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의 약을 오직 여자들에게만 파는 비밀 약방의 비밀과 그 약방을 둘러싼 연쇄 독살사건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이란 무엇일까"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파수꾼>을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파수꾼'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 없어요.”

극단적으로 치우친 사랑, 이것도 사랑인 것일까요. 사랑의 의미에 대해 묻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에는 배타적인 측면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그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 정말 사랑은 이렇게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살인도 가능한 것일까. 내 사랑이 너무나 중요한 나머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해도 괜찮은 것일까. 

 

이 책  『마음의 파수꾼』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은 사랑의 양면성, 이중성에 대해 묻고 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발견하게 된 인간의 이면, 사랑의 극단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할라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45살의 도로시는 어느 날, LSD에 취해서 차에 뛰어들은 20대 청년 루이스를 만난다. 갑자기 뛰어난 그 청년으로 인해 도로시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던 폴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청년조차 죽을 뻔한 위기를 겪게 된다. 가족도 없어 그를 보살필 사람이 없었던 상황에서 도로시는 그 청년을 측은히 여겨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그 때부터 루이스와 도로시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다친 루이스를 병간호하면서 돌보려는 의무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자라나게 된다. 특히 루이스는 자신에게 진심을 다해 보살펴주는 도로시의 마음에 반해 점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도로시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기 시작한다.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녀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는 루이스의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명백한 살인이지만, 도로시 또한 루이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어느새 그 살인의 이유를 루이스에게 제공하고 동조한 공범이 된다.  살인도 불사한 루이스의 도로시를 향한 맹목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은 과연 옳은 것일까. 그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루이스의  사랑은  과연 살인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일까. 

 

그가 가진 사랑의 개념에는 배타성이 개입되어 있었다. 나는 그를 계속 몰아붙였다.

"하지만 여섯 달이나 알고 지냈는데 폴에 대해 아무런...호감도 아무런 애정도 없다는 거야?"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 없어요."

-p. 145- 

 

결국 루이스는 영화배우로서의 성공과 막대한 부를 버리고 루이스 곁에 남게 된다. 그녀의 마음의 파수꾼이 되어서 루이스와 폴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이제 루이스, 도로시, 폴과의 세 사람의 불편한 동거와 생활이 시작된다. 이제는 도로시도 루이스가 그녀 곁에 있어야 함을 안다. 그리고 그녀 또한 루이스가 곁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그를 오래 데리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영원히. 당신도 잘 알고 있는 바잖아."

(중략) 

"당신 이렇게 지내는 게 행복하지 않아?"

"행복하죠, 무척."

내가 대답했다.

-p. 184-185

 

아마도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비록 루이스의 사랑이 너무 극단적이고 맹목적이라 할 지라도 도로시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마음의 파수꾼』에서 루이스와 도로시의 사랑을 통해 사랑의 이중성, 양면성을 가진 사랑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것 같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강의 특별한 시도 '에세이 소설"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푸른 상흔>를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푸른 상흔'

 

-소설과 에세이의 벽을 허물어버린 프랑수아즈 사강의 에세이 소설-

 

우리는 소설이란  작가의 상상과 의도에 따라 지어낸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에세이는 작가가 인생,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을 말한다. 그런데 소설과 에세이의 벽을 허물고 이 두 개의 장르를 하나로 합친다면 어떨까. 소위 말해서 '에세이 소설'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고 독특한 문체를 구사하는 사강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형식을 파괴해서 에세이와 소설의 벽을 허문 독창적인 시도를 한 작품인 『마음의 푸른 상흔』을 만났다. 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에세이 소설이다. 사강은 19살에 첫 번째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으로 문학비평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를 한다. 그 후 18년이 지난 후 37살에 '에세이소설'이라는 다소 독창적고 낯선 형식의 작품을 쓰기 시작한다. 1년 여의 집필 후 이 책 『마음의 푸른 상흔』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에세이 소설을 처음 접한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 독특해서 처음에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소설 속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엔 저자인 프랑수아즈 사강 자신의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그러다 다시 소설 속 등장 인물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강의 의도대로 소설과 에세이라는 형식을 파괴하고, 등장인물과 작가 라는 거리도 없애버려 등장인물과 사강이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강은 자신과 같은 또래의 스웨덴 출신인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를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들 남매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 왔지만, 무일푼이며 직업도 없다. 소설 속 이야기는 이 남매들이 어떻게 파리에서 생존해 나가는지에 대한 그들의 '파리 생존기'이다. 사강은 그들 남매의 생존기를 써내려가면서 그녀 자신의 이야기 또한 들려준다. 그녀가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 이후 직업 작가로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뇌,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그녀의 진심, 그녀의 인생, 일상 생활에 대한 생각, 페미니즘을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그녀의 의견 등 어떤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녀의 생각을 써내려간다. 

