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드립니다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김이환.임지형.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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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빌릴 수 있다면"

 

김이환, 임지형, 정명섭 <빌려드립니다> 를 읽고 



 

“무엇이든 빌릴 수 있다면

청소년들은 무엇을 가장 빌리고 싶어할까”

- 3인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빌려드립니다> 시리즈 -

 

만약 당신이 무엇이든 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가장 빌리고 싶나요? 그 무엇이라는 범주 안에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한다. 그러면 당신은 렌탈 대상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렌탈 서비스가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미 많은 것들이 렌탈 서비스 중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제는 물질적 대상을 넘어서 인간까지도 빌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책 『빌려드립니다』에서 임지형 작가가 들려주는 <친구를 빌려드립니다>의 이야기도 실현가능할지도 모른다.

 

이 책  『빌려드립니다』에서는 이런 궁금증과 상상력을 가지고 3인의 작가가'빌려드립니다'라는 주제 아래 각각 책, 초능력, 친구를 소재로 설정하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특히 이야기 속 주인공을 십대 청소년으로 설정하여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알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무엇이든 빌릴 수 있다면, 우리 청소년들은 무엇을 가장 빌리고 싶어할까.

우리는 김이환 작가의 <책을 빌려드립니다>, 정명섭 작가의 <초능력을 빌려드립니다>, 임지형 작가의 <친구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청소년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지구를 벗어나 여러 행성에서 사는 것이 가능해지는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 우주를 개척해서 도시를 만들고 우주 곳곳에는 지구와 다른 다양한 도시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김이환 작가가 <책을 빌려드립니다>에서 그리는 그런 미래 사회 속에서, 중학교 2학년인 정빈은 소형 우주선의 선장이며, 어느 날 비밀 북클럽의 유리로부터 '책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 책은 '아침 이야기'라는 책인데 그것은 곧 폭발하는 행성에 가장 근접한 도시에 있다는 것이다. 비록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정빈은 그 의뢰를 받아들이고 도전과 모험을 하기로 한다.  과연 정민은 위험을 무릎쓰고 책을 찾아 달라는 그 의뢰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을까.

그리고 책을 빌리든, 아니면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과 같은 다양한 매체에 의해 책을 읽든, 과연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와 의미를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만약 무엇이든 빌릴 수 있는 것에 초능력이 포함된다면 어떨까. 초능력을 빌려서 보고 싶지 않은 친구를 보는 것을 피할 수 있거나,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어떨까. 정명섭 작가의 <초능력을 빌려드립니다>에서 나오는 앱처럼 진짜 초능력을 빌려주는 회사가 있다면 어떨까.

요즘 AI를 통해 사진을 합성하고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이 하던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 이제는 초능력 또한 앱 하나로 인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주인공 나경이의 말처럼 초능력이 언제까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피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초능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고 자신이 직접 부딪쳐보고 극복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초능력이 언제까지 날 도와주진 않을 거잖아. 부딪쳐봐야지."

-p. 107

 

임지형 작가는 <친구를 빌려드립니다>에서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학교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게임중독과 학교 부적응 문제에 빠진 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기간 지속된 비대면 수업 때문인지 주인공 유민이는 친구가 없고 친구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게임이나 부모님으로부터 '넌 친구도 한 명 없냐' 라는 비난과 잔소리를 듣고 외로움도 느끼면서 친구를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건물에 붙은 광고지를 본 후 '다빌 렌탈 서비스'를 알게 된다. 무엇이든 빌려준다는 말에 유민이는 '다빌 친구'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고 그 서비스를 통해 친구를 렌탈받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이 원하는 친구를 선택해도 번번히 친구를 만드는 데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문득, 자신의 반 친구인 진우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만들고 싶었던 친구가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친구는 만들고 빌리는 것이 아니라, 사귀는 것임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래, 친구는 빌리는 게 아니라 사귀어야 맛이지."

