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박민형 지음 / 예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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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어머니 이야기 "

 

박민형의 <어머니>를 읽고



얘야, 네 부모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집회서> 3장 12절-

 

가족극장 너먼의 인간극장, 그리고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 라는 세 글자를 소리내어 불러보아도 목이 멘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 가 되고 나서야,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더 가슴깊이 느끼고 있다. 더군다나 작년 한 해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셔서 입원을 하셔서 치료를 받은 후부터는 항상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이 된다. 주변 지인들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칠 일이라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리고 아직은 내가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너무나 가깝고 소중한 존재이기에, 어머니가 나에게 주는 사랑이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도 우리는 먹고 사는 데 정신이 팔려 그 사랑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너무나 그들의 존재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가족밖에 없는데, 우리는 정작 우리는 그들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지 못하고 이렇게 아둥바둥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책 『어머니』를 읽으면서 '어머니'란 존재에 대해, 그들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머니' 라는 세 글자에 담긴 깊은 사랑과 은혜에 대해서, 아무리 갚아도 갚을 수 없는 그들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과 무한한 애정에 대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 책 『어머니』를 통해 저자는 항상 자식들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고 항상 자식 걱정을 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다 나눠주는 이 땅의 어머니들의 사랑과 그들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머니' 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너무 뻔하고 평범한 제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머니'라는 세 글자 안에 담긴 의미를 알기에 그 세 글자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제목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책 『어머니』에 존재하는 '효심' 또한 우리 시대의 어머니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과 사별하고 3남매를 키우려고 모지고 힘든 일을 하며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 자식들 돌보냐고 정작 자신의 행복과 인생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모두 바친 어머니, '여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어머니'라는 모습으로 남기 위해 자신의 행복과 사랑도 모두 버리고 재혼까지 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아온 어머니, 자식들이 장성해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살더라도 항상 자식 걱정을 하고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어머니,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려고 편의점 알바를 하며 억척스럽게 혼자서 꿋꿋히 살아가는 어머니, 효심은 그런 어머니였다. 그렇게 이 땅의 대표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며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살아왔다. 

 

그런 효심이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그녀의 어머니로서 살아온 인생은 무너지게 된다. 자식들에게 걱정을 안 시키려고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건만, 이제는 자식들에게 의지하고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큰 아들 상길의 보증금을 주기 위해 전세집 보증금을 빼서 월세로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어머니 효심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자식이란 그런 존재인가. 주면 줄수록 만족하지 못하고 부모가 가진 것을 탐내고 빼앗아 가는 존재 말이다. 그래서 부모 사랑은 끊임없이 주기만 하고 정작 아무 것도 받지 못하는 내리 사랑인 것인가. 큰 아들 상길, 작은 아들 준길, 막내 딸 미라 이 삼남매 어머니의 병원비 부담 때문에 싸우는 모습, 상길이 어머니 전세 보증금 1억원을 받았다며 병원비를 부담하라고 하는 모습 등을 보고 있노라면 결국 어머니라는 존재보다 돈의 문제에서는 형제도 없는건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들의 이기적인 행동과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에 화가 나고 참 너무한다 생각이 되면서도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가 간다. 돈 문제 앞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민낯과 진심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서로 어머니를 모시는 것을 불편해하고 급기야는 요양원 문제가 거론이 되는 상황 속에서 참 자식들이 너무 심하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연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들 또한 어머니를 사랑한다. 어머니에게 잘해주고 효도하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의 상황이 그들을 불효자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아마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왔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런 마음을 아는 그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이들은 이렇게 지낼 수밖에 없는 것일까.

