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질문법 -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신뢰와 협력의 소통 전략
에드거 H. 샤인.피터 샤인 지음, 노승영 옮김 / 심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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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가 되려면 겸손한 질문을 해라."

 

에드거 샤인, 피터 샤인의 <리더의 질문법>을 읽고




"최고의 리더십은 겸손한 질문에서 나온다"

 

최고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요즘 강조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예전에는체계적인 명령을 내리고 명확한 지시를 하는 리더를 최고의 리더라고 여겨왔다. 마치 신처럼 모든 것을 전지전능하게 알고 판단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능력있고 카리스마가 있는 최고의 리더였다. 하지만, 다양성이 존중되고 협업이 중시되는 요즘 현대사회에서 그런 권위주의적인 리더는 결코 인정받고 존중받지 못한다. 지금 이 시대는 조직원들의 협업을 중시하고 그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지향적인 인간적인 리더가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러면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직심리학의 대가이자 MIT 슬론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에드거 샤인은 “최고의 리더십은 지시가 아닌 겸손한 질문에서 나온다” 라고 말하며 '겸손한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이 책 『리더의 질문법』은 구글, 애플, 시티은행, PG&E, 휴렛팩커드, 셀 등 수많은 기업을 컨설팅해온 조직심리학의 대가이자 MIT 슬론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에드거 샤인이 50년의 연구 끝에 밝혀낸 효과적인 소통 전략을 집대성한 것이다. 이 책 속에는 평생에 걸쳐 그가 리더들이 성공하는 것을 돕는 과정 속에서 그가 실천하고 배운 것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는 신뢰와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조직의 성과와 성공을 이끈 의사소통전략인 '겸손한 질문'에 대해 소개하고 그 실천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러면 에드거 샤인이 말하는 '겸손한 질문'이란 무엇일까. 우선 '겸손'이라는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보다 뛰어난 자들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저자는 윤리적 주장이나 겸손한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겸손'이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카리스마가 넘치고 자신만만한 리더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지금 여기에서" 동료와 직원들에게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일 수 있는데 그런 태도를 '지금 여기에서의 겸손'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상황에 따른 겸손한 질문과 단언적 질문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주로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겸손한 질문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지금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을까요?" "어떻게 이 상황에 이르게 되었나요?" 

만약 당신이 리더라면, 당신의 조직이 어떤 곤란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을 때 당신은 어떻게 조직원들에게 질문하겠는가? 어쩌면 당신은 그 상황에 대해 비난하거나, 명령하거나 지시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반응과 행동은 그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킨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지금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죠?" '어떻게 이 상황에 이르게 되었나요?" 등과 같은 겸손한 질문을 한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이 겸손한 질문을 받은 조직원들은 그 상황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전달하며 어쩌면 문제의 해결책까지 제시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저자는 겸손한 질문은 단순히 질문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접점을 찾고 관계를 맺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32쪽) 이렇게 리더는 겸손한 질문을 함으로써 리더 자신이 알지 못하거나 혼자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겸손한 질문을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문제를 직시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동기를 확인하고 친구나 코치에게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파악하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그로 인해 그가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단 겸손한 질문은 비단 조직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할 때에도 필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개인의 능력이 우선시되어 어떤 일을 시작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개개인이 가진 능력과 자질이 우선시되었다. 또한 조직의 성공 또한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한 사람의 리더로 인해 좌지우지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조직원들간의 관계와 협업이 중요하다. 마치 이어달리기 경주에서 개개인의 선수들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바통을 제대로 전달해주지 못하게 되면 우승을 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의 발언을 끌어내고, 자신이 답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묻고,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는 기술'이라고 한다. 겸손한 질문은 단순한 질문을 넘어서 태도이자 대화전술인 것이다. 지금같이 모든 것이 급변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예기치 않았던 변화가 찾아오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대에 리더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지을 수는 없다. 소위 말해 이제 '리더가 다 잘할  필요는 없다' 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에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모든 것을 지시하고 단언하는 리더보다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조직원들의 협업을 이끌어 낼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조직을 잘 이끌고 싶은 리더뿐만 아니라, 지금의 불확실성의 시대에 잘 적응하고 사람들과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것 같다. 코로나 시대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는 우리 모두가 읽어보면서 그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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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 교실 - 젠더가 금지된 학교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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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추억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랬던가. '이루어질 수 없기에 첫사랑이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첫사랑은 짝사랑인 경우가 많고, 그 첫사랑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느꼈던 환상이나 기대인 경우가 많다. 