 

이렇게 한참 그녀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다시 소설 속 주인공 이야기로 돌아간다. 사강은 이 등장인물에게 많은 애정을 느끼고 그 등장인물 속에 그녀 자신을 투영해나간다. 즉 하나의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하는 '액자식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중에는 작가와 소설 속 등장인물이 만나서 함께 한 공간 안에 존재하게 된다. 마치 작가가 등장인물이 존재하는 소설 속 공간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같다. 보통은 작가는 소설 밖에 존재하는데, 사강은 소설 속에 들어가 그들과 소통한다. 사강은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들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낀 것일까. 그들 남매가 곧 사강 자신이지 않았을까. 그들 남매의 파리 생존기를 통해 사강 자신도 그렇게 자신이 살아왔음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런데 소설 속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가 파리에서 생존하는 방식은 과연 옳은 것일가. 소설 속에서 이 남매들의 끈끈한 정과 믿음, 신뢰가 돋보인다. 그들이 무일푼이기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빌붙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들의 외모와 매력을 이용해서 그들은 전혀 일을 하지 않고도 파리에서 그럭저럭 살아간다. 그들 남매는 너무나 외모가 뛰어나서 외모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선의를 살 수 있다. 항상 그들에겐 그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들과 가까워지려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들 남매는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그들 남매만 믿을 뿐, 어느 누구도 믿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그 사람들이 보이는 호의와 사랑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적당히 그 마음과 사랑을 받아주면서 그들 남매가 필요한 것을 요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그들의 생존 방식이 통할까.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그들을 도와줄 사람들도 없었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외모를 포함한 육체적인 매력을 이용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사강 자신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19살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으로 화려한 데뷔를 한 후,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인기와 명성에 힘입어 살아왔다. 처음에는 그 명성이 뿌듯함을 주었지만, 점점 더 부담으로 다가왔을지 모른다. 그 작품보다 더 좋은 작품을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작용해서 어느 날은 글을 한 글자로 쓰지 못한 날도 있었다. 그렇게 직업 작가로서 느끼는 고뇌, 스트레스, 불안이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 이야기 이면에 존재한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자 하며 앞으로도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왜 글을 쓰냐는 질문에 그녀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우울증을 피할 수 있다고, 적어도 그 병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면 왜 글을 쓰겠는가? 모든 텍스트의 절대적인, 고유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소설이든, 에세이든, 심지어 논문이든, 이처럼 늘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 p.135

 

그래서 소설 속 이야기보다는 사강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가 더 인상적이다. 어쩌면 사강은 그들 남매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에세이 소설' 이라는 독특한 소설을 쓴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강의 소설을 읽어본 독자로서 이 책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사강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마음의 푸른 상흔'의미를 살펴보자. 사강은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의 생존방식과 로베르 베시의 고독한 죽음에 대해, 그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는 인생을 살면서 각자 그렇게 영혼에 푸른 멍이 든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약하고 소중한 우리의 영혼을 잘 돌보지 않고 소홀히 한다. 그렇게 영혼은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푸른 멍까지 들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영혼의 상흔의 심각성을 보고 난 후에야 그 심각성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상흔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자초한 것이라고 사강은 우리에게 말하며 경고를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빼앗아가는 것은 뭔가 약하고 소중한 것, 기독교인들이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영혼을 잘 돌보지 않으면 어느 날 숨이 턱에 차 은총을 구하는 영혼의 상흔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상흔은, 분명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 p.139

 

사강이 말했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라는 것은 나는 나를 치유할 권리도 있음을 같은 의미일지 모른다. 우리가 자초하고 잘 돌보지 못했던 영혼의 상흔을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돌아와야 함을 소설 속 등장인물과 사강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사강은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문학, 사회 현상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혼이 상처 입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치유를 통해 영혼의 상흔이 아물기를 바란 것이다. 

 

사강을 좀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사강의 특별한 시도인 '에세이 소설'  『마음의 푸른 상흔』을 추천하는 바이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을 사랑합니까?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당신의 귀감이었습니까, 아니면 악몽이었습니까? 인생이 당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기 전에 당신은 누구를 사랑했습니까? 당신의 눈 색깔이, 당신의 머리 색깔이 어떻다고 말해준 사람이 있습니까? 밤이 두렵습니까? 잠꼬대를 합니까? 당신이 남자라면, 성질 고약한 여자들을, 여자란 자고로 따뜻한 날갯죽지에 남자를 품어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들을―최악은 그럴 줄 안다고 착각하는 여자들이죠―떨어져 나가게 할 가슴 시린 고통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의 상관부터 아파트 관리인까지, 마주치기도 싫은 주차단속 요원부터 한민족 전체를 책임지는 불쌍한 마오쩌둥까지, 모든 사람들이―당신을 포함해서요―외로움을 느낀다는 걸, 죽음만큼 삶에 대해서도 두려워한다는 걸 아십니까? 이런 진부한 생각이 두려운 것은 이른바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그것을 늘 잊고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기거나 적어도 살아남기만 바라니까요. 

