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픈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빠지지 않는 책 중에 하나가 <1리터의 눈물> 이었다. 무엇이 그토록 슬프길래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일까 궁금한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읽고자 했다.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단연 띠지였다. 초반 1쇄 발행일이 07년 12월이고 이후 58쇄 발행 09년 9월이다. 내용은 변한게 없지만 띠지가 바뀌었음을 단번에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생뚱 맞게도 FT 아일랜드 이홍기가 선택한 그 책! 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써놓을게 없어서 왜 이런걸 써둔 걸까. 어이없어서 헛 웃음이 난다. 이런 식의 광고는 살짝 마음에 들지 않는다.

 15세 소녀의 감동 실화

 평범한 15세 소녀 사춘기 아야는 어느 날 길을 걷다 휘청거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의 몸에 이상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은 그녀는 이름도 생소한 ‘척수소뇌변성증’ 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불치병이며, 서서히 걸을 수도 없고, 말을 할 수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먹을 수도 없게 된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으로 비관도 하게 되고 좌절도 하지만,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응원하는 가족과 도와주려 애쓰는 친구들, 의사 선생님 덕분에 그녀는 용기를 얻고 병마와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수차례 무너져 내리지만 꿋꿋이 버텨내는 아야의 모습들이 가슴 아프다.

 포기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라

 무릎이 다치고 턱이 깨지고, 이마에 상처가 나도 움직이고자 했던 아야. 포기란 말보다는 희망으로 가득찬 삶을 살기 위해 무수히 애를  썼던 그녀를 보며 느껴지는게 참 많다. 지금의 나는 병마와 싸우고 있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무기력한 걸까? 반성하게 된다.

 누군가는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하루가,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흘러가는 의미없는 하루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이렇게 살고도 훗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1리터의 눈물>을 읽는동안 눈물이 나오거나 가슴이 답답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녀와 같은 입장에 놓여진 게 아니기에 그럴만도. 하지만 간병해주는 엄마를 보며 나 역시 어린 시절 병원을 다니며 힘들어했을 때 옆에 있어준 엄마에 대한 마음이 뭉클 솟아나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어떤 심정으로 나를 돌봤을지 생각해보면 먹먹해져 온다.

 일본 드라마로도 나와 화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한 번 보도록 해야겠다. 책과는 또다른 가슴 아픔이 잘 전해질 것 같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사형수 - 오늘도 살았으니 내일도 살고 싶습니다
김용제.조성애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부디 ‘죄는 밉지만 죄인은 미워하지 않는다’ 아니, ‘죄인을 사랑한다’ 는 말을 가슴에 새겨두길 바랍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익히 들어온 말이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로 인해 피해를 본 상황에서 이 말을 잘 받아들이고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상처로 남아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졌는데 죄도 사람도 미워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지금의 나는 그럴 수 없다

 가시같이 파고 든 상처가 아물기는 커녕,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더 욱씬 거리기 때문이다. 문득 생각 날 때면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악몽으로 자리잡은 탓에 죄도 밉고 사람도 밉기만 하다. 그러나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한 할머니는 죄인을 용서하기로 마음 먹는다. 손녀를 차에 치여 잃게 되었는데도 말이다. 내가 그같은 상황이었다면 용서할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1991년 10월 19일 오후 4시경, 여의도 광장에 있던 시민들을 향해 한 대의 승용차가 돌진했다. 이 사고로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 2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게 되었다. 범인은 시각장애를 가진 김용제(21) 그 날 이후 그는 사형수가 되었다.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한 영혼의 절규

 이 책은 마지막 사형수가 된 김용제가 수녀님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자신의 삶을 풀어놓고,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바 다. 용서와 화해, 나아가 사형제도까지 조금씩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중대하게 저지른 죄에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다!’ 라는 것, 힘들 때 사람들이 위로하고 손을 잡아주기는 커녕 세상 밖으로 내몰고 힘겹게 살아왔다는 것이다. 매번 똑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데 사형수 김용제 역시도 다를 바 없다.

 그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의 잦은 가출로 인해 위태롭고 불안정한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포근함, 안정감, 따뜻함과는 거리가 먼 집에서 자란 그는 추후 아버지의 자살과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더욱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이른다.

 성인이 된 그는 사회 생활에도 발을 담그지만 시력이 좋지 않았기에 오히려 민폐만 끼치게 되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게 된다.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하지만 나빠진 시력으로 인해 냉대와 무시를 받게 된다. 자꾸만 빗나가게 되던 그는 자신의 성장환경과 사회에 대한 분노와 한 인간으로서 따뜻하게 감싸주고 이해해주지 않으며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차를 몰게 된다.

