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지나가기
이현진 지음 / 강한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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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조급하게 꽉 찬 시간을 채우며 사는 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개개인마다 그 계기는 다르겠으나, 관련 내용들을 보면 다 같은 결론을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재 내 생활 속에서는 오르락내리락 마음의 파고가 멈추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한소끔 쉬면서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해 주고 있는 책이, <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지나가기> 이다.

 

개인의 생각과 느낌들을 잔잔히 쓰고 있다. 유행을 쫓아, 남의 시선에 대한 지나친 의식, 그래서 나로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분위기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져 있다. 때로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다.

 

세 번째 챕터에서는, 툭툭 던지는 말들인데 시원하면서도 재밌고, 현실적이여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자주 잊어버리기 쉬운 위로와 당부들이 가득하다. 읽는 이들은 이 책, 어디에서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한 숨 쉬어가는 길목에서 읽기 좋은 책이였다.

 

 

인상 깊었던 몇 문장들을 아래에 옮겨본다:

 

_일단 무모하게 시작하고 보는 내가 그리운 날이 있다. 낯선 곳, 낯선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 믿어보고 싶은 날, 그런 무모한 믿음이 인생 사이사이 끼어들어야 예상치 못한 만남과 일들이 생긴다. 그런 일들은 삶의 구석구석을 조금 반짝거리게 만든다.

 

이제는 어떻게 무모해질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지만 이대로 안전한 공허를 지속하며 점점 더 노잼이 되기는 아쉽다. 더 이상 미친년이 될 수 없다면 가끔은 일부러 무모해지기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_ [‘인생의 노잼시기’에서]

 

_나는 늘 무언가가 되려 하면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젠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 무언가가 되려고 어떤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을 습관처럼 찾는다.

 

‘그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뭐라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가끔 일요일 밤에 내일의 허름한 나를 걱정하느라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긴 하지만 좋은 순간을 많이 보내다 보면 무슨 길이라도 생기겠지 하고 생각해 버리기로 한다._ [‘내일의 허름한 나를 걱정하지 말 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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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프 도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7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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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과거에는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 동포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거울에 비치는 척했다고. 그런 타입의 동포는 오늘날 도쿄에서 살기는 무리다. 도쿄는 사방이 거울이니 가는 곳마다 어디에 거울이 있는지 신경 쓰려면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_[‘drawing' 중]

 

 

응? 아하! 어? 어? ... 하다가 결국 작가소개에 첨부된 이 작품에 대한 간단 설명을 먼저 보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3가지로 나눠져 있는 구성은 색상으로 구분해 놓았는데, ‘K’라는 인물과 ‘요시야’의 일상은 ‘피스: piece', 'K'가 집필중인 희곡 ’에피타프 도쿄‘, 그리고 요시다의 관점으로 전개되는 ’드로잉: drawing'으로 나뉜다. 전개는 이 3가지가 혼재하며 들락달락 한다.

 

‘소설이자 에세이와 희곡, 논픽션이 혼재하고 있다’고 안내가 되어 있는데,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어느 부분이 소설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K'는 어느 날 자신은 흡혈귀라고 주장하는 ’요시야‘를 만난다. 지금은 흡혈하지 않고도 연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튼 그렇게 어느 날, 이 둘은 친구가 된다.

 

 

‘K'의 일상은 ’요시다‘라는 인물과 희곡을 쓰고 있다는 점 외에는 굉장히 평범하다. 생활 속에서 사회부조리를 느끼기도 하고, 음식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등 간혹 지루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 모습을 보는 듯해서 친숙하게 느껴졌던 파트가 피스였다.

 

개인적으로는 ’요시다‘의 시점, 드로잉을 제일 재밌게 읽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생존법, 오랜 시간동안 살아온 존재의 수수께끼, 그가 과거의 자신이 죽었던 장소들을 찾아가서 느끼는 요시다의 감정들, 심리묘사...등, 드로잉 파트의 문체는 참 개성 있고 아름다웠다.

 

‘K'가 쓰고 있는 희곡 ‘에피타프 도쿄’ 파트는 미스터리물이다. 이 희곡의 상영을 위한 메모가 분홍색 활자로 10페이지로 들어가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구나 하면서 이 희곡의 연극상영에 참여하게 되는 기분이였다. 참 흥미로운 접근이다고 느꼈다.

 

 

어떻게 다 표현하기 힘들게, 독특한 작품이였다. 다양한 시점이 재밌었고, ‘가장 실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의 새로운 온다 월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색다른 독서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완전 안성맞춤인 책이다.

 

 

_바닥을 알 수 없는 어두운 수면을 바라보다 보면 늘 ‘그 느낌’이 덮쳐든다.

지금이라면 ‘감춰진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 바로 가까이에, 눈앞에 그게 감춰져 있다는 예감.

