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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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 경계 넘나드는 환상괴담 "

정보라의  <죽음 언제나 당신과 함께> 를 읽고 



“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보라월드 서막”

-2023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한국 최초 선정-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은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와 같은 죽음과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심을 보이며 우리를 환상 괴담으로 초대해온 정보라 작가는 이 책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산 자와 죽음 자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그동안 작가는 전작인   『아무도 모를 것이다』를 통해  환상과 현실, 신화와 역사를 뒤섞인 기묘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호러와 판타지, 비현실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10개의 정보라 작가의 환상 괴담은 우리에게 공포를 주어 소름끼치게도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회한에 안타까움을 느끼게도 한다. 보통 귀신이나 유령이라고 하면 공포를 주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죽은 자인 그들의 존재는 연민을 자아내기도 한다. 

 

표제작인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람을 차로 치고도 도망쳐버리면서 최소한의 양심과 인륜을 버리는 사람들, 머리가 잘려서 허공 속을 떠도는 사람, 인간의 탐욕을 깨닫게 하는 죽은 자들의 대화 등을 통해 우리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마치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아야하듯이, 죄를 지은 산 자들은 죽은 자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을 심판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죄를 지은 사람들은 평화와 안식도 없고 죽음조차 그들의 편이 아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또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죽음이 무엇인지, 죽음 다음에 무엇이 있는지, 이렇게 오래 죽은 채로 지냈지만 나도 그도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가 알도록 허용된 일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아는 것은, 죽음은 우리와 오래 함께하며 오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오래 곁을 지켜준다는 사실뿐이다.

-p. 31, <죽은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던 <감염>을 통해 폭력의 본질과 전염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 폭력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는 폭력에 물들고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지를 화자인 나와 기이한 부탁을 하는 남자와의 이야기를 통해 잘 보여준다. 인간의 본질 속에 잠재된 폭력성과 영향력을 깨닫게 된다. 

마치 세균에 감염되듯이, 우리 또한 아무 이유없이 폭력에 감염되어 모르는 사이에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폭력이란 이상한 것이다. 처음에는 망설이면서 마지못해 툭툭 건드리는 정도에서 시작했지만, 주먹을 한 번 뻗을 때마다 그 강도는 점점 세졌다. 처음에는 몸통, 중에서도 맞아서 크게 다치지 않을 법한 부위를 생각해서 골라가며 때렸다. 그러나 몇 번 그렇게 때리다가 주먹이 두 번째로 명치를 가격하고, 남자가 다시 몸을 반으로 꺾었을 때 미처 손을 조절하지 못해 주먹이 뺨에 가서 맞고, 당황하는 나에게 남자가 ‘얼굴 때리셔도 됩니다’라고 속삭인 시점에서 이미 나는 통제력을 잃었던 것 같다. (중략)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아무리 부탁받았다고는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나는 왜 이 지경으로 때렸는가.
-p. 63, <감염>중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진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 손에 자란 화자와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그녀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인 <내일의 어스름>도 흥미로웠다. 어린 나이에도 전혀 병치레 없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는 정상적인 아이같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아이의 몸에 신이나 미지의 존재가 깃든 것 같다. 화자인 나를 평범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고 아이에게 깃든 어스름의 순간을 막아내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 죽은 자에 의해 지배받게 되는아이와 화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들의 운명과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푸스름한 어스름이 드리운 방 안에서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앉아 나는 누구인지 모를 존재를 향해, 어딘지 모를 우주를 향해 바라고 또 바라는 것이다....그저 바라는 것 외에는,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스스로 도는 한 내일도 모레도 찾아올 어스름의 순간을 막아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진정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p. 244, <내일의 어스름>중에서

 

이 밖에도 죽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보여주는 이야기인 <사흘>, 타의에 의해 행동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지 못하여 결국 행복했던 가정의 불화의 싸움의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게 되는 이야기인 <죽은 팔> 또한 흥미로웠다.  

