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스콧 A. 스몰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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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중요성 재발견"

 

스콧 A 스몰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를 읽고




잊어야 행복하다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만약 우리에게 '망각' 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우리의 기억도 마치 사진기처럼 사물의 사진을 찍듯이 모든 세부사항들을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에빙 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각이 일어난다고 한다. 초반에는 급격하게 잊어버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잊어먹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래도 100% 망각은 없다고 하니 망각 이후에 남아있는 기억은 그래도 기억이 되는 것인 셈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에서 작가는  기억 속에 가려져 있는 망각의 중요성과 망각의 과학을 재조명하고 있다. 흔히 '잊어야 행복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저 오래된 잠언에 불과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인 저자이자 자타공인 '기억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는 망각의 과학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망각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 망각 중에서 우리가 흔히 걱정하는 망각은 정상적인 망각이다. 망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당연한 일이기에 우리가 병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알츠하이머 같은 병적 망각도 있다. 이 망각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구조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저자는 최첨단 뇌과학 연구 결과와 환자와 주변인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망각은 부정적인 것이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객관적인 자료와 사례를 통해 망각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망각은 뇌의 가장 유익한 기능이라고 말한다. 이 망각을  통해서 우리 정신이 잘 작동할 수 있고,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코 잊지 않는 머리에 사진 같은 기억을 갖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아무도 그런 기억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당신이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p. 18-

 

또한 이 책은 기억과 망각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과 부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가령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 이름을 생각하거나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름-얼굴이라는 이 단순한 기억도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개인용 컴퓨터로 비유를 들면서 셜명을 한다.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우리 뇌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잘 다루기 위해 기억을 어디에 보관할지, 어떻게 저장할지, 어떻게 열어 인출할지 하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정보를 저장, 인출하는 과정들이 이렇게 복잡한 일련의 네트워크 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뇌의 기능과 능력은 정말 놀랍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저자는 1장인 정상적 망각에서 시작하여 자폐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을 다루면서 마지막 장에서 알츠하이머병과 향수병에 다루면서 마무리 짓는다. 제시된 내용 중에서 자폐증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뇌괴학적인 정보의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기억과 망각을 만들어 가는 뇌 속 도구들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도 제시한다.  “내 뇌가 이렇게 생겼는걸요.”
라는 말처럼 자신의 타고난 기억력과 노화를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함을 자신의 임상 경험으로부터 말한다. 저자 자신이 과학자이면서 환자를 치료해 온 의사로서 환자들을 보면서 느꼈기에 더욱더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잊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망각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 덕분에 기억하는 것만큼 잊는 것이 중요함을 알고 이제는 생활 속에서 망각이 일어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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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글쓰기 -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명숙 옮김 / 북바이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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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에세이 문장 만나다"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과 글쓰기> 읽고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들과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의 일곱 편의 에세이들과 350개의 명문장들-

 

당신은 '버지니아 울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  『제인 에어』의 에밀리 브론테와 더불어 대표적인 여성 작가이며  『자기만의 방』에서 보인 '의식의 흐름'을 보인 모더니즘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보통 소설은 '시간 흐름'에 따라 구성되는데 반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구성이 된다. 이 기법은  작가의 의식에 따라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에 따라 구성이 되어 솔직히 이야기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어 그녀의 작품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 『여성과 글쓰기』는 이 주제에 맞는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7편과 그녀의 명문장 350개가 담겨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적인 작품인 『자기만의 방』뿐만 아니라, 「여성의 직업」, 「여성과 픽션」, 「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여성 소설가들」, 「여성과 여가」, 「여성의 지적능력」 총 7편의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다. 1부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인 『자기만의 방』이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집필되었는지, 여성에 대한 생각은 어땠는지등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버지니아 울프의 탄탄하면서도 섬세한 필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함께 제시된 여섯 편의 에세이들도 '여성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을 통한 여성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여성의 삶에 대한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자기만의 방』이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에서 획기적인 작품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버지니아 울프는 글쓰기같은 창작 활동을 할 때  여가시간, '자기만의 방'과 같은 공간, 돈과 같은 경제적인 독립 같은  물질적 조건들이 창작활동에 있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여성과 글쓰기, 즉 여성이 글쓰는 문제는 단순히 글쓰기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성의 삶 자체, 생존과 존재의 문제와 관련이 된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의 오랜 침묵과 배제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여성이 자유롭게 직업을 행하는 것이 여성 그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이런 여성의 직업, 여성의 삶, 여성 소설가 등에 대한 생각들을 이 책에 실린 버지니아 울프 6편의 에세이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일기, 편지, 에세이 들에서 그녀 자신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이 잘 드러나는 문장 350개를 선별해서 원문과 함께 수록하였다. '버지니아 울프, 나는 누구인가',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 『자기만의 방』과 그 밖의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레너드에게 남긴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 편지' 총 5개 부분으로 나누어 문장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문장들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어떤 사람인지, 작가로서 고충은 무엇인지, 그녀에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등을 그녀의 개인적 정보를 에세이, 폍지, 일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 버지니아 울프보다는 인간 버지니아 울프를 만날 수 있다. 

