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개정판
리처드 바크 지음, 류시화 옮김 / 현문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한 마리 한 마리가 바로 위대한 갈매기의 사상이고, 자유라는 무한 사상이다.

어릴 적 무엇인가 무서운 존재에게 쫓기는 끔찍한 꿈을 꾼 기억이 많이 있다. 특별히 이 꿈이 끔찍스러웠던 것은 뒤에서 쫓아오는 존재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꿈속임에도 불구하고 손가락 하나조차도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금 현재 내 삶 가운데 지난 잘 그 끔직한 꿈이 나를 비웃 듯, 아직 그 잠 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겹쳐진다. 나는 항상 스스로가 만든 견고한 벽 속에 갇혀 살고 있다. 이것이 스스로가 만든 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도저히 깰 수도 없고 나의 의지대로 할 수도 없다. 마치 윌리엄 폴의 ‘갈림길’에서처럼 내 자신의 속에 또 다른 내 자신이 스스로를 묶어 두는 견고한 성을 쌓고 있는 것 같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30대 초반부터 40대에 으르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을 고민에 휩쌓이기도 하고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리며 때를 써보기도 하고 스스로 만든 규칙에 굳은 결단과 다짐을 해보기도 했으나 결코 그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이러한 벽이 내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은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성취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그냥 머문다면 결국 그냥 갈매기 조나단은 이러한 벽을 깨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다른 갈매기들은 이러한 벽조차도 깨닫지 못했지만 갈매기 조나단이 하늘세계 해변에서 순간이동을 사색을 통한 깨달음으로 성취한 것처럼, 무협지에서 주인공의 무공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 벽을 깨고 한 단계 높은 무공의 단계로 오르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훈련이 아니라 깨달음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처럼 내 마음의 벽을 깨기 위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어찌 보면 그 문제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다만 나의 머리는 알고 있으나 나의 냉철하고 계산적인 이성은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속에서, 그리고 주위에서 조나단이 들었던 것처럼 “어찌할 수도 없는 일이다. 너는 한 마리의 갈매기일 뿐이야.”, “원래 네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네가 나는 일에 관해 보통 이상의 것을 배우도록 정해져 있었다면, 눈을 감고도 정확히 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더욱 빨리 날도록 타고났다면, 매 같은 짧은 날개를 갖고 물고기 대신 쥐를 먹고 살았을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나는 비상하고 싶다. 조나단처럼 더 높이 더 빠르게 세상가운데로 질타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나의 이성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능력에 한계가 있는 불쌍한 갈매기로서의” 조나단처럼 너무나도 명확한 한계가 나를 억누르고 있다. 최말단 하위직 종사자으로서, 가난한 남편, 가난한 아빠로서, 불효자로서 짙은 패배감에 눈앞이 흐려지고 몸이 무거워진다.


선각자 갈매기 치앙은 “순간이동의 비결은 우선 조나단 자신이 자기를 한정된 능력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육체 속에 갇힌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있다. 고작 1미터 남짓한 날개 길이와 겨우 비행 지도에나 써 넣을 정도의 비상력밖에 없는 갈매기의 육체에 마음을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나 자신의 한정된, 제한된 벽을 깨트려야 한다. 반야심경의 지고한 정신적 경지처럼 거대한 어둠의 무기들로 나의 눈을 어지럽히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거나 아니면 내 속에 있는 탐욕의 눈을 일깨워 판단을 흐리게 하는 생멸심을 버리고 진정한 나의 모습인 진여심을 깨달아야 한다. 조나단이 플레처에게 말한 것처럼 “너의 눈이 가르쳐 주는 것을 믿어서는 안 돼.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허위야. 너의 마음의 눈으로 보는 거야. 이미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찾아야 해. 그러면 어떻게 나는지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마음의 눈으로 진정한 나 자신을 보아야 한다.


내가 가진 비전들과 미래의 꿈들이 진정 아름답고 풍요롭게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거기에 걸 맞는 거름을 주어야 한다. 나의 갇혀진 현실의 벽을 깨고 싶다. 인간의 눈으로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눈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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