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주도 학습법 - AI시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드는
임충열.김유미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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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공부 잘할 수 있을까"

 

임충열, 김유미의 < 상황 주도 학습법 읽고 




"왜 상황 주도 학습법인가?"

-상황 주도 학습법의 모든 것-

 

아마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에 집중되어 있다. "왜 금쪽같은 내 새까는 공부를 싫어할까?" 정말 이 질문이야말로 내가 요즘 딸의 공부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이다. 아마 모든 엄마들의 로망이 자신의 아이들이 공부를 알아서 척척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일지 모른다. 언제까지 아이에게 '공부 좀 해라' 라고 잔소리를 해야하는 것인지, 오늘도 아이와 공부 때문에 실갱이 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린다.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이 책 『상황 주도 학습법』에서 저자는 아이들의 전반적인 성향과 환경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서 학습할 수 있는 맞춤형 교과 과목별 학습법을 제시한다. 

 

요즘같이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시대에 있어서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황 주도 학습법'과 같은 기존의 공부법에서 탈피한 새로운 학습법이 필요하다.

 이 책 『상황 주도 학습법』에서 저자는 아이들의 전반적인 성향과 환경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서 학습할 수 있는 맞춤형 교과 과목별 학습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학습법을 사용하여 초·중·고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상황 주도 학습법을 통해 복합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고 이런 사고력은 지금의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있어서 요구되는 필수적인 역량인 것이다. 

 

이제 암기한 지식은 경쟁력이 되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는 새롭게 지식을 배우고, 그 배운 지식을 확장시키고, 확장된 지식을 융합시켜 이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힘을 길러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성입니다. 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힘이 앞으로는 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힘을 상황 주도 학습법에서는 복합 사고력이라고 정의합니다.
-p.231

 



이 책 『상황 주도 학습법』을 통해 우리는 상황 주도 학습법이 무엇인지, 왜 상황 주도 학습법이 요즘에 필요한 것인지, 아이의 성향과 환경에 따른 맞춤형 학습법은 무엇인지, 아이의 성향에 따라 상황 주도 학습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 상황 주도 학습법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잇을 것이다. 

 

상황 주도 학습법에서는 엘리트=기득권이 아닌 엘리트=엘리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좋은 성적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평생 교육 시대인 현시대에 맞는 어느 상황에서 어떤 학습을 하든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는 상황 주도 학습법이 장착되어야 합니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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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삶 클래식 라이브러리 2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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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로운 삶 속에서 자기 성찰"

 

마르그리트 뒤라스 < 평온한 삶 읽고 



“그래도 언젠가 권태롭지 않은 날이 오겠지. 머지않았다.

나는 그럴 필요조차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평온한 삶이 오고 있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숨은 걸작-

 

