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사인
에이미 벤더 지음, 한아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2009년 제시카 알바 주연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 이름 하에 선뜻 집어들게 된 이 책의 첫느낌은 산뜻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산뜻함이 사라지고 까마득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머릿속에는 '알수없음' 이 맴돌았다.

 독특하고 기괴했던 모나의 일상을 엿보며 무엇을 알아야 하지? 오랜 시간 자문자답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한숨을 토해내고 있을 때, 다른 각도에서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뒤늦게서야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일찍이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게 아쉬울 따름이다.

 서풍처럼 가볍고 눈송이처럼 정교한 이 소설책을 읽기에 앞서 한가지 주의를 주고 싶은 것은, 그녀의 예측불가능한 행동들을 너무 가볍게 보지말라는 것이다. 주의깊게 들여다보면 하나씩 풀려나가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테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처럼 이 책은 무슨 내용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지도 모른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소녀 모나, 그녀의 기괴하고 엉뚱한 생존법!

 열 살의 모나 그레이는 아빠가 삶의 의욕을 잃는 이름 모를 병에 걸린채 살아가자, 자신도 아빠를 따라서 매사에 의욕을 버리고 회색빛으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녀는 피아노, 발레, 달리기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지만 금새 그것들을 그만둬버린다. 아빠와 동반자가 되고자 했기에 열정과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모든 행동들을 끊어버렸던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과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나무 두드리는 일만을 제외한 어떤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고 생활한다. 

 그러던 그녀에게 초등학교 수학 선생님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꼬인듯 풀려간다. 하나씩 차근차근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되고, 되돌아보게 된 모나는 자신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매사에 에너지가 넘치는 리사라는 아이와, 과학 선생님이 자신에게 가져주는 관심과 배려를 통해 그동안 숨죽여왔던 열정과 애정어린 관심을 배우게 된 모나 그레이는 10년 동안의 회색빛을 거둬들이고 다른색을 이야기 하게 된다.

4차원 소녀 모나의 유쾌 상쾌한 이야기 <보이지 않는 사인>

 아빠의 상처와 함께 하면서 어두컴컴한 회색빛에서 벗어나기까지 모나의 독특했던 일상들이 돋보였던 이 책은 비누를 삼키는 그녀의 행동에서부터, 도끼를 사랑하는 모습까지 참신함이 곳곳에 묻어나는게 매력적이다. 비누를 한 입씩 베어무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모나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은 크게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다음으로 숫자를 사랑했던 모나가 각각의 수에 부여해주는 의미들 역시 재미와 함께 오랜 시간 여운을 남게해주므로 눈여겨볼만하다. "그 숫자가 그 시간게 그곳에 있는 이유" 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모나의 일상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숫자들이 주는 무한한 매력속으로 빠져들고 가게 하는 이 책은 무심코 보이는 숫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해주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모나 그레이의 삶에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직도 감정이나, 더 넓은 표현과 이해력에 있어서는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아쉽다. 책의 50% 정도도 채 공감하면서 읽지 못했지만, 4차원 세계의 모나 그레이의 엉뚱함이 지친 일상에 단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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