명문장들 중 버지니아 울프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한번 여기에 옮겨본다. 항상 나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이 있는데 버지니아 울프 조차도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262. 나중을 위해 적어둘 필요가 있겠지만, 새 책을 쓰기 시작할 때 그토록 기분 좋게 끓어오르던 창조력은 시간이 가면서 잦아들고 좀더 차분하게 글을 쓰게 된다. 그리고 슬금슬금 의심이 생겨나면서 포기하게 된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머지않아 어떤 형태가 갖춰질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글을 쓰게 한다. 약간 불안하다. 이 구상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글을 쓰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예전에 눈앞에 펼쳐졌던 풍경 속을 거니는 사람이 된다. 이 책에서는 즐겁게 쓸 수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p. 494-

 

흔히들 버지니아 울프의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번역이 어렵다고 한다. 나 또한 번역된 문장을 읽어보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런 번역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버니지아 울프의 문장들을 제시할 때 원문과 함께 수록하였다. 그래서 좀더 능동적이고 직접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만나고 해석할 수 있는 것 같다. 

 

293. 실제로 글을 쓴다는 것은 붓으로 쓱쓱 그리는 것과 같다. 채워 넣는 것은 그 후에 하면 된다.

-p. 522

The actual writing being now like the sweep of a brush; I fill it up afterwards.

-A Writer's Diary, 1925. 4.20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들과 문장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버지니아 울프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여성과 글쓰기라는 관점에 따라 작품 속에 숨겨진 있던 여성에 대한 관점과 생각, 글쓰기와 여성 소설가로서 지니는 한계점 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작품들이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여져서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는데, 이 책 속에 제시된 글과 문장들을 통해 보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만의 독특한 문체와 서술방식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만이 가지고 있는 작품 분위기와 작품 속 등장인물, 작가의 메시지 등을 접할 수 있기에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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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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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세상 보고 자연을 사랑한 특별한 아이"

 

리처드 파워스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을 읽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서 해방되기를.

-생명체를 향한 무해한 사랑과 순수한 마음을 가진 '특별한' 아이 이야기.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힐까. 부모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정상적이기를, 평범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정상 또는 비정상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래 좀 주의력이 산만하고, 감정조절을 못하고,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난다고 해서 비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남들과는 다른 눈과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이 세상과는 잘 맞지 않지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연을 사랑한 특별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자인 아빠와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 동물권활동가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아이 '로빈' 그 아이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특별함을 조현병이나 ADHA, 야스퍼스 증후군처럼 정신적인 질환으로 본다. 하지만 그 아이의 부모인 '시오'와 '얼리사'에게는 '로빈'은 남들과 보석같은 아름다운 존재이다.

“내 아들은 내가 헤아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도 없는 주머니 우주였다.”

-외계 생물체의 흔적을 찾으며 우주상에 존재하는 생물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자인 아빠 ‘시오’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지구상의 모든 것을 사랑한 동물권 활동가인 엄마 ‘얼리사’

 

 아이의 부모는 로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로빈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 시작한다. 특히 로빈을 사랑했던 엄마 '얼리사'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키우던 반려견의 잇따른 죽음으로 인한 로빈의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증상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아빠인 시오는 로빈의 마음의 상처와 슬픔을 치유하고자 로빈과 함께 스모키 산맥으로 그들만의 여행을 떠난다.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 보석처럼 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우주 상에 존재하는 이름 모를 행성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 속에서 보내면서 시오는 로빈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덜어주려고 한다. 그러나, 일주일 간의 꿈같은 여행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간 로빈은 전혀 학교에 적응을 못하며 친구를 보온병으로 때리는 학교폭력 사건을 벌이게 되고 결국은 정학을 당하게 된다.

