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2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5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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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의 솔직하고 유머스러운 삶을 엿볼수 있는 책. 천재 물리학자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까??


으로 시작하면 너무 진부하고, 딴 사람들을 읽고서 '와 굿, 역시 천재는 유별나구나'이랬는 지 잘 모르겠는데 솔직히 나는 읽으면서 좀 지루했다. 일단 코쟁이의 유머가 우리 정서랑 많이 다르기 때문에 유머스러운 부분은 어느 정도 말투에 익숙해지고 나서야 음..거의 중반부부터 '이 아저씨 참 유쾌하게 사네..'라고 느껴서 재미로 책을 읽어나가지 않았기 때문이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자서전을 처음 읽어봐서 그런지 익숙하지 않음이 지루함을 느끼게 한 요인이였다. 처음에는 돈 주고 샀으니 의무감으로, 나중에는 궁금해서 읽었지만은..


여튼, 읽고서 잠잘 때 문득 스치듯이 생각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듯 싶다.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과 무엇이든지 따져보는 버릇은 내가 배워야 할 덕목이지 않나.. 그리고 브라질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현지 대학생들에 대한 비판은 정말인지 우리나라 대학 현실과  딱 들어맞어서 느낀 점이 참 많았다. 


 대학에서 가장 환상을 갖고 있던 부분이 교수님께 질문하면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이였는데, 일단 강의실에서 질문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손들고 교수님!하고 이러저러한 부분이 이해가 안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죠?라는 투로 물어보면 강의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이해한듯이 굴며 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바보처럼 보며 당연하듯이 옆사람과 저것은 분명해서 이해하기 쉽다는 듯이 저 친구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군..이라며 심지어 역정을 내면서까지 얘기하는데.. 아오, 야 니가 그렇게 똑똑하냐?라고 묻고싶지만 현실은 내향적인 인간이라 엑윽엑엑.ㅜㅜ


 그래서 대학 수업에 대한 환상이 하나 날라갔다.


  질문뿐만이 아니다. 의식적으로 회피한 질문(나는 본질을 배우고 있는 것이 맞나?)에 대한 답을 나는 분명 알고있다

'아니. 너가 배우는 건 그저 시험을 위한 인위적인 지식이야.'라고 머릿속에서 말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 대답을 무시하고 있다. 왜? 내가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걸 부정하면 내 인생이 통채로 부정당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주체성이 무너져버린다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으아아..근데 인정해야겠다. 헛똑똑이라는 것을


 배워도 활용할 수 없는 지식이 무슨 소용있겠는가.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배우면 무조건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쌓기위해서 본질을 알아감을 학문으로 여겨야겠다. 시험을 위한 지식공부가 아니라 앎이라는 지적 능력을 키우기위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지만, 음..그래도 방향을 알았으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남에게 배운 지식은 아 그렇구나..로 넘기지말고 뭐든 해보고, 이해안되면 바로 나는 이러저러한 부분을 이렇게 생각했는데, 당신이 말한 것과는 저런 부분에서 맞지 않는 것 같군요.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겠습니까-?라던지. 그렇게 살다보면 되겠지 뭐..그러면 다시 누군가가 품은 대학 수업에 대한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제일 생각나는 부분은 '여성에게 그저 요구하라?'. 


 외국에서도 나같은 호구남은 많은가보다. 모든 걸 다 퍼주는 호구자식들..당당하게 여자에게 요구도 못하는 소심 레벨 만렙.

우리 저명하신 파인만 선생께서 라스베가스에서 배워온 기술을 친히 전수하셨으니 우리나라에서도 통할까 싶지만은?, 이 책을 읽고서 한 번 실천해보자-라는 것을 배웠으니 안해볼 수 도 없고, 블로그 이름에서도 독한 놈이 되기로 했으니까, 기브 앤 테이크 정신으로 살아가야겠다.  중요한 것은 요구! 요구해서 생기는 최악의 경우는 그저 거절당하는 것 외에는 없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저자
리처드 파인만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00-05-19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금고털이, 봉고 연주자, 화가...,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 [...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같은 책이지만 2편이 훠어어얼씬 재밌다. 그래도 설마 2편만 읽어보는 사람은 없겠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저자
리처드 P. 파인만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펴냄 | 2000-05-19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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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비교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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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직관 - 유행의 탄생에서 열강의 몰락까지 미래를 예측하는 힘
존 L. 캐스티 지음, 이현주 옮김, 황상민 해제 / 반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 처음에는 병맛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심오하다.

