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직관 - 유행의 탄생에서 열강의 몰락까지 미래를 예측하는 힘
존 L. 캐스티 지음, 이현주 옮김, 황상민 해제 / 반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 처음에는 병맛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심오하다.

 '대중의 직관'에서 주구장창 말하는 것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기존의 사고가 틀렸다는 것을 말하며 오히려 사람들의 인식(이 책에서는 '분위기')이 사건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즉,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사건을 만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아니 시발, 이게 무슨 귀신 시나락까먹는 소리입니까? 여보세요, 9.11테러가 일어난 후에 폭탄물, 이민국자들에 대한 강도높은 입국절차, 이슬람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고 변화 등 얼마나 많은 것들이 9.11이 터진 후부터 미국인들의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습니까?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하고 상상할 수 있다. 


음, 당연 합리적인 생각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우리는 사건의 인과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사회적 인과성이다. 사회적 인과성으로 왜 하필 그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설명하면 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사회적 인과성은 그야말로 사회적으로 인과성(因果性)을 따져보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고(因) 사건은 그저 그 생각이 휩쓸고간 일종의 '파편(果)'일 뿐이다.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였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안좋은 예 중의 하나가 튀어나온 것에 불과하다.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 사회경제학의 중심가설로써 이 생각을 이해해보자.  


사회경제학(socionomics)

 무리짓는 본능 →

사회적 분위기와 집단적 사건 

사회적 행동 


 무리를 짓고, 무리속의 주류가 되는 생각이 있다. 그것이 집단 사고을 만들어내고,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은 어떤 사건으로 표면화된다는 것이 표의 주된 내용이다. 음..표하나만 떡하니 써놨더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사회적 인과성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미래를 낙관할 때(사회적 분위기)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올라온다(사회적 행동)던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사회적 분위기) 정치 지도자의 교체같은 일을 모색하는 일(사회적 행동)이 일어난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낙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면, 정치 지도자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재선에 성공할 수 도있고, 비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면, 뛰어난 지도자일지라도 재선에서 참패할 수 있는 것이다. 실사례로 미 대통령 클린턴의 임기기간 중 섹스스캔들, 탄핵시도에도 불구하고 순탄하게 대통령직을 유지한 예가있다. 그때의 미국 사회의 분위기는 기록적인 호황기였다. 잠깐 기록적인 호황기?  그런게 있었다고 치면, 기록적인 호황기인지 아닌지 그런 건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느냐고?

 

 그 기간의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금융 주가가 사회 분위기를 재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말이다.

왜 주가를 보면 사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우선 금융시장 데이터를 수집하기 용이하다는 점, 원형이 훼손되거나 오염될 염려가 없는 깨끗한 데이터라는 점, 모든 시간대의 데이터를 구하기 쉽다는 점.(기록한지 별로 되진않았지만 한 달, 일년 임의의 분기를 뜻하는 말에서의 시간대를 말함)는 을 들 수있다.


 음..가만 생각해보니10년씩, 하루 단위, 시간단위로 볼 수도 있겠다.., 같은 주가를 보고 그래프를 만들어대니 관찰간에 생길 수 있는 헛점도 없겠다.., 근데 사회적인 분위기를 읽으려면 모두의 심리를 분석해야 하는 것이 옳지않나?? 어떻게 금융시장의 지수가 전체 인구집단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어 엉? 이거 헛소리구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독립의 오류와 동질성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우선 독립의 오류에 대해서 말해보면, 투자자들은 모든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는 없겠지만, 간접적으로 소통하며 살고 있음을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투자자의 자유의지만으로 주가를 사고 팔지에 관한 결정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집단에 속한 이들은 상호간 영향을 주며 개인적인 의견일지라도 그 속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이 포함되고, 어떤식으로던 간에 영향을 받아 기존에 갖고있던 사고를 수정해서 내린 결과이다. 


 자 그럼 동질성의 오류를 살펴보자.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가정은 특정인 혹은 특정 기관이 갖는 영향력이 개인에게 끼치는 바를 생각해본다면, 굳이 모든 이들의 의견을 물어 종합할 이유는 없다.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강력한 표본집단을 추출해서 사회 분위기를 가늠해도 별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주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영향력을 더 갖췄다고 생각하라. '워렌 버핏이 어디에 관심있다더라..','오바마의 행보가 어떻더라..'라는 정보와 '나 오늘 집에서 북핵관련 뉴스를 봤다.' 를 비교해봤을 때 어디가 더 큰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해 판단해본다면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된다.


 오류얘기는 이쯤해두고, '분위기가 사건을 주도한다'라는 논리를 최근 본 영화에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관상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한명회와 관상꾼이 이야기를 나누며 파도가 바람에 쓸려 가는 장면을 띄우며 대화하고 있는 내용인데, 동영상을 찾아보니 있어서 첨부한다.(시간이 없는 사람은 36초부터 보면 된다.)


이걸 생각해낸 후에 보니, 사회적 분위기는 바람이다. 파도는 그저 바람에 휩싸인 것일 뿐이였다.


 읽으면서 그럼 분위기를 바꾸는 것에 대한 방법은 안나오나 했는데, 끝까지 안나온다. 왜 안나왔고하며 생각해보니 바람을 내 맘대로 강도를 조정해가면서 불게 할 수 있는가? 당연 못한다. 분위기는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저 휩싸일뿐. 

 

대중의 직관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통념에 반하는 생각. 그 자체로 읽어볼만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기때문에..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함축한 글을 인용하면서 끝맺고자 한다.



중대한 역사적 사건은 인간의 생각이 은연중에 변화한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귀스타브 르봉作 군중심리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