 

로빈 엄마의 죽음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닐 거라는 친구의 말에 로빈은 격분하고 엄마의 죽음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로빈과 시오의 대화를 통해 엄마 얼리사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가 드러나지만 그 정확한 이유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빠 시오는 로빈에게 차 앞으로 달려드는 동물을 피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 당시 아내가 로빈의 여동생의 임신 중이었다는 사건 속에 숨은 진실은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로빈이 그 사실을 알면 충격을 받을까봐 그랬던 것일까. 아무튼 엄마의 죽음은 로빈에게는 충격 그자체였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해주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려고 노력한 엄마가 더이상 로빈 곁에 없다는 것은 아홉 살 아이에게는 너무 가혹하고 힘든 일일 것이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로빈을 보며 학교에서는 로빈에게 항정신성 약물치료를 권하지만 아빠 시오는 강하게 거부한다. 아이가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가. 이렇게 어린 아홉 살 어린아이에게 항정신성 약물을 투여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어떡하지. 단순히 약물 치료를 한다고 해서 아이의 증상이 나아질 수 있을까. 그 다름 또한 아이의 특별한 점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아들의 별난 모습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아빠 시오의 모습은 인상적이고 감동스럽기도 하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바라보고, 아이의 상상력과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배워야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나 또한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고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로빈의 불안과 정신 질환을 치료하고자 아내의 친구였던 신경과학자 마틴 커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로빈에게 실험 단계에 있었던 '디코디드 뉴로피드백' 치료를 권한다. 그 치료는 AI를 이용해서 타인의 감정 지문을 그대로 경험하고 훈련하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실제로 이 기술이 실행가능성이 있고 과학적으로 유용한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이런 뇌과학적 신기술을 이용해 로빈은 어머니의 생전 두뇌 활동 패턴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일치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훈련을 통해 점차적으로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의 정신 질환도 치유되는 듯 보였다. 그것이 뇌과학의 신기술 때문인지, 어머니의 두뇌 활동 패턴 속에 담긴 어머니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불안해하고 감정조절을 못하던 로빈은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성장이라는 것이 과연 그 스스로의 힘에 의한 것인지, 어머니의 두뇌 활동 패턴 모방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로빈은 자신의 엄마가 행동하고 사고했던 방식을 모방해서 자신의 엄마처럼 적극적으로 동물인권보호와 환경운동을 펼치게 된다.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배너를 들고 국회의사당에서 시위하는 아홉 살 소년 로빈, 그 소년에게는 파괴된 숲과 사라진 새들을 외면하는 세상에 절망하고 그 무너져 가는 세상 앞에 기꺼이 우뚝 서는 것을 선택한다. 그 소년은 연약한 존재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순수한 마음으로 볼 줄 안다. 그렇기에  자연 속 살아있는 존재들이 고통을 당하고 멸종되어 가는 세상은 그에게 너무나 슬프고 절망적으로 보인다.

 

우리가 해친 것을 치유합시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p. 302, 303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자연과 세상을 바라본 소년 로빈 의 모습을 생각해볼 때 소설의 결말은 다소 마음이 아프지만, 그 소년에게 잘 맞는 결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 부모로 인해 약물치료로 괴로워하지 않고 나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며 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또한 소설 속 로빈의 모습은 자연 파괴로 인해 이상기후와 각가지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우리는 소설 속 로빈의 모습을 통해 자연 속의 생물을 사랑하고, 자연이 파괴되고 동물들이 멸종되어 가는 것에 마음 아파하고 그 자연 파괴와 멸종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려고 했던 점을 배우게 된다. 

정말 로빈의 바램대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그런 세상,  우리가 해친 자연을 치유하고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는 그런 세상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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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정명섭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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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릿하지만 찬란할 그 시절에 대하여"

 

정명섭, 김이환, 범유진, 홍선주 <어느 멋진 날>  읽고



비릿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찬란할 그 시절,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응원한다!