 

나는 수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자세히 보면 수면은 보일 듯 말 듯 흔들리고 있었다. 얼마 동안 응시하자 역시 천천히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보니 물속에서 누가 꼼짝 않고 올려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

 

몇 세대 전 나의 기억이 있다는 것은 기묘한 느낌이다. 이렇게 걷고 있어도 몇 명의 내가 겹쳐져 어깨에 묵직하게 올라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_[‘drawing' 중]

 

 

_가려진 도시.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거대 프로젝트가 움직이고 있고, 벽 너머며 지하에서 뭔가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가림막이 걷히면 이제껏 본 적도 없는 광경이 완성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_[‘Piece'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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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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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공동저자, 정은아 공간디렉터의 신간, <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2019년에 7월에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를 읽을 때만 해도 코로나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을 때였다. 같은 주제, 공간과 마케팅에 관한 내용이였지만,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시점의 공간이라는 것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바로 코로나로 인한 근무 형태의 변화, 집이 하는 역할의 확장, 온라인 컨택의 일반화 등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변화를 이 도서를 통해서 잘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같은 저자여서 두 책을 간간히 비교해 가며서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는 두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파트는 달라진 공간에 맞춰 나아가야 할 ‘공간’의 방향을, 두 번째 파트는 현재 오프라인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공간 사례들과 저자의 조언들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눈을 제일 먼저 끌었던 내용은 위생에 대한 내용이였다. 어떤 공간이든 입구에 손 소독제가 필수가 되었고 음식물 섭취 시 마스크를 어떻게 둬야 하는지 까지 섬세한 서비스 제공까지 필요하다고 조언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음식물 포장이 더 많아졌고 위생이나 전파에 대해 더 예민해진 만큼 셀프 서비스로 판매하는 경우 음식물들의 배치와 진열대 형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한 내용일 텐데, 그런 부분까지 섬세하게 짚어주고 있는 점이 유용해 보였다.

 

뒤를 이어 소개된, 프라이빗 파티룸과 최신 기술로 진화한 DVD룸의 중간쯤 되는 성격을 가진 프라이빗 시네마 ‘VOD SUITE'는 꼭 가보고 싶은 장소였다. 혼자 또는 지인과 같이 와인 한 잔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니 매력적이였다. 지금 추세에 정말 잘 맞는 컨셉이여서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프라이빗한 레스토랑, 대여공간 등도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니 고객의 니즈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였다.

 

온갖 제품들의 배송서비스가 일반화 된 만큼, 중요한 친환경 패키지 적용에 관한 것, 동네 상권 형성의 필요성, 해외여행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장소 컨셉들과 서비스들의 증가와 형태들,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법 등...

 

그리고 오픈 당시 화제가 되었던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다룬 문단에서는, 자연을 실내로 가져온 점을 언급하고 있었다. “~뷰”가 중요해진 추세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굳이 공간 안에 다 가져올 필요 없이, 바깥에 보이는 자연의 연장선이 있다면 그 공간은 충분히 풍부해 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공간을 창출하고자 할 때, 꼭 고려해야 하는 점이다.

 

 

브랜드와 공간을 연결지어 성공한 오프라인 매장들과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만 집중한 독특한 가게들을 다룬 두 번째 챕터는 흥미로운 장소들 사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는 즐거움이 더 많았던 내용이였다 ㅎㅎㅎ

 

저자는 전문가답게 모든 내용에 자신의 의견을 적절히 넣어놓아서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에필로그에서는 ‘더 머물고 싶은 순간을 만나는 법’에 관한 안내도 빼먹지 않았다. 운영자든 소비자든 이 책을 통해 평소 가지고 있었던 공간에 대한 생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_온,오프라인 통합 브랜딩을 통해 소비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각 채널의 장점을 융합한 효율적인 옴니채널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_

 

_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은 식재료 소비에 반영되기도 하는데, .....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집에서 달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죠. 이렇게 직수입하는 제품을 판매하거나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음식, 서비스 등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무드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이국적인 카페 ‘샌드커피 논탄토’는 오래된 커피 추출 방식 중 하나인 터키식 모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_[‘’오픈빨‘이 걷히고도 여전히 사람들이 찾아가는 가게’에서]

 

 

_소위 ‘~뷰’라고 얘기하는 외부 환경은 공간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_[‘결국 자연으로, 도시 여행자를 위한 공간’에서]

 

_어떻게 느끼느냐는 개인마다 다른 경험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인 해석과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공간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사람이 우리가 의도한 대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충족시킬 수 있는 감성의 영역과 온라인의 이성적 요소가 합쳐져 비로소 하나의 브랜드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_[‘보편적인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특화된 서비스는 대면으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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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을 유도하는 유튜브 디자인 with 포토샵 - 디자인 1등 유튜버 존코바의
존코바(이요한)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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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을 유도하는 유튜브 디자인 with 포토샵’, 저자는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존코바(이요한)이다.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유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전공과는 아주 동떨어진 컨텐츠나 PPT자료를 만드는 작업을 종종 하게 되어, 포토샵 독학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항상 사용하는 기능만 쓰게 되고, 디자인에 관한 것도 일정 수준에서 못 벗어나는 느낌이 항상 있어서 이런 저런 안내책자들을 기웃거리는데, 또 끈기있게 하지도 못하고 있는지라, 실력이 고만고만 하다.