 

4개월씩 자식들 집을 전전하던 효심은 결국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혼자 사는 쓸쓸함과 외로움이 차라리 자식들과 갈등을 빚고 폐를 끼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다. 조금이라도 자식들과 함께 살면서 그 쓸쓸함,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지만, 오히려 효심은 마음의 상처만 얻고 돌아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어렸을 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 딸이 오기만 기다리던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그녀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하고 나니 비로소 그녀의 부모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도 또한 그렇게 될까. 그런 상황이 되어서야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우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우리를 보고싶어했는지 말이다. 그때 깨닫으면 너무 늦어버리는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지금도 우리 곁에는 우리 걱정을 하며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걱정하는 우리의 '어머니' 들이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아무리 말해도 그 말들 속에 다 담을 수 없을만큼 넓고 깊고 너무나 큰 것 같다. 

 

이 책 『어머니』를 읽으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다시 생각해보게 '밥은 드셨냐고, '어디 아픈데는 없냐고' 안부 전화를 하는 것은 어떨까. 보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아낌없이 말하면서 말이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어머니'라는 이름은 언제가 가슴이 뛰게 합니다. 그 '가슴 뜀'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몇 번의 계절이 순환되었습니다. 소설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많은 날들을 아쉬움 속에서 머무적거릴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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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 : 상 불의 날개 시리즈 제5부
투이 T. 서덜랜드 지음, 정은규 그림, 강동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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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의 세계와 함께 하는 환상적인 판타지"

 

<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 (상), (하)>를 읽고



"난 예언을 믿어, 반드시 살아남을 거야!"


모든 용들을 위해 예언을 이루어가는 모래날개 써니의 사투

 


판타지 소설하면 보통 드래곤이 등장한다. 그 드래곤이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수호자 역할도 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악당 역할도 한다. 드래곤이 등장하느 판타지는 상상 속의 세계이고 요정, 마법사 등 다양한 판타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보여주는 마법들이 너무나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 책 『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 상, 하 권은 다섯 마리 용들 중 모래날개 종족에 속하는 '써니'의 사투 과정을 보여준다. 써니는 모든 용들을 위해 예언을 이뤄야한다는 사명이 있다. 이 책은 불의 날개 시리즈 중 5부에서 속한다. 제 1부 『불의 날개와 예언의 시간』을 시작으로 하여 현재까지 15부까지 『불의 날개』시리즈가 나왔는데, 전 세계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 워너브라더스 사에서 시리즈 에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예정이며, 넷플릭스 방영도 논의 중이다. 아마도 에니메이션으로 제작이 된다면, 상상의 세계 속에서만 존재하던 용들과 그들의 왕국을 영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어서, 그 감동과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아마 불의 날개 시리즈의 팬들에게 너무나 기쁜 소식일 것이다.

 

이번에 만난 책 『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상, 하권은 5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작인 1부 『불의 날개와 예언의 시간』, 2부 『불의 날개와 잃어버린 후계자』, 3부 『불의 날개와 비밀의 왕국』, 4부 『불의 날개와 어둠의 비밀』을 순차적으로 읽는다면 이번 5부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각 시리즈마다 불의 날개에 속하는 다섯 마리 용들 중 한 마리 용을 선택하여 그 용의 모험과 도전을 보여주어서  전작 내용을 몰라도 이해하는 할 수 있으나, 좀 더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를 알고 싶다면 시리즈별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다섯마리 용들의 특징과 능력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 용들에 대한 생김새와 능력 등이 책 앞 페이지에 설명이 되어 있다. 불의 날개를 이루는 용들은 모래날개. 진흙날개, 하늘날개, 바다날개, 얼음날개, 정글날개인데, 이번 5부  『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의 주인공은 모래날개 '써니'이다, 모래날개의 생김새는 사막 모래와 닮은 황금색과 흰색 비늘, 가시 돋친 꼬리에 독이 있고 검은색 혀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능력은 물이 없어도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전갈처럼 꼬리 끝으로 적을 중독시킬 수 있으며, 사막 모래에 파붇혀 위장할 수 있고 불을 뿜을 수 있다.