 '대중의 직관'에서 주구장창 말하는 것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기존의 사고가 틀렸다는 것을 말하며 오히려 사람들의 인식(이 책에서는 '분위기')이 사건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즉,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사건을 만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아니 시발, 이게 무슨 귀신 시나락까먹는 소리입니까? 여보세요, 9.11테러가 일어난 후에 폭탄물, 이민국자들에 대한 강도높은 입국절차, 이슬람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고 변화 등 얼마나 많은 것들이 9.11이 터진 후부터 미국인들의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습니까?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하고 상상할 수 있다. 


음, 당연 합리적인 생각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우리는 사건의 인과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사회적 인과성이다. 사회적 인과성으로 왜 하필 그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설명하면 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사회적 인과성은 그야말로 사회적으로 인과성(因果性)을 따져보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고(因) 사건은 그저 그 생각이 휩쓸고간 일종의 '파편(果)'일 뿐이다.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였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안좋은 예 중의 하나가 튀어나온 것에 불과하다.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 사회경제학의 중심가설로써 이 생각을 이해해보자.  


사회경제학(socionomics)

 무리짓는 본능 →

사회적 분위기와 집단적 사건 

사회적 행동 


 무리를 짓고, 무리속의 주류가 되는 생각이 있다. 그것이 집단 사고을 만들어내고,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은 어떤 사건으로 표면화된다는 것이 표의 주된 내용이다. 음..표하나만 떡하니 써놨더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사회적 인과성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미래를 낙관할 때(사회적 분위기)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올라온다(사회적 행동)던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사회적 분위기) 정치 지도자의 교체같은 일을 모색하는 일(사회적 행동)이 일어난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낙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면, 정치 지도자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재선에 성공할 수 도있고, 비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면, 뛰어난 지도자일지라도 재선에서 참패할 수 있는 것이다. 실사례로 미 대통령 클린턴의 임기기간 중 섹스스캔들, 탄핵시도에도 불구하고 순탄하게 대통령직을 유지한 예가있다. 그때의 미국 사회의 분위기는 기록적인 호황기였다. 잠깐 기록적인 호황기?  그런게 있었다고 치면, 기록적인 호황기인지 아닌지 그런 건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느냐고?

 

 그 기간의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금융 주가가 사회 분위기를 재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말이다.

왜 주가를 보면 사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우선 금융시장 데이터를 수집하기 용이하다는 점, 원형이 훼손되거나 오염될 염려가 없는 깨끗한 데이터라는 점, 모든 시간대의 데이터를 구하기 쉽다는 점.(기록한지 별로 되진않았지만 한 달, 일년 임의의 분기를 뜻하는 말에서의 시간대를 말함)는 을 들 수있다.


 음..가만 생각해보니10년씩, 하루 단위, 시간단위로 볼 수도 있겠다.., 같은 주가를 보고 그래프를 만들어대니 관찰간에 생길 수 있는 헛점도 없겠다.., 근데 사회적인 분위기를 읽으려면 모두의 심리를 분석해야 하는 것이 옳지않나?? 어떻게 금융시장의 지수가 전체 인구집단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어 엉? 이거 헛소리구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독립의 오류와 동질성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우선 독립의 오류에 대해서 말해보면, 투자자들은 모든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는 없겠지만, 간접적으로 소통하며 살고 있음을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투자자의 자유의지만으로 주가를 사고 팔지에 관한 결정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집단에 속한 이들은 상호간 영향을 주며 개인적인 의견일지라도 그 속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이 포함되고, 어떤식으로던 간에 영향을 받아 기존에 갖고있던 사고를 수정해서 내린 결과이다. 


 자 그럼 동질성의 오류를 살펴보자.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가정은 특정인 혹은 특정 기관이 갖는 영향력이 개인에게 끼치는 바를 생각해본다면, 굳이 모든 이들의 의견을 물어 종합할 이유는 없다.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강력한 표본집단을 추출해서 사회 분위기를 가늠해도 별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주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영향력을 더 갖췄다고 생각하라. '워렌 버핏이 어디에 관심있다더라..','오바마의 행보가 어떻더라..'라는 정보와 '나 오늘 집에서 북핵관련 뉴스를 봤다.' 를 비교해봤을 때 어디가 더 큰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해 판단해본다면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된다.


