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부르는 그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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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믿고 보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입니다! 이번 작품 속에서 기타기타 사건부의 활약이 어떨지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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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 - 좋은 엄마를 꿈꾸던 어느 심리 상담사의 산후 우울 극복기
양정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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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위한 

위로와 공감 "

 

양정은의< 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를 읽고 





"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 임신, 출산, 육아로 낯선 시간을 경험하면서 힘겨워하는 엄마들을 위한 위로  -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이라면 '산후 우울증'의 무서움을 알 것이다. 아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엄마들은 가볍게 또는 심하게 산후 우울증을 겪어왔을지 모른다. 나에게도 산후 우울증이 찾아왔다.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은 지금까지 육아의 시간들 중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입덫이 심해서10kg 가량 살이 빠지고, 출산 후에는 모유 수유와 잠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여자에게 엄마가 되는 모든 과정들은 모든 것이 처음인 나에게 힘겨웠고 그래서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설기만 했다.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나의 자아정체감의 상실이었다. 어느 새 '나'란 존재는 사라지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 란 존재만 남았다. 

 

지금은 그 어두운 육아의 터널을 지나 어느 새 두 아이를 키우는 초딩맘이 되었다. 10년 이상의 육아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육아가 힘들고 아직도 육아 초보임을 느낀다. 육아라는 기나긴 고통의 터널 속에서 나는 책을 만나게 되었고, 독서는 나의 잃어버린 자아정체감을 찾을 수 있게 해주었고, 독서의 힘으로 육아의 고통을 이겨내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자칫하면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서 산후 우울증으로 고통받았을 그 시간 동안 책이 나를 지탱해주었다. 나는 책을 통해 산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책은 나의 산후 우울증뿐만이 아니라  지금 나의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이 책 『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를 쓴 양정은 작가 또한 산후 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그 우울증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어왔다. 아마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지 않은 사람은 이 고통과 우울한 감정을 알지 못할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왜 나는 이렇게 사는 걸까' 라는 자괴감과 허무함이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너무나 힘겹다는 것을 말이다. SNS 속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부러워하면서 나만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그 좌절을 말이다. 그리고 그 산후 우울증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고 온전히 내가 겪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곁에 있는 남편조차도 그 고통을 대신 겪을 수도 없고 그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이 책 『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산후 우울증의 전개와 그 증상, 우울증으로 인한 감정의 변화와 생각 등을 들려준다. 저자가 겪은 산후 우울증의 증상과 생각들이 마치 내가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같아서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다. 같은 아픔을 겪어왔기에, 같은 출산과 육아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도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이기에 그녀의 모든 고통과 아픔, 외로움, 불안, 우울함 등 모든 감정들이 이해가 갔다. 그 당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나 혼자서만 느끼는 감정인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하고 외로웠는데, 이렇게 저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었다고 하니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그때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산후 우울증의 증상인지 몰랐었다. 그 어떤 치료, 위로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온전히 나혼자 감당하고 해결해야만 했었는데, 만약 그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좀더 그 고통의 시간들을 수월하게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든다. 

 

어쩌면 산후 우울증은 엄마가 되는 과정 속에 겪게 되는 통과의례같은 것이 아닐까. 엄마들 또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처음이기에 겪게 되는 여러가지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인한 것일지 모른다. 

 

나라는 사람으로 가득했던 작은 마음에 크고 벅찬 존재가 들어서자마자 나라는 존재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공존하는 법을 몰랐으며, 내 모성의 크기와 발휘에 관한 또 다른 레이더가 생겼습니다. 엄마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가 내 존재의 평가 기준이 되어 갔습니다.

-p. 49

 

아이를 낳은 순간부터,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엄마'가 된다. 아직 우리는 엄마가 될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고, 누구 하나 엄마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는 '엄마'가 되어 있다. 나 또한 아무런 준비 없이 엄마가 되었다. 나에게는 출산과 육아를 미리 겪은 언니나 친구, 지인 조차 없었다. 그래서 나 또한 저자처럼 모든 육아를 책과 인터넷 속의 정보에 기대어 해나가야했다. 아마도 그래서 산후 우울증이 찾아왔나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으로 가득했지만 그 방법을 알 수 없어서 불안하고 걱정스런 마음이 나의 우울감과 좌절감을 더욱 증폭시켰던 것이다. 