또한 이승과 저승이 전화를 통해 연결되어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 전화통화를 하는 이야기인  <전화>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이처럼 이 작품들 속에서는 산 자뿐만 아니라 죽은 자가 등장하고 그들에 의해 운명이나 결말이 달라지기도 한다. 죽은 자가 산 자를 처벌하고 응징하기도 한다. 또한 죽은 자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욕망과 회한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고 죽음 이후에도 산 자의 세상과 죽은 자의 세상이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어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계야말로 정보라 작가만이 선사할 수 있는 '보라월드' 일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10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환상적이고 기묘한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소 오싹하고 소름끼칠 수도 있지만 흥미롭고 기이한 체험이 될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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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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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 이주 이야기 "

배명훈의  <화성과 나> 를 읽고 



“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하기를”

-배명훈 작가가 선보이는 국내 최초 화성 이주 연작소설 -

 

붉은 사막뿐인 텅 빈 행성인 화성에서도 인간이 살 수 있을까. 화성을 소재로 한 많은 SF 영화와 소설을 통해서 우리는 화성탐사나 화성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영화 <마션>은 화성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주인공인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는 생존을 위해 화성을 떠나야만 했다. 과학적인 자료에 따르면 화성에서는 생물체가 존재가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화성에서 인간이 생존하고 장기간동안 화성에서 거주가 가능하다면 어떨까?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소설 속에서 화성에서의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화성과 나』에서 작가는 붉은 사막 행성인 화성을 무대로 하여 화성에서 이주를 비롯한 화성에서의 새로운 삶과 신인류 화성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성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화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만약 화성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화성에서는 살인자를 어떻게 처벌하고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첫번째 연작 소설인 <붉은 행성의 방식>은 화성 초기 정착 단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화성에서 적용되는 행성의 규칙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화성인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뭘까요? 모험심? 호기심? 아니면 고집?"

"아니요, 의외로 회복력이에요. 무슨 일을 겪어도 화성인은 반드시 회복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에요.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가 돼 있죠. 위성도 조종사도 필수 인력이나 핵심 장비도, 서로서로 임무가 포개져 있어요. 하나를 잃어도 다른 개체가 이어받도록, 애초에 그렇게 구성해서 화성으로 보내진 거에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심우주를 건너서."

-p. 43, <붉은 행성의 방식>

 

 

<김조안과 함께 하려면>은 화성으로 이주해서 농사를 짓게 되는 다재다능한 인물인 김조안 화자인 나와의 이야기가 나와있다. '김조안'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특별하고 능력이 많은 사람인지 화자인 나를 통해 잘 드러난다.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김조안이라는 인물은 원더우먼은 아닐까, 아니면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인 초능력자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척박한 화성의 땅에서 농작물을 길러서 농사에 성공하는 김조안의 능력은 정말 대단해보인다. 마치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나에게는 김조안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너무 대단해서 우러러볼 수 밖에 없는 나의 연인 김조안! 그런 나는 김조안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게 사랑인지, 동경인지, 존경인지 분간이 안 간다.

 

그렇게 김조안은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래서 나는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지켜야 할 규칙들이 많다. 버스 정류장 온열 의자에 함께 앉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만남 장면에서 느낀 감정이 작가는 이렇게 표현한다. 

"눈이 마주친 순간, 온 세상이 나에게로 쏟아져 들어왔다. 세계는 전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비록 지구와 화성이라는 물리적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어지는 그들의 마음과 나를 통해 들려지는 김조안의 화성 이주와 그 행적들, 특히 그들의 사랑 이야기도 너무나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지구와 화성에서도 장거리 연애가 가능한 것일까.

