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속의 여인 아르테 오리지널 28
로라 립먼 지음, 박유진 옮김, 안수정 북디자이너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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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한 여성 야심 그려낸 정교한 범죄 소설"


로라 립먼의  <호수 속의 여인> 을 읽고 



"내가 호수 속의 시체로 발견되었을 때 세상은 조용하고 무관심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메디가 어느 날 나와 관련된 사건을 들쑤시기 전까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로라 립먼의 최신 화제작-

 

 어느 날 호수 속에서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하지만 세상은 조용하고 사람들은 그 사건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한 당당하고 야심에 찬 여성이 그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일명 호수 속의 여인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책 『호수 속의 여인』은 범죄 소설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평범한 주부였던 주인공이 결혼 생활을 끝내고 자신의 꿈인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이 담겨져 있다.

1960년대 당시 전통적인 여성 역할인 아름답고 지루한 주부로 살아가던 주인공 매디는 진정으로 의미있는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20년 동안 지속되었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남편과 자식을 떠나 홀로서기를 한다. 어느 날 우연히 실종되고 살해된 11세 소녀를 찾게 되면서 그녀는 볼티모어 신문사인 <스타>에 취직하게 된다. 하지만, 기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고 아무도 그녀를 기자로서 특종을 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 호수 분수대에서 한 여인의 시신이 발견된다. 메디는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종 기사를 써서 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젊은 경찰관 퍼디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지속하면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수 속에서 한 여인의 시신이 발견되었지만, 세계는 조용했고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11세 소녀의 실종과 살인과 비교해봤을 때 반응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그 여성은 흑인이었고, 클럽에서 일하는 접대부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11세 소녀인 테시의 죽음에는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지만, 호수 속 여인인 클레어의 죽음에는 연민조차 보이지 않았다. 작가는 이 부분에서 당시에 인종차별, 성차별, 사생활 문제까지 담아놓았다. 만약 클레어가 백인 여성이었다면, 그녀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관심을 가졌을까? 비록 클레어가 클럽 접대부였더라도 말이다. 

또한 젊은 흑인 경찰관 퍼디를 통해서도 직장에서의 인종차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인종차별로 인해 메디는 퍼디와 비밀 연애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질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 당시 여성은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성차별을 받았다. 메디는 사건을 파헤치면서 특종을 잡아서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으려고 하지만, 그녀의 상사들은 그녀를 무시하고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호수 속의 여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결국엔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메디는 과연 기자로 인정을 받았을까?

 

사건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쩌면 작가는 호수 속의 여인의 정체와 사건의 진실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 평범한 주부였던 메디가 당당하고 야심찬 여성 기자로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범죄 소설이자 성장 소설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인 사건, 미스터리, 사건의 범인과 함께 마지막에 작가는 충격적인 반전까지 준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 반전이 무엇인지는 이야기 속 클레어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이미 애플 티비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을 맡았다고 하니 너무나 기대가 된다.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또한 작가는 이 책 속 주인공 메디를 통해 앞으로 우리 여성들이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갈지 묻고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자신의 꿈을 이루며 당당하게 살아갈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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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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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신세계 어디에"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를 읽고 



"<멋진 신세계> 속 냉혹한 미래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충격적인 미래 문명 비판 문학의 고전-

 

 

인공지능(AI)와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경제, 산업, 사회 전반에 걸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해 유전자 조작, 인공수정 등을 통해 인간의 탄생 과정에도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멋진 신세계』 속에서 그려지는 미래 사회가 이미 진행 중에 있는지도 모른다.  

 

 

획일화되고 통제화되는 문명사회와 개성이 존중되는 인간적인 야만 사회 중 당신은 어느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 어느 사회가 당신에게 '멋진 신세계'인가? 

당신의 유토피아는 어느 사회에 가까운가? '멋진 신세계'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포드 기원 미래 사회에서는 수정란에서부터 계급이 나뉜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이렇게 5개 계급이 출생 전부터 나뉘어져 계급이 결정된다. 모체 태생이 아닌 시험관의 수정란으로부터 자라고 산소 공급에 차등을 주어 계급을 결정한다. 알파 계급을 제외한 나머지 계급은 일란성 쌍둥이의 모습으로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태어난다. 마치 수십 명의 복제인간처럼, 수십명의 쌍둥이들이 각 계급에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간다.