 

그러므로 제 산후 우울은 호르몬 변화에 수면 부족, 비타민D 부족이라는 일차적인 생리적 이유와 더불어, 출산 과정에서 여성성을 상실한 듯한 수치심, 남편과의 친밀한 시간과 개인의 자유를 잃은 상실감,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웠구나’ 하는 충격과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후회, 앞으로도 이런 나날이 지속할 것 같은 두려움,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지에 관한 불안, 한 아이를 24시간 평생 책임진다는 부담감, 우울감이 증폭시킨 부정적 사고와 모성이 부족한 엄마라는 죄책감과 자괴감 등이 한꺼번에 덮쳐온 파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 p.124

 

어떻게 하면 이런 산후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산후 우울증 치료를 위해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의 경우에는 만고의 진리인 '시간이 약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가' 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너무 아이에게 얽매이고 아이에게 집착하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자는 시간 동안 독서를 하며 온전한 나를 만나며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다. 아마 사람마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한 방법은 다르겠지만, 그 방법의 중심에는 ' 나 자신 찾기'가 들어갈 것이다. 엄마로서의 존재와 역할 속에서 잃어가는 나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내가 있어야 나의 가족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것이다. 

 

나 스스로, 타인이 나에게, 내가 타인에게 모든 양육의 의무를 오직 ‘엄마’에게 냅다 뒤집어씌우는 게 아니라, 엄마도 한 사람임을, 혼자서는 결코 질 좋은 양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짐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비난하는 손길을 거두어야 합니다.
-p.243

 

산후 우울증은 엄마의 잘못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 '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에서 저자 또한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 탓이 아니다. 당신이 모성이 없어서 아니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많은 엄마들이 산후 우울증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주변에 도움도 청하지 못하고 남모르게 그 아픔과 슬픔에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모든 책임을 '엄마'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어찌 엄마 혼자만의 일인가. 엄마도 불완전한 한 사람일 뿐, 결코 혼자서 완벽하고 질 높은 육아를 할 수 없음을 아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육아의 현실은 그렇지 않음이 참 마음 아플 뿐이다.

 

여전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잠든 아이의 천사같은 아이들의 얼굴을 쓰다듬다 보면 ' 이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 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잠든 시간 조용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도 나에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다. 이렇게 엄마로서의 시간과 온전한 나의 시간이 공존한다. 

 

방금 이 글을 쓰면서도 아이가 자다 깨 저를 찾았습니다. 얼른 달려가 다독이며 다시 재웠습니다. '엄마 여기 있어, 여기 있어..' 아이를 안심시킵니다. 그리고 내가 표현하는 그 사랑을 가만히 느껴 보며, 방해받은 시간을 새롭게 느껴지는 사랑과 새로운 문장들로 채우는 저를 발견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사는 나를, 또한 더 사랑합니다. 그 커진 사랑으로, 행복과 함께 찾아오는 슬픔과 두려움들을 물리치며, 희망과 힘으로 바꾸며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려 애씁니다.

-p. 259

 

정말 저자의 바램처럼 이 책을 통해 아직도 이 밤에 산후 우울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이 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함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당신 탓이 아니라는 것, 당신이 약해서, 모성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아이를 낳느라 진통을 겪었지만, 한 번 더 마음의 진통을 강하게 겪고 있을 뿐이다, 건강하고, 성숙하고, 더 강한 엄마가 되어 있을 수 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maum_anum, #hyejin_bookangel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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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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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흔적을 통해 삶을 되돌아본다  "

 

마에카와 호마레의 <흔적을 지워드립니다>를 읽고 




"안녕하세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입니다."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을 통한 삶과 죽음의 이야기 -

 

 

벽지 하나 없이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텅빈 방, 마치 아직 공사중인 아파트 현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방은 이미 지어져서 누군가가 조금 전까지 살다가 간 방이다. 이것이 바로 죽은 자의 흔적이자, 그림자이다. 내가 특수청소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김완 작가의 <죽은 자의 집청소>를 통해서이다. 그 책을 읽기 전에는 특수청소에 대해서도, 특수청소를 하는 김완 작가님과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었다. 그 책을 통해 죽은 사람들의 흔적을 청소하면서 작가가 느끼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공감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었다. 죽음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삶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이다. 