-p.70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별 상실에 대하여"

 

프랑수아즈 사강의 <길모퉁이 카페>를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길모퉁이 카페'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열 아홉가지 이별의 파편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이별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사랑을 한 후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고, 삶의 이별인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특히 죽음을 통한 이별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살아온 인생 모두와의 이별이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그런 이별과 상실의 순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온다. 

 

이런 이별과 상실을 순간을 프랑수아즈 사강은 섬세한 필체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인 『길모퉁이 카페』를 만났다. 이 책 『길모퉁이 카페』는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번째 소설이다. 이 책은 1975년에 처음 출간되었다가 2004년 프랑수아즈 사강 사망 후 2009년에 다시 출간이 되었다. 사강의 장편소설은 스무 편 정도 발표되었지만 단편 소설집은 네 권에 불과하다. 이 책 『길모퉁이 카페』가 그 중 한 권에 속한다.

 

이 책 『길모퉁이 카페』에 소개된 열 아홉 편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이별과 상실에 대한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책 속에서 그녀 특유의 독특한 목소리와 문체를 담아 이별과 상실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짧게 만났든, 오래 만났든 간에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별하는 이유, 이별이 찾아오는 방식도 각각 다양하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19개의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각각 다양한 이유들로 찾아오는 이별과 상실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한 때는 그 사람을 사랑을 했으나, 더 이상은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 이별을 하기도 한다. 또는 『누워있는 남자』에서 불치병에 걸린 남자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떠나야하기 때문에 이별을 선택한다. 비록 아내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더라도 죽음의 순간에는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 지금 내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뿐이다. 

 

"어쨌든 이제 그에게 행복 같은 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행복이든, 마르트든, 다프네든, 이제 그는 뛰고 또 뛰는 심장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사랑하는 그것뿐이다.

p.63, 「누워 있는 남자」 중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한 후, 그 사람을 못 잊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저녁」속의 그녀처럼 다른 남자에게서 위로를 얻고 싶어하기도 한다. 아니면 이미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식어서, 더 이상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서 이별을 먼저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별을 결심한 순간도 하나의 어떤 우연한 사건으로 그 결심도 바뀔 수 있다. 「왼쪽 속눈썹」 속의 그녀가 기차 화장실에 갇혀 버리게 되는 사건을 통해 이별을 통보하려는 결정을 바꾸고, 다시금 그 사람을 사랑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이별의 순간도 하나의 우연한 상황, 한 마디의 말, 한 순간의 충동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삶과 일상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들도 있다.  「개 같은 밤」 속에 등장하는 남자는 가족들을 먹여살리려고 노력하다가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다.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주기 위해 남자는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고 한다. 그 일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결국엔 가족들에게 선물을 안겨준다. 그런 가장의 웃고픈 상황에 공감하기도 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낚시 시합」 같이 유머스러운 상황도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표제작인 「길모퉁이 카페」에서는 3개월 시한부 인생을 받은 한 남자가 나온다. 폐암 선고를 받고 그가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단 3개월, 그에게 남아있는 시간을 그는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그는 길모퉁이 카페에 들어가서 페르노 한 잔을 주문한다. 그리고 그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카페에 있는 손님들을 위해 술을 한 잔 돌리고 난 후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이 그가 자신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라고 생각했다. 

 

그의 죽음이 코 앞에 다가왔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큰일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피할 수 없는 미래를 맞이한 자신의 상황, 초췌하고, 머리가 다 빠지고, 비틀거리며 주사만 기다리는 자신을 만들지 않으려면 미래를 앞당기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p.203, 「길모퉁이 카페」 중에서

 

이 밖에도 다양한 상황 속 이별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들 속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슬픔, 고독, 외로움 등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인생의 이별과 상실의 단편들은 프랑수아즈 사강은 담담하게 이 책 『길모퉁이 카페』속에서 이야기한다. 마치 인생의 길모퉁이 들어선 겁에 질린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것 같다. 이별과 죽음의 순간 속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그 과정을 그림으로써, 그것 또한 삶의 한 과정임을 인식하게 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전하는 19편의 이별과 상실 이야기들을 통해 그녀의 독특하고 시니컬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책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 나름의 문체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편들이긴 하지만, 여느 장편들 못지않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들고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좀 더 알고 느끼게 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을 추억하고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길모퉁이 카페」를 추천하는 바이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들어지고유행하고 소멸하게 될 말들에 대하여 "

 

금정연의 <그래서...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읽고




새롭게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지게 될 말들과 

그 말들을 사용하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들

 

어느 날, 딸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

"엄마, 엄마는 '존버'가 무슨 뜻인지 알아?"