 

-고 3 시절에 대한 작가 4인의 엔솔러지 소설집-

 

'고3' 하면 당신은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당신의 고3 시절은 당신의 인생에서 어떻게 기억이 되고 있는가? 나에게도 '고3' 시절이 있었고 힘들었고 우울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생각해보면 대학 진학이라는 관문이 인생 전체에서 보면 그렇게 큰 위기와 시련이 아니었는데, 왜 그때는 그렇게 힘들고 그 시절이 암울하게만 느껴졌던 것일까. 만약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그렇게 힘들고 암울하게만 지내고 싶지 않다. 물론 공부에 대한 압박은 있겠지만,그 시간 자체를 즐기며 긍정적인 기억으로 만들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20년이 지난 지금도 고3 시절은 우리 아이들에게 힘들고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직도 대학 진학, 대학 입시라는 관문 앞에서 힘들고 지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이 시절을 좀더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찬란한 시간이 될 거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니 힘내렴!' 라고 말하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이 책 『어느 멋진 날』은 고3 시절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는 작가 4인의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고3은 힘들고 어둡기만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무슨 대답을 할까. 그들은 공부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친구문제, 가족문제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책 속에서 주인공들은 공부보다는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범유진 작가의 <겨울이 죽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 가을은 특성화고등학교애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외로운 싸움 끝에 자살을 한 쌍둥이 동생 때문에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정명섭 작가의  <어느 멋진 날>이야기 속 주인공 동철과 범진은 학교폭력으로 시달리다가 용기내어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홍선주 작가의 <비릿하고 찬란한> 이야기 속 주인공 정윤은 친구를 옥상에서 밀어버린 기억을 안고 프랑스로 도피하다가 나중에 용기있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게 된다. 김이환 작가의 <오늘의 이불킥> 주인공 서연은  인간계와 마계가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마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최초의 인간 마법사가 될 꿈을 안고 열심히 마계 학교에서 공부한다. 4명의 주인공들이 각각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고3이라는 시간을 터널을 힘들게 통과하고 있다. 그 터널을 통과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경험을 쌓으며, 어떤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각각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범유진 작가의 『겨울이 죽었다』에서 주인공 '가을'은 쌍둥이 동생 '겨울'의 죽음으로 괴로워한다. 겨울은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고 특성화고에 진학하는데 현장실습으로 콜센터 근무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 부서에 배정되어 근무를 하던 중 부당한 지시에 항의하다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고, 그 괴롭힘과 스트레스를 못 이겨 결국 다리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동생이 죽었는데도 부모니님조차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서둘러 덮으려하자, 언니 가을은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새벽에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에 몰래 숨어들어간다. 동생의 부당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수능 도중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죽음은 수능에 방해가 될 테고 왜 뛰어내렸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질테니깐.

 

"일을 하는 열 아홉 살은 '고3'이 아닌 걸까? 또래보다 조금 더 빨리 학교 밖으로 걸어 나간 것뿐인데 그 이유 하나로 어른으로 취급받은 걸까. 그러니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고 안전선 너머로 밀어버린 걸까. 그게 어른들이 그토록 말했던 규칙이라면, 이 세상에는 애초에 규칙 따위는 없었던 거야."

-p. 47-

 

그리고 '겨울'의 죽음을 통해 왜 우리는 고3을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으로만 한정해서 생각해왔던 것일까. 가을의 말처럼 일을 하는,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을 준비하는 그 아이들은 고3이 아닌 것일까. 그들의 꿈과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왜 생각지 못한 것일까. 요즘 특성화고에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하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가을'의 말처럼 사람들은 왜 그들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을까. 만약 누군가 수능 보다가 자살했다고 하면 그날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텐데 말이다. '겨울'의 죽음을 통해 대학이 아닌 취업을 택한 그 아이들의 힘겨움과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에게도 '고3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터널'일 것이기에.