영화 <연안>으로 유명한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숨은 걸작이 이번에 아르테 클래식 라이브러리로 출간이 되었다. 그의 초기걸작으로 알려진 작품인 이 책 『평온한 삶』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가족관계가 주는 불안과 절망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책 『평온한 삶』에서 작가는 프랑스 남서부 시골 마을의 뷔그 농장을 배경으로 하여 그 농장에서 살아가는 스물여섯 살 프랑신 베르나트를 화자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녀의 가족은 20년 전 쫓기듯 프랑스로 와서 뷔그 농장에 정착했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는 삶에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프랑신과 니콜라 남매는 그런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소설의 시작은 '제롬'이라는 프랑신의 외삼촌과 니콜라의 싸움으로 부상을 당한 제롬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외삼촌인 제롬이 니콜라의 아내와 관계를 맺었고 그 사실을 프랑신이 니콜라에게 알림으로써 싸움이 시작되었다. 외삼촌의 배신과 아내인 클레망스의 불륜에 화가 난 니콜라가 제롬을 때렸고, 심지어는 제롬을 죽게 했다. 비록 니콜라가 제롬을 죽을 정도로 심하게 때렸지만, 프랑신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도 공범이나 마찬가지였다. 집안의 사고뭉치였고 사기꾼이었던 제롬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그가 죽었으면' 하고 바랬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제롬이 고통에 울부짖어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지도 않고 죽게 내버려둔 것이 아닐까. 그랬기에 정작 제롬이 그 싸움 이후 10일이 지나 죽었을 때도 가족 중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다. 제롬의 죽음은 마치 장애물 제거처럼 오히려 그 가족들의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제롬만 죽으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질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 가족의 삶은 불행했고, 변한 것이 없었다. 그런 우울과 절망이 니콜라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아내인 클레망스가 떠나고 니콜라를 좋아했던 뷔스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사실은 뷔스는 진정 니콜라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하숙생처럼 그 집에 함께 살던 '티엔'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사랑의 배신과 좌절에 슬퍼한 나머지, 니콜라는 차가운 철도 선로 위에 누워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제롬의 죽음에 이어 니콜라까지 죽게 되고 이에 힘들어하던 프랑신은 바닷가 마을로 떠나게 된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제롬의 죽음에서부터 니콜라의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가족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2부에서는 프랑신이 니콜라의 죽음 이후 홀라 바닷가 마을로 떠나 15일동안 호텔에 머무르며 생활이 나와있다.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프랑신의 자아 성찰 과정이 보인다. 갖가기 상념들이 이어지고 그 상념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심지어는 자기 분열에 이르기까지 한다. 

 

3부에서 프랑신은  다시 뷔그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녀는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녀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평온한 삶'은 무엇일까. 아마 이러한 삶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는 '권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권태로운 삶이 평온한 삶이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 삶이 별다르거나 특별하지 않지 않은가. 우리는 그렇게 하루 하루가 똑같고 변함없는  삶 속에서 그저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너무 무기력하고 귀찮고 게으른 삶이 어쩌면 평범하고 평온한 삶이라고,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인생이고 삶임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권태는 사라지지 않고 그저 그렇게 우리 삶 곁에 있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권태롭지 않은 날이 오겠지. 머지않았다.

나는 그럴 필요조차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평온한 삶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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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더링 하이츠 클래식 라이브러리 4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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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같은 사랑과 복수"

에밀리 브론테 <워더링 하이츠>를 읽고 



두 집안에 얽힌 사랑과 복수, 행복과 구원"

-에밀리 브론테의 기념비적인 작품, '폭풍의 언덕'에서 '워더링 하이츠'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책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 아르테의 클래식 라이브러리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워더링 하이츠』로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은 잘못된 번역이라고 한다. 원래 제목이 <Wuthering Heights>인데 '저택'을 뜻하는 heights를 '언덕'으로 잘못 옮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워더링 하이츠>는 단순히 신분이나 재산을 초월한 폭풍같은 사랑 이야기로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폭풍의 언덕』이 아닌  『워더링 하이츠』로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워더링 하이츠'는 이 책에서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된다. 이야기는 록우드라는 한 남자가 시골 마을에 잠시 머무르기 위해 임대한 저택인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록우드는 집주인을 만나기 위해 '워더링 하이츠' 저택에 찾아갔다가 집주인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궂은 날씨와 사건으로 인해 록우드는 뜻하지않게 그 저택에 하룻밤 머물게 된다. 그리고 한밤중에 캐서린이라는 유령을 만난 그는 그 유령과 집주인인 히스클리프와의 관계를 궁금해하게 된다. 그는 다음 날 집으로 돌아와 가정부 넬리로부터 그들의 오랜 역사와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그 사연을 통해 워더링 하이츠에 사는 언쇼가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사는 린턴가 사이의 오랜 원한과 사랑, 복수에 대해 알게 된다.

