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좋아하는 공부 사전 - 심리학과 뇌과학에서 찾아낸 공부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
홋타 슈고 지음, 오승민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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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뇌가 좋아하는 공부법을 찾아서 정리한 ‘뇌가 좋아하는 공부 사전’.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과학적인 방법들이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학생들이 공부를 더 즐기게 하고 싶어서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게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어서 따라해보기 쉽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부 습관을 체크해볼 수 있는 항목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방해받지 않는 밤에 몰아서 공부한다.

텍스트를 스마트폰으로 읽는다.

손필기 대신 PC난 태블릿, 스마트폰에 입력한다.

암기한 내용은 바로 복습한다.

공부는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 한다.

든든하게 먹고 나서 공부한다.

졸리면 커피를 마셔서 뇌를 각성시킨다.

반드시 조용한 곳에서 공부한다.

하기 싫은 어려운 과목부터 시작한다.

 

이들 모두, 잘못된 공부법들이라고 하니, 하나라도 해당되면 이 책 내용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본문은 7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의 부제들은,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핵심 공부 기술, 기억력 암기력 집중력 장악하기/ 공부의 시작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부터/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는 비결/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나오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지식/ 공부에 대한 오해가 성적을 갉아먹는다/ 실정에 약한 유리 멘탈을 강철 멘탈로 바꾸는 법, 이다.

 

공부방법부터 정신력 트레이닝까지 고루 다루고 있어서 각자 충분히 대입시켜 볼 수 있다.

 

 

제목에 걸맞게 뜻밖에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공부하기 전 가벼운 산책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게임에 관한 내용도 나오는데 심하지 않은 적당한 게임은 기분전환용으로 좋다고 하고 있다. 책읽기도 공부시간을 해치지 않을 만큼만 권하고 있다.

 

태블릿PC에 손글씨로 메모할 때나 종이에 메모할 때나 뇌의 활동은 똑같다고 하니 정말 뜻밖이였다. 뇌의 활성화는 손글씨가 핵심이였다. 평소 지루함을 잘 느끼는 사람은 어느 정도 잡음이 있는 환경이 적합하다고 하니 참고할 만 하다.

 

약간 배고픈 상태로, 간식으로는 초콜릿으로 준비하고, 좋아하는 음악은 ‘공부하기 전에 듣기’를 권하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은 소문대로 의욕과 집중력을 높인다고 하니, 이 책을 읽고 자녀들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는 부모님들이 많아질 듯하다.

 

역시, 무엇보다도 유의미한 학습이 중요한데, ‘기억은 근력운동과 비슷’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중요해’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이건 꼭 외워야지’하고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익혀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즉 뇌에 이 학습의 목적을 확실하게 인지시키면서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뼈 때리는 이 내용, “의욕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공부뿐일까?! 변화를 위해서는 몸을 먼저 움직여야 된다는 것은 ‘뇌과학과 심리학의 상식’이 되었다.

 

 

공부가 너무 재미없어서 싫다는 자녀를 가진 학부모님들,

뭔가 시작하고 싶은데 그 첫 도약이 잘 안된다는 이들,

싫증을 빨리 느껴서 끈기 있게 지속하기 힘든 사람들,

공부 중 휴식의 방법을 모르겠다는 이들...

 

모두 읽어보고 따라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재미있고 부담없이 실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팍팍 줘서 의욕이 생긴다~~

 

 

_공부하다 보니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점점 지루해진 경험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순화 작용에 따른 것입니다. 그럼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되도록 똑같은 활동을 계속하지 않는 것입니다._ [‘홋타 교수의 공부 비결: 뇌의 순화를 막는 휴식법’에서]

 

 

_산책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고 결과적으로 뇌가 활성화되는 것입니다._

_까먹는 것은 꼭 외워야 한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중요하다고 의식하면서 공부하면 잊어버리지 않는다._

 

_밥을 잔뜩 먹고 “이제부터 공부해야지!” 하고 마음먹어도 머릿속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약간 배가 고플 정도가 딱 좋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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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예리! ㅣ 특서 청소년문학 22
탁경은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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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이 소설집. 5명의 작가가 모여서 한 권으로 완성되었다.

 

장편이 아니라, 여운이 남는 열린 결말들로 이뤄진 5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서 훨씬 좋았던 책이다. 다양한 스포츠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더 그랬을 것이다.

 

각 편마다 작가가 다른 덕분에, 모든 작품들을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스포츠를 다룬 청소년 소설은 처음으로 읽었다. 이 시기의 선택, 도전, 좌절, 경쟁, 성취 ... 그리고 고민들을 보면서, 어쩌면 스포츠를 일찍 시작한 이들은 인생굴곡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겪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일찍이 본인의 길을 찾아 매진하여 국제적인 성공을 거둔 스포츠인들을 보며 일반일들과 다른 인생 곡선으로 사는 이들처럼 느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살짝 떠올렸다.