 

그러면 그런 첫사랑의 추억을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첫사랑을 끝낼 수 있을까. 바로 이 책 <비밀의 화원>에서 그 방법을 잘 알려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첫사랑을 일주일 동안 감금하면 된다. 기억 속의 첫사랑의 모습과 현실 속의 첫사랑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된다. 아마도 현실 속의 첫사랑의 모습을 보면 그 환상과 기대가 다 깨져버릴 테니깐 말이다.

 

참 재미있는 설정이었다. 자신의 집에 첫사랑을 일주일동안 감금하면서 첫사랑과 같이 생활하면서 그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 말이다. 처음에는 첫사랑을 아직도 사랑해서 감금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발한 생각과 의도가 숨어있었다니..참으로 통쾌하고 시원한 복수극을 본 것 같다.

 

"첫사랑을 끝내는 방법이 뭔지 알아? 현실의 첫사랑 상대를 통해 환상을 폭파시키는 거야. 그렇잖아. 내 첫사랑은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니까. 그걸 파괴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그 사람이 얼마나 하찮은지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겪어보는 수밖에 없지."

-p.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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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 교실 - 젠더가 금지된 학교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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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만화영화 '세일러문'을 보면서 진짜 이 세상에 세일러문이 존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라고 세일러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마루노우치선의 마법소녀] 에 등장하는 미라클 리나를 보니 문득 어렸을 적에 보았던 세일러문이 생각이 났다. 어렸을 적에 하던 마법 소녀 놀이를 27년 간 해 왔다는 주인공 '나'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더군다나, 아직도 핸드백 속에 마법 콤팩트와 마법의 동물인 '폼폼'을 넣어다닌다고 하니, 서른 여섯 살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생각인가 하는 의문점도 들었다. 

 

하지만, 만화 영화 속에서 세일러문이 악당을 물리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듯이, 그녀 또한 마법 소녀 리나로 변신하여  일상 생활 속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위험한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것이 마법소녀 놀이의 일환이긴 했지만, 실제로 그런 좋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 뭐 어린애같은 유치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목적은 좋아보였고,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마법소녀 리나의 활약은 어떨지...미라클 리나는 사람들을 구해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며 과연 현실 속에서도 가능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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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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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의 기묘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  "

 

류팅의 <뒤바뀐 영혼>을 읽고



중국 문학 거장들이 극찬한 젊은 작가

류팅의 기묘하고 환상적인 열 두편의 이야기들

 

우리는 흔히 소설은 허구의 세계로 이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소설들은 정말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진실되고 현실감있게 느껴져서 우리는 때론 소설이 허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여기 소설은 허구와 실제, 진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선을 헤쳐가며 정교하고 놀라우리만치 허구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 류팅이 있다.

 

"문학의 대세는 허구가 오래되면 진실이 되고, 진실이 오래되면 허구가 된다는 것이다.'

-p. 470, <작가의 말> 중에서-

 

류팅은 허구와 실제의 세계를 『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책 속 열두 편의 이야기속에 담아 놓았다. 중국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욕망과 그들의 피폐해진 정신세계를 환상과 허구,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표제작인  「뒤바뀐 영혼」은 류팅의 작가적 문제의식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열 두편의 이야기들 중 가장 인상깊었다. 생계유지를 위해 타인과 영혼을 바꾼 천재 시인 야거의 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문학이 중요한가, 생계유지가 중요한가 생각해보게 된다. 

 

「뒤바뀐 영혼」에서 천재 시인 야거는 생활의 곤경 때문에 자신의 시성과 천재성을 포기하고 만다. 자신의 시적 영감과도 같은 연인 샤셩을 만나고 그녀와 가정을 이루지만, 그들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시인 야거는 생존의 위협에 처하게 된다. 


