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테라피 -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
모경자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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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1. 가족의 이름으로



1. 세 자매(아버지 사과하세요! 목사님한테 말고 언니와 우리한테요.)

2. 흐르는 강물처럼(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3. 힐빌리의 노래(트라우마의 치유, 믿어 주고 기다려 주는 나비 효과)

트라우마

4. 일요일의 병(거기 누구 있어요?)

5. 이장(장남 없으면 아버지 묘 이장도 못 해요?)

6. 아메리칸 패스토럴(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

7. 아이(인생은 苦가 아니고 Go다~)



파트 2. 사랑의 이름으로



8. 행복한 남자(행복해서 불행한 남자)

윌리엄 글라세의 《당신의 삶을 누가 통제하는가》

9. 밀양(이런 사랑도 있다네)

10. 애프터 웨딩 인 뉴욕(우리가 세상을 지나는 걸까? 세상이 우리를 지나는 걸까?)

11.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고통이 주는 아름다움을 놓치지 마세요~)

12. 어느 날 인생이 엉켰다(어느 날 인생은 엉키지 않는다-수치심의 대물림)

존 브래드쇼의 《수치심의 치유》 중 수치심의 발달 단계



파트 3. 만남의 이름으로



13.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증명하라! 너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14. 자산어보(그리운 통섭의 리더, 정약전)

15. 하모니(눈물은 치유의 씨앗)

16. 세인트 빈센트(60대 철부지 할아버지와 10대 아이의 특별한 우정)

17. 밀리언 달러 베이비(모쿠슈랴-나의 사랑, 나의 가족)

18. 그린 북(인간의 만남, 우연과 축복)



파트 4. 독립의 이름으로



19. 피아니스트(인생의 목적은 ‘삶’)

20. 항거(그럼 누가 합니까?)

21.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이야기(세계 최초 샴쌍둥이 분리 수술, 넌 할 수 있어. 네 안에 온 세상이 있어.)

하워드 가드너의 《지능교육을 넘어 마음교육》

22. 기생충(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나는 무계획이 계획이다.)

23. 기도하는 남자(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센딜 멀레이너선, 엘다 샤퍼의 《결핍의 경제학》



파트 5. 중독의 이름으로



24. 플라이트(중독-혹독한 대가)

윌리엄 글라세의 《당신의 삶을 누가 통제하는가》

25. 헝거[인정받고 싶은 허기(Hunger), 특별함을 갖고 싶은 허기(Hunger)]







이 책에서 선정한 영화 25편 중에 10개 관람했다. 목차를 보니까 생각보다 잘 알려진 영화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래서 최근에 볼만한 개봉영화가 많이 추천되어 있구나 생각했는데, 작품의 예술적 질적 선택이기 보다는 선정한 뒤에 그 내용에 관해 개인적인 감상을 주관적으로 적어놓은 느낌도 들었다. 관련되었다고 생각하는 서적과 함께 나열되어 있어서 그 점이 좋았다. 반면에 디자인은 좀 과한 느낌은 들었는데, 독자 대상이 좀 장년층을 타겟으로 한 것 같다. 표지나 내지의 일러스트 아트워크는 볼드했는데 마음에 들었다. 서문 뒤에 추천사가 많았고, 문단 띄어쓰기 편집 부분이 좀 아쉬웠다.



최명기 작가님의 동명 제목의 책을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모경자 작가님은 교육심리학 전공의 코칭 강사이다. 아마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으로 시네마 테라피라는 영화 강의를 주1회씩 하신 교재를 출판한 느낌이다. 진단명 오타가 있었는데(p.50), ADHD는 주의력 행동 결핍 장애가 아니라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장애이다. 기독교 종교인으로서 영성에 관심있는 것 같아 (물론 나도 종교적이지는 않으나 영성적이지만) 계속 은총을 말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예술을 매개로 임상을 공부한 테라피스트로서의 감상을 말한다면 과학에 근거한 테라피(심리치료)까지는 아니고 주로 영화의 서사를 통한 치유적인 자기수용의 느낌이라, 발전가능성이 엿보이는 책인 것 같다. 각 영화의 시놉시스를 나열한 부분도 필요했을테지만 저자 본인의 실제 개인사 경험을 나누는 부분이 훨씬 흥미로웠다. 어렵지 않은 언어로 서술하여, 쓰기보다는 강의를 더 맛깔나게 잘하실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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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 장마리아 그림에세이
장마리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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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는 장마리아 라고하는 서양 추상화가의 그림에세이 입니다. MZ가 주목하는 라이징 아티스트 라고 하는데,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잘 모르는 분이었지만 좋아하는 출판사여서 관심과 흥미가 갔어요. 책은 자신의 개인사와 함께 작품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담겨있는 작가노트 같은 한 페이지 메모, 그리고 작품 사진들이 올컬러로 실려 있어 읽기가 쉬웠습니다.