 배가 고프다, 돈이 없다, 더는 손 내밀 곳이 없다, 죽고 싶다, 아니 죽어버리자, 그런데 나만 죽기엔 너무 억울하다. 여의도 광장으로 차를 몰았다. 사람들이 하나 둘 꽃잎처럼 스러져 갔다. 시원하다. 속이 다 시원하다. 아니다. 괴롭다, 두렵다, 무섭다. 어쩐 일일까? 엄마가 보고 싶다. 정신병동 창가에서 허공을 바라보고 있을 큰형이 보고 싶다. 작은형도보고 싶다, 다들 보고 싶다. - p21

 약자를 향한 사회와 이웃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사형수가 되기까지 그의 일기가 쓰여진 이 책은 조성애 수녀를 만나, 편지로 용서와 화해 사랑을 배우고 생명을 새롭게 부여받게 된 김용제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소외된 이웃들을 되돌아보게 하고, 차갑고 냉담하기만 한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들이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가 되어 김용제와 같이 삶을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 등이다.

사람들의 아주 작은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 포옹, 믿음 등이야 말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다들 너무 부정적이거나,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쁘게 살기만 하는게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손을 잡아주기보다는 요리조리 나 살고자 빠져나가기만 급급한 요즘, 잠시나마 누군가를 향해 따스한 말과 행동으로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 마지막 형장으로 사라진 그는 죽기 전에 수녀님이 내민 손으로 하여금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사랑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의 죽음을 보지는 못했으나 책을 읽으며 전해져 오는 느낌만으로도 이루 말 할 수 없는 책이다. 지쳐있는 마음을 위로받고 떠났을 그에게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지.

 따뜻한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했던 사람, 누군가의 작은 위로와 격려만으로도 삶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든다. 사형과 관련해서도 생각해보았지만 아직 섣불리 뭐라고 말하기가 참 힘들다. 무수한 물음표들이 머리속을 가득메우며 답을 찾으려면 아마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 <마지막 사형수> 그의 잔잔한 기록들이 마음을 많이도 짓누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11년 영화로 개봉되는 <헝거게임> 을 책으로 먼저 접했다. 이 책은 마지막 생존자 한 사람이 살아남을때까지 서로가 죽고 죽어야 하는 내용으로 『배틀로얄』을 떠올리게 하는데 어찌보면 특별할 거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읽게 된 것은 수잔 콜린스는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내고 무슨 메시지를 전달해줄까 하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책장을 넘기고 쉴틈없이 읽기 시작했다. A부터 Z까지 단숨에 읽혔는데 흡입력이 있고 손에서 잠시 내려놓으면 다시 읽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강한 책이었다. 그렇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 진진함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배틀로얄』과 겹치는 설정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이미 잔인한 장면들을 여러번 봐왔던지라 책 속의 표현들이 잔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살아 남아라. 확률의 신이 언제나 당신 편이기를…….

 먼 미래, 판엠이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헝거 게임은 암흑기가 찾아오고 난 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열세 개 구역이 판엠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지만 열두 개 구역이 캐피톨에게 패배하고, 열세 번째 구역은 아예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 후 캐피톨에서는 암흑기가 다시 찾아와서는 안된다는 것과, 평화로워야 한다는 이유 하에 매년 헝거 게임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이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반란을 일으킨 대가로 열두 구역들은 매년 소년 소녀 한 명(‘조공인’이라고 부른다)씩을 참가시켜야 한다. 총 스물네 명의 조공인들은 드넓은 야외 경기장에 갇히게 된다. 타는 듯한 사막부터 영하의 불모지까지 그 어느 곳이든 경기장이 될 수 있다.. 조공인들은 몇 주 간에 걸쳐,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단 한 명의 조공인이 승리자가 된다. - p22

 서로 싸우는 과정을 TV로 실시간 생중계하며 그 모습을 보여주는 캐피톨은 열두 개 구역의 사람들이 그들에 비해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 번 반란을 일으켰을 때 우리가 살아남을 확률이 그 얼마나 희박한지 일깨워 준다. 먼 미래의 가상 이야기지만 한 줄기 빛 희망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너무도 아프게 느껴진다.

