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스콧 A. 스몰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5월
평점 :
"망각의 중요성 재발견"
스콧 A 스몰의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를 읽고

“잊어야 행복하다”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만약 우리에게 '망각' 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우리의 기억도 마치 사진기처럼 사물의 사진을 찍듯이 모든 세부사항들을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에빙 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각이 일어난다고 한다. 초반에는 급격하게 잊어버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잊어먹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래도 100% 망각은 없다고 하니 망각 이후에 남아있는 기억은 그래도 기억이 되는 것인 셈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에서 작가는 기억 속에 가려져 있는 망각의 중요성과 망각의 과학을 재조명하고 있다. 흔히 '잊어야 행복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저 오래된 잠언에 불과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인 저자이자 자타공인 '기억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는 망각의 과학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망각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 망각 중에서 우리가 흔히 걱정하는 망각은 정상적인 망각이다. 망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당연한 일이기에 우리가 병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알츠하이머 같은 병적 망각도 있다. 이 망각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구조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저자는 최첨단 뇌과학 연구 결과와 환자와 주변인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망각은 부정적인 것이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객관적인 자료와 사례를 통해 망각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망각은 뇌의 가장 유익한 기능이라고 말한다. 이 망각을 통해서 우리 정신이 잘 작동할 수 있고,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코 잊지 않는 머리에 사진 같은 기억을 갖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아무도 그런 기억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당신이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p. 18-
또한 이 책은 기억과 망각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과 부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가령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 이름을 생각하거나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름-얼굴이라는 이 단순한 기억도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개인용 컴퓨터로 비유를 들면서 셜명을 한다.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우리 뇌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잘 다루기 위해 기억을 어디에 보관할지, 어떻게 저장할지, 어떻게 열어 인출할지 하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정보를 저장, 인출하는 과정들이 이렇게 복잡한 일련의 네트워크 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뇌의 기능과 능력은 정말 놀랍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저자는 1장인 정상적 망각에서 시작하여 자폐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을 다루면서 마지막 장에서 알츠하이머병과 향수병에 다루면서 마무리 짓는다. 제시된 내용 중에서 자폐증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뇌괴학적인 정보의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기억과 망각을 만들어 가는 뇌 속 도구들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도 제시한다. “내 뇌가 이렇게 생겼는걸요.”
라는 말처럼 자신의 타고난 기억력과 노화를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함을 자신의 임상 경험으로부터 말한다. 저자 자신이 과학자이면서 환자를 치료해 온 의사로서 환자들을 보면서 느꼈기에 더욱더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잊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망각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 덕분에 기억하는 것만큼 잊는 것이 중요함을 알고 이제는 생활 속에서 망각이 일어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