수 있다. 17호차에 타고 있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빠, 순진하지만 맹한 미인인 엄마, 조숙한 딸과 말썽쟁이 아들의 이야기, 18호차에 있는 의사와 마술이 취미인 건달, 19호차에 있는 전설적인 소매치기와 그 제자, 20호차에 있는 이별청부업자인 여자가 등장한다

 이중에서도 눈여겨 볼만한 것은 18호차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와 그녀의 과거로부터 이 납치극이 발생하기까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볼만하다. 한순간에 꼬여버린 일들로 하여금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관계와, 예측불허의 사람들을 통해 이 책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기막힌 반전들이 놀라웠던 이 책은 몇가지 질문을 던져줌으로써 그 깊이감을 더하고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제일 나쁜 사람은 누구인가?" 책과 비슷한 예를 하나 들어 설명해보면 - 차사고 일어났을 때 차를 들이받은 사람의 책임이 클까? 더 나아가서는 그 차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사람의 책임이 더 클까? 하는 문제다. 누군가 차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피해자 입장에서 제일 나쁜 사람은 누가 되는 걸까?

 운전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운전자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증오의 대상이 더 넓어질 수도 있으며, 이에 대한 복수심이 생겨날 수도 있다. 악몽의 관람차는 이 부분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이렇다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문득 생각나는 것은 누군가에게 나도 이처럼 실수를 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누군가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만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제일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에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악몽의 관람차>는 재미있게 잘 짜여진 추리와 함께 멋진 물음을 남겨줘서 더 할 나위 없이 좋았던 책이었다. 

<책 속 밑줄 긋기> 증오를 품고 살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 잊어버리기. 그것은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인생을 망친 인간까지도 용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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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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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바비인형이 생각나는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았고, 그 다음으로 띠지 속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예뻐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성형 지상주의의 충격적인 대가!' 의미심장함이 느껴지는 이 문구를 읽고 책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개 속도와, 주인공을 포함한 주변인들에 대한 흡인력이 부족했던 탓에 전체적으로 지루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신성형수술이 의무가 된 하이테크 사회

 열여섯 살 생일이 되면 의무적인 성형수술로 모두가 예뻐지는 가상현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열여섯 살을 한 달 앞둔 텔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녀보다 일찍 '예쁜이' 수술을 받고, 예쁜이 마을로 들어가게 된 남자 친구 페리스를 그리워하는 텔리는 하루빨리 못난이 마을을 벗어나 예쁜이가 되어 친구와 함께 하기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던 그녀는 셰이라는 친구를 알게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게 된다. 성형미인을 거부하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스모크' 라는 곳이다. 예쁘지 않지만, 자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는 사람들을 보며 텔리는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예쁜이'가 되는것에 새로운 물음을 갖게 되는데 ……

 이 책은 수백만년 혹은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미래 사회의 또다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서 참신했지만, 톡톡튀는 부분이나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을 잘 살려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어글리 이후에 나올 시리즈인 2탄 프리티나, 3탄 스페셜에서 페리스, 데이비드의 활약이 많이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두 인물의 매력이 어글리에서는 많이 드러내놓고 있지 않아서 아쉽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 모든 사람이 똑같이 보이고, 전부 예쁘니까." -p303

 획일화된 미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생각이 곳곳에 묻어나 있던 이 책을 통해 미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지만, 이렇다할 답을 내리기가 어려웠던 책이다. 확답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하게끔 만들었던 <어글리>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기는 쉬웠지만, 그 안에 핵심을 파악하기는 조금 버거웠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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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인
에이미 벤더 지음, 한아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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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제시카 알바 주연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 이름 하에 선뜻 집어들게 된 이 책의 첫느낌은 산뜻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산뜻함이 사라지고 까마득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머릿속에는 '알수없음' 이 맴돌았다.

 독특하고 기괴했던 모나의 일상을 엿보며 무엇을 알아야 하지? 오랜 시간 자문자답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한숨을 토해내고 있을 때, 다른 각도에서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뒤늦게서야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일찍이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게 아쉬울 따름이다.

 서풍처럼 가볍고 눈송이처럼 정교한 이 소설책을 읽기에 앞서 한가지 주의를 주고 싶은 것은, 그녀의 예측불가능한 행동들을 너무 가볍게 보지말라는 것이다. 주의깊게 들여다보면 하나씩 풀려나가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테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처럼 이 책은 무슨 내용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지도 모른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소녀 모나, 그녀의 기괴하고 엉뚱한 생존법!

 열 살의 모나 그레이는 아빠가 삶의 의욕을 잃는 이름 모를 병에 걸린채 살아가자, 자신도 아빠를 따라서 매사에 의욕을 버리고 회색빛으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녀는 피아노, 발레, 달리기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지만 금새 그것들을 그만둬버린다. 아빠와 동반자가 되고자 했기에 열정과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모든 행동들을 끊어버렸던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과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나무 두드리는 일만을 제외한 어떤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고 생활한다. 

 그러던 그녀에게 초등학교 수학 선생님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꼬인듯 풀려간다. 하나씩 차근차근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되고, 되돌아보게 된 모나는 자신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매사에 에너지가 넘치는 리사라는 아이와, 과학 선생님이 자신에게 가져주는 관심과 배려를 통해 그동안 숨죽여왔던 열정과 애정어린 관심을 배우게 된 모나 그레이는 10년 동안의 회색빛을 거둬들이고 다른색을 이야기 하게 된다.

4차원 소녀 모나의 유쾌 상쾌한 이야기 <보이지 않는 사인>

 아빠의 상처와 함께 하면서 어두컴컴한 회색빛에서 벗어나기까지 모나의 독특했던 일상들이 돋보였던 이 책은 비누를 삼키는 그녀의 행동에서부터, 도끼를 사랑하는 모습까지 참신함이 곳곳에 묻어나는게 매력적이다. 비누를 한 입씩 베어무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모나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은 크게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다음으로 숫자를 사랑했던 모나가 각각의 수에 부여해주는 의미들 역시 재미와 함께 오랜 시간 여운을 남게해주므로 눈여겨볼만하다. "그 숫자가 그 시간게 그곳에 있는 이유" 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모나의 일상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숫자들이 주는 무한한 매력속으로 빠져들고 가게 하는 이 책은 무심코 보이는 숫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해주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모나 그레이의 삶에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직도 감정이나, 더 넓은 표현과 이해력에 있어서는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아쉽다. 책의 50% 정도도 채 공감하면서 읽지 못했지만, 4차원 세계의 모나 그레이의 엉뚱함이 지친 일상에 단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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