 스물네 명 중 단 한 명만 살아남는다
 
 각 구역에서 모인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 책 속에는 두 인물이 핵심이 되어 이야기가 흐른다. 16세 소녀 캣니스 애버딘과 피타 멜라크라는 소년이다. 열두번째 구역에서 뽑힌 두 사람은 헝거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데, 둘의 미묘한 관계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친하다고 하기도 그렇지 않다고도 애매한 두 사람은 오래 전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캣니스는 가족과 함께 굶어 죽기 직전, 피타에게 목숨만큼 귀한 빵 한 덩어리를 받은 일이 있는데, 이것이 캣니스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둘은 서로가 서로를 죽일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썩 내키지도 않을 뿐더러, 불편하기만 하다.

 뒤숭숭한 마음인 캣니스에게 후견인은 피타와 게임을 하기 전까지만이라도 다정다감하게 지내라고 말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도 하지 못한 채 후견인의 말을 따르게 된 두 사람…그들 앞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하 생략)

 독재국가 판엠의 중심부 ‘캐피톨’ 수도 안에서 벌어지는 피비린내나는 공포 정치

 12개 구역이 다시는 반항하지 못하도록 무참히 짓밟고, 무시하고, 게임을 즐기는 캐피톨의 사람들에게는 다른 구역과 다르게 부가 집중되어 있다. 주변국들은 먹고 사는게 힘들어 아사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곳은 예외다. 마음껏 먹고 놀며 살아가며 십대 아이들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잔인함과 더불어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도 적잖이 비춰지는 모습들이 슬프고 분노를 느끼게 한다.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무릎 꿇으며 살아가는 모습들이 비참하기 그지없다. 단 한 명의 생존자를 가려내기 위한 피 튀기는 싸움. 그  끝에서 절망을 넘어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던 책이었다.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헝거게임> 긴장과 스릴감을 넘어, 열 두개 구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되어갈지, 캣니스와 피타의 관계는 한 단계 나아가 발전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다음 2부 작 <캣칭 파이어>를 하루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코넬 울리치 지음, 이은경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하게도 딱 맞아떨어지는 예언을 듣게 되면 그에 혹하게 된다. ‘정말 그자가 한 말대로 되었잖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다가도 이내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예언자를 찾아가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적잖은 사람들이 툭 던져진 말에 혹해 맹신하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점 집이 그렇다.

 다양한 말들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만 마음 속에 남아 그것을 맹신하게 되는데 이를 조심해야 한다. 모든 말들이 옳은 것은 아니기에 너무 빠지면 곤란하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 할 수 없게 되고 엄청난 파멸로 이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내용처럼.

“당신은 3주 안에, 정확히 자정에, 그것도 사자의 아가리에서 죽을 것이다!”

 예언자로부터 죽을 날짜를 듣게 된 한 남자. 그는 시시각각 조여 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살아도 사는게 아닌 삶을 살게 된다. 모든 것들로 하여금 연결고리를 끊고 재깍재깍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시계만을 멍하니 보며 살아가는 안타까운 한 남자 그의 이름은 할란 레이드다. 그에게는 진 레이드라는 딸이 있는데, 아버지를 따라 그녀 역시 초조해하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책의 시작은 어두운 밤, 톰 숀이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는 듯 보이는 한 여자를 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바로 진 레이드다. 유복한 환경에서 예쁘게 자라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길래 이토록 두려워하며 슬퍼하는 걸까? 의아했던 숀은 진으로부터 그동안 있었던 기이한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톰킨스 예언으로부터 목숨을 구하게 된 할란은, 처음에는 우연이라 생각하며 무시했지만, 그의 말들이 하나씩 맞아떨어짐에 따라 예언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앞날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자신의 운명을 묻기에 이른다. 톰킨스는 다가올 죽음을 알려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비극의 시작이 된 것이다.

 예언의 날이 날이 다가올 수록 긴장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 할란과 진은 두려움에 떨며 시간을 보내는데 숀을 만나 털어놓게 되면서 그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형사 톰 숀은 진과 그의 아버지를 돕기로 하고 정해진 운명, 예언을 피해가고자 고군분투하게 되는데…
  
예언은 정해진 것인가, 조작된 것인가!

 톰킨스가 예언한 운명의 밤. 형사들은 계속해서 단서를 추적하고, 톰은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과 함께 할란 곁을 지킨다.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알고 공포와 광기에 사로잡히는 할란 레이드는 점점 더 황폐해져만 가는데… 이제 곧 죽을거라는 확신이 그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 책에서는 잘 설명하고 있다.

 서서히 스며드는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망가져버릴 수 있는지, 주변 사람들을 피 말리게 하는 모습들이 머리 속에 잘 떠오르며 코넬 울리치의 뛰어난 심리 묘사가 소름 끼치는 책이다. 두터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슥 읽게 되는 흡입력 있는 이 책은 조용하게 파고드는 비명이 잊혀지지 않는 깊은 울림감 있는 책이다.