 오류얘기는 이쯤해두고, '분위기가 사건을 주도한다'라는 논리를 최근 본 영화에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관상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한명회와 관상꾼이 이야기를 나누며 파도가 바람에 쓸려 가는 장면을 띄우며 대화하고 있는 내용인데, 동영상을 찾아보니 있어서 첨부한다.(시간이 없는 사람은 36초부터 보면 된다.)


이걸 생각해낸 후에 보니, 사회적 분위기는 바람이다. 파도는 그저 바람에 휩싸인 것일 뿐이였다.


 읽으면서 그럼 분위기를 바꾸는 것에 대한 방법은 안나오나 했는데, 끝까지 안나온다. 왜 안나왔고하며 생각해보니 바람을 내 맘대로 강도를 조정해가면서 불게 할 수 있는가? 당연 못한다. 분위기는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저 휩싸일뿐. 

 

대중의 직관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통념에 반하는 생각. 그 자체로 읽어볼만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기때문에..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함축한 글을 인용하면서 끝맺고자 한다.



중대한 역사적 사건은 인간의 생각이 은연중에 변화한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귀스타브 르봉作 군중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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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사이언스 - 30편의 문제적 영화로 본 현대 과학 기술의 명암
김명진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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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중고 서점에서 구입했는데 같이 구입한 도서중 가장 비싼 책이였다. 나온지 얼마안됐는데 중고서점에 재고가 있다는게 아마 비쌌던 이유가 아니였을까. 음 아무튼 신간인데 종로점에 한 부가 남았다는 것을 알고 혹시 누가 사가면 어쩌지 하는 마음을 갖고 중고서점에 도착하자마자 이 책부터 찾고선 안도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뭐 이 책과의 만남은 그렇고 이제 내용에 대해서 좀 들여다보자. 영화에 대해서 미주알 고주알 써놓는 것은 대개 잡지에서 볼 수 있다. 이 책도 어디서 연재했던 것을 모아서 출판한 것이다. 그런 걸 읽어보며 와 이 영화는 좀 볼만하겠다. 싶은 것들이 많았었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모아서 책으로 출판해주니 얼마나 좋은지. 흐흐]


 영화를 평론하는 것은 두가지로 나뉘어 진다.


 대중들에게 영화와 현실의 차이가 있다는 과학적인 견해를 표하는 장르와 철학자들이 영화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장르로 나뉘어진다. 근데 이 책은 기존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을 꾀하고 있는데, 영화를 철학 이론으로 해설하거나 영화속 과학의 오개념을 짚어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기술학 공학자(STS)의 관점에서 오늘날의 과학 기술이 밟아 온 길과 그것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는 매개로 영화를 본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딱 보면 잘 모르겠다.(시발 써놓고도 모르겠네..다 읽고나서 느끼는건데 서문에서 저자가 친절하게 나는 이렇게 썻다!!라는 관점을 알고서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뭔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내가 영화도 그다지 많이 보지도 않을 뿐더러 여기 30편의 영화중에 대중적인 영화보다는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다루다보니 정작 본 영화는 꼴랑 4편정도? 영화에 대해서 그래도 알고보면 좀 그러거니 하겠는데 생판 모르는 영화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있으니, 이거 내용이 들어오나..허허


 그래도 읽으면서 과학과 예술이 유사한 이유를 말해주는 부분이 좀 여러가지 생각을 자아내게 했는데. 내용인즉 이렇다.

 과학과 예술이 유사한 이유는 이 둘이 모두 천재적 영감에 의존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가 몸으로 습득해 체화해야만 하는 기법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런 기법의 습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창조적 표현은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된다는 것이다.                                         - p.175-


  얼마전 읽은 '엔짱'에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위해선 기본 능력이 뒷받침 되었을 때 나온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여기서도 몸으로 습득해 체화한 기법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그래, 기본능력이 뒷받침되어야 응용할 수 있는 것이겠지? 그런 점에서 기본기를 착실하게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읽는 것도 좋지만, 우선순위는 학생이니까 학교생활에 맞추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이야 여유롭게 책을 읽어나가지만, 밖에 나가면 이 여유를 누릴 수 있을련지. @_@


  기본기를 몸으로 습득하는 데에는 이미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도움된다. 이 시각으로 고전학문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생각해본건데, 오늘날 멍청해보이는 옛날 실험결과를 재현해보는 것은 그것을 들여다보며 모순점을 찾아내고 그 실험을 바르게 고쳐나가게 할 수 있었던 비판적 사고를 배워본다는데 의의가 있지않나 싶다. 