 

일찍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던 그네들이 부럽기도 했었고, 그 열정과 노력이 존경스럽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이런 성공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다. 청소년기의 아이가 겪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중심이고, 집중하고픈 것을 찾았을 때 나아가는 용기와 행동에 대한 내용들이였다. 도와주는 이들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_스키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면 어떨까. 최종 목표가 스키 선수가 아니라면 오히려 더 다양한 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_ [‘스키를 타고 싶어’에서]

 

_“적어도 저긴 공평해. 열심히 해서 실력이 늘면 칭찬받잖아. 저기서는 시골 출신이라거나, 여자같이 생기지 않았다고 손가락질 받지는 않아.”_[‘나는 스트라이커’에서]

 

 

청소년시기를 다룬 이야기가 좋은 것은, 그 시기 특유의 풋풋함과 올곧음이 있기 때문이다. 핑계와 이유가 점점 많아지는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 인생은 ‘맞아, 이거였지?’ 하는 순간들이 모여서 완성되는 것 아닐까?!..

 

_한 끗 차이로 공을 건드리지 못했지만 이혜지는 박수를 치면서 돌아섰다. 그러면서 중얼거렸다.

“이게 축구구나.”_[‘나는 스트라이커’에서]

 

_조금이라도 더 많은 공기를 들이켜고, 내 몸 곳곳으로 산소를 보내기 위해 심장이 미친 듯이 펌프질을 했다. 살기 위해 내 몸이 이렇게 열심히 작동하고 있었음을 달이면서 깨달았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어도,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최선을 다한 것이었네!’_[‘달고나, 예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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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에서 춤추다 - 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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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판타지 소설 중 하나, ‘어스시 연대기’와 SF소설의 고전, ‘헤인 시리즈’ 작가, 에슐러 르 귄의 강연과 에세이, 서평들이 실려 있는 도서, <세상 끝에서 춤추다>를 읽었다.

 

‘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1976년~1988년까지의 강연과 에세이 부분은 목차에서 ‘여성: 페미니즘’, ‘세계: 사회적 책임’, ‘책: 문학, 글쓰기’, ‘방향: 여행’, 이렇게 4가지 분류로 각 글에 표시해 놓았다. 그래서 주제별로 골라 읽어도 좋을 구성이였다.

 

전반적으로는, 에세이라고 만만하게 읽기 시작하면 안 되는 글들로, 굉장히 날카롭고 통찰력 있다. 문제의식과 사회비판으로 논지를 이어가는 그녀의 필치는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로 처음 접한 에슐러 르 귄의 에세이나 서평류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이의 고민과 흔들림 없는 신념이 느껴졌었다. 이 책, <세상 끝에서 춤추다>는 더 강하게 문제의식을 끌어내고 있다.

 

주제별로 표시해 둔 것은 신의 한 수 였는데, 해당 글을 읽다가 방향을 못 잡겠다 싶어지면 분류기호를 한번 더 살펴보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남는 글들은, 강연과 에세이에서는, ‘서사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어느 공주 이야기’, ‘누구의 물레’, ‘여자 어부의 딸’ 이였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주로 ‘책: 문학, 글쓰기’, ‘세계: 사회적 책임’ 위주이고, ‘여성: 페미니즘’ 도 섞여있는 글들이다. 아무래도 내 관심사와도 맞물려 있을 것 같다. 특히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통찰은 철학자와 토론하는 듯 하고, 페미니즘 글들은 정말 합리적이고 매력적이다.

 

_서사는 필멸의 전략이다. 삶의 방식이며 수단이다. 서사는 불멸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시간을 정복하거나, (서정시처럼) 시간으로부터 도피하려 하지 않는다. 서사는 방향성이 있는 시간, 경험된 시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정하고 긍정하며 그 속에 참여한다._ [‘서사에 대한 몇 가지 생각’에서]

 

 

서평 쪽에서는 ‘C.S.루이스의 [다크 타워]’가 인상 깊었는데, 추측컨대 글 안에 언급되고 있는 톨킨에 대한 내용때문인 것 같다. 특히 그의 악을 다루는 방식이 깊이 남는다.

 

_톨킨의 악당들은 오크와 검은 기수들, 그리고 인간으로 보인 적도 없고 인간이 아니라 인간 내부의 악의 화신이며, 증오의 보편 상징이다. 잘못된 일을 하는 인간들은 완성된 인물이 아니라 보완 요소로 작동한다. 사루만은 간달프의 어두운 자아이고, 보로미르는 아라고른의 어두운 자아다. 뱀혓바닥 그리마는 거의 대놓고 세오덴 왕의 약한 부분이다.