-p. 156

 

이 책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힘겨움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이 고민이 무엇인지, 그들이 빌리고 싶어할만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이 힘든 현실 속에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있고 도전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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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무녀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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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토속 오컬트 작품"이자 오컬트 시리즈의 결정판

박해로 작가의 신작-


당신은 귀신의 존재를 믿는가. 세상에 '귀신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냐, 귀신이 있어!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주장이 맞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귀신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장례식장 가는 것아 어쩔 땐 무서울 때가 있다.

아마 귀신을 포함한 오컬트 존재를 가장 잘 알고 그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람은 박해로 작가가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전작인 <섭주>를 비롯해 오컬트 소설 로 유명하고 대표적인 작가인 박해로 작가가 이번엔 무당 이야기로 우리 곁으로 왔다.

이번에는 신내림이 내린 한 남자를 그의 운명으로부터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층간소음으로 밤마다 악몽을 꾸는 추리 소설작거 김민규, 그런데 사실 알고보니 자신이 밤마다 가위에 눌리고 악몽을 꾸며 몸부림을 쳤던 것이다. 자신을 제외한 주변 집으로부터의 층간소음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은 자신에게 중국 장수의 신이 내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밤마다 그 장군은 그를 찾아왔고 괴롭혔던 것이다.

이 신내림을 막기 위해 천지신녀라는 무녀가 퇴마사 역할울 하며 김민규의 신내림을 막으려고 온갖 무속적인 방법을 동원하는데.. 과연 김민규는 장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천지신녀는 김민규를 장군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을까. 후반부에 작가가 보여주는 반전이 인상적이었고 '역시 오컬트 소설은 박해로 구나' 하는 찬사가 저절로 나오게 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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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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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근원 추적하는 SF 스릴러 "

 

정보라 <고통에 관하여> 를 읽고 



“세상에서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정보라 작가의 4년 만의 신작-

 

인간에게 고통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삶 속에 과연 고통이란 필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고통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과연 인간의 삶에서 고통이 없다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정보라 작가는 이 책과 함께 우리 곁에 4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이 책 『고통에 관하여』는 고통의 궤적을 추리하는 SF 스릴러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고통을 무력화시키는 진통제를 개발한 제약회사와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와의 갈등으로부터 시작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과연 고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만약 고통을 없애주는 약이 있으면 어떨까. 아마 그런 약이 있다면 암환자같은 고통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아픔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지 모른다. 그래서 한 제약회사가 고통을 무력화시키는 진통제를 개발하게 된다. 한편 고통이 오히려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도 있다. 

그들은 오히려 인간에게 더 고통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단 사람들에게 일부러 고통을 가한다. 그래서 그 종교단체는 고통을 없애주는 진통제를 개발한 제약회사에 폭탄테러를 실행한다. 이 테러로 인해 제약회사의 사장과 부인은 죽고 그 진통제는 폐기되고 제약회사는 문닫게 된다. 그런데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12년이 지난 후, 잠잠해진 교단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교단의 지도자들이었으며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다량의 약물이 투여된 채로 그들은 죽어 있었다. 과연 이들을 죽인 살인자는 누구인가. 이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12년 전 테러 사건으로 수감되어 있던 '태'가 소환되면서 그를 통해 교단의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 태'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폭탄테러로 부모를 잃은 '경'과 그녀와 결혼한 '현', 살인사건 수사를 맡은 '륜' 형사와 교단의 지도자가 된 태의 형인 '한'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야기는 긴장감과 재미를 주면서 스릴있게 전개된다. 이야기의 구성과 사건 전개 과정이 흥미진진해서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제약회사와 사이비 종교단체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이 박진감있게 전개되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특히 '태'를 둘러싼 사건들과 고통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엽'의 존재와 그 정체가 너무 궁금했고 나중에 그 실체를 알고 나니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엽'이 만든 실험의 일부였던가. 정말 마지막에 깜짝 반전을 준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면서 과연 인간에게 고통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처음에 인간은 고통을 없애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왔다. 그런데 과학기술과 의학기술이 발달되자, 인간은 점차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오히려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고통은 곧 영혼이자 인간의 정수이고, 고통의 근절은 영혼의 멸절이자 신에 대한 거부이며 구원에 대한 모독이었다.

