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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ㅣ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주변보다 비교적 그림책을 많이 안읽는 편이라 생각하는데(그래도 매년 볼로냐 국내 아동도서전시회 기회되면 가는 편), 푸른 바탕의 커버디자인과 간략히 알고 있는 그림작가/글작가의 배경사와 작품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 책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 기대가 되어 읽어보기를 선택하였다.
맨 마지막장을 펼쳤는데 마침 너무 그리운 풍경인 부산이 딱 있어서 뭉클했고, 책을 다시 한번 보면서 어느 곳인지 유심히 찾아보았다. 특히 풍경 구도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각도가 많았는데, 맨 마지막 장(뒷표지 바로 앞)은 부산타워가 있는 광복동 쪽에서 영도 영선동 쪽을 바라보는 위치를 묘사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맨 앞장(앞표지 바로 뒤 책날개쪽 부분)은 피난민이 주인공의 집으로 내려오는 장면을 시작으로 내용이 펼쳐지는 것 같았는데, 영도에서 주전자섬을 본 풍경일까 아니면 다리가 보이니 부산대교일까나 하고 떠올리게 하였다.
수채 과슈(불투명수채)로 그린 것인지, 수채화 치고는 굉장히 볼드한 느낌이었는데, 한 톤이 아니라 색상이 다채롭고 윤곽선은 진한 먹으로 한붓 그리기로 그린 느낌이 나서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 부분은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통적인 인상을 주었다.
원작은 글작가가 영어로 원문을 쓰고 번역을 후에 한국어로 한 작품 같은데,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번역이 다소 애매모호하거나 문학적으로는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 읽을 때 글 맛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더구나 번역시에 제목이 특히 중의적이었고 하여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라고 처음 봤을 때 나는 서도호의 신작이 떠오를 정도였다. ‘의‘라고 옮겼을 때는 일본어글투 이기도 하고, 집이 바다에 빠지기 직전인 줄 알았는데 책 내용을 읽어보면 주어는 따로 있고 (사람이) 바다에 빠지기 직전에 마지막 안전기지, 최후의 보루로써의 그 주인공의 집을 일컫는 것이 (저자의 의도에) 더 맞았던 것 같다.
저작권상 다 찍어올릴 수는 없지만 그림 작품들이 한장 한장 아름다운데,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위 사진의 오른쪽 페이지랑 아래 사진 오른쪽 페이지를 보면 대구가 되어서 중앙페이지의 하얀 파도의 바다 풍경이 있고(여기도 좀 태종대 앞바다가 떠올랐다), 또한 사이렌을 기점으로 긴장시킨 후 역동적인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국화인 무궁화꽃을 아름답게 펼쳐주었는데(국뽕의 극한ㅎㅎ)... 그러고보면 최근에 중앙아시아에 2주간 여행갔는데, 거기에서도 집 앞에 무궁화꽃들이 많이 펴있던 동네가 있어 지금 돌이켜보니 고려인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반면 정작 요즘 한국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으니)
마지막에 6.25 전쟁에 관해 역자주를 달아서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에게 정보전달을 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을 만드는데 기여한 세명(글작가, 그림작가, 번역가)에 대해 소개글이 포함되어 있다. 아마 글그림 작가들은 보스턴-부산 지연으로 서로를 알았던 것일까 그 접점을 상상해 보게 되고... 둘다 할머니들에 관한 개인적 경험을 투영하기도 한 듯 하다. 한국계미국인 디아스포라의 뿌리찾기라고 하면 너무 단편적이지만(유퀴즈같이 짧게 한마디로 평하는 걸 좋아하는 한국 쯧쯧ㅎㅎ), 전쟁난민에 대한 내용에 관한 고찰이 사실 아이러니하면서도 당사자성과 함께 맞물려 인상적이고 흥미있는 관점을 유지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고향을 전쟁이라는 이유로 떠나와야 했었던(어떻게 보면 실향민) 인천이나 윗지방의 친지이웃가족들이 작가들의 입장이었고 주인공 소녀는 원래 부산에 살고 있었던 토박이(원래 있었던 주민, 原住民 / Indigenous people, Native) 였으니.. 이민자가 많은 캐나다나 미국 등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랄까. 물론 세계적으로도 expats도 급등하고 한국도 이제 외국 이주민들이 많아서 이런 더 넓은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하고... 여하튼 지금 시기에 어필하고 빛을 볼 수 있는 아주 필요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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