 

놀랍도록 혐오스러운 타락한 골룸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읽는 그 누구도 골룸을 미워하거나, 미워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골룸은 프로도의 그림자다. 그리고 모험을 완수하는 존재는 영웅이 아니라 그림자 쪽이다.

 

톨킨이 악을 “타자”에게 투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진짜 타자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_[‘C.S.루이스의 <다크 타워>’에서]

 

정말 좋아하는 판타지 시리즈,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지만 이렇게 다른 판타지 저자에 의해 분석되는 내용은 무척 인상 깊었고, 내 생각의 지평도 넓혀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에세이 등으로 만나는 에슐러 K. 르 귄은, 매번 ‘한 시대에 글을 쓰는 사람의 할 일이 무엇일까?’하는 질문을 생각나게 한다. 그녀의 강연글을 읽다보면, 용기와 통찰력 있는 작가의 말은 정말 빈틈없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된다.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잔존하는 문제들이 안타깝고, 변하지 않는 진리에 반성하게 되며, 그렇게 배워간다.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불리는 ‘어스시 연대기’! 그 글 너머에 있는 그녀를 만나고 싶다면, 에슐러 K 르 귄의 에세이들, 서평들도 꼭 챙겨보라고 말하고 싶다.

 

_우리는 막강한 세력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빛입니다. 아무도 우리를 끌 수 없어요. 여러분 모두가 언제까지나 찬란하게, 꺼지지 않고 빛나기를 빕니다._ [‘어느 공주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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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ㅣ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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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내 경우에는 미학과 음악을 연결 지어서 떠올랐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시각적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다채로운 색을 가진 미술 방면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창작에서 빠질 수 없는 개념, 모방에 대해서도, 그림을 먼저 생각했지, 음악을 떠올렸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편향적으로 생각해 왔던 미학과 그 요소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음악을 대하는 나의 관점도 훨씬 폭넓어지게 되었다. 저자 오희숙 교수는 음악미학과 현대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연주중인데, 현대음악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미학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첨단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디지털 현대음악과 AI 음악을 연구하면서 포스트휴머니즘 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러한 저자 소개만 보더라도 BTS 까지 담고 있는 이 강의록이 얼마나 알찬 내용들을 품고 있는지 짐작가능할 것이다.

 

 

음악의 모방미학에 대한 설명 중, 참 아름다운 예를 들고 있는데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내용은 이렇다.

 

_피아노 독주곡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은 음악적 색채감을 중요하게 보았던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의 작품이다.

....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을 들을 때 (제목 덕분인지) 달빛이 비치는 아름다운 밤하늘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연 이 작품은 ‘달빛’의 정경을 음악적으로 모방한 것일까?

 

사실 달빛이 비치는 정경을 그림으로는 묘사할 수 있을지라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

드뷔시의 경우, 자신은 음향적 묘사보다는 대상에 대한 영혼의 움직임을 해석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분명 음악은 자기 특유의 방식으로 대상을 모방하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_ [‘음악은 어디에나 있다’에서]

 

이 곡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같이 들어있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염두에 두고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이런 ‘음악 듣기’ 박스를 통해 입체적으로 음악미학을 즐길 수 있었다.

 

 

‘음악에는 철학이 있다’ 에서는 쇼펜하우어와 니체, 아도르노의 음악철학으로 훨씬 더 깊어진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철학자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음악을 감상으로만 분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챕터의 내용은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역시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음악’이라는 장르!

 

_니체는 비극의 본질을 음악의 상징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았고, 따라서 “음악에 비하면 모든 현상은 오히려 비유에 불과”한 것이었다. ..... “음악은 디오니소스적 보편성을 비유 형식으로 최고의 의미를 가지고 나타나게 한다.”_ [‘삶을 긍정하려면 음악이 필요하다’에서]

 


이 책의 마무리는 사회현상을 담는 음악의 참여성으로 하고 있다. 이 챕터의 내용은 평소 내 의견과도 일치하는 점이 많았는데, BTS(방탄소년단)의 <봄날>과 크라이들러의 <간접광고>, AI 작곡가, 크로스오버 뮤직 <범 내려온다> 내용들이 정말 흥미로웠다.

 

특히, BTS의 <봄날>에 관한 아래 내용을 시사하는 바가 컸다. 시대변화에 따라 메시지 전달법은 유연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 수 있었다.