 

화성에서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위대한 밥도둑>에서 작가는 화성에 위대한 밥도둑인 '간장게장'을 도입하려는 과정을 보여준다. 간장게장을 화성의 먹거리로 설정한 작가의  상상력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기도 했다. 과연 간장게장을 화성에서 먹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질문은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만약 지구-화성간 사이클러 운항 중에  승객들을 태우면 미사일을 격추하겠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행성봉쇄령>에서 지구 화성 간 사이클러 선장은 이와 같은 근지구궤도불명의 불합리한 명령과 협박을 받게 된다. 우주 정거장에서 승객들을 태운 셔틀과 도킹해서 사이클러에 승객들을 태우면 그 즉시 미사일을 발사해서 격추시킨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선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연 선장의 선택과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지, 승객들을 살릴지, 못 살릴지에 대한 결과는 마찬가지로 이 책 속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화성에서 태어난 화성인 사이에서 갈등은 없을까. <행성 탈출 속도> 를 통해 화성에서 태어난 화자와 지구인들간의 갈등과 지구와 화성 사이의 시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구와 화성의 시차는 짧아도 6분, 길면 40분이라고 하는데, 지구와 화성에 각각 떨어져 있는 연인들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또한 화성에서는 세상 만물이 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 곳에서 지명 또한 수로 표기된 것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화성에서의 삶이 지구에서의 삶과 어떻게 다른가, 지구와 다른 화성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이주민과 화성인들 함께 화성에 살게 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속 6편의 이야기들처럼, 우리가 화성으로 이주해서 사는 세상이 올까? 아직은 여전히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서라도 즐겁게 화성탐사 여행을 하고 화성에서의 삶을 그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난 3년간 화성의 행성정치에 매진한 끝에 이 책을 출간한 작가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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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칠드런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9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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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톨이 소년 한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이야기"

댄 거마인하트의  <미드나잇 칠드런> 을 읽고 



"가장 외로웠던 날, 그 아이들이 찾아왔다."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온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한 외톨이 소년이 있었다. 한 번도 친구가 없어서 언제나 외로움에 떨어야만 했다. 그렇게 외로움에 잠들지 못하던 한 소년에게 갑자기 한밤중에 나타난 소녀를 만나게 되고, 소년과 소녀의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이 책 『미드나잇 칠드런』은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외로움이 아닌 믿음과 신뢰를 느끼며 행복해하는 외톨이 소년 라바니의 성장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며 마음이 흐뭇해진다.

이 책을 통해 소년과 소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특히 래거본드 가족이라고 하는 아이들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가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소 추상적이면서도 어려운 주제를 외톨이 소년 라바니와 갑자기 나타난 소녀 버지니아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말해준다.

 

버지니아는 도니라는 힘쎈 아이의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려온 라바니를 도와 그런 폭력에 대항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다. 항상 자신을 보잘 것 없고 친구도 없는 외톨이라고 생각해온 라바니에게 '넌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면서 라바니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그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도와준다. 비록 버지니아는 보살펴주는 부모도 없이 살 곳을 찾아 아이들과 떠돌아다니며 사는 처지이지만,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보이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자신감을 잃은 라버니에게 넌 귀한 존재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준다. 그리고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당찬 성격을 가지고 있어 여러 위기의 상황 속에서 라바니를 구해준다.

 

라바니는 버지니아가 보여주는 우정과 신뢰 덕분에 자신감을 찾고, 자신이 귀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도니의 횡포와 폭력에도 점차 대응하게 된다.

하지만, 라바니는 버지니아가 밝힌 래거본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다. 버지나아를 포함한 일곱 명의 아이들은 모두 부모가 없는 고아와 같은 처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함께 하고자, '가족'이란 이름 하에 함께 살기를 희망해서 '늑대인 사냥꾼'을 피해 한밤중에 나타나 빈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라바니는 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사냥꾼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특히 그 비밀을 알게 된 도니의 협박과 강요에 시달리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한다. 

 

어쩌면 음악이란 우리가 듣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가족이 사랑하기로 선택한 사람인 것처럼. 그리고 집은 머물기로 선택한 곳인 것처럼. 진쩌로 만드는 건 바로 선택이다.