81년생 홍대출신 젊은 작가로 유수 기업들과 콜라보를 한 작업에 대해서도 설명하네요. 이름이 알려주듯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하며 학창시절을 보내 이중문화에 대한 영향이 작품의 변천사에도 미쳤을 듯 해요. 또한, 후기청년때 시력이 약화(회색 반점이 어른거려 눈이 제대로 안보이는)되어 시각예술가로서 좌절과 어려움도 겪은 아픔이 있었군요.

이 책을 읽다가 <신경심리학과 예술>의 예술가와 시각장애에 관한 챕터도 들추어 보았어요. 특히 색채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이 있었는데, 장 마리아 작가도 점차 작품세계가 추상화되고(형태보다는) 색감과 질감에 집중한 부분이 드러납니다. 역시 (백내장이라는 시각 질병을 얻었던) 끌로드 모네 이야기를 에세이에 싣기도 하였고요. 그리고 그림 속 액자를 두꺼운 마띠에르로 재현하여 액자 속 액자에서 자유롭게 유영하고 탐색하는 부분도 공감이 갔습니다.

자신의 화풍을 과감하게 바꾸고, 스스로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나가는 용기. 개인적 신체의 아픔과 코로나 상황의 어려움 등의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는 열정. 또한 그림이 희망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스프링 시리즈), 실제로 눈 관련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위해 사회적 공헌을 하고 계십니다. 인간적인 성장과 예술적인 발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에세이 였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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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 미켈란젤로부터 김중업까지 19인의 건축거장
장정제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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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저자 장정제 건축학과 교수는 19인의 국내외 주요 거장 건축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식의 숲 출판사는 넥서스로 (어딘가 친근하지 않나? 학습도서나 교재로..) 이번 표지 디자인이나 컬러내지나 디자인도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다.

목차는 19인들 중 순서는 연대나 따로 분류없이 무작위이니 골라서 백과사전 처럼 읽으면 된다. 연대순이 아니더라도 지역적이거나 저자 특유의 기준으로 분류가 좀 있었으면 체계적인 구성으로 건축사적 흐름을 알 수 있기도 했을텐데 알파벳 순이려나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은 QR코드로 각각의 건축재단이나 공식 홈페이지 등의 원어(영어나 프랑스어 등) 자원이 제공되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빌딩이나 하우스 등 기타 건축물 바로 그 작품 사진 도판이 많이 안 실려 있다는 것인데, 글로 묘사한 부분이 자세하지만 직접 보면 딱 와닿을 것 같아서 계속 구글링 하면서 보게 된다.

특히 스페인 구겐하임 등 무척 궁금했고, 꼭 그 곳에 가서 실물로 봐야지 하는 결심이 들게 만들었다.


네덜란드 출신 렘 콜하스는 국내에서도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거장인데 저술가의 바탕이 있는지는 새로 알게 되었다. 자주 보는 서울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의 삼성교육센터를 의뢰받아 지었고, 다른 예술학과 교수님들이 종종 이야기하는데 그의 독특하고 비효율적인 구조 그리고 계속되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책 뒷표지에 건축에 대해 나름대로 각자 정의한 10개가 넘는 문장이 있는데, 그중 몇몇이 끄덕여지고 가장 인강깊은 문장은 렘 콜하스였다. 역시 저널리스트인가?하는 느낌도 들었다. 건축예술에 대해 애정넘치는 다른 건축가들에 비해 뭔가 좀 정반합 변증법적 느낌ㅋㅋㅋ OMA 설립후 AMO 만든 것도 그렇고.




구엘 공원 등의 가우디



말해 뭐해 천재 가우디는 건조히 설명되던 여러 건축가들 사이에서 특히 저자가 애정을 갖고 있는(높이 평가하는) 것이 말하지 않아도 글로 느껴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2026년도에서 서거100주년 기념으로 완공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다들 회의적이다ㅋㅋㅋ 나도 20년전에 바르셀로나 갔을때 미완성인 그 모습을 보았는데 아직도 ㅋㅋㅋ 완공되면 꼭 보고 내부투어도 하고 싶다.