주인공인 '써니'도 이 모래날개에 속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보이는 써니의 모습은 작고 이상한 모습을 하고, 그렇게 강해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예언 속에서는 써니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그런 운명을 타고 난 줄 모르다고 예언에 관한 모로씨어의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진다. 그러나 써니는 그 예언을 믿는다. 자신이 어떻게 모두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산맥 너머에 있는 모래 왕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천막을 치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집단의 수장 '숀'을 만나게 된다. 모래날개인 숀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말 써니는 오랜 용들의 전쟁을 끝내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전쟁으로 황폐해진 용들의 세계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과연 누가 모래날개들의 진짜 여왕으로 선출될 것인지는 이어지는 『불의 날개와 예언의 밤』 하권을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 5부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단 하나의 여왕 자리를 두고 20년 째 계속되어온 용들의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누가 용들의 나라 파이리아에서 전해지는 용들의 예언을 실현해줄 것인가. 아이들과 함께 환상적인 용들의 세계 파이리아로 떠나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다. 

 

"가장 환한 밤에 다섯 알이 깨지고 싸움을 끝내러 다섯 용이 태어난다.

어둠이 솟아올라 빛을 가져오리니 작은 용들이 오고 있다."

-<작은 용의 예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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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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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에 대하여   "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를 읽고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안다.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영원할 거 같지만, 언젠가는 이 사랑도 끝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영원한 사랑이 있다고,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이별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한 달 후, 일 년 후』는 1957년에 발표된 사강의 세 번째 소설이다.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 이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영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에서 여주인공이 이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소설 속 주인공을 영화 주인공이었던 '조제'로 부르고 싶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새롭게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이 책의 여주인공 이름이 '조제' 이다. 처음에 이 여주인공 이름을 보고 영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에서 주인공 조제를 떠올리긴 했는데 그 예상이 들어맞았다. 그래서 이 책 속 주인공 '조제'와 그 영화 주인공 '조제' 의 이미지가 겹쳐서 상상이 되었다. 

 

이 책 속에는 9명의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각자 사랑만 할 뿐 그 사랑은 마주보는 사랑이 아니다. 모두다 짝사랑만 할 뿐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우선 조제는 이십대의 여성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한다. 그녀는 소설가 지망생인 베르나르와 한때 연인 관계였지만 지금은 연하의 의대생 자크를 남자친구로 두고 있다. 한편 베르나르는 소설가가 되길 희망하면서 글 쓰는 일을 계속한다. 그는 결혼하여 아내 '니콜'과 함께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내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베르나르가 사랑하는 여인은 바로 '조제' 인데 조제는 이런 베르나르의 사랑을 알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또한 베르나르의 아내 니콜은 남편이 바람 피운다는 것을 알지만, 베르나르가 그녀를 버릴까 두려워, 모르는 척 아내 역할을 다한다. 

 

베르나르와 조제의 사랑이 일방적이고 서로 어긋난 사랑이라고 한다면 베아트리스와 알랭의 사랑 또한 그렇다. 무명 여배우인 베아트리스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쳐 흐리고 관능미가 뛰어나 남자들을 유혹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한 유부남인 알랭은 출판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아내인 파니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랭의 사랑을 알지만 베아트리스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때 알랭의 조카 에두아르가 등장하게 되고 베아트리스에게 반하여 그녀에 대한 사랑을 불태운다. 이에 대해 베아트리스는 에두아르의 열정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에 그에게 끌린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보다는 자신의 출세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베아트리스는 경제력 있고 그녀를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졸리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 9명의 남녀들은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서로 마주보지 않고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어긋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의 모습을 보면 언제 이 관계가 끊어질까 조마조마하다.