-p. 212

 

2부에서 벌어지는 라바니의 선택을 보면서 무엇이 과연 진정한 우정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위험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옳지 않은 선택을 해야했던 라바니의 행동과 그로 인해 버지니아에게 상처를 주면서 우정이 깨져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이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진실한 마음을 터놓고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진정한 우정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2부의 뗏목 경주 장면은 정말 한 편의 영화 장면을 보는듯이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에 빠진 버지니아를 구해주는 라바니의 선택과 행동을 너무 용감했고, 그는 진정한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3부에서 사냥꾼과 아이들의 추격전은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아이들이 잡히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 졸이면서 읽었다. 해피엔딩의 결말을 통해 작가는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이 책의 글머리에 밝힌 것처럼 작가는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우정을 나눌 자격이 있음을 말해준다. 가족이란 꼭 피와 살을 나눈 사람이 아닌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모두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외톨이 소년과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이야기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우정과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더군다나 사춘기 소녀와 소녀가 주인공이기에 우리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모든 이야기는 선택에 대한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도, 가족도, 우정도 모두 선택에 의한 것이다.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도 된다.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소녀와의 만남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게 해주고 외로움과 괴롭힘에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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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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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삶의 기록"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 순간들> 을 읽고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

 

그동안 『어떤 미소』, 『슬픔이여 안녕』, 『마음의 파수꾼』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과 감정묘사를 잘 그려온 프랑수아즈 사강이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그녀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사강'을 만날 수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과연 프랑수아즈 사강 과연 그녀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했었다. 작품 속 여성 주인공이 진취적으로 사랑을 쟁취하고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내가 예상한대로 실제로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로 가득한 그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인 것이다. 

그녀가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았던 것, 사랑했던 것들, 행복했던 순간들, 만난 사람들을 회고한 10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특히 빌리 홀리데이, 오손 웰스, 테네시 윌리엄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 등 재능, 고결함, 비극으로 그녀를 감동시킨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과의 영혼의 교류와 잦은 왕래와 만남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이 얼마나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진심으로 소통하고 교류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10편의 에세이 중 <빌리 홀리데이>, <테네시 윌리엄스>, <오손 웰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람의 편지> 5개 에세이에는 당대 문화 예술계 저명인사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을 보여준다. 특히 전설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유명세를 날리던 빌리 홀리데이가 인종차별 때문에 쓸쓸한 삶을 살다간 점,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테네시 윌리엄스가 동성애자로 배척당하고 작가 커슨 맥컬러스와의 동거를 한 점 등을 말하면서 그들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시인이여, 나는 당신이 그리워요. 이 그리움이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속될까 봐 나는 두려워요."

-p. 86

 

극작가, 소설가, 발레리나, 영화배우 등 문화적 인사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그들과의 인연을 계기로 단편 소설 쓰기에서 더 나아가 희곡 작품까지도 쓸 수 있었고, 실제로 그 작품들을 연극 상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프랑수아즈 사강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도박>에서 그녀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느낀 도박에 대한 경이로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을 담보로 잡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히룻밤 사이에 도박을 통해 상당한 금액의 인세를 날려버리기도 하는 등 그녀가 얼마나 도박을 즐겨 하고, 도박에 올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도박은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고 말하면서 도박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시간이라는 모래시계를, 돈이 주는 중압감을, 사회가 가하는 ‘문어발식’ 속박을 잊게 한다. 도박을 할 때 돈은 결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어떤 것, 장난감, 플라스틱 칩, 다시 말해 교환 가능한 본성을 지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또한 진정한 도박사들은 심술궂고 인색하고 공격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며, 너그러움을 그들 안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모든 소유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패배를 우연으로 간주하며 모든 승리를 하늘의 선물로 간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도박」중에서

 

<스피드>에서는 속도를 즐기는 자동차 경주를 할 때의 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빠른 속도감은 행복의 도약과 같다고 말한다. 도박과 스피드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자유분방하고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스피드는 어떤 것의 표시도 하니고 증거도 아니다. 도발이나 도전도 아니다. 그것은 행복의 도약이다."