-p. 30

 

하지만, 이야기 속 종교단체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일부러 고통을 만들어내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로 악용될 수 있다. 또한 제약회사가 개발해낸 약이 고통을 무력화시켜주는 것이 아닌 죽음을 앞당기는 약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과연 인간에게 고통이란 무엇이며 고통은 과연 인간을 구원으로 이르게 하는가 아니면 죽음을 앞당기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 질문을 이 책 속 이야기들과 함께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고통에 대한 근원을 추적하는 SF 스릴러 작품인 이 책  『고통에 관하여』을 통해 정보라 작가와 함께 고통의 궤적을 추적하는 철학적이면서도 스릴있는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을 견딥니다. 고통에 초월적인 의미는 없으며 고통은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인간은 의미와 구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p.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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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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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사시 "

 

박영 <낙원 창백한 손으로> 를 읽고 



“이들을 왜 죽여야만 했을까요?

알고 싶다면 오늘 밤 자정, 그곳으로”

- 스릴러 작품으로 다시 돌아온 박영 작가의 신작 스릴러-

 

사건의 진실은 은폐될 수 있을까. 15년 전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5명의 아이들, 과연 이 아이들과 이 사건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15년 전 은폐된 살인 사건의 진실과 그 진실폭로와 복수를 통한 악의 서사시가 이 책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불온한 』, 『이름 없는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의 소실점을 추적해온 작가는 4년 만에 신작 스릴러인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으로 돌아왔다. 이 책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에서 작가는 개인의 욕망 추구를 위해 힘없는 자들을 죽이고 그들을 죽여 마땅한 존재로 전락시켜 욕망을 추구한 사람들의 악의 서사시를 들려준다. 

 

선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새해 첫날, 갑자기 날아든 의문의 협박 편지와 함께 이야기는 시작한다. 폐광도시인 작은 마을 선양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에덴 정신병원 원장이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이 살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강력반 형사 정연우와 그녀의 파트너 김상혁이 선양으로 떠난다. 이와 함께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변호를 맡으라는 의문의 협박 편지를 받은 변호사 차도진도 선양으로 급하게 향한다. 

 

이 살인 사건을 통해 15년 동안 은폐되고 숨겨져 있던 한 살인사건과 그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15년 전, 단순한 호기심과 치기에 열지 말아야할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연 5명의 아이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그 날 이후, 낙원이었던 선양은 지옥으로 변하게 된다. 과연 15년 전, 선양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15년의 시간을 지나 그 날의 기억과 진실이 현재로 소환된다.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정연우 형사와 5명의 아이들 중 히나였던 차도진 변호사의 이야기가 번갈아 교차적으로 제시되면서 긴장감을 고조하고 차차 우리는 그 15년 그 날의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된다.  

여전히 살인자는 에덴 병원 차요한 원장을 시작으로 하여 관련된 주변 인물들도 하나씩 죽이게 된다. 그리고 그 복수의 칼날은 차도진 변호사를 향하게 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힘이 없어 마땅히 죽어야 하는 자와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의 세계 속에서 과연 인간생체실험은 옳은 일인가. 그들이 힘이 없고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무참히 그들을 비참하게 죽여만 하는가. 살인을 은폐하고, 살인을 인정하지 않고, 다름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결과가 15년 후 자신을 향하는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올 거라는 것을 차도진 변호사는 알았을까.

 

복수는 또 다른 복수와 살인을 낳으며 그렇게 악의 서사시는 계속되는 것이다.과연 그 복수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렸을 때 친했던 5명의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왜 그들은 무참히 죽임을 당했을까. 그 날에 대한 복수는 과연 옳을까. 결국 악의 서사시만 계속된 채 모두가 다 죽어야 끝나는 악의 순환이 아니었을까.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과 자기 과신이 불러온 참혹한 결과와 인간의 타락에 대해 생각해본다. 또한 마땅히 죽여도 좋은 존재는 존재할 수 없음을, 선한 희생이라는 것이 과연 정의롭고 옳은 일일까. 5명의 친하게 지낸 친구들의 죽음이 평화롭고 낙원 같았던 도시를 어떻게 끔찍한 지옥으로 만드는지를  이 책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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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 무엇을 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김민섭 지음 / 북바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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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살아가는 이야기"

김민섭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을 읽고 

 



"왜 글을 쓰는가, 어떻게 쓰는가, 작가란 무엇인가."

