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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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는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의대로 가서 정신과 의사가 된 일본의 저명한 박사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신간으로는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등의 저서가 나왔다. 요즘엔 의학적인 컨셉으로 심리학을 설명하는 책들을 펴내는 것 같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읽어보니 싫어하는 타인에 대해서 인간 알레르기 라는 매커니즘으로 우리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면역 반응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이물질로 인식하고 이를 기억했다가, 거부와 공격을 통해 제거한다. 알레르기는 이때 과도하게 이물질로 인식하는 성향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제거할 필요도 없는 무해한 꽃까루나 음식을, 없애야 할 위험한 이물질로 잘못 인식하면서 부터 고통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것을 의학적으로 '감작'이라고 말한다.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기는 항체나 면역 물질이 더욱 심한 반응을 일으키다가 연쇄 작용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데, 이러한 과정을 인간관계에 적용? 비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불신으로 인해 상호적인 대인관계가 불안하고, 외로워하는 내담자들을 생각했다. 편안함이나 밝고 온화한 감정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힘들어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데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불쾌한 기분을 주변에 퍼붓는 유형과 속삭이며 자기세계에 틀어박히는 유형이다. 전자는 상담이나 도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에, 후자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표현하지 않아 주변에서 눈치채기 어렵고 스트레스가 쌓여 신체화나 인내력에 한계가 도달하여 좌절하고 만다.



저자는 다정함이 필요한데 무정하여 타인에게 칭찬을 하지 않고(그들이 그렇게 엄격하게 자라와서),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 완벽주의 때문이라고 말하여 후반의 솔루션 섹션에서는 이론적으로는 인지행동치료를 할 것이라 기대되었다. 부록으로 싫어하는 사람 대응 매뉴얼이 실려있다. 다만 번역이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현대 정신의학에서 병명으로 명명하고 있다는데 기분 변조증, 인격장애, 신체추형장애 등을 보면 DSM의 전문용어를 한글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에서 직역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기본 골자는 성악설로 부터 출발하였는데, 니체의 르상티망: 타인의 행복을 질투하여 불행한 마음 은 몰랐던 부분이라 새롭게 알게 되었다. 2장에 가서는 대상관계와 정신분석에 대해 들어가고 있어 클라인과 하인즈 코헛이 등장한다(self-psychology). 양성 음성 전이와 역전이 개념도 설명하여 꽤 심도있게 서술했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는 애착이론과 트라우마 및 생존본능으로서의 혐오감 으로 흐름이 이어가게 된다. 프로이드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비판한 영국 정신과 의사(이언 서티)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증오를 느끼고 사랑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 점은 클라인이 등장하기 전인 것 같다. 과거에 모성을 상정하고 어머니의 양육태도에 대해 크게 비난한 정신의학계였는데, 어쨌든 후반부에 혐오감은 학습되고 전염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고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구나 하고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결과를 반영했다. (초판본이 2016년이구나) 그리고 메리 에인즈워스가 수행한 어미개와 새끼원숭이들과의 연구에서 내가 본 것은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니어도 반응성/응답성이 높으면 발달에 훨씬 긍정적이라는 것이었다.



또, 3장에 가서는 면역관용:자신과 가족에게는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어쨌든 방어기제(억압, 해리, 행동화 등)와 애착이론이 주 기반이 되는 다카시 박사의 가설을 상세히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왜!? 이 (특정한) 인간이 싫은 가 하는 질문에는 상식과 규칙과 마음이 공유되지 않아서- 라고 비밀을 밝힌다. 니체의 사적인 일생에 관한 부분도 자폐증상과 연결 지어 흥미로웠고, 생텍쥐페리는 ADHD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자폐증과 ADHD 아동의 증상 발현의 원인이 학대피해나 애정결핍이라고 하여 이부분은 좀 동감하기 어려웠다. 차라리 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라고 하기에는 음.



어쨌든 일본 작가와 철학자(나쯔메 소세키와 니체) 등의 이야기가 주목을 이끌었다. 저자는 철학자와 작가 등 예술가와 학자가 인간관계에 서툰 편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렇게 인간 알레르기가 작동하는 사람들이 직업적 도피처로 혹은 학문과 예술로 승화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클라인의 우울증, 그리고 해리 할로도 회피형 인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민반응을 막으려면? 사실과 추측을 구분하고 확대해석을 하지 않는다. 남들은 나에 대해 생각보다 관심없다, 상대방을 분석하고 해부하고 이유를 찾아본다, 공감과 자기성찰 등의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대인관계를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는 주변인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관계심리학적인 도서로서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흐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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