 

이 책 『한 달 후, 일 년 후』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은 9남녀의 사랑을 통해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을 보여준다. 사랑의 짧음과 유약함을 알고 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조제, 부인이 있지만 조제를 사랑하는 유부남 베르나르, 사랑을 자신의 성공의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야망이는 배우 베아트리스, 오랜 결혼 생활로 더 이상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오십대 말리그라스 부부, 조제를 사랑하는 젊은 의대생 자크, 베아트리스를 사랑하는 알랜의 조카 에두아르, 야망있는 베아트리스를 성공시켜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졸리오 등 그들이 만들어 가는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을 통해 우리는 사랑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p. 136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186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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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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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성범죄로 얼룩진 10대 이야기"

 

이담의 <나를 지워줘>를 읽고



"가해자와 피해자, 우리는 둘다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디지털 성범죄로 얼룩진 10대의 현실을 그린 이야기-

 

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만연해있는 디지털 성범죄와 심각성을 일깨워주었다. 2020년 텔레그램 'N번장' 사건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착취 범죄로 크게 문제가 되었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적, 정책적인 대응이 시급해졌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텔레그램 같은 SNS와 메신저 사용이 활발해졌다. 더군다나 텔레그램은 카카오톡과 달리 대화 기록이 서버에 남지 않고 상대방과 비밀 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악용하여 이런 디지털 성범죄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고 있다. 

또한 많은 10대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SNS를 활발히 이용하게 된 상황 속에서 사이버 범죄, 무단 사진 도용, 개인정보침해 등 많은 사이버 관련 범죄 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  『나를 지워줘』는 이런 디지털 성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디지털 성범죄로 얼룩진 10대들의 이야기이다.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자를 추적해나가면서 주인공이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변화해가는 성장 소설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모리가 피해자의 불법촬영물을 재유포한다는 누명을 쓰고 디지털 장의사를 그만둔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같은 반 친구이며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톱10의 주인공인 '리온'이 모리를 찾아온다. 리온은 인터넷에 떠도는 자신에 대한 소문과 딥페이크 영상을 지워달라고 부탁한다. 모리는 리온의 간절한 부탁을 듣고 고심하다가 결국 그녀를 돕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사건은 뜻하지 않게 갑자기 큰 사건으로 변모한다. 8반 남학생 단톡방이 개설되면서 리온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너무 상처를 받고괴로워하던 리온은 결국 자살을 기도하게 되고 모리는 그녀를 지키지도 못하고, 사건 해결에 전면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건의 가해자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도와줘. 이러다 죽을 것 같아.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야.”
모리는 죽을 것 같다는 말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악플도 이겨 내지 못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중 앞에 서려면 시기와 질투를 견뎌야 하고, 심심풀이 땅콩처럼 입방아에 오르는 걸 감수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리온의 말이 자꾸 아픈 기억을 건드렸다. 첫 의뢰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죽을 것 같다’였기 때문이었다.
-p.40~41 「강모리_진짜 친구」 중에서

 

모리는 가해자를 추적하면서 가해자의 서사에 타협하지 않는다. "리온을 아파트 베란다 위에 서게 한 그들 모두가 살인자이다." 라고 말하며 그들의 잘못을 지적한다. 이 책에는 성착취물이 어떻게 제작되고, 그 영상들이 어떻게 인터넷과 메신저에서 유포되는지 그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마치 좀비를 죽여도 절대 죽지 않는 것처럼, 성착취물도 지워도 지워도 완전히 삭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좀비였다. 좀비 하나를 죽여도 새로운 좀비는 그보다 빨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원본 사진은 물론 딥페이크로 조작한 사진과 영상도 처음에는 몇 명만 내려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곳에 그것들을 게시하면 몇 배로 늘어난 사람들이 내려받게 되는 것이다. 재이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지워 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 아득함에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쳤다.
- p.157 「민재이_유포」 중에서

 

 

또한 무단 유포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의 전혀 반성없는 태도와 그들의 뻔뻔한 모습,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2차 가해, 주변 사람들의 무책임과 방관과 무관심, 피해자에 대한 조리돌림까지 우리 사회의 민낯을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연 우리 또한 가해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런 현실을 방관하고 아무런 대책 조차 세우고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N번방 사건 속 성착취가  그렇게 고질적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디지털 성범죄가 성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과연 가해자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에 대해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소설 속 모리가 행동이 늦었을지 모르지만, 친구를 위해 고민하고 그 친구를 보호하고 지켜주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는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곽 감동을 선사한다. 