 

이 책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또한 특수청소 전문회사인 '데드모닝'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죽은 자의 흔적을 청소하면서 느끼고 깨닫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번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준다.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사장인 사사가와와 알바생으로 고용된 와타루가 특수청소를 통해 만나게 되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감동과 따뜻함을 주고 있다. 5개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삶에 대한 깨달음과 깊은 감동을 준다. 

 

삶의 목표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근근히 이어가던 20대 젊은 청년 와타루는 할머니의 장례식에 다녀오게 된다. 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날, 와타루는 술집에서 사사가와를 만나서 함께 술도 마시면서 할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오는 착잡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사사가와의 우연한 만남은 이후에 와타루가 특수청소 전문회사인 데드모닝에서 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특수청소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사가와와 함께 처음 특수청소를 하러 나간 날, 와타루는 충격을 받고 밀려오는 메스꺼움에 구토를 하며 밖으로 뛰쳐나가고 만다. 이것이 처음 그가 마주하게 된 죽은 자의 흔적이었다. 

 

그러나 그 역한 냄새와 무수한 파리와 구더기의 모습, 부패한 체액으로 변색된  이부자리 이면에 존재했던 죽은 자의 삶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초밥이 먹고 싶다던 좁은 방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고독사한 한 노인, 등산화 속에 유서를 숨겨두고 목을 매고 자살한 한 회사원, 환상통에 걸린 형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매일 아침 전신 거울을 닦았던 동생, 크리스마스이브에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하고 싶었으나 교통사고로 안카깝게 죽은 한 남자, 생활고에 지쳐 어린 딸과 함께 욕조에서 동반자살한 한 엄마의 사연까지 어느 죽음 하나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없다. 그 죽음의 현장들은 너무나 처참하고 끔찍하지만 와타루는 그 속에서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의 흔적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난 이 사람이 어떤 인생들을 살아왔는지 몰라. 하지만 이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삶의 흔적과 죽음만은 기억할 수 있지."

-p. 66

 

" 남은 흔적은 지울 수 있죠. 하지만 누군가 살았던 나날은 지울 수 없어요,"

-p. 332

 

세상에는 다양한 죽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선택한 사연들이 너무 다르다. 그리고 죽은 자는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특수청소업자와 데드모닝과 같은 특수청소회사들은 그 흔적들을 지우는 일을 한다. 하지만 사사가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특수청소를 통해 죽은 자의 마지막 삶의 흔적과 그들의 죽음은 기억된다. 사사가와나 김완 작가 같은 특수청소업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기억되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죽은 자의 흔적을 마주하면서 죽음을 인정하는 것 또한 남은 가족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죽은 아들의 등산화를 끝내 받지 못한 어머니의 마음도 1년 동안 죽은 연인의 유품을 정리하지 못한 한 여인의 마음에도 공감이 간다. 아무리 죽은 자의 유품을 정리하고 그들의 방과 집을 정리해도 그 흔적과 그 기억은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리라고 했잖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그 신발을 집에 가져가면 정말인 거잖아. 그 애가 죽은 게 현실이 되잖아..."

-p.116

 

죽은 자의 흔적과 그림자, 그 흔적을 지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삶에 대한 의미에 대해 깨닫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이 죽은 자들의 흔적들에 대한 정리는 죽은 할머니의 모습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 무심하던 와타루의 마음과, 죽은 딸에 대한 죄책감과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사사가와의 마음에 따뜻함과 삶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인 <딸기 생크림 케이크> 이야기는 사사가와의 죽은 딸 요코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고 아직도 딸아이의 죽음의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사사가와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딸의 죽음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사사가와는 아직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항상 상복을 입고 회사의 창문에 암막 커튼을 쳐서 어두움 속에서 살아왔던 것이다. 그 자신이 죽은 자의 흔적을 지우고, 그들의 삶을 기억하려 애썼지만, 정작 자신의 슬픔과 그 미련은 버리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이 죽음을 다룬 다른 책들보다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이유는 죽음을 통해 등장인물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 그 전자사전에 의지하고 있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오기만 했던 말들, 누군가와 진심으로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과거의 나는 이제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시시한 삶이 소중한 나날로 변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 330

 

" 결국 죽음은 '점'인 거야. 반대로 이 세상에 탄생한 순간도 그냥 '점'인 거지. 중요한 건 그 '점'과 '점'을 묶은 '선'이야. 즉 살아 있는 순간을 하나하나 거듭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야. 하지만 나는 요코의 죽음에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서 그 작은 '점'을 계속 혼자 바라보고 있었어."