-p. 98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p. 211) 라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말처럼, 그녀는 삶을 열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프랑수아즈 사강의 본래 모습을 알게 되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10편의 에세이들을 통해 열정적인 불꽃같은 삶을 사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읽을 때 좀더 작품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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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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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교수 두번 째 인생 수업"

모리 슈워츠의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를 읽고 



"오늘날 내가 살고 만들어 가고 경험하는 '지금'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

-미처 다하지 못한 모리의 마지막 이야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우리에게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가르침을 주었던 모리 교수가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를 통해 우리에게 두번째 인생 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 마음 속 진정한 스승이자 어른이었던 모리 교수가 세상을 떠난 후 우리에게 남긴 인생의 지혜는 무엇일까.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은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작을 모아 아들인 롭 슈워츠가 편집하여 출간하였다. 

'이 원고를 발견한 것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 뒤인 2000년대 초였다' 라고 서문에서 밝히듯이, 이 책의 내용은 모리 슈워츠 교수가 1995년 작고 후 그의 서재에서 발견된 원고라고 한다. 34년 전, 세상을 떠난 모리 교수가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는 무엇일까. 

모리 교수는 우리에게 늙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는 나이가 들어 잘 늙어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토대로 노년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늙어간다는 것이 쇠퇴, 쇠락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리 교수는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고 노년은 삶의 쇠락이 아닌 완성이라고 말한다. 

 

노후는 독특한 제약과 기회가 있는 특별한 성장기이다. 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노후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 p.9

 

특히 요즘같이 100세 시대에 있어서, 노년의 삶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 그리고 60대 이후를 제 2의 인생이라고 흔히 말한다. 자녀 양육과 교육, 경제적 부 축적 등 인생의 주요 과제를 완수한 이후 찾아오는 노년의 삶 속에서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인생의 중심에는 노년의 나이에 이른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한다.

 

웰 에이징과 최대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노년의 도전과제이다.
-p.144

 

우리는 어떻게 하면 웰 에이징, 즉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행복하게 나이가 들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모리 교수는 '나다움', 나다운 생이 무엇인지 깨닫고 삶을 찬란하게 사는 것, 더 나아가 마지막까지 성장하며 사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비단 모리 교수의 이런 가르침은 60대 이상의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이나 청년들도 삶 속에서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노년층을 모욕하고 차별하면서 노인의 인간성을 부정해왔다. 그래서 노인이 만족스럽고 가치있는 삶을 살 기회를 빼앗아왔다. 더이상 노인들은 쓸모없고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더이상 이런 노인을 모욕하고 차별하는 치욕적인 편견인 노인 차별과 노인 낙인을 없애고 노인 또한 우리와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그들의 안전과 행복이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인 모리 교수 또한  노년에 천식에 시달리며 루게릭병으로 병상 생활을 하였지만, 35년동안 그는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며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주면서 그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그들 자신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었다. 모리 교수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제 삶 속에서  그 자신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그 결과를 증명했다. 비록 그는 루게릭병으로 육체적인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살았지만,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만의 삶을 사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또한 웰 에이징을 하면서 노년의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다.

 

모리 교수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만난 웰 에이징을 잘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를 제시하여 더욱더 공감을 주고 있다. 웰 에이징을 하는 방법은 단순히 몇 가지 방법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리 교수는 웰 에이징을 위한 수십 개의 방법들을 제시하지만, 그 방법들은 하나같이 모두 주체적이고 자립적이며 소통하며 함께 하는 삶을 위한 방법들이기도 하다.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어떤 연령대이든 그 주인이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과 똑같이 중요하다. 누구나 공통의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p.137

 

정말 우리가 헹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웰 에이징이 정말 중요하다.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더이상 나이가 우리의 삶을 가로박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과 함께 '어떻게 나이를 들 것인가', '나이가 들어 어떻게 잘 살 것인가' 도 함께 고민하고 그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그 때에 이 책에서 모리 교수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죽은 후에도 모리 교수가 우리에게 인생과 노년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주고 우리가 노년에도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비록 이 책이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작이긴 하지만, 이렇게나마 모리 교수를 만나고 그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비록 그는 없지만, 모리 교수는 우리 마음 속에 영원한 스승으로 살아있을 것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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