 

더이상 우리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상처받은 이에게 손을 내밀어 '넌 혼자가 아니야.' 나는 네편이야.' 라고 말하여 그의 완전한 네 편이 되어준다면, 그들의 상처와 고통을 조금이나마 치유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처받은 사람 곁에 있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네 편이 되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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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이인식 지음, 나인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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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재미있는 환경 과학 만화"

 

<어린이를 위한 자연 위대한 스승이다>를 읽고

 




"자연은 우리가 찾는 답을 이미 다 알고 있어."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45가지 놀라운 제품, 물질 그리고 청색기술 이야기

 

 

요즘 기후위기, 생태계 파괴 등 자연의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이 명확히 존재했지만, 이제는 거의 여름, 겨울만 존재하는 것 같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공존하여 자연 속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친화적인 제품들을 발명하고 생활 속에서 이용하였다. 그러나 이제 인간은 자연과 친화적인 관계가 아닌 자연을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파괴하는 존재로 변모하였다. 지금 현재 우리가 3년 째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도 자연의 파괴로부터 나온 결과이다. '

이런 상황 속에서 '청색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청색기술은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여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물질을 창조하는 과학 기술'을 의미한다. 자연 전체가 연구 대상이 되므로 청색기술은 21세기가 각광받는 융합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세계 최초로 개념을 창안한 책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환경 과학 만화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 『어린이를 위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는 2012년에 출간되어 꾸준히 사랑받아온 교양 과학책인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의 10주년 기념 어린이판으로 출간되었다. 그래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서 제시된 생물모방, 청색기술, 지속 가능 발전, ESG  등 중심 개념들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학습 만화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를 만화로 구성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 여러분이 청색기술에 관심을 갖고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이 되길 바라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자연을 본뜬 위대한 발명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가 아는 전화기는 사람의 귀를 모방하여 만들었고, 벨크로는 도꼬마리 씨앗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가시를 흉내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지 기술은 장수말법이 집을 짓는 것을 보고 나무로 종이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발명된 거라고 한다. 

실로 우리 주변에 쓰이는 발명품들이 자연을 모방하고 본떠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라는 제목처럼 그 영향력과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면서 전화기, 벨크로, 장수말벌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의 호기심도 자극하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와!' '정말' '진짜 신기하다.' '재미있다' 라는 감탄사와 의성어를 남발하는 우리 아이들처럼 말이다.





이 밖에도 2장에서는 자연을 본떠 만든 물질을 소개하고, 3장에서는 자연에서 배우는 건축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4장에서는 동물과 식물 등 생물을 모방한 로봇을 다룬다. 강수량이 적기로 유명한 아프리카 남서부의 나미브사막에서 생존에 필요한 물을 생산해내는 나미브사막풍뎅이, 총알도 막아내는 거미줄, 거미줄을 사용한 운동화 개발, 얼룩말 무늬를 이용한 에너지 절약 건물 건축, 아프리카에서 공기를 순환시키는 환기 시스템을 만드는 흰개미 집단 등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충분히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마지막 5장에서는 인체 부품을 보완하는 청색기술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청색 기술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까지 다루고 있다. 코끼리의 지진 감지 능력을 활용하여 보청기를 개발했다는 것, 고래 심장 박동 연구를 통한 페이스메이커 발명 등 자연을 이용한 신체 보조 기관 발명 사례가 많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자연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자연의 모방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고, 우리의 미래 에너지와 혁신 기술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발전시켰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일상 생활 속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계기로 자연과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잇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을 이용한 '유쾌하고 재미있는 환경 만화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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