 

 

선천적인 계급의 형성과 차등적인 계급 제도에 의해 획일화되고 통제된 상태에서 미래 사회는 운영이 된다. 그 운영의 중심에는 절대자이자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권력을 휘두르는 포드님이 있다. 마치 조지 오웰의 <1984> 속 빅 브라더와 같은 존재이다. 계급, 제도, 문화, 생활 모든 것은 오직 포드님에 의해 통제되고 조절된다. 그렇기에 각 계급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면서 포드님의 명령과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면 된다. 그렇기에 책도, 종교도, 어머니, 아버지 라는 가족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고통도, 번뇌도 없다. 오직 '소마'라는 신비의 약물만 있다면 말이다.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 때문에 시달리지도 않고, 아내나 아이들이나 연인 따의의 강한 감정을 느낄 대상도 없고, 마땅히 따르도록 길이 든 방법 이외에는 사실상 다른 행동은 하나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리고 혹시 무엇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소마가 기다립니다.

-p. 333~334

 

 

'소마'에 조정되는 인간의 감정과 행복! 그것은 정말 진정한 행복일까? 약에 취해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고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삶! 그것은 마약에 중독되어 환상 속에 빠져있는 것과 같다. 마약 중독자처럼 약물에 중독되어 사는 삶을 우리는 과연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멋진 신세계' 속 사람들은 소마에 중독되어 현실의 고통과 슬픔도 모두 잊고 꿈과 같은 환상 속에서, 쾌락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야만인인 '존'이 말했던 것처럼 '독약'인줄도 모르고 말이다.

 

 

이렇게 획일화되고 소마에 의해 감정까지 통제된 소위 '문명 사회'는 야만인 사회 속에 살아온 '존'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다. 처음에 존은 문명의 편리함에 취했으나, 그는 점차 그 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은 없는, 죽어있는 사회임을 말이다. 처음에는 그 사회가 정말 멋진 신세계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멋진 신세계가 아닌 불행한 사회임을 말이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p. 362

 

 

“늙고 추악해지고 성 불능이 되는 권리와 매독과 암에 시달리는 권리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고생하는 권리와 이(?)투성이가 되는 권리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아갈 권리와 장티푸스를 앓을 권리와 온갖 종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할 권리는 물론이겠고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요구합니다.” 마침내 야만인이 말했다. 

 

p. 362~363

 

 

 모든 것아 통제되고, 갈등이 없는 안정되고 안락한 사회, 위험도, 자유도, 죄악도 없는 사회가 결국은 우리가 바라는 '멋진 신세계'가 아님을 존의 마지막 선택을 통해 알게 된다.

야만 사회 속에서도, 문명 사회 속에서도 살아갈 수 없는 존은 결국 '죽음'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다. 존의 죽음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준다. 

 

인간의 생명, 죽음, 노화, 행복, 불행, 위험, 고통 등을 모두 제거하고 통제한다고 해서 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오히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그런 고통, 슬픔, 괴로움, 걱정, 불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고통과 괴로움같은 것들은 단순히 소마와 같은 약물의 도움이 아닌 인간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해야 하는 것임을, 그 극복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더 인간다워지도 강해질 수 있음을 말이다.

 

또한 획일화된 사회가 아닌 개성적이고 인간적인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멋진 신세계는 아닐지, 인간이 기계처럼 통제되고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이 진정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 『멋진 신세계』를 통해 94년 전 올더스 헉슬리가 그린 미래 사회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왜 그 미래 사회가 왠지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만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정말 어쩌면 '멋진 신세계' 속 사회가 진행중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사회는 결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임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제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던진 경고의 메세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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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고 바라옵건대 안전가옥 FIC-PICK 7
김보영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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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괴이한 신수 이야기 "

  <원하고 바라옵건대> 를 읽고 




"기묘하고 괴이한 다섯 편의 신수 이야기"

-신령스러운 짐승들을 소재로 쓴 단편집-

 

예로부터 '백호', '용', '맥','진묘수', '곤' 등은 신령스러운 짐승들로 간주되어 왔다. 그 영험한 능력과 기이함으로 '신수'로 떠받들어져 왔다. 

 

이 책 『원하고 바라옵건데』에는 5명의 작가들이 쓴 '신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들은 신수 중 '백호, 용, 맥, 진묘수, 곤을 선택해서 그들의 스타일과 개성에 따라 독창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SF 요소와 환상문학, 역사소설, 모험 소설의 장르적 특징이 가미되어 기묘하고 괴이한 독창적인 이야기들로 탄생한 것이다.

