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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정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5월
평점 :
"혼자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정민선의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17/pimg_7526911563897428.jpg)
“익명의 단톡방은 고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여섯 명의 각자가 느끼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들-
요즘은 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 등장하여, 우리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이러한 쏟아지는 나홀로 문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고독함',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에서 작가는 혼자 사는 고독한 여섯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들의 일상을 다큐로 만들기 위해 다큐멘터리 기획자는 <혼자이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라는 이름의 단톡방을 열어 그들 여섯 명의 사람들을 초대한다. 서로의 개인정보들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이름 대신 A, B, C, D, G, N 의 알파벳으로 불리며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 6명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과 출판사 편집자, 인플루언서, 작가 지망생, 액세서리 디자이너 등 직업도 다양하다. 너무나 각기 다른 나이와 직업을 가졌지만 그들은 '혼자라는 점, 명상에 관심이 있다는 것, 이 공통점으로 단톡방에 모인 것이다.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그들은 그 익명의 공간이자 온라인 공간 속에서 원활하게 소통을 한다. 서로 단톡방에 생존 신고를 하고, 단톡방에서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한다. 그들은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들의 일상을 살아왔지만, 가슴 한편에서 밀려드는 외로움은 막을 수는 없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일상을 브이로그로 찍어 공유하고 단톡방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서로 소통한다. 단톡방의 규칙은 간단하다. 첫째, 매일 생존 신고를 할 것, 둘째, 서로의 신상에 관해 묻지 않을 것, 셋째, 그저 취향을 공유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고독사를 방지할 것. 이 규칙들을 지키며 그들은 서로 정체를 알지 못한 채, 혼자라는 공통점 아래 친구보다 가까운 어떤 친밀감과 끈끈함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서로에 대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니 서로에 대한 부담감과 불편함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적당히 아는 사이라는 말,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적당히 알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고 적당히 알기 때문에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있고.
-p. 119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적당히 아는 사이이기에 그들은 단톡방에서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허심탄회화게 털어놓는다. 또한 그들은 온라인 공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즉흥 밤바다 여행이나 각자 집초대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간다. 서로 만나서 술도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직면하게 된다. 그 과거를 통해 그들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혼자이고 싶다고 말하지만, 혼자이고는 싶지 않은지 깨닫게 된다.
이 책 속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다. 외로움과 고독함도 결국은 서로 관계 맺기와 인간적인 따뜻한 마음을 통해 해소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혼자서는 살 수 없음을, 서로 얽혀사는 덩쿨처럼 서로 그렇게 얽혀서 부대끼며 살아야함을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 여섯 명의 다양한 사연들이 펼쳐져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인상적으로 읽어서 좋았다. 이 책의 띠지에 적힌 '익명의 단톡방은 고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의 대답을 하며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개체로서 타인에게 정서적으로 기대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느슨한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해방감은 개인의 상처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편견이 없는 관계애서는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었고, 그렇게 스스로 감정의 실체를 알아차림으로써 우리는 성장할 수 있었다.
-p. 327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17/pimg_752691156389743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