 

 

정명섭 작가의 『어느 멋진 날』에서 주인공인 동철은 올해 고3이 되었다. 그는 160센티미터를 겨우 넘는 키에 몸무게는 80킬로그램을 왔다 갔다 한다. 아무런 특기와 유머가 없는 그는 그래서 교실에서 거의 투명 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런 그에게 유일하게 친구로 지내는 아이인 범진이가 오늘 전학을 간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범진이는 동철이와 함께 PC방에 가서 재미있게 놀려고 계획을 세우다가 자신들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인 '연성'에게 복수를 하는 계획으로 변경하게 된다. 평소 괴롭힘을 당하고 돈까지 뺏기며 학교폭력에 시달려 온 그들은 오늘을 고3 시절의 '어느 멋진 날'로 만들고 싶어한다. 어쩌면 이런 날도 비릿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찬란하고 멋진 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남들에게 고등학교 3학년은 대학을 가기 위한 시간이자 어른이 되기 위한 발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살아남기 위한 시간일 뿐이다. (중략)

그 안에 내가 살아가는 고3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갈 것이다. 비록 찬란하고 멋지지는 않지만 나만의 시간을 위해서 말이다. 

-p. 99-

 

 

홍선주 작가의 『비릿하고 찬란한』 이야기 속 주인공 정윤은 친구를 옥상에서 밀어버린 아픈 기억을 가진 채 프랑스 학교로 전학을 온다. 과거의 괴로운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프랑스로 왔지만 여전히 이 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낸다. 프랑스어가 서툴러 영어로 소통을 하며 학교 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겐 마음을 나눌 친구조차 없다. 유일한 취미인 그라피티를 하며 쓸쓸하고 고독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따돌림을 당하던 전학생인 마르셀이 주요 용의자로 지목이 되고 그녀는 목격자로 불려가게 된다. 그녀는 마르셀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귀찮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침묵을 지키며 마르셀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마치 과거에 그녀가 연우에게 했던 비겁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날 연우는 정윤을 찾아와 왜 마르셀의 무죄를 밝혀주지 않냐고 따지지만, 정윤은 이번에도 또다시 그 상황으로부터 도망쳐버린다. 

과연 정윤은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고 용기있게 마르셀의 결백을 밝혀줄 수 있을까.

 

연우는 정윤의, 나의 선택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그 선택을 다시금 비난하고 있었다.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이번엔 정말이야!"

연우의 눈빛을 버텨내지 못한 정윤이 변명하듯 소리를 쳤다. (중략)

"...이번엔?"

싸늘한 눈빛으로 연우가 정윤의 말을 되풀이했다. 순식간에 그때의 기억이, 감각이, 정윤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p.126-

 

 

김이환 작가의 『오늘의 이불킥』은  마계 학교로 전학 간 주인공 '서연'이가 친구 '수빈'에게 보내는 편지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11개의 편지들 속에서 서연이가 친구 수빈이에게 하는 말들을 통해 그녀가 마계 학교에 가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학교 생활은 어떤지, 어떤 재미있고 웃고픈 이야기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인간계와 마계 세상, 인간을 비롯한 마족, 악마족, 요정 등  판타지 소설 속 인물들, 마법 학교에 대한 이야기들은 마치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같은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에나 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주인공 서연이의 고등학교 생활은 우리 고3 고등학교 생활과 비슷해 보인다. 마법 학교지만, 여전히 그 학교에도 중간, 기말고사가 있고, 성적 등수가 있다. 상위 성적 획득을 통해 대한 진학이 유리한 것도 비슷해보인다. 그래도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주인공 서연의 모습은 본받을 만하다.

과연 주인공 서연은 쪽팔림을 극복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마법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까? 서연이의 꿈을 위한 정진과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마법사가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지. 마계 대학에 못 가면 어쩌나 걱정이 많지만 일단 반에서 5등 안에 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내가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될 줄은 몰랐어. 희망이 있으니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

-p.183-

 

꿈이 있다는 것! 내일에 대한, 앞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는 것이 고3 힘든 터널을 잘 통과하게 할 수 있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 속 주인공들이 이 고3 시기를 비릿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찬란한 시간으로 만들려고 힘든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만큼 우리 고3 수험생들도 힘들겠지만 이 시간을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 그들만의 시간, 찬란하고 멋진 시간으로  만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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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해빗 - 100명의 천재를 만든 100가지 습관
교양종합연구소 지음, 유선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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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을 천재로 만들어주고 인생에서 성공하게 한 습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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