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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에 대하여 "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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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안다.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영원할 거 같지만, 언젠가는 이 사랑도 끝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영원한 사랑이 있다고,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이별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한 달 후, 일 년 후』는 1957년에 발표된 사강의 세 번째 소설이다.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 이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영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에서 여주인공이 이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소설 속 주인공을 영화 주인공이었던 '조제'로 부르고 싶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새롭게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이 책의 여주인공 이름이 '조제' 이다. 처음에 이 여주인공 이름을 보고 영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에서 주인공 조제를 떠올리긴 했는데 그 예상이 들어맞았다. 그래서 이 책 속 주인공 '조제'와 그 영화 주인공 '조제' 의 이미지가 겹쳐서 상상이 되었다.
이 책 속에는 9명의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각자 사랑만 할 뿐 그 사랑은 마주보는 사랑이 아니다. 모두다 짝사랑만 할 뿐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우선 조제는 이십대의 여성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한다. 그녀는 소설가 지망생인 베르나르와 한때 연인 관계였지만 지금은 연하의 의대생 자크를 남자친구로 두고 있다. 한편 베르나르는 소설가가 되길 희망하면서 글 쓰는 일을 계속한다. 그는 결혼하여 아내 '니콜'과 함께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내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베르나르가 사랑하는 여인은 바로 '조제' 인데 조제는 이런 베르나르의 사랑을 알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또한 베르나르의 아내 니콜은 남편이 바람 피운다는 것을 알지만, 베르나르가 그녀를 버릴까 두려워, 모르는 척 아내 역할을 다한다.
베르나르와 조제의 사랑이 일방적이고 서로 어긋난 사랑이라고 한다면 베아트리스와 알랭의 사랑 또한 그렇다. 무명 여배우인 베아트리스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쳐 흐리고 관능미가 뛰어나 남자들을 유혹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한 유부남인 알랭은 출판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아내인 파니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랭의 사랑을 알지만 베아트리스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때 알랭의 조카 에두아르가 등장하게 되고 베아트리스에게 반하여 그녀에 대한 사랑을 불태운다. 이에 대해 베아트리스는 에두아르의 열정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에 그에게 끌린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보다는 자신의 출세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베아트리스는 경제력 있고 그녀를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졸리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 9명의 남녀들은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서로 마주보지 않고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어긋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의 모습을 보면 언제 이 관계가 끊어질까 조마조마하다.
이 책 『한 달 후, 일 년 후』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은 9남녀의 사랑을 통해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을 보여준다. 사랑의 짧음과 유약함을 알고 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조제, 부인이 있지만 조제를 사랑하는 유부남 베르나르, 사랑을 자신의 성공의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야망이는 배우 베아트리스, 오랜 결혼 생활로 더 이상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오십대 말리그라스 부부, 조제를 사랑하는 젊은 의대생 자크, 베아트리스를 사랑하는 알랜의 조카 에두아르, 야망있는 베아트리스를 성공시켜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졸리오 등 그들이 만들어 가는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을 통해 우리는 사랑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p. 136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186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