 

캐서린의 아버지는 리버풀 여행에서 만난 고아인 히스클리프를 불쌍히 여겨 그를 워더링 하이츠로 데려오게 된다. 이로싸 히스클리프는 언쇼가의 구성원이 된다. 아버지 언쇼가 죽고 아들인 힌들리가 가장이 되어 강압적인 방법으로 저택을 관리하며 군림하게 되자,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서로 오누이처럼 의지하며 우정과 애정을 쌓아가게 된다. 반면 힌들리와 히스클리프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중 캐서린이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 에드거 린턴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는 그에게 애정을 품게 되고 급기야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다투게 된다. 그들의 애정 관계는 깨지고 캐서린은 결국 에드거를 선택해서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히스클리프는 갑자기 사라져버리게 된다.

 

그러다 3년 후 히스클리프는 부유하고 멋진 신사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고 워더링 하이츠에 머물게 된다. 이렇게 하여 히스클리프의 캐서린에 대한 사랑의 복수는 시작이 된다. 과연 그 복수의 끝은 어디일까. 사랑이 증오와 애증으로 변해버린 상황 속에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어떻게 될까. 1권, 2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방대한 양이긴 하지만,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과 복수 이야기에 심취하다보면 금방 읽게 될 것이다.

 

죽어서까지도 떠나지 못하고 그 저택을 방황하는 유령 캐서린과 그 저택의 집주인인 히스클리프는 얼마나 서로를 사랑한 것일까. 그들의 사랑과 복수, 행복과 구원 이야기를 통해 에밀리 브론테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한 것일까.

 

오랫만에 아르의 클래식 시리즈로 다시 읽게 된   『워더링 하이츠』, 1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여전히 그 명성과 감동은 그대로인 것 같다. 더군다나 이번에 출간된 아르체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인 이 책   『워더링 하이츠』는 아름다운 감성과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여성 서사가 담긴 대하 드라마로 소개해서 더 색다르게 특별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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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구멍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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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세계 아름다운 연결"

 

현호정 < 고고의 구멍 읽고 



“모든 상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스스로 아무는 거야."

-성장소설계에 나타난 환상의 행성, 현호정의 첫 장편소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마치 가슴에 뻥 하고 구멍이 뜷린 것처럼 아픈 상실의 아픔을 겪기도 한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나 부모로부터의 소외 등 주로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할 때 주로 그런 상실의 고통과 아픔을 느낀다. 만약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공동체로부터 제대로 사랑도 인정도 받지 못한다면, 그 상실감과 절망감은 얼마나 클까. 

 

이런 상실감을 이 책 『고고의 구멍』에서 현호정 작가는 '홀로둥이'로 태어나 제대로 사랑도 받지 못한 존재인 '고고'의 가슴에 난 구멍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2022년 <문지 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인 현호정 작가는 첫 장편소설인 이 책 『고고의 구멍』을 통해 구멍을 통한 상실과 구멍의 연결을 통한 사랑의 신화를 들려준다. 가슴에 구멍이 생긴 소녀 '고고'와 수많은 구멍을 가진 행성 '망울의 구멍이 서로서로 아름다운 고리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작가는 SF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상상력을 무한정 발휘하여 수많은 구멍으로 이루어진 행성 '망울'을 창조해낸다. 망울의 극 지대 어느 마을은 일년 내내 겨울이며, 오직 쌍둥이만 태어나는 곳이다. 그런데 그 곳에서 쌍둥이가 아닌 홀로둥이로 '고고'가 태어난다. 홀로둥이는 마을에서 살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고고는 추방될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그때 마을에는 또 하나의 홀로둥이닌 '노노'가 태어나고 고고와 노노는 서로 짝을 이루며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마을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유일한 친구였던 노노가 이상한 병에 걸려 마을에서 떠나게 되고 고고만 혼자 남게 된다. 다시 혼자가 된 고고는 결국 마을에서 쫓겨나게 되고 고고는 자신이 거주할 곳을 찾아헤매던 중 습지 지역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곳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고는 자신의 가슴에 구멍이 생긴 것을 발견하게 된다. 구멍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고고는 구멍을 메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곡인'을 찾아가게 된다. 땅의 구멍을 메울 수 있는 거인족 협곡인도, 땅 속에 사는 소인족 지도리인도 고고의 가슴에 난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다만 고고의 구멍 속에 잠시 살았던 지도리인 '금'을 통해 그 구멍을 메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고, 결국 새가 되어버린 자신의 친구였던 '노노'를 찾아가게 된다. 여러 인물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로부터 구멍이 생긴 원인과 구멍을 메울 방법을 알게 되면서 고고는 점점 더 구멍을 메우는 데 가까워진다.