..그래서 습작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단순히 영화평론에 국한되지 않고 시대상을 들여본다는 사고의 확장측면으로 책을 바라본다면 이 책도 읽어볼만 하지 않나 싶다. 물론 영화광이라면 영화에 대해서 친숙할테니 금상천화겠구만, 그런 걸 두고 말에게 용의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표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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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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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관심없는 나로썬 특이하게 몇개 기억하고 있는 소설이 있다.

그 중 하나인 데미안을 우연하게 접하게 되었는데, 참..우연찮다는 말이 이 책을 통해서 더 신비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우리는 예상치않게 원하는 것을 얻게 된 경우에 우연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맞딱뜨리게 된 것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때 '그 일은 우연이였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우연들에 대해서 우리는 정말 그것이 우연인양 여기지만 데미안의 작가는 그것을 대비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갖고있는 욕구와 필요에 의해 우연이 우리에게 인도되는 것으로 표현하고있다.


 데미안을 내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말해서 데미안을 읽으려는 욕구와 이 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게 된것은 언젠가는 올 필연이였다~. 뭐 이런 말이지. 


 책 시크릿과도 약간 겹치는 부분이 있는게 시크릿에서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 생각하는 것 자체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데미안에서도 그와 겹치는 대목이 등장한다. 본문을 그대로 옮겨오면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해보지만 한 세 페이지에 걸쳐서 말하기 때문에(지면상 할애할 공간이 부족해서) 요약해서 풀어보면,


 수컷 나방들은 수km밖에 있는 암컷 나방을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제한적인 상황속에서 간절하게 원하여 능력을 키웠다고 설명하는데 이를통해서 인간도 여러가지 제약에서 벗어나기위해 그런 능력을 키웠다고 말한다. 그 능력이란 바로 상상하는 능력으로, 상상하게 되면 그런 상상이 내부에서 깃들고 정말 완전하게 그 욕구에 사로잡혀 있을 때에나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강한 욕구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 마음가짐만 있으면,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행동이 내면으로부터 본인에게 명령되었을 때 몸소 실천하기만 하면, 좋은 말에 마구를 메듯 의지를 과감하게 펼칠 수 있게 되어 최종적으로는 상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우연에 관한 깊은 사색을 데미안을 통해서 짚어봤다는 점을 읽고나서 가장 크게 얻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읽고서 생각해보니 우연한 인연은 어쩌면 모두 필연적인 인연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데미안을 읽으면서 이게 왜 세계문학에 들어갈까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이게 왜 대작인지 느낀 순간이 있었다. 넓은 세상에 대한 이해심과 자주적인 삶을 이야하기하는 부분에서 딱! '아 이 거다.' 하고 느낌이 왔었다.


 각 종교가 갖고 있는 ,(개인적으로 기독교가 제일 심하다고 여기는)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종교마다 모시고 있는 신은 그 자체로 선이고 신성한 존재로 표현된다. 물론 이에 반대되는 것들은 악한 것이고 없어져야 마땅할 것이라는 논리를 추가해도 하등 어색하지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신의 영역에 포함되는 것을 제외하면 세상의 절반은 통째로 은폐되고, 부정당하며 묵살 당하게 된다. 이 말이 신을 숭배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반대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말하고 싶은 바는 모든 것을 존중하고 신성시하는 마음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종교인이라면 인위적(신이 나눈건 아니잖아..)으로 분리시킨 절반의 세계만을 존중할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를 존중하자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갖춘 성숙한 생각을 갖춘 이를 바라는 것이다.


 데미안에서 계속해서 말하고 되풀이되는 독자적인 삶 또한 느끼게 해준바가 많았는데, 그 중 한 대목이 기억난다.