 

이 교재는 그런 내게 가독성 좋고 눈길을 끄는 이미지를 만드는 법을 핵심만 쏙쏙 알려주는 것 같았다. 거기에 브랜드작업을 하는 단계 및 최신 흐름까지 알차게 채워져 있어서 정말 유용하다.

 

포토샵 위주로 되어 있어서, 이 프로그램 다루는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될 수 있겠다. 저자가 운용하는 유튜브 채널도 얼른 구독완료와 알림신청을 해놓았다. 영상물들이 다루고 있는 내용의 폭이 넓어서 지루하지 않게 챙겨볼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모션그래픽 쪽은 관심분야여서 훌륭한 선생님 한 분을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_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디자인 요소들

.... 1.프레임, 2.캐릭터, 3.인포그래픽, 4.색 반전, 5.기타 이펙트 요소_[‘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차별화하기’에서]

 

_유튜브 채널의 브랜드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성격의 채널을 만들지부터 고민해야합니다. 채널의 주제를 확실하게 정해야 ‘브랜드 네임’인 채널명을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한 브랜드 네임을 바탕으로 키워드를 분석하고 레퍼런스도 리서치해 브랜드 로고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채널의 로고 디자인까지 완성하는 브랜드 디자인 과정을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브랜드 네임 -> 키워드 분석 -> 리서치 -> 브랜드 로고 디자인 _[‘브랜드 디자인의 4단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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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어버린 여름 - 늙음에 대한 시적이고 우아한, 타협적이지 않은 자기 성찰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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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사람들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점점 더 자주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날이면 날마다, 온 사방의 젊은이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그 여름에, 그녀는 노인이 되었다._

 

 

내가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때, 나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갔다는, 작가이자 학자인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은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이 책을 썼다.

 

어느 날 문득, 이런 느낌을 받았겠지만, 사실 서서히 은연중에 알아가는 것이 늙음일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을 화악 덮치는 그런 변화.... 그래서 나는 늙음이라는 것은 상당부분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시간을 맞이하느냐 인데,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솔직한 글에, 우아하게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

 

1960~197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의 삶을 담아놓았다. 나이 들어가는 외모에 대한 노력으로 시도해 봤던, 리프팅 시술, 파운데이션, 변해가는 옷 입는 법들, 우울증에 대한 경험, 은퇴후 느낀 점, 페미니스트로서의 행보와 생각들, 의의, 성생활과 같은 내용들, 가족사, 친구들, 동료들, 자신의 정체성 고민에 대한 역사.... 등

 

고백적이면서도 깔끔하다. 칭얼거리거나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아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늙음이 느껴졌을 때 쓰는 글은 이렇게 내 안에 깊은 경험과 주체성이 있어야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풍부한 내용이였다.

 

그냥 그렇게 낭만적으로나 교훈적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현실적인 죽음과 노화에 대해 토로하고 있어서 저자가 낯선 이처럼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마지막은 ‘유언장 작성하기’로 마무리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거창하지 않아 기억에 남는다. 나도 이렇게 작성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는 ㅎㅎㅎ

 

늙음에 관한 흥미로운 통찰이였고, 멋진 선생님을 만난 기분이였다. 진정 추천하고픈 도서다.

 

 

_나는 나 또한 언젠가 감히 아득히 먼 옛날의 모험담을 젊은 사람들에게 떠들어대는 나이 먹은 여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모르긴 해도, 그저 단순히 내가 언젠가 나 역시 노인이 되리라는 걸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_

 

_나는 안다, 나 자신이 절대 양로원 같은 곳에 내 한 몸을 의탁할 사람이 아님을. 아이고, 그런데 타이밍이 애매하다. 사람은 언제나 적시에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

...

나는 내가 과연 고통과 퇴락 그리고 그에 따르는 절망감까지도 감내할 정도로 삶에 애착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_

 

 

_사위엘 베케트가 ‘이름 붙일 수 없는 자’에 쓴 다음 문장을 끝없이 반복할 것.

 

“계속해야만 한다, 나는 계속할 수 없다, 나는 계속할 것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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