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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선생님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평점 :
"한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소향, 신조하, 윤자영, 정명섭의 <안녕, 선생님> 을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03/pimg_7526911564281231.jpg)
"얼마 전까지 칠판 앞에 서 있던 선생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아픔을 딛고 이해를 공유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응원하는 소설-
2023년 여름, 우리는 한 교사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과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한국 교육의 현실에 분개하고, 학교 교육 현장의 선생님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그 사건의 진실과 그 교사의 죽음에 대한 이유 등 진상 규명은 되지 않고 있다.
이 책 『안녕, 선생님』 또한 한 교사의 죽음과 이 죽음을 둘러싼 학생, 교사, 학교 등 각각 다른 사람들의 시점에서 4편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교실에서 생을 마감한 한 교사, 왜 그녀는 죽어야만 했을까? 그 죽음 이면에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발생한 학부모의 민원과 그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자의 무관심과 억압 등이 숨어 있다.
'과연 누가 죄인인가?" '누가 그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한 교사의 죽음을 중심으로 해서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 그리고 그 죽음을 다루는 사이버 레커 이렇게 4명의 시각에서 사건이 재구성해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정이라는 감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실을 가둔다.
-p. 213
한 교사의 죽음을 접한 학생의 입장에서 쓰여진 소향 작가의 <알맞은 진실>에서는 학생들이 교사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지, 그들에게 그 사건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한 학생의 시점을 통해 알려준다. 선생님이 죽기 전에 받은 선생님의 유서! 그 유서의 내용은 무엇일까? 선생님을 죽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학폭 사건으로 인한 진상 학부모의 갑질과 횡포 그리고 괴롭힘이었을까? 2년 차 교사가 자신이 사랑하는 공간인 교실을 택해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 선생님으로 하여금 모두를 남겨두고 떠나가게 했을까? 이 글을 읽으니 작년 9월 교문 주위를 빼곡하게 둘러싼 근조화환과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겼던 포스트잇들이 생각난다. 사랑하는 선생님을 떠나보낸 학생들의 마음은 어땠을지 이 글을 통해 그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선생님의 유서를 공개하지 않고 폐휴지장에 버린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정말 지금 이대로가 좋을지 생각해본다. 왜 죽었는지에 대한 진상 규명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그 선생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충분히 애도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 선생님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 교육 현실에 던진 작은 불씨를 기억하고 그 작지만 소중한 불씨를 이어가고 그 뜻을 계승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대로가 졿다. 진실은 여기까지만이다. 이 상태가 나에게는 넘치도록 충분하여 딱 알맞다.
선생님을 추모하고, 나를 인정해주는 지금이.
꼭 진실을 속껍질까지 벗겨낼 필요가 있을까?
가장 보기 좋고 아름다운 상태에서 멈추는 게 백 퍼센트의 진실, 그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p. 55, <알맞은 진실>
그 불씨가 살아있을 수 있음을 윤자영 작가의 <교문의 근조 화환>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한 교사의 죽음에 대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듯이 덮어버리려는 관리자와 그 선생님의 죽음을 제대로 추모하고 충분히 애도하려고 하는 동료 교사의 대립을 통해 지금 교육적 현실을 보게 된다. 학부모의 횡포와 괴롭힘에 힘겨워하는 교사에 대해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어떠한 방패막이도 되어주지 못하면서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휴직해도 이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관리자를 보면서 과연 관리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고 묻고 싶다.
그렇게 무관심하고 자리 보존만 중시하는 관리자와 대조적으로 추모 공간을 만들고 진상을 규명하려고 노력하는 동료 교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당장 바꿀 수 없지만, 그런 노력과 마음이 모여 무너져가는 학교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p, 164
한 교사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해 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 선생님의 죽음의 이유에는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가지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교육적 현실, 학생과 학부모가 고객이며 교사는 그런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잘 해야 한다는 이 책의 교장의 말처럼, 교사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지고 교권이 존중되지 않는 현실, 수십 년 동안 바뀌지 않는 한국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 등 아마도 그 이유는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잘했냐, 잘못 했냐를 따지기보다는 이제라도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교사 또한 인간이고 인권처럼 교권 또한 존중 받아야 함을 이 책을 통해, 그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우리 교육의 현실을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솔직히 4편의 이야기들을 읽는 동안 작년 그 사건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먹먹해서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작가님들의 글을 첨부하며 그 바램을 전해본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ㅎ해야 선생님이 행복합니다. 행복한 학교에서 자라나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청소년 여러분에게 작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향, 신조하, 윤자영, 정명섭-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03/pimg_75269115642812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