 

_..... <봄날>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마음이 노래 깊숙한 곳에 담겨 있는 듯하다. BTS가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직설적인 사회 반영이나 비판 대신 상징성과 열린 해석의 공간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일 것이다._[‘음악과 사회, 그 다이나믹한 관계’에서]

 

 

어떤 영역이든, 익히 알고 있었던 틀을 깨는 것은 무척 즐겁고 벅찬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음악미학, 음악철학.... 그리고 시대변화에 따른 음악장르의 진화 등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믿고 열어보는 ‘서가명강’, 역시 성장하는 시간 이였다. 나의 음악 듣는 법은 이 책을 읽기 전후로 나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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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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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차 세계대전 이후에 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 그 사이에 독일을 방문한 여행자들의 기록으로 이루어졌다. 저자인 줄리아 보이드는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 근무했고 외교관의 아내로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조사연구자로 뛰어났었던 그녀는 이 책에 들어갈 오리지널 자료들을 찾기 위해서 전 세계의 문서 보관소들을 섭렵해 왔다고 한다. 그녀가 대단한 이유는 유명인물뿐만 아니라, 소소한 보통 사람들이 남긴 기록과 흔적들을 통해서 숨은 이야기들까지 조명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도 그런 도서들 중 하나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적극적으로 여행객들을 유치했다고 한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고, 국제 여론에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이기도 했었기도 했으며, 여행객들을 통한 간접적 직접적 홍보 효과도 노렸음이 보이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들, 학생들부터 문인들, 운동선수들, 예술가들, 사회고위층 등, 방문객들은 정말 다양하다. 당시의 독일은 패전으로 경제적으로 힘들게 된 독일인들에게 히틀러는 새 희망으로 떠오르기 충분했고, 마을마다 있는 수영장, 중세풍 마을, 적은 교통량, 접근성 높은 호텔, 친절한 현지 주민들, 많은 맥줏집은, 나치 선전 기관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관광객들이 꾸준히 독일을 여행지로 선택하게 하는 요소들로 작용하였다. 놀라웠던 것은, 이 속에서 나치를 적대시하는 여행자들까지도 그 때의 깨끗한 독일 도시들을 진짜 독일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얼마나 방문객들을 잘 속였는지 짐작 가능해 진다.

 

심지어 히틀러를 만나고 감복하여 벅찬 감상을 남긴 이들도 있었고, 자신의 어머니가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반유대주의 발언을 한 이들도 있었다. 읽다보면, 그 당시의 독일은 사람을 압도하는 어떤 분위기와 사상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반유대주의와 히틀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각인일 것이다.

 

유럽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있었던 반유대주의는 따로 설득할 필요도 없이 나치를 독려했을 것이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인물, 히틀러에 대한 호기심은 중심을 잡고 바라볼 수 있는 이성을 마비 시켰을 지도 모르겠다.

 

_.... 그 당시 강제 노동 수용소의 끔찍한 처사를 보고서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어깨를 한번 움찔하는 것으로 끝난 사람이 마이클 번 뿐만은 아니었다. 반유대주의는 영국 상류층에 만연해 있었고 이것은 프랑스와 미국의 상당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_

 

 

그리고 책 후반기에서, 관망하듯 읽고 있을 독자들에게 실제 사례 하나를 들어 질문하고 있다. 영국인 여행자, 에이트니와 윌리엄 부부가 경험한 것이다.

 

_그들이 막 차를 주차하고 관광에 나서려고 하는 순간, 어떤 유대인 여자와 십대 소녀가 부부에게 다가왔다. 아이는 심하게 절뚝였는데, 열다섯살쯤 되어 보였고 한쪽 발엔 높게 굽을 댄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 여자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녀는 차에 붙여진 그레이트브리튼 스티커를 봤고, 이제 부부에게 애원하며 딸을 잉글랜드로 제발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결정을 내린 건 에이트니였다. 그동안 휴가를 보내며 현지 사정을 충분히 살펴보았고 그녀는 장애가 있는 유대인 소녀가 나치 독일에서 전망이 결코 밝지 않을 것임을 알았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승낙했다. 그녀의 입장에선 놀라운 자선 행위를 한 것이고, 아이 어머니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믿음직한 일이었다. ..... 그녀에게는 오로지 딸이 독일을 벗어나는 것만이 중요했다._

 

이쯤에서,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 질문에 맞닥뜨리면 그 전까지 참 이해 안된다 싶었던 여행객들이 문득 보통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어떻게 했을까? 이들처럼 이런 상황에서 흔쾌히 오케이 할 수 있었을까?

 

 

책을 받으면서도, 지금 시대에 대입해보면 이렇게 안어울리는 조합이 있을까 싶었던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그리고 읽는 동안에는 이 많은 사람들과 경험담들을 어떻게 정리해서 리뷰를 써야하나 고민되었었다.

 

하지만 또 한편, 인간 특성에 견주어 생각해보면, 어쩌면 단순하게 느낀 바를 적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방대한 자료들에 놀랐고, 그 안에 담겨있는 뿌리 깊은 편견에 소름끼쳤으며, 휩쓸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두려워졌다.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하는 많은 것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꼭 읽어봐야 하는 역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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