"...오늘 그게 변한 거에요?"

"응. 이제야 계속 쳐다보던 그 점에서 해방된 것 같아."

사사가와는 담배에 천천히 불을 붙였다.

"게다가 아사이가 암막 커튼을 떼어준 덕분에 상쾌한 아침이었고."

-p. 337-338

 

죽음은 이처럼 삶을 바꾸기도 한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해파리 같은 삶을 살겠다는 와타루의 삶도, 죽은 딸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두운 그늘 속의 삶을 계속해온 사사가와의 삶도 바꾼 것처럼 말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삶을 보고 그들의 억울한 희생과 미처 피어보지 못한 마래에 펼쳐졌을 그들의 삶을 생각해보게 된다. 비록 그들은 죽었지만, 여전히 그들이 남긴 삶의 흔적과 마음은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묵직한 책임감과 의무를 주는 듯하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을 통해 다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은 죽고 그 흔적을 지울 수는 있지만, 여전히 그 사람의 삶의 흔적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서 말이다.

 

이 책 『흔적을 지워드립니다』을 통해 죽음과 그로 인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하루 지친 일상을 살고 내일도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삶에 대한 희망을 주는 감동적인 책이었다. 

우리 사회 속에서 안타깝게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이 살고 싶었던 하루를 살아가고 있기에, 그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야하기에 말이다.

이 자리를 빌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들 눈에 지워야 하는 흔적이더라도, 우리는 기억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람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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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함 강감찬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박지선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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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의 강감찬 이야기 "

 

박지선, 정명섭, 조동신, 천지윤의< 우주전함 강감찬 >을 읽고 



"고려의 구국 영웅이자 명장인 강감찬 "

- 강감찬을 소재로 한 네 편의 단편집-

 

역사 시간에 고려의 영웅 '강감찬'에 대해 배웠다. <귀주대첩>으로 유명한 강감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귀주대첩에서 강감찬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이순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정작 고려의 영웅인 강감찬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있는 것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강감찬'이 누구냐?"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우주전함 강감찬』은 강감찬의 업적과 그의 영웅다운 면모 등 강감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청소년 소설인 이 책  『우주전함 강감찬』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려의 명장이자 구국의 영웅인 강감찬 장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이 책  『우주전함 강감찬』에서는 강감찬을 소재로 하여 과거와 미래의 강감찬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강감찬 장군의 위대한 업적으로 알고 있는 '귀주대첩' 상황을 생생하게 다룬  조동신 작가의 「깃발이 북쪽을 가리킬 때」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막연하게 알고만 있었던 귀주대첩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고, 그 귀주대첩에서 강감찬의 영웅적인 면모와 뛰어난 지략을 엿볼 수 있었다. 거란의 10만 대군에 맞서서 불리한 싸움이었지만, 강감찬 장군의 탁월한 지략으로 그 10만 대군을 물리친 이야기는 정말 대단했다. 강감찬 장군 덕분에 그 이후 고려는 더이상 거란족의 침입이 없었다고 한다. 마치 삼국지에서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제갈공명의 지략을 보는 것과 같았다. 불리한 싸움을 대승으로 거둔 강감찬 장군의 뛰어난 지략을 이 작품 「깃발이 북쪽을 가리킬 때」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박지선 작가의 「설죽화」는 귀주대첩과 관련이 있다. 귀주대첩을 대승으로 거두는 데 도움을 준 인물로 남장 여장부 '설죽화' 가 있다. 거란족 3차 침입 때 나라를 지키고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10살의 나이에 설죽화는 전쟁에 참여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어리고 허약한 모습에 고려군은 받아주지 않아서 설죽화는 직접 강감찬 장군을 찾아 간다. 그래서 남장 여장부는 설죽화는 귀주대첩에서 선봉장으로 용감하게 싸웠다. 설죽화는  마지막까지 퇴각하는 거란족을 맞아 그들을 섬멸하여 큰 공을 세웠으나 끝내 전사하고 만다. 물론 귀주대첩의 일등공신은 강감찬 장군이긴 하지만, 설죽화의 용맹과 활약 또한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주역임을 이 작품  「설죽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표제작품인 정명섭 작가의 「우주전함 강감찬」은 미래의 강감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면서 전개되는 미래 사회 이야기를 들려준다. 택시조합 소속이던 철우는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된 사람에게 복수하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철우는 외계인 클레이와 인공지능 에이시스가 탑재된 우주선을 타고 도망 다니게 된다.