이 챕터를 통하여 가우디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다. 실용주의자이지만 장식적인 아르누보를 결합하여 자연에서의 곡선을 따온 유선형의 건물들은 정말 아름다운데, 앞선 챕터들의 흐름이 현대 모던 건축물과 대비되어 그 매력이 갑자기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프랭크 게리는 캐나다에서 이민왔던 미국 베이스 건축가인데, 파리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그 세계적 명성에 비해서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루이비통 메종 사옥을 방문했는데 그로부터 알게 되었다. 한편, 자하 하디드는 동대문디자인센터(DDP)로 국내에서 유명하다. 우주를 유영하는 스페이스쉽 같기도 하고 미래주의적이라고 생각했다. 부유한 아랍계 엘리트인데 남성 일색의 거친 건축계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그다지 소수성이나 민족성은 보이지 않아서 개인적 특성이 담긴 매력보다는 보다 확장된, 발산된 건축철학이 있는 듯 했다.



여성 건축가들은 자하 하디드 포함하여 두 세명, 그리고 안도 타다오와 두 한국인들 말고는 건축계에도 역시 거장이라는 타이틀엔 주류가 백인 남성(유럽에서 미국으로 흐르는)이었다. 후에 부록 자료로 건축 용어라든지 참고도서 목록이 있으니 이것도 further reading 에 도움될 것이다.

월드트레이드센터(WTC)도 자주 봤던 건물인데, 내부에도 들어가보고 꼭대기에서 탁 트여진 뷰도 보고… 뉴욕의 시그램 빌딩(미스 반 데어 로에)이나 구겐하임(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리고 모마 건물 등 맨하탄에 집약되어 있는 분포 현황를 보니, 역시 2-3년간 있던 뉴욕은 건축의 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후반에는 최근에도 갔던 안도 타다오. 그가 만든 뮤지엄산 에서 건축 전시 청춘을 하여 다시 조망받았다. 그전에 어쩌다 LG아트센터 흘긋 돌아보았는데 다시 제대로 내부도 감상해보고 싶다. 이 외에도 국내 곳곳에 타다오의 건물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

SANNA에게 붙였던 수식어는 여성적 미니멀리즘이라고 했는데 사실 여성 평론저자나 학자들은 연구대상이 여성이라 해서 여성적~ 라 붙이지는 않는다. 얇고 가녀리며 투명하고 섬세한 그들의 건축미를 보고 여성적이라 묘사함은 분석하는 언어 사용의 측면에서 다시 재고해볼만 하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의 건축가들 둘 김수근과 김중업으로 마무리 짓는다.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도 소마미술관 가느라 직접 여러번 보았지만 우리 건축가가 만든 지는 몰랐다.



책을 덮고 세 가지가 떠올랐는데, 아 어서 루이스 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한 7~8년전에 뉴욕의 친구가 이사람의 빛과 건물에 관한 명언을 알려주어 알게되었다), 아파트의 개념(집합 주거)을 최초로 도입한 코르뷔지에의 혁명적인 건축철학이 담긴 저술서를 한 권 읽고, 종로의 공간사옥(현재 아라리오 뮤지엄 인더 스페이스) 얼른 곧 방문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교양과 상식의 확장인 책의 목적을 여실히 다하고 글도 정갈하게 잘 쓰여 있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주변에 건축에 대하여 관심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자신있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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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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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는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의대로 가서 정신과 의사가 된 일본의 저명한 박사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신간으로는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등의 저서가 나왔다. 요즘엔 의학적인 컨셉으로 심리학을 설명하는 책들을 펴내는 것 같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읽어보니 싫어하는 타인에 대해서 인간 알레르기 라는 매커니즘으로 우리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면역 반응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이물질로 인식하고 이를 기억했다가, 거부와 공격을 통해 제거한다. 알레르기는 이때 과도하게 이물질로 인식하는 성향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제거할 필요도 없는 무해한 꽃까루나 음식을, 없애야 할 위험한 이물질로 잘못 인식하면서 부터 고통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것을 의학적으로 '감작'이라고 말한다.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기는 항체나 면역 물질이 더욱 심한 반응을 일으키다가 연쇄 작용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데, 이러한 과정을 인간관계에 적용? 비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불신으로 인해 상호적인 대인관계가 불안하고, 외로워하는 내담자들을 생각했다. 편안함이나 밝고 온화한 감정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힘들어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데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불쾌한 기분을 주변에 퍼붓는 유형과 속삭이며 자기세계에 틀어박히는 유형이다. 전자는 상담이나 도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에, 후자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표현하지 않아 주변에서 눈치채기 어렵고 스트레스가 쌓여 신체화나 인내력에 한계가 도달하여 좌절하고 만다.



