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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면 산다 -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기
최길성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3월
평점 :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 일지"
최길성의 <잡히면 산다> 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9/pimg_7526911564240672.jpg)
"완전한 도망은 없다. 잡혀야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도망자와 추격자, 쫓고 쫓기는 긴박감과 스릴러
범인을 쫓는 형사, 도망치는 범인 즉, 도망자와 추격자의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은 언제나 스릴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쫓아다니는 형사도 있지만, 자유형 미집행자나 재산형 미집행자를 검거하러 다니는 검찰 수사관도 있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형이 확정됐는데도 잠적하거나 재판에 불출석 등의 이유로 형이 집행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당해 검거하지 못한 미집행자 숫자를 합치면 4천 명이상에 달한다. 이 책 『잡히면 산다』 를 통해 이렇게 미집행자수가 많다는 사실과 미집행자들을 검거하는 저자와 같은 검찰 수사관들이 있다는 사실도 새삼 알게 된다.이 책에 수록된 미집행자 검거기를 읽다보면, 마치 '도망가면 장땡이지.' '잡을 수 있으면 나 잡아봐라' 라고 말하며 도망가는 사람과 '끝까지 잡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는다' 라는 결심을 하는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쟁탈전을 보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도망가거나, 공소시효 동안 벌금을 안 내려고 버팅기는 사람들과 공소시효 완료 전에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조된다. 실제 있었던 미집행자를 검거한 수사 일지라서 더 현실적으로 받아 들여졌고, 지금의 현실과 미집행자들의 기구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실시간 위치추적, 통화내역 조회, 주민등록 영상정보 추적 등을 통해 단서를 잡아서 미집행자를 검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정말 어떻게 이런 단서를 가지고 검거를 했을까? 상대를 꿰뚫는 심리전, 밀리지 않는 체력, 장기간 동안 잠복과 오랜 기다림, 오랫동안 미집행자를 검거해온 베테랑 수사관의 센스 등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결국은 '미집행자 검거'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거의 99%의 가능으로 만드는 것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의 다양한 미집행자 검거기를 보면서 그 비결은 반드시 잡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끈기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물론 법을 집행하는 검찰 수사관이기도 하지만, 미집행자들의 기구하고 안타까운 사연에 마음 아파하기도 하는 모습을 볼 때 차가운 법 집행 사이에서 뜨거운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미집행자들 중에서는 아예 일부러 벌금을 내지 않기로 작정하고 배째라 정신으로 '나 잡아봐라' 고 하면서 도망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소시효까지 안 잡히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으로 징역, 금고, 구류 등의 형들을 이행하지 않고 도주하거나 잠적해서 집행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법 집행은 필요하다. 다행히 저자와 같은 검찰 수사관들의 노력으로 그들을 검거해서 법집행의 엄중함과 보여주고, 도망자의 삶에서 일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수 있어 다행이다.수사관의 일은 미집행자를 검거하고 형을 집행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들을 최대한 빨리 검거해 형을 마치고 일상적인 삶으로 보귀하도록 돕는 것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만약 수사관이 없다면 그들의 도망도 영영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삶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도망다니는 삶이 지속된다면 지속될수록 도망자 스스로도 무엇으로부터 도망 다니고 있는지 망각한 채 도망을 위한 도망을 다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가 맡은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순간이었다.
-p. 111'교도소에 가는 것이 싫지만 그래도 속은 후련하냐는 물음에 고개들 끄덕이는 검거된 미집행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잡혀야 산다' 라는 이 책의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미집행자를 검거하는 것이 곧 그들을 살려주는 것임을, 그들이 앞으로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임을 이 아이러니한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 『잡히면 산다』 속에 수록된 미집행자 검거기를 읽으면서, 검찰 수사관들의 노고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미집행자들의 수가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지금도 불철주야 미집행자를 검거하기 위해, 그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검찰 수사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30/pimg_752691156424120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