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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평점 :
"화성 탐사와 이주 이야기 "
배명훈의 <화성과 나> 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27/pimg_7526911564096307.jpg)
“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하기를”
-배명훈 작가가 선보이는 국내 최초 화성 이주 연작소설 -
붉은 사막뿐인 텅 빈 행성인 화성에서도 인간이 살 수 있을까. 화성을 소재로 한 많은 SF 영화와 소설을 통해서 우리는 화성탐사나 화성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영화 <마션>은 화성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주인공인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는 생존을 위해 화성을 떠나야만 했다. 과학적인 자료에 따르면 화성에서는 생물체가 존재가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화성에서 인간이 생존하고 장기간동안 화성에서 거주가 가능하다면 어떨까?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소설 속에서 화성에서의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화성과 나』에서 작가는 붉은 사막 행성인 화성을 무대로 하여 화성에서 이주를 비롯한 화성에서의 새로운 삶과 신인류 화성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성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화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만약 화성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화성에서는 살인자를 어떻게 처벌하고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첫번째 연작 소설인 <붉은 행성의 방식>은 화성 초기 정착 단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화성에서 적용되는 행성의 규칙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화성인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뭘까요? 모험심? 호기심? 아니면 고집?"
"아니요, 의외로 회복력이에요. 무슨 일을 겪어도 화성인은 반드시 회복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에요.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가 돼 있죠. 위성도 조종사도 필수 인력이나 핵심 장비도, 서로서로 임무가 포개져 있어요. 하나를 잃어도 다른 개체가 이어받도록, 애초에 그렇게 구성해서 화성으로 보내진 거에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심우주를 건너서."
-p. 43, <붉은 행성의 방식>
<김조안과 함께 하려면>은 화성으로 이주해서 농사를 짓게 되는 다재다능한 인물인 김조안 화자인 나와의 이야기가 나와있다. '김조안'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특별하고 능력이 많은 사람인지 화자인 나를 통해 잘 드러난다.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김조안이라는 인물은 원더우먼은 아닐까, 아니면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인 초능력자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척박한 화성의 땅에서 농작물을 길러서 농사에 성공하는 김조안의 능력은 정말 대단해보인다. 마치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나에게는 김조안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너무 대단해서 우러러볼 수 밖에 없는 나의 연인 김조안! 그런 나는 김조안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게 사랑인지, 동경인지, 존경인지 분간이 안 간다.
그렇게 김조안은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래서 나는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지켜야 할 규칙들이 많다. 버스 정류장 온열 의자에 함께 앉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만남 장면에서 느낀 감정이 작가는 이렇게 표현한다.
"눈이 마주친 순간, 온 세상이 나에게로 쏟아져 들어왔다. 세계는 전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비록 지구와 화성이라는 물리적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어지는 그들의 마음과 나를 통해 들려지는 김조안의 화성 이주와 그 행적들, 특히 그들의 사랑 이야기도 너무나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지구와 화성에서도 장거리 연애가 가능한 것일까.
화성에서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위대한 밥도둑>에서 작가는 화성에 위대한 밥도둑인 '간장게장'을 도입하려는 과정을 보여준다. 간장게장을 화성의 먹거리로 설정한 작가의 상상력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기도 했다. 과연 간장게장을 화성에서 먹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질문은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만약 지구-화성간 사이클러 운항 중에 승객들을 태우면 미사일을 격추하겠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행성봉쇄령>에서 지구 화성 간 사이클러 선장은 이와 같은 근지구궤도불명의 불합리한 명령과 협박을 받게 된다. 우주 정거장에서 승객들을 태운 셔틀과 도킹해서 사이클러에 승객들을 태우면 그 즉시 미사일을 발사해서 격추시킨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선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연 선장의 선택과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지, 승객들을 살릴지, 못 살릴지에 대한 결과는 마찬가지로 이 책 속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화성에서 태어난 화성인 사이에서 갈등은 없을까. <행성 탈출 속도> 를 통해 화성에서 태어난 화자와 지구인들간의 갈등과 지구와 화성 사이의 시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구와 화성의 시차는 짧아도 6분, 길면 40분이라고 하는데, 지구와 화성에 각각 떨어져 있는 연인들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또한 화성에서는 세상 만물이 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 곳에서 지명 또한 수로 표기된 것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화성에서의 삶이 지구에서의 삶과 어떻게 다른가, 지구와 다른 화성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이주민과 화성인들 함께 화성에 살게 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속 6편의 이야기들처럼, 우리가 화성으로 이주해서 사는 세상이 올까? 아직은 여전히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서라도 즐겁게 화성탐사 여행을 하고 화성에서의 삶을 그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난 3년간 화성의 행성정치에 매진한 끝에 이 책을 출간한 작가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