 그 대목은 그리스도의 신화에 등장하는 예수와 악질 범죄자 두명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을때 한 명의 범죄자는 죄를 속죄하고 다른 한 명의 범죄자는 끝까지 죄를 속죄하지않는 이야기에 대한 대화이다. 대화속에서 후자의 인물을 신에 대한 오만한 태도를 갖춘 인물의 대명사로 묘사되는 신화를 얘기하며 후자의 인물을 듣기 좋은 속삭임에 넘어간 전자의 인물에 비해서 그는 마지막까지 비겁하게 도망가지않은 개성적인 인물로 표현하는데, 그런 인물이야말로 카인의 후예라는 말로 매듭짓는 내용이였다.


 독자적인 삶이란 막되쳐먹은 삶을 사는 것이 스스로 진리에 다가서는 삶이다. 무엇이 혀용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무엇이 금기의 영역에 들어가는지에 관한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삶. 무엇을 스스로 금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진 삶이 독자적인 삶이 아닐까? 


 개성적이고도 독자적으로 사는 인물을 생각하다보니 얼마전 읽은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조르바와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서 나도 조르바처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데미안을 통해서 더 확고해졌다랄까?

아무튼간에, 자신을 새로 투사한다면 새는 알을 깨고 나갈 운명임을 생각해보자. 스스로 알을 깨고 나가는 것이 새의 숙명이라면 사람도 이와같이 개인에게 씌워진 사회의 통념이라던지 타자에 의해 생겨난 고정관념에 대해서 그것들에 순응하며 살 것이냐, 새처럼 깨고 나갈 것이냐의 문제는 앞에서 말한 우연스러운 필연의 역설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연스러운 필연? 말이 복잡해졌는데 깨고 나올 놈은 깨고, 순응해서 살 놈은 순응해서 살겠지. 준비된 이에게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 온다. 뭐가 좋은지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생각한 바에 따르면 그게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구절하나 인용하면서, 다음 작품을 읽으러 가야겠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아프락사스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궁금증을 해소해야지. 그런데 검색해도 책에서 얻는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없을테니까 200p 조금 넘는 이 가벼운 책을 읽어봄을 권한다. 길어야 4시간. 20대라면 꼭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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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 생존기계가 아닌 연애기계로서의 인간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최재천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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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야해~

표지부터 심상치않은 책이다.


뭐, 내용은 그리 야하진않고 진화에 관련하여 성선택이라는 관점으로 진화의 비밀을 밝혀보는 표지와는 다르게 아주아주~ 탐구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책이다. 약간 통섭이랑 비스무리한 느낌도 난다.(생물학자들 종특인가벼..)


그럼, 딱 보기에도 낯선 단어! 성선택은 무엇일까? 얘기하지전에 잠깐 성선택에 관련된 좀(?)슬픈 이유를 밝혀보고자한다.

 성선택의 개념은 꽤 오래전에 나왔는데 (1859년에 등장 ※http://ko.wikipedia.org/wiki/성선택), 빛을 본건 현대에와서야 겨우 빛을 보게 되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 많은 요인이 있었지만 가장 장애가 되었던 요인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에서 기원한다. 


 그 이중적인 태도란 섹스에 관한 사람들의 태도인데, 이 끌리면서도 당황스러운 단어가 함축하는 바는 위대한 저서를 저버릴 만큼 위력적인 것이였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 섹스에 집착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고, 속으로는 음란한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수도사인 척, 하는 이중적이고도 역설적인 태도를 갖고있다.(왜 사람들이 이중적인 태도를 갖게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순위 후보중에 기독교가 있지만 주제와 벗어나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뭐, 이중적인 태도가 나빠서 그럼 고쳐야지하고 그 대안으로 섹스,섹스하면서 다니자는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운 부분인데 감추지말고 받아들이자'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성선택이 왜 낮선 단어가 되었을까에 대한 슬픈 이유 밝힌 거고, 한 마디 더 덧붙이면 개인적으로 이런 이중적인 태도를 노무노무 싫어한다. 내가 지향하는 것은 '모든 것은 원래대로, 순리를 따라서' 이런거라.


뭐 암튼 말이 길었다.