 

과연 고고는 자신의 가슴에 난 '구멍'을 메울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작가는 고고의 가슴에 난 구멍과 망울이라는 행성의 수많은 구멍을 서로 긴밀하고 아름다운 연결 고리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솔직히 고고의 가슴에 난 구멍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작가는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아 여러가지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구멍이 실제 가슴에 난 신체적인 구멍인지, 협곡인 비비유지의 말처럼 마음의 상처로 인한 정신적인 구멍인지, 아니면 노노의 존재의 상실로 인한 상실의 구멍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요인으로 생겨난 구멍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고고의 구멍이 어떤 요인에 의해 생겨났든간에 고고의 구멍과 망울의 구멍, 즉 개인과 세계의 구멍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마치 정신과 육체가 연결되듯이, 세계와 사람 또한 서로 적대적인 투쟁의 관계사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아름다운 연결과 성장의 에너지는 수록된 '망울의 창조 신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는 것 같다. 

 

단순히 고고의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심오한 우주와 창조 원리가 숨겨져 있다니 이 책을 통해 보여주려는 작가의 빅픽처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행성 창조 신화를 사용하여 '고고'라는 소녀와 세계를 연결하고 그들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있다. 

하지만 다소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발견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구멍이 상징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 다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고고의 구멍』을 통해 가슴에 구멍이 생긴 소녀 '고고'의 성장과 모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마치 어렸을 때 읽은   『어린 왕자』 이야기처럼 '고고'를 통해 우리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 같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그 어떤 상처도 남의 도움으로만 아물지는 않거든. 모든 상처는 안팎으로 아문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스스로 아무는 거야.”
-p.84


이 글은 동아시아, 허블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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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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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중년 여성의 삶 찾아서"

 

김희경 < 에이징 솔로 읽고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비혼 선배들이 들려주는 비혼의 삶의 모든 것-

 

예전에는 결혼 적령기에 다다른 딸에게 부모는 항상 묻고는 했다.

"너는 언제 결혼하니?" 또는 "너는 나이가 찼는데 언제 결혼할거니?"