"야거는 생존에 관해서 가장 본질적인 진리만 알고 있을 뿐, 두 사람이 처한 곤경에 대해 어떠한 실질적인 해결책도 내놓지 못했다. "

-p. 12~13

 

소위 말해서 '시가 밥 먹여주냐' 라는 생존의 문제 앞에서 그는 굴복하고 야거는 화장터에서 일하게 되고, 아이의 분유값을 벌기 위해 유골함을 훔치게 된다. 결국 범죄 행위로 인해 감옥에 갇힌 야거는 어느 날 밤, 신비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목소리는 내일 감옥에서 나가면 맨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 바꿉시다" 라고 말하고 너의 시재를 전부 그에게 주고 그의 모든 삶의 지혜를 달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야거는 그 다음 날 감옥을 나가서 타인과 영혼을 바꾸게 된다.

결국 영혼 교환으로 인해 야거는 생계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으로 풍부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지만, 이미 그의 영혼은 텅 빈 것같이 느껴졌다. 야거와 시성을 교환한 사람은 결국 위대한 시를 써서 야거 대신 천재 시인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렇게 뒤바뀐 영혼과 맞바꾼 미래를 보면서 조금만 야거도 기다렸더라면 위대한 시를 쓸 수 있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생계의 곤궁함 때문에 그런 시를 쓸 여유조차 없었을까. 하지만 그의 죽음을 통해 알게 된다. 그에게 시가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였고, 그의 영혼 자체였음을 말이다.

 

누군가가 기괴한 언어로 시를 읽는 것 같았다.

이것은 야거가 인간 세상에서 들은 마지막 소리였다.

-p. 41-

 

「당나라로 돌아가다」에서는 타락한 현대적인 삶을 피해 당나로 돌아간 대학 교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삶이 더 나은 삶일까. 기근과 흉작, 굶주림에 시달려도 정신적으로 피폐하지 않은 삶이 더 나은 것일까. 아니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생계 걱정은 없지만, 정신적으로 타락하고 피폐한 삶이 더 나은 것일까. 

대학 교수로 등장하는 '나'는 당위원회 부서기이자 학교 최고의 미녀로 불리는 자신의 아내가 총장과 불륜을 저질러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런 피폐하고 타락한 삶을 버리고 당나라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좌절하여 우울감에 휩싸여 있는 남자의 눈에 이 세상은 온갖 인간 쓰레기들이 필사적으로 진흙과 진액을 빨라먹는 더럽고 냄새나는 저주지에 지나지 않았다.나는 한 수의 시처럼 아름다운 당나라 시대로 돌아가고 싶었다."

-p. 85

 

그러나 그렇게 소원하던 당나라로 돌아갔지만, 전쟁으로 인해 그곳에서는 살육과 굶주림 등 더 비참한 현실이 존재하고 나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기근과 가뭄으로 먹고 살 것이 없어서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 오히려 더 비참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저자는 그래도 그런 삶이 타락하고 피폐하고 부패한 삶보다는 더 낫다고 말하는 듯하다. 다시 돌아간 그곳 현실 속에서도 당나라로 돌아갔던 삶을 추억하니 말이다.

 

나는 분명 당나라로 돌아갔었다. 기근과 흉작, 살육이 존재하는 그곳이 나는 여전히 이곳보다 좋다. 

-p. 109-

 

마치 타임머신을 활용한 시간여행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다소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현대사회의 정신적으로 타락하고 피폐해진 삶을 비판하고 있는 듯하다. 

 

다른 이야기들도 정말로 기묘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미 우리가 본 2편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중국 현대사회가 처한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곤경과 타락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하다. 