이 책 속에서 작가들은 또한 영험한 힘을 가진 '신수'가 인간과 함께 지내기도 하고, 인간 또한 신수에 의해 단순히 구원을 받는 존재가 아닌, 신수와 상호작용하며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들을 그려놓아서 흥미로웠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김보영 작가는  「산군의 계절」 에서  신수인 '백호'를 소재로 하여 고구려의 역사적 내용까지 가미하였다. 동천왕의 어머니인 '후녀'와 산군 밀우인 '백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산천의 주인인 산군이 훗날 후녀가 되는 한 아기를 키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비록 백호가 신수이고 산군이지만, 후녀를 잡아먹지 않고 젖을 먹여 키우고 멀리서 지켜보며 그녀를 구해주는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하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의 후예인 신상왕과 소서노의 후예인 왕후 우은현의 왕위 쟁탈전 등이 펼쳐져 역사적인 내용까지 가미되어 더욱 흥미로워진다. 

 

두번 째 작품인 이수현 작가의 <용아화생기>는 신수인 '용' 소재로 하여 용이 될 자징을 타고난 짐승인 용아와 청년 '규'와의 만남과 규의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몇 백년 전에 도마뱀으로 태어난 '용아'는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여 용이 되는 마지막 단계인 승천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수련해도 승천이 잘 되지 않고 결국엔 승천에 실패하여 하늘에서 떨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청년 '규'를 만나게 된다. 용아와 규의 만남을 통해 나중에 용아는 용이 되고 규는 용아의 도움으로 마을의 가뭄을 벗어나 행복하게 잘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마지막의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역시 신수는 신수이고 인간은 인간이란 말인가. 신수와 인간은 결국 이렇게 다른 것일까 허탈감을 느끼게도 된다. 

 

나머지 작품인 '맥'을 소재로 한 위래 작가의 <맥의 배를 가르면>, '진묘수'를 소재로 한 <죽은 자의 영토>, '곤'을 소재로 한 이산화 작가의 <달팽이의 뿔>도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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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필드 안전가옥 쇼-트 25
박문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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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대한 선택권 무한해진다면"

박문영의  <컬러 필드>  를 읽고 

 


"성적 페로몬을 색깔로 드러내는 팔찌가 가져온 관계의 시대"

-웹진 <비유>의 초단편에서 확장된 독특한 설정의 SF 로맨스-

 

사랑도 무제한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일대일의 사랑이 아닌 다자간의 사랑도 가능할까? 왜 우리는 한 사람만을 계속해서 사랑해야 하는가? 사랑도 선택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어떤 사랑을 선택하고 몇 번의 사랑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MBTI 성격 유형처럼, 자신의 이상형이나 취향에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모든 의문과 바램이 이 책  『컬러 필드』안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매칭 서비스 기업인 '컬러 필드'와 협력을 맺은 도시 '컬러 필드' 안에 사는 사람들은 특별하고 다채로운 팔찌를 착용하고 있다. 컬러 뱅글 팔찌는 성적 페로몬을 색으로 반영해서 타인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확인시켜주며, 상대의 연애 성향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 추구하는 스타일까지도 매칭해준다. 그들은 관계의 유한성에 동의하지 않으며 사랑의 선택과 자유를 중시한다.

 

그래서 그들은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해야 한다'는 사랑관에 반대하고 그들은 자유롭게 연애를 하며 사랑을 한다. 평균 연애 기간 3달을 넘지 않으며, 자신의 컬러 팔찌와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 헤맨디. 하지만, 이런 자유 연애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컬러 필드'에 거주하지 않고 그 도시 밖에 거주한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관계의 유한성과 무한성에 따라 컬러 필드 안과 밖이라는 두 세계가 공존한다. 

 

그런데 이 컬러 필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한 대학 교수가 공사장 현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그 주변에 '라벤더' 색의 컬러 뱅클이 있었다. 이 살인 사건 수사에 컬러 필드 직원인 안류지가  참여하게 되는데 수사 과정 중 발견된 컬러 뱅글리 모조품임을 알게 된다. 

 

한편, 안류지는 컬러 필드 직원이자. 컬러 필드 도시 거주자인데 그녀는 2년 동안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다. 컬러 뱅글 소지자들의 평균 연애 기간이 3달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안류지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백환과의 관계는 어쩐지 이상해보인다. 오래된 연인처럼 그들은 서로를 그저 편하게 느낀다. 그런 연애에 약간 염증을 느끼던 그녀는 자신과 같은 색의 뱅글을 찬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 사람은 바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는 장은조인데, 안류지는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안류지와 그녀의 남자친구 백환, 그리고 새로 나타난 바텐더 장은조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들의 사랑의 결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대학교수 살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주인공들의 사랑을 보면서, 그들이 느낀 것은 과연 사랑일까? 그리고 페로몬에 의한 색의 변화로 인한 매칭 방식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그리고 컬러 필드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유 연애와 같은 사랑의 선택과 무한성은 가능한 것인가?

