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 미켈란젤로부터 김중업까지 19인의 건축거장
장정제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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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저자 장정제 건축학과 교수는 19인의 국내외 주요 거장 건축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식의 숲 출판사는 넥서스로 (어딘가 친근하지 않나? 학습도서나 교재로..) 이번 표지 디자인이나 컬러내지나 디자인도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다.

목차는 19인들 중 순서는 연대나 따로 분류없이 무작위이니 골라서 백과사전 처럼 읽으면 된다. 연대순이 아니더라도 지역적이거나 저자 특유의 기준으로 분류가 좀 있었으면 체계적인 구성으로 건축사적 흐름을 알 수 있기도 했을텐데 알파벳 순이려나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은 QR코드로 각각의 건축재단이나 공식 홈페이지 등의 원어(영어나 프랑스어 등) 자원이 제공되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빌딩이나 하우스 등 기타 건축물 바로 그 작품 사진 도판이 많이 안 실려 있다는 것인데, 글로 묘사한 부분이 자세하지만 직접 보면 딱 와닿을 것 같아서 계속 구글링 하면서 보게 된다.

특히 스페인 구겐하임 등 무척 궁금했고, 꼭 그 곳에 가서 실물로 봐야지 하는 결심이 들게 만들었다.


네덜란드 출신 렘 콜하스는 국내에서도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거장인데 저술가의 바탕이 있는지는 새로 알게 되었다. 자주 보는 서울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의 삼성교육센터를 의뢰받아 지었고, 다른 예술학과 교수님들이 종종 이야기하는데 그의 독특하고 비효율적인 구조 그리고 계속되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책 뒷표지에 건축에 대해 나름대로 각자 정의한 10개가 넘는 문장이 있는데, 그중 몇몇이 끄덕여지고 가장 인강깊은 문장은 렘 콜하스였다. 역시 저널리스트인가?하는 느낌도 들었다. 건축예술에 대해 애정넘치는 다른 건축가들에 비해 뭔가 좀 정반합 변증법적 느낌ㅋㅋㅋ OMA 설립후 AMO 만든 것도 그렇고.




구엘 공원 등의 가우디



말해 뭐해 천재 가우디는 건조히 설명되던 여러 건축가들 사이에서 특히 저자가 애정을 갖고 있는(높이 평가하는) 것이 말하지 않아도 글로 느껴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2026년도에서 서거100주년 기념으로 완공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다들 회의적이다ㅋㅋㅋ 나도 20년전에 바르셀로나 갔을때 미완성인 그 모습을 보았는데 아직도 ㅋㅋㅋ 완공되면 꼭 보고 내부투어도 하고 싶다.

이 챕터를 통하여 가우디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다. 실용주의자이지만 장식적인 아르누보를 결합하여 자연에서의 곡선을 따온 유선형의 건물들은 정말 아름다운데, 앞선 챕터들의 흐름이 현대 모던 건축물과 대비되어 그 매력이 갑자기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프랭크 게리는 캐나다에서 이민왔던 미국 베이스 건축가인데, 파리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그 세계적 명성에 비해서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루이비통 메종 사옥을 방문했는데 그로부터 알게 되었다. 한편, 자하 하디드는 동대문디자인센터(DDP)로 국내에서 유명하다. 우주를 유영하는 스페이스쉽 같기도 하고 미래주의적이라고 생각했다. 부유한 아랍계 엘리트인데 남성 일색의 거친 건축계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그다지 소수성이나 민족성은 보이지 않아서 개인적 특성이 담긴 매력보다는 보다 확장된, 발산된 건축철학이 있는 듯 했다.



여성 건축가들은 자하 하디드 포함하여 두 세명, 그리고 안도 타다오와 두 한국인들 말고는 건축계에도 역시 거장이라는 타이틀엔 주류가 백인 남성(유럽에서 미국으로 흐르는)이었다. 후에 부록 자료로 건축 용어라든지 참고도서 목록이 있으니 이것도 further reading 에 도움될 것이다.

월드트레이드센터(WTC)도 자주 봤던 건물인데, 내부에도 들어가보고 꼭대기에서 탁 트여진 뷰도 보고… 뉴욕의 시그램 빌딩(미스 반 데어 로에)이나 구겐하임(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리고 모마 건물 등 맨하탄에 집약되어 있는 분포 현황를 보니, 역시 2-3년간 있던 뉴욕은 건축의 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후반에는 최근에도 갔던 안도 타다오. 그가 만든 뮤지엄산 에서 건축 전시 청춘을 하여 다시 조망받았다. 그전에 어쩌다 LG아트센터 흘긋 돌아보았는데 다시 제대로 내부도 감상해보고 싶다. 이 외에도 국내 곳곳에 타다오의 건물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

SANNA에게 붙였던 수식어는 여성적 미니멀리즘이라고 했는데 사실 여성 평론저자나 학자들은 연구대상이 여성이라 해서 여성적~ 라 붙이지는 않는다. 얇고 가녀리며 투명하고 섬세한 그들의 건축미를 보고 여성적이라 묘사함은 분석하는 언어 사용의 측면에서 다시 재고해볼만 하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의 건축가들 둘 김수근과 김중업으로 마무리 짓는다.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도 소마미술관 가느라 직접 여러번 보았지만 우리 건축가가 만든 지는 몰랐다.



책을 덮고 세 가지가 떠올랐는데, 아 어서 루이스 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한 7~8년전에 뉴욕의 친구가 이사람의 빛과 건물에 관한 명언을 알려주어 알게되었다), 아파트의 개념(집합 주거)을 최초로 도입한 코르뷔지에의 혁명적인 건축철학이 담긴 저술서를 한 권 읽고, 종로의 공간사옥(현재 아라리오 뮤지엄 인더 스페이스) 얼른 곧 방문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교양과 상식의 확장인 책의 목적을 여실히 다하고 글도 정갈하게 잘 쓰여 있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주변에 건축에 대하여 관심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자신있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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