그리고 다윈은 두 개의 역사적인 책을 지었는데 하나는 '종의기원', 나머지 하나는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이다. (모르고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알고 가자.) 이 책은 후자에 나오는 책에 대한 논의를 던져보는 책으로써 앞으로 발전해나갈 학문(진화심리학)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때문에 미리 접해두면 좋을 내용이라 생각한다.


 자 그럼 성선택은 무슨 개념을 포괄한 말이냐를 살펴보기에 앞서 왜 성선택이 나오게 되었는지 잠깐 살펴보자.

 

 성선택은 진화에 있어서 적자생존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의구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의구심이 무엇이냐, 가령 인간의 풍부한 능력인 예술, 언어, 창의성 그리고 마음에 관한 의문들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는 논리는 미술과 언어, 인간의 도덕적인 마음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진화상 하등 이득이라곤 찾아볼수없는 신체기관들에 대해서도. 


 생존을 위한 선택(적자생존)이 그동안의 진화론이 갖고 있던 시각이였다면, 이 책이 던지는 화두. '성선택'이론은 짝을 유혹하기위한 선택으로써, 더 나은 개체를 유혹하여 더 나은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기위해 각각의 성(性)이 진화시킨 생물학적 형질과 그 기원, 발생 매커니즘을 탐구하여 나온 결론을 토대로 진화론을 더 보완할 수있는 이론이다. 


 근데 다윈이 쓴 책이면 오래된 책일 터인데 왜 이 책이 '화두'냐고? 앞에서 말했듯이 오랜 기간 빛을 보지못했고 페미니즘의 탄생과 함께 성선택의 개념이 종횡하기 시작하였으며 진화심리학이 등장함으로써 성숙기를 바라보는 그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성선택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적자생존으로만 형성된 진화론이 대답할 수 없었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무엇이였을까?


 그것은 바로 '왜 인간은 다른 종들이 진화시키지 않은 특별한 능력들을 진화시켰을까?' 이다.

 그 질문이 가지는 의미는 세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첫 째는 우선 큰 뇌와 마음은 진화사의 가장 후반에 극소수의 종에서만 생겨났다는 점. 둘 째는 인간의 진화에서 뇌의 팽창시점과 그것의 명백한 생존상의 보상 사이의 매우 긴 시간지체가 있었다는 점.(고대인의 뇌 질량은 현대인과 별반 다를바 없다.) 셋 째는 유머, 미술, 창의적 사상, 도덕 같은 인간 마음의 독특한 능력들이 주는 그럴듯한 생존상의 보상을 찾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한가지 질문이 내포하고 파생되는 세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이 책은 고삐 풀린 뇌의 질주과정이라는 이론과 핸디캡 원리에 기초한 적응도 지표 이론, 감각편향에서 생기는 섹스어필에 의한 부가적 엔터테인먼트의 출현까지 다양한 분야에 뻗어있는 성선택을 파헤쳐 본다. 


 내용자체는 별로 자극적이지않다. (우리 몸의 새겨진 증거들편은 제외하면) 오히려 학술적인 면에 가깝다. 좀 가볍지않다는 말이지뭐. (시발 여기까지 읽었으면 한 번 읽어봐)


 읽다보면 이기적 유전자에서 말한 생존 기계로써의 인간이 아닌, 이 책이 말해주는 연애기계로서의 인간도 꽤 매력적이고 타당한 설명이란걸 알게될 것이다. 아 그리고 아름다움의 과학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아메바가 아니다. 미(美)와 무한경쟁이 주는 삶의 다양한 색채를 생각해본다면 성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진화의 유쾌한 선물이 아닐까? 성선택이 없었다면 우리는 미술, 음악, 창의성, 이타심, 삶을 삶답게 만들어 주는 것들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감성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볼 때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책이라고 밝힌 책들은, 재밌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는 건 아니다. 위대한 위인의 삶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넘치고 박진감 넘치는, 따분한 부분이 없지 않았듯이, 좋은 책이라고 따분한 내용이 안들어가 있진 않다. 중요한 건 위대한 생각과 얼마나 좋은 부분을 찾아내는 가, 얼마나 자주 흥미로운 내용이 등장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여담인데 책 자체는 조그마한데 여백, 조그마한 삽화 하나 없는 진짜 '텍스트'로 꽉 차있어서 다 읽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데 가격은19800원이라니, 참 싸게 좋은 책 읽는다. 양아치 잡서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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