 

이 책  『컬러 필드』를 읽으며 사랑과 그 선택이 가지는 의미와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컬러 필드' 속 사람들처럼, 만약 사랑이 선택이 가능하고 무제한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사랑이라는 것이 단순히 페로몬과 같은 호르몬 변화로만 판단하고 나와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사랑의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만약 250가지 색을 구현하는 컬러 뱅글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사랑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문득 나의 색깔은 무엇인지, 나와 맞는 사람은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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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괴담 안전가옥 FIC-PICK 8
범유진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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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미스터리 가미된 오피스 괴담 "

  <오피스 괴담> 을 읽고 

 


직장, 괴담이 현실이 되는 곳"

-오피스, 직장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괴담들-

 

예전에는 공포와 미스터리가 일어난 장소는 폐가나 유령의 집 등이었는데, 요즘은 집, 사무실과 같은 일상적 생활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호러나 공포의 소재를 일상 속 미스터리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직장이나 사무실도 괴담이 현실화 되는 장소가 된 것이다.

 

이 책 『오피스 괴담』에는 5명의 작가들이 쓴 직장이나 오피스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괴담들이 수록되어 있다. 예전 직장은 일하는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면, 이제 직장은 괴롭힘과 공포를 주는 공간이 되었다. 상사의 갑질 횡포, 성폭행,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만연하여 매일같이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공포스럽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5편의 이야기들의 작가들은 소설뿐 아니라 영화, 논픽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이 작가들이 이번에는 우리의 직장 내 어둠 속을 들여다보았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범유진 작가의  「오버타임 크리스마스」 은 섬뜩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1년 간 구직 활동을 해서 겨우 들어간 회사이지만 신입사원인 주인공인 유수빈은 사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전임자가 썼던 메신저가 자동 로그인되어 그녀는 그 메신저 대화창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게 된다. 그래도 다른 회사와 달리, 이 회사의 유일한 장점은 '야근 금지' 조항이다. 그녀의 사수인 장현우에 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무실에 남아서 야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라고 한다. 무슨 이유로 야근이 금지되어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점은 그녀의 전임자의 의문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직장내 괴롭힘과 상사의 갑질횡포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억울한 죽음과 과감한 복수 등 공포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이야기라 흥미로웠지만 오컬트적인 요소까지 등장해서 섬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상사의 갑질 횡포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두번 째 작품인 최유안 작가의 <명주 고택>은 고택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었다. 덴마크 여왕 방한 소식과 관련해 외교부는 의전 행사로 경북의 고택 방문 행사를 추진하게 된다. 주인공인 은희는 경북도텅 문화관광과 주문관이며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적절한 행사 장소를 찾게 된다.  그 곳은 바로 연천에 위치한 '명주 고택'인데 그 고택에서 의전 행사를 하기로 하고 업체 선정 심사를 하기로 한다. 심사 과정 속에서 생긴 기이한 일과 명주 고택과 관련한 개미 귀신 이야기 등이 기묘함과 공포를 준다. 특히 마지막에 사람들이 구덩이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장면은 너무 기이하면서도 섬뜩하다. 과연 그들의 잘못은 무엇인가? 서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워서 협업을 하지 못한 것인가?

 

 세번 째 작품인 김진영 작가의 <행복을 드립니다>는 가구 회사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이 겪는 고충과 실종된 아이들 사건이 어우려진 미스터리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서른 아홉살 싱글맘 윤미는 가구 회사 계약직 직원이며, 계약 연장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위해 대체 근무, 야간 근무까지 하며 열심히 일한다. 말 그래도 뼈와 살을 갈아넣으며 회사에 헌신하지만,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약 연장은 힘들어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야간 대체 근무를 하던 중 발견하게 된 실종된 아이들을 만난 후, 그녀의 딸인 시영이가 아프게 된다. 과연 그녀는 계약 연장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시영이의 건강은 찾을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통해 계약직 직원이 겪게 되는 고충과 아픔,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 등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공포와 미스터리가 가미된 괴담일지 모르지만, 이 책 속에서 계약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고충 또한 보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다른 나머지 작품들인 김혜영 작가의 <오피스 파파>와 전혜진 작가의 <컨베이어 리바이던>도 흥미로웠다. 

 

 

 이 책  『오피스 괴담』을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수록된 이야기들이 공포와 미스터리한 요소가 가미된 괴담이긴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직장내 괴롭힘, 상사의 갑질과 횡포, 계약직 지원의 고충 등을 통해 지금 우리가 당면한 직장내 어둠 속에 가려진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 직장이란 어떤 의미이며 어떤 장소여야 하는지도 아울러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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