 예언과 관련한 이야기와 더불어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글을 덧붙인다. 아래의 글은 이 책 전반에 깔린 결말을 암시해주는데, 유복한 환경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난 사람에게 곳곳에 있는 함정들이란, 책을 읽으면서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부유하다는 이유로 적이 더 많이 둘 수 밖에 없고, 경계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부자’ 에 대한 것과, 지금의 나를 많이 생각해보게 했다.

"누군가 넌 부자라고 말했다면 그게 무슨 뜻이에요?"

"잘 들어라, 그리고 내일은 이 말을 잊도록 해라. 그렇지만 언젠가 네가 열여덟 살이나 스무 살 정도 외었을 때, 그때는 이 말을 기억해라. 그때 오히려 이 말이 더 필요할 거야. 그것은 네가 그것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거라는 뜻이다. 또한 네가 항상 조금은 외롭게 지낼 거라는 뜻이야. 네가 손을 뻗었을 때 그 손을 잡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뜻한단다. 결코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야. 만약 그들이 널 사랑한다고 해도, 그게 오직 너 자신 때문인지 아닌지는 구별할 수가 없을 거다. 다시 말해, 네가 항상 신중해야만 한다는 걸 의미한단다. 곳곳에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을 테니까."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이채린 지음 / 반디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현실감 제로,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의 로맨스 이야기에 지쳐있다면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는 기존의 진부한 스토리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공감되는 내용들이 재미있으며, 솔직 엉뚱한 그녀의 모습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지는 책이다.

워커홀릭에 빠진 그녀의 첫날밤…

 열혈 연예부 기자 이채은 29살이나 되었지만 인생 헛 살았다? 그녀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자신은 아직 남자와 자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고, 이대로는 살 수 없다 다짐하며 처녀막 제거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 로맨틱하게 하룻밤을 보낼 생각인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소개팅도 받지만 마음에 쏙 들만한 남자를 찾지 못한다.

 첫 남자의 조건으로 귀여우면서도 섹시하고, 피부는 희고 보드라우며, 웃을 때 눈이 반쯤 감기는, 지적이면서도 유머 감각 넘치는, 목소리가 달콤한, 인기는 많지만 과거는 깨끗한, 나한테 첫눈에 반할 남자를 찾으니 오죽하겠는가. 남자의 외모에 이래라 저래라 말 많고 등급을 매기는 채은에게 좋은 남자는 언제쯤 나타날까? 그녀의 친구는 조언을 해주는데…

"섹시하고 멋진 총각을 찾으니 없지. 콩쥐 알지? 콩쥐 계모가 밑 빠진 독에 물 부으라고 했을 때 그 독을 메워 준 게 누구야? 두꺼비거든. 잘생긴 왕자님이 아니란 말이야. 두꺼비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왕자님을 만날 기회도 생긴다, 이거야. 그러니까 넌 네 옆에 널린 두꺼비를 이용해야 한다고." - p63

 그녀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행동하기에 이른다. 눈을 낮추고 또 낮추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으로 인내하던 끝에 남자를 만난다. 겉에서 보면 100점인 남자 그러나 실상은 겉만 멀쩡한 남자다. 속 알맹이는 보잘 것 없는 남자로 인해 그녀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만나게 되는 또 한 남자. 그녀는 결국 그와 첫날밤을 보내게 되는데… 과연 채은이 상상했던 첫날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완벽한 남자를 찾아 헤매는 좌충 우돌 이야기 + 직장에서 살아남기

 멋진 남자와의 환상적인 첫날밤을 꿈꾸며, 남자 사냥에 나서는 채은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직장에서 살아남는 생존 이야기도 곁들어있는데 그것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연예부 기자인 채은은 사건만 터졌다하면 불려가고, 기사 순위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하거나 막돼먹은 기사들도 막힘 없이 쓰게 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던, 알지 못했던 기자들의 고된 고충들이 담겨져 있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준다.

 적당히 직장생활에서의 고충을 이야기하는 한편, 남자와의 로맨스도 담아내고 있어서 읽는 동안 초조하면서도 설레이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크게 웃기지는 않지만 큭큭 거리면서 볼 수 있는 이 책은 문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실없이 웃게 만드는데, 진정 가볍고 재미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해본다.

 책장을 뒤로 넘길수록 재미있게 빠져드는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는 여 주인공의 솔직 담백, 엉뚱, 발랄한 일상들이 친구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