그는 200년 전 조난신호를 감지하고 접근하던 중 해적 우주선을 습격을 받아 인공지능 에이시를 잃고 '우주전함 강감찬' 안으로 피신하게 된다. 그곳에서 철우는 인공지능 홀로그램인 강감찬을 만나게 된다. 이것은  지구 연합의 돌격향 지휘 전함 1019호의 인공지능 홀로그램인 것이다. 인공지능 홀로그램 강감찬은 철우가 무사히 도망가도록 도와주고 철우에게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면서 한 가지 소원을 이야기를 한다.

인공지능 홀로그램 강감찬이 철우에게 말한 그 한 가지 소원은 무엇인지는 이 책 「우주전함 강감찬」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강감찬 장군을 소재로 한 네 편의 이야기가 정말 모두다 흥미롭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고려의 영웅이자 명장인 강감찬 장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우주전함 강감찬」을 통해서  강감찬 장군의 업적과 위대함에 대해 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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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 - 세상의 모든 자식을 위한 홀로서기 심리학
하시가이 고지 지음, 황초롱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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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자식을 위한 홀로서기 심리학 "


하시가이 고지의 아직도 당신의 머릿 속에는 부모가 산다>를 읽고




"인생의 모든 뿌리에는 부모가 있다"

-세상의 모든 자식을 위한 홀로서기 심리학-

 

"너는 누굴 닮아서 머리가 나쁘니?" , "어쩜 너는 아빠의 나쁜 점만 골라 닮았니?" 등과 같은 이야기를 우리는 어렸을 때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시험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드렸을 때, 낮은 점수에 대해  부모님은 서로 상대방의 머리 탓을 하기에 바쁘다. 나 또한 아이 둘을 키우고 있고 자주 학교에서 보는 시험 점수나 통지표를 보고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곤 했다.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고, 너무나 듣기 싫었던 말을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 아이들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새삼 깨닫고 깜짝 놀랐었다. '나도 나의 부모님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구나.' 아이 육아 과정에서 나는 나에게서 싫어하던 부모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발견에 대해 이 책 『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의 저자이자 일본의 유명 상담심리사인 하시가이 고지는 "아직도 우리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 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경험하는 부모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에게 어떤 믿음을 심습니다.바로 머릿속 부모이지요. 그리고 머릿속 부모가 생각하는대로 우리는 살게 됩니다."

 

저자는 30년 동안 뇌과학. 신경언어프로그래밍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심리상담을 해왔다. 저자는 심리상담가로서 30년 동안 8만 명을 치료하고 깨닫은 뇌과학적 통찰을 얻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인생의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결국 부모가 있다"는 것이다. 부모와 큰 갈등이 없던 사람도,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도 모두 머릿속의 부모에게서 지배당하고 휘둘리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8만 명을 심리상담해오면서 만나게 된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하면 머릿속 부모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말해준다. 머릿속 부모의 감정을 밝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머릿속 부모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파악해서 한다. 머릿속 부모의 부정적인 경험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머릿속 부모를 다시 키워야 한다. 이렇게 머릿속 부모의 생각을 바로잡음을 통해서 우리 또한 바뀔 수 있다. 즉 머릿속 부모를 다시 키워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현실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생 관점으로 자신이 겪은 일들을 돌아보는 단계까지 도달해야만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의식이 자신 안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부모의 내면을 향함으로써 부모의 시점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머릿속 부모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삶의 이유를 찾는 새로운 질문」중에서

 

옛말에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만들어지고, 부모의 모습을 닮게 된다. 그리고 요즘 일어나는 아이들의 나쁜 행동들은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일어나고 있다. 소위 말해서 부모가 올바르고 정상적이면 자식도 정상적이고 올바른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참된 부모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  『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을 통해 머릿속 부모의 존재와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다. 나 또한 아직도 내 머릿속 부모에 의해 지배당하고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통해서 나 또한 내 머릿속 부모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내 머릿속 부모에 대해 먼저 살펴보아야하겠다.

또한 이 책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갈등을 빚고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아이와 갈등을 해결하고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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