-무엇을 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작가란 무엇일까. 예전에는 신춘문예에 당선되어야 작가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등단하지 않고 작가가 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는 책만 출간하면 '작가'라고 한다. 과거보다 넓어지고 다양해진 작가의 등용문의 변화가 낯설기도 하지만, 반갑기도 하다. 이제는 글을 쓰는 사람 모두가 '작가' 인 시대가 아닌가.

그러면 어쩌면 나도 '작가'라고 불리울 수 있을까. 이렇게 매일매일 적어가는 책에 대한 감상과 서평이 하나의 책으로 엮일 수 있고 나도 책을 출간하고 작가라고 불리울 수 있을까 하는 핑크빛 환상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흔히 '작가는 글만 써도 먹고 살 수 있는 직업' 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전업작가는 글만 쓰며 그 글과 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순수하게 글만 쓰는 전업작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작가는 택배일을 하면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한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게 생계를 이어나가면서도 그들이 작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에서 김민섭 작가 또한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이거나 '생계형 작가'이다. 맥도날드에서 일을 하고, 대학교에서 시간강사 일을 하고, 심지어는 야간에 대리운전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글을 쓰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매일매일 글을 쓴다. 

 

지금의 나는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작가라고 믿는다. (p. 5)

지금의 나는 '작가가 되는 가장 좋은 법'은 글을 쓰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계속 쓰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언어가 생기고 자신의 사유가 만들어진다.

-p. 57

 

하루에 몇 줄씩 썼던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고,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pc 통신 천리안에 올린 글, 매일매일 써 내려갔던 일기, 지방대학교 시간강사로 일하며 쓴 일상의 기록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며 밝힌 소해들이 모여 각각 한 권의 독립적인 책들로 태어났다. 그의 삶과 일상을 통해 말하고 있는 '불변의 진리'는 바로 '바로 꾸준히 계속해서 쓰는 것'이다. 

 

작가이든, 아니든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은 작가이다. 그럼 작가들은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가. 예전에는 작가라고 하면 정말 범접할 수 없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존재였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택배기사나 대리기사도 작가가 될 수 있다. 여러분의 택배를 배달해주는 기사가 진짜 작가라는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깜짝 놀라고 믿을 수 없는 일인가.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는 많이 배운 사람이든,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든, 가난하든 부유하든 그런 것과는 관계가 없다.  『회색인간』으로 유명한 김동식 작가도 과거에는 공장에서 주물을 만들면서 일하던 노동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이상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아닌 '김동식' 이란 이름 석자의 어엿한 작가가 된 것이다. 

 


결국 작가란 어느 한 책으로 성공하고 이정표를 세운 사람이 아니라 ‘계속 쓰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 p.48

 

 

책을 쓰는 일은 한 개인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책 속에서 '글을 왜 쓰는가' '작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쓰는가' 등 작가 생활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작가의 다정한 답변들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책을 쓰고 책을 만들고 파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은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이 좋다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을 통해 작가란 글을 계속해서 쓰는 사람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아직 나는 책을 출간하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매일 써내려가는 서평이 언젠가 나를 '글 쓰는 사람'인 작가의 길로 이끌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작가가 된다는 건 스스로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자각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다. 자신을 기록하는 동안 ‘나라는 타인’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글들을 발견하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가장 먼 타인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 이후에 비로소 타인들의 모습도 이전과 다른 지평에서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때 사람은 자신의 세계에서 나와 더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고, 개인의 고백이라 는 작은 단계에서 한 발 나아가 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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