저자는 다정함이 필요한데 무정하여 타인에게 칭찬을 하지 않고(그들이 그렇게 엄격하게 자라와서),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 완벽주의 때문이라고 말하여 후반의 솔루션 섹션에서는 이론적으로는 인지행동치료를 할 것이라 기대되었다. 부록으로 싫어하는 사람 대응 매뉴얼이 실려있다. 다만 번역이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현대 정신의학에서 병명으로 명명하고 있다는데 기분 변조증, 인격장애, 신체추형장애 등을 보면 DSM의 전문용어를 한글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에서 직역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기본 골자는 성악설로 부터 출발하였는데, 니체의 르상티망: 타인의 행복을 질투하여 불행한 마음 은 몰랐던 부분이라 새롭게 알게 되었다. 2장에 가서는 대상관계와 정신분석에 대해 들어가고 있어 클라인과 하인즈 코헛이 등장한다(self-psychology). 양성 음성 전이와 역전이 개념도 설명하여 꽤 심도있게 서술했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는 애착이론과 트라우마 및 생존본능으로서의 혐오감 으로 흐름이 이어가게 된다. 프로이드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비판한 영국 정신과 의사(이언 서티)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증오를 느끼고 사랑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 점은 클라인이 등장하기 전인 것 같다. 과거에 모성을 상정하고 어머니의 양육태도에 대해 크게 비난한 정신의학계였는데, 어쨌든 후반부에 혐오감은 학습되고 전염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고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구나 하고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결과를 반영했다. (초판본이 2016년이구나) 그리고 메리 에인즈워스가 수행한 어미개와 새끼원숭이들과의 연구에서 내가 본 것은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니어도 반응성/응답성이 높으면 발달에 훨씬 긍정적이라는 것이었다.



또, 3장에 가서는 면역관용:자신과 가족에게는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어쨌든 방어기제(억압, 해리, 행동화 등)와 애착이론이 주 기반이 되는 다카시 박사의 가설을 상세히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왜!? 이 (특정한) 인간이 싫은 가 하는 질문에는 상식과 규칙과 마음이 공유되지 않아서- 라고 비밀을 밝힌다. 니체의 사적인 일생에 관한 부분도 자폐증상과 연결 지어 흥미로웠고, 생텍쥐페리는 ADHD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자폐증과 ADHD 아동의 증상 발현의 원인이 학대피해나 애정결핍이라고 하여 이부분은 좀 동감하기 어려웠다. 차라리 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라고 하기에는 음.



어쨌든 일본 작가와 철학자(나쯔메 소세키와 니체) 등의 이야기가 주목을 이끌었다. 저자는 철학자와 작가 등 예술가와 학자가 인간관계에 서툰 편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렇게 인간 알레르기가 작동하는 사람들이 직업적 도피처로 혹은 학문과 예술로 승화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클라인의 우울증, 그리고 해리 할로도 회피형 인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민반응을 막으려면? 사실과 추측을 구분하고 확대해석을 하지 않는다. 남들은 나에 대해 생각보다 관심없다, 상대방을 분석하고 해부하고 이유를 찾아본다, 공감과 자기성찰 등의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대인관계를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는 주변인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관계심리학적인 도서로서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흐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는왜저인간이싫을까 #오카다다카시 #동양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심리학 #신간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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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여성을 위한 심리학 - 똑똑한 여자로 그치지 않을 심리적 무기
모니크 드 케르마데크 지음, 이정은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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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읽은 책은 대인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일본의 남성 정신과의사가 집필한 것이었다면 이번 독서는 뛰어난? 잠재력이 높은? 영재? 여성을 위하여 (혹은 모든 부모를 위하여) 유럽의 여성 임상심리학자가 쓴 내용이다. 유관분야이고 정신의학과도 정신분석치료를 배우긴 하지만 정작 심리치료에 대하여 깊이 수련할 시간이 없고 약물처방에 시간을 더 할애한다고 생각하면, 후자인 정신분석가/심리치료사가 조언하고 있는 실질적인 접근이 보다 다가왔다. 제목은 뛰어난 여성, 영재 여성이라고 번역하여 아쉬운 지점이지만 어쨌든 작가는 영재연구가이므로 천재 아동과 성인들을 많이 만나왔다. 나도 정상범주 정규분포상 이외의 양 극상 범위의 사람들을 비교적 만나는 편이지만.. 이분은 특히 오른쪽 방향의(상위 범위) 사람들을 만나온 셈이다.