중국 작가 류팅이 쓴 12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중국 현대사회가 당면한 도덕적 문제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아직 중국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적으로 중국 사회와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와 기묘한 내용이라서 아마 다른 사람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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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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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야 지속 가능할까  "

 

아사이 료의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를 읽고



“살아 있는 걸로는 충분치 않았던 존재들의 쓸모 찾기”


오늘도 생의 커브길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까. 꼭 우리의 인생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야만 할까. 하긴 나도 나의 삶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이유를 찾곤 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도 내 삶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대립 구도'를 내세우며 살아가는 이유를 찾곤 하는 책 속의 주인공 '유스케'의 태도가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통해, 비교를 통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뭔가 우월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나오키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이자 젊음을 대변하는 아이코닉 작가인 아사이 료의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유스케'와 '도모야'로 등장하는 두 등장인물의 성장기를 다루면서 세상에 맞서고 '넘버원'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그들의 살아가는 이유 등을 보여준다. 

 

소설은 단짝 친구인 '유스케'와 '도모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두 친구는 정말 어떻게 서로 친구 사이인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서로 맞는 점이 없다. 력셔리한 두뇌로도 모자라 퍼펙트한 운동 신경까지 갖춘 유스케에 비해 도모야는 소심하고 수영을 제외하고는 잘 하는 운동이 없는 너무나 평범하다. 그런 둘은 어렸을 때부터 단짝 친구 사이는 작품의 시작인 한 병실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병실에는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도모야와 그 곁을 지키는 유스케가 있다. 도모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유스케는 왜 이렇게 간절하게 도모야가 깨어나긴 바라면서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 사연은 도모야와 유스케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풀리게 된다. 왜 그들이 그런 모습으로 있게 된 것인지 말이다. 

 

작품 속에는 유스케와 도모야 두 친구 이외에 그들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간호사로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면서 천사 코스프레로 그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간호사 유리코, 도모야를 사랑하면서 그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활력소를 삼아 일상을 힘차게 살아보려는 아야나, 사회문제에는 전혀 관심도 없지만 레이브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으스대는 요시키, 이렇다 할 히트작도 없으면서 몬가 대박 작품을 만들어 화려하게 재기를 하고 싶은 다큐 디렉터 유게 등 그들 각각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참 신기하게도 그 인생들은 도모야와 유스케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개성도 다르고 다양한 성격과 특징들을 가졌지만, 그들 각자 나름대로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 간다. 그 살아가는 이유의 이면 속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정 욕구가 있다. 우리는 매일같이 자신을 PR하면서 살아가고,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 매일 자신의 일상을 업로드하며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 젊은이들의 '관종' 심리는 작품 속 주인공 '유스케'를 통해 극대화된다. 등수와 성적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드러내고 싶은 유스케, 나와 너의 공존은 있을 수 없고 '대립' 과 '경쟁' 을 통해서만 나는 존재할 수 있다는 논리가 낯설지는 않다. 내가 학창시절이였을 때도 등수와 성적표를 통해 우열을 가리고,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너를 밟고 내가 올라서야 하는 논리가 강조되곤 했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대립'된 구조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작품 속 대립 구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산족과 바다족'의 전설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산족과 바다족 전설은 정말 일본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세상 사람들을 산족과 바다족 두 개의 종족으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일까. 이에 대해 작품 속 주인공 '유스케'는 말한다. 세상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말이다.

 

"첫 번째는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 살아가는 이유가 있긴 한데 그것이 가족이나 일을 향하는 사람들이야. (중략) 두 번째는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 이 유형은 타인이나 사회를 위해 살아가지 않아. 뭐랄까, 그냥 사는 맛을 느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세 번째는 살아가는 이유가 없는 유형.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자아실현을 위해 살악사는 것도 아닌, 그저 생명유지장치로서만 존재하는 인간."

-p. 367-

 

그래서 유스케는 이 세 번째 유형이 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이유를 굳이 찾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도모야는 반문한다. 꼭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야만 하느냐고 말이다.

 

유스케와 도모야의 대화를 보며 나도 생각해본다.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 걸까. 나에게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우리의 삶에는 이유가 있었다. 공부를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결혼을 잘 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등등 항상 그런 목적들이 존재했다.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작품 속 '도모야'의 말을 떠올려 본다. 

'살아가는 걸로 충분하다'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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