"존버? 외국 이름인가?" 

"아니. '존나게 버티기' 의 줄임말이야."

"헐."

 딸아이의 대답을 들은 나는 말그대로 '헐'이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세대차이일까. 요즘 딸아이가 쓰는 말들을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요즘 아이들이 SNS 상에서, 유튜브 상에서 쓰는 말들이 '안물안궁,' '취존' , '솔까말' '관많부'등 축약어와 '어쩔티비' ,'킹받네' '개이득' 등과 같은 급식체 등의 신조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이런 신조어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나를 구원해주고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이 책 속에는 그동안 내가 궁금해하고 아이들이 많이 사용한 용어들의 설명과 유래 등이 나와 있었다. 정말 너무 기쁜 나머지 '유레카' 를 외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책 『그래서...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사용되고 대표할 만한 신조어 24개를 선별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최신 트렌드와 이슈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의 실상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생기고 없어지는 수많은 말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들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좁아진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주식과 가상화페에 투자하여 '존버' 와 '손절'을 거듭해야 하는 현실, 능력보다는 부모의 재산이나 부 등으로 계급이 결정된다는 수저론에서 나온 '금수저', '흙수저', 세대 차이를 나타내는 '틀딱' '등과 같은 신조어들은 슬픈 우리 현실을 보여준다. 왜 이런 말들이 생겨났고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언어는 보통 그 사회의 트렌드와 이슈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 트렌드로 인해 생겨난 말들도 있지만, 말 자체에 '혐오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 신조어들도 있다. '아싸와 인싸' , '맘충' , ''노키즈존' '이대남' '한남' 등이 그런 단어들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맘충' 이라는 말을 들으면 상당히 기분이 나쁘면서도 서글프다. 어찌 '엄마'라는 존재가 '벌레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맘충뿐만 아니라 '진지충', '설명충'  등과 같은 용어들이 유행을 했었다. 왜 우리는 이런 용어들에 '벌레' 라는 단어를 붙이게 된 것일까. 맘충과 같은 혐오 표현으로 '노키즈존'도 있다.  카페나 식당 표지판에 '노키즈존'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떠들고 돌아다니느 것이 그렇게 참지 못할 일일까.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 또한 참지 못하고 혐오하면서 그들의 입장조차 막게 된 것일까. 이런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일반화되고 있는 현실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으로써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하다. 

 

분명한 건,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노키즈존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건 차별이다. 「…」 중에서 나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환대할 능력이 없는 사회가 아닐까 의심한다. ‘아이들과 함께할 자격이 없는 사회’라는 뜻이기도 할 테다. 이런 이유로 만약 한국인이 멸종한다면 그것대로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 문제는 그때까지 살아가야 하는 미래의 아이들이다. 냉소는 쉽다. 하지만 냉소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순 없다. 다음에 올 세대들을 위해, 우리에겐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

-p.177 「4장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_ 노키즈존」 중에서

 

신조어들은 때로는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기준을 반영하기도 한다. 요즘 우리 사회 결혼 트렌드는 '비혼주의' 가 성행하고 있다. 결혼을 아직 못하는 것이 아닌 당당히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선택들이 많아져서 오히려 선택 이데올로기에 시달리게 됨으로써 '국룰'이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가 되고 슬픈 개구리 페페를 등장시켜 '밈'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일상의 힘겨움을 탈출하고 해소하기 위한 '씨발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신조어들의 생성과 사용에 대해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런 신조어들을 사용하는 것이 나쁜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신조어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그 신조어들이 생겨난 배경과 그 속에 투명된 우리 사회의 모습과 문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사고나 생각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 신조어들 속에 숨겨져 있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와 숨겨진 생각, 인식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인식들이 달라지면서 예전에는 없었던 문화와 사회 현상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런 현상들을 반영하고 표현한 것이 바로 신조어들인 것이다. 어쩌면 지금 상황이 나아지거나 달라지면 그 말들이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 언어들이 '사어'로써 한 때의 추억이나 시대 현상으로 남게 될 것이다. 또한 혐오 표현들을 나타내는 말들을 통해 우리 사회 속에 만연해있는 혐오 현상에 대해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그러니 신조어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편견을 갖거나, 세대차이만을 느낄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 있는 숨겨진 생각과 내면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신조어들을 통해 우리  사회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하겠다. 앞으로 이런 말들이 계속 사용될지 아니면 사라질 지 모르겠지만, 이 신조어들을 우리가 계속 사용하는 한 이 책 『그래서...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는 곁에 두고 수시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