일단 잠재력이 높은 여성의 특수한 차이점은 목차대로,

초민감성, 다르다는 느낌(이질감?), 강렬함, 흥분성, 완벽주의, 관용성,

그리고 영재성을 사회적 성공무기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잠재력이 높은 여성들은 (능력에 비하여) 자신감이 부족한 특징이 있다고 한다.

고통을 드러낼 권리, 사기꾼 증후군, 거식증

그리고 3장에서는 정체성 혼란과 4장의 대인관계 영역, 5장은 좀더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넘어야 할 심리적 벽' 특히 이쪽에서는 사회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특수하게 영재 여성에게 기대되는 편견들을 뛰어넘어야 함을 설파한다. 그리고 마지막 6장은 어떠한 해결책 혹은 작가가 근본적으로 들려주고 싶은 따뜻한 응원 '야심을 가져라!'로 결론을 맺는다.

'당신을 강하고 독특하게 만드는 것들을 길러라'

그런데 진짜 제목은 함정처럼 <뛰어난 여성을 위한 심리학> 이라고 했지만, 사실 모든 여성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작가가 페미니즘적인 격론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너무나도 페미니즘적이다. 왜 요즘 작가들은 부정적인 함의(negative connotation) 때문에 방패를 치는 지 모르겠지만.. 페미니즘은 칭찬이고 좋은 의미의 사안을 바라보는 접근법이다. '나는 성평등주의자가 아니지만..' '나는 성차별주의자이지만...' 이렇게 말하는 이상한 뉘앙스인 것이다. 아니면 번역을 그렇게 했다면(책 전부를 읽어보면 너무 직역투이다) 여튼,

엔텔레케이아 (완벽주의의 고대적 개념: 영혼을 고양시키고 완벽함에 도달하려는 성향)와 니체의 '너 자신이 되어라' 를 빌려, 똑똑한 여성들이 자신과 남들에게 엄격하고 높은 잣대를 들이대어 자신의 가치와 강점을 알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다음장에서는 반면에 평균 여아에 비해 영재 여아는 더 관용적, 높은 자율성, 더 겸손하고 독창적이라고 묘사한다.



유럽도 그렇지만 전반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긍정적인 특질들이 남성적, 반대가 여성적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산드라 립시츠 벰이 나오는데, 젠더의 이분법 속에서 양성성이라는 제3의 길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아쉬운 점은 영재 여성의 특질이 나오지만 초반부터 진단적인 기준은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부분이다. 대체 영재 여성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구를 그렇게 상정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대상이란 IQ(지능검사) 120이상이란 말인가? 물론 140이상이어도 학업수준/성과는 좋지 않을 수 있다. 어쨌든, 잠재력이 높은 여성들의 특수한 차이점들의 특징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사기꾼 증후군에 무척 시달렸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대부분 공감가는 측면이 있으니, 평범한 여성이라도 책을 펼치며 끄덕일 만한 항목들이 많을 것이다. 혹은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때도 동기들이 많이 자신의 성과가 운이나 정황(행정상 실수)로 이루어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이것들이 미치도록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남자 아동(남아)은 자신의 경험에서 자신감을 얻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실패하면 자신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여기거나, 주어진 과제가 애초에 잘못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여자 아동(여아)은 자신이 실패한 것을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이런 연구결과를 보니 우리사회에서도 남자들은 보통 자신의 외모가 평균이상이라 여기고 여자들은 평균이하라고 생각하여 너무 열심히 외향을 가꾸게 되는 문화적 풍토가 떠올랐다. 이건 루키즘과 연관되기도 하겠지만 실력의 주관적 인식 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에서 업무성과가 있더라도 젊은 여성이 급성장하면 실력외의 다른 요소들로 의심하는 것이 있겠다. 똑똑한데 더군다나 외모가 돋보이기까지 하다면 타인들은 더욱 높은 잣대로 평가하며 당당함을 오만함으로 여기거나(여자연예인들에 대한 태도를 생각해보면 되겠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미 당사자들이 내재화 되어 있어서 겸손해 하거나 죄책감을 가지거나 한다.

밸러리 영은 사기꾼 증후군 발달요인 7가지를: 가족의 기대, 가족이 아동에게 전하는 메시지, 대학생활과 동료 및 교수의 반응,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문화에 속해 사는 것, 혼자 일하는 것, 창조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것, 자신을 낯선 존재라 느끼는 것,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을 대표하는 것. 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의 차이점도 작가가 말했지만, fake it till you make it! 으로 자기확신을 매우 강조하는 미국의 사고방식을 권장한다. 또 집단치료도 제언한다. 섭식장애 특히 거식증의 발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간다. 저자의 '뛰어난 여성들'에 관한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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