나 또한 30대에 이르니 부모님에게 항상 듣는 소리가 너 언제 결혼할거냐, 이러다 결혼도 못하고 노처녀로 늙는 거 아니냐, 부모님의 잔소리에 더해 명절때마다 어쩌다 한 번 만나는 친척들조차 그런 참견을 하며 결혼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결혼 안 하면 내 인생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줄만 알았고, 결혼 안 한 친구에게도  '너는 언제 결혼할거야?" 너도 어서 결혼해야지' 라고 말하곤 했었다. 그때는 그 말이 진정 친구를 걱정하고 위하는 말인 줄 알았다. 어쩌면 걱정해준다고 하는 그 말이 그 친구에게 큰 스트레스와 고통이었음을 왜 그때는 알지 못했을까.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비혼주의를 선택하여 나홀로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과거에는 결혼이 필수였던 결혼관이 이제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모토와 함께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아졌고, 어느덧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현재 1인 가구 비율은 정상 가족이라고 불리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보다  훨씬 더 높다. 기존의 가족 모델이 해체되어 기존의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3인 이상의 가구만을 정상 가족의 범위로 볼 수 없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이제는 1인 가구에 대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그런데 1인 가구의 삶 속에는 20, 30대 싱글의 나홀로 삶이나 이혼, 사별로 인해 혼자가 된 노년 가구를 위한 대책이나 지원은 있지만, 일찍부터 '혼자인 삶'을 선택하여 오랫동안 혼자서 삶을 살아온 비혼 중년 여성의 삶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에이징 솔로』에서 저자는  1인 가구에 대한 논의나 지원에서 소외되었던 비혼 중년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비혼 중년 여성으로서 오랫동안 나 홀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처럼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40, 50대 여성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면서 비혼 중년 여성의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비혼을 선택한 이유, 한국 사회에서 비혼 중년 여성으로 살아가는 방법,  외로움에 대처하고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 비혼 중년 여성의 노후 대처 등에 관한 그녀들의 솔직하고 진솔한 목소리를 이 책 속에 담았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비혼 중년 여성의 삶은 어떨까. 그들이 비혼을 선택해서 결혼을 한 사함들보다 더 미완성적인 불완전한 삶을 살고 있을까. 혼자이기에 외로움과 고독감에 몸부림치는 쓸쓸한 삶을 살고 있을까. 그런 부정적인 예상을 깨고 오히려 그들의 삶은 자유분방해보이고 완전한 삶처럼 보였다. 오히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정상 가족이라 불리는 나의 삶보다 더 여유있어 자유로워 보여 부럽기도 했다.

 

그들의 말처럼 결혼은 삶의 방식의 하나일 뿐이다. 저마다 삶이 다르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이제는 비혼도 또 다른 삶의 방식의 하나로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혼자이기에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결혼한 여성들이 받는 육아와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시간에 좀더 투자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비혼 여성들 중 자신의 능력을 살려 일하능 여성들이 많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자아발전을 위한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물론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를 잃듯 혼자서 사는 삶이 언제나 장미빛 환상으로 가득차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들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로부터 오는 편견, 비난과 차별과 맞서 싸워야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가족' 중심의 제도에 의해 운영되기에 그녀들처럼 비혼 중년 여성들은 병원에서 수술 한 번 받기도 어렵다. 수술 전 수술 동의서는 환자의 가족이나 보호자에 위해 작성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녀들을 위한 자리는 마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과는 달리 그녀들은 비혼이지만 혼자 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가족은 아니지만, 이웃들이 있고, 함께 살아갈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비록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그들에게는 가족보다 더 친밀하고 촘촘함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준다. 누군가는 이웃들과 연결된 마을에서 혼자 살고, 누구는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돈을 모아 집을 사서 한 집에서 산다.  또 누군가는 전주의 '비비'(비혼들의 비행') 공동체처럼 비혼 여성들을 위한 공동임대주택같은 대안적 생활공동체에서 산다.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나이가 들어도 혼자서 사는 '비혼의 삶'이 가능함을 알게 된다. 

 

“서로서로 견디는 힘만 있으면 다른 건 헤쳐나갈 수 있어요. 누군가를 견디지 않고 가능한,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 관계가 있나요? 그런 건 없어요. 그런데 좋으니까 견디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좋으니까 그만큼 어떤 부분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거죠. 누군가가 나를 감당해 주기 때문에 나도 누군가를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이 공동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p. 257
 

 

 물론 여전히 나이가 들어서 비혼으로 혼자서 사는 삶은 쉽지 않다. 부모나 가족 돌봄, 주거 문제, 노후대처, 고독사 문제 등 여전히 걱정스럽고 우려되는 문제들이 많다. 또한 우리 사회제도조차 비혼의 솔로들에게는 여전히 차별적이다. 아직도 일터, 병원, 사회 그 어느 곳에도 우리 솔로들을 자리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여전히 비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따갑다. 그래서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우리는 이제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을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이 책   『에이징 솔로』이 비혼 중년 여성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대변해주고, 비혼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나이 들어 혼자 사는 삶에 대한 공포를 '비혼으로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안전하게 나이 들 수 있다'라는 믿음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이 글은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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