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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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은 20대 후반 즈음인가 읽었던 것 같고, 그래서 당시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인 이 내용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정체성을 고민하며 옆의 여성을 살해 후 자살시도를 하였던 청춘의 고통이 미성숙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읽었더라면 많이 공감했을 법도 하지만, 그리고 실제로 이 작가는 39세 즈음 본 소설 작품을 집필했으니 아마 요즈음에 재독하면 또 달랐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여튼 해설과 저자 연보를 보니 색다른 정보, 이번에 새로 알게된 사실은 약물중독에 이부세 마스지가 절친인지 옆에서 치료 권유도 하고 주선도 하여 이 사람의 존재와, 스무살때 처음으로 시작한 자살시도 네 번과(주로 수면제 자살이나 강물에 빠져죽으려는), 자녀가 넷이 있었고 여성편력이 심했던 것 같은 인생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었다.

학창시절에 반제국주의 범법운동을 열심히 하였고 시대상의 절망과 혼돈의 무뢰파를 대표하는 작가로 남아있지만, 혼자 죽지 못하고 자살방조에 게다가 배다른 아이가 넷이었던 아버지여서 그점이 안타깝긴 하였다. 여하튼 자전소설(사소설)로 여겨지는 건 익히 널리 알려져있어 독후감에 작가의 생애를 길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바로 전에 읽은 헤르만 헤세도 청소년때 자살시도를 하였는데 그러한 고통이 짙게 깔려 있는 마흔 이전에 요절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래도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써냈다. <인간 실격>은 자기혐오를 기반으로 하여 데카당스적인 면이 많아서 취약성을 가감없이 드러내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 1년 전에 집필한 <사양>을 더 좋아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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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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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보다 비교적 그림책을 많이 안읽는 편이라 생각하는데(그래도 매년 볼로냐 국내 아동도서전시회 기회되면 가는 편), 푸른 바탕의 커버디자인과 간략히 알고 있는 그림작가/글작가의 배경사와 작품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 책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 기대가 되어 읽어보기를 선택하였다.
맨 마지막장을 펼쳤는데 마침 너무 그리운 풍경인 부산이 딱 있어서 뭉클했고, 책을 다시 한번 보면서 어느 곳인지 유심히 찾아보았다. 특히 풍경 구도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각도가 많았는데, 맨 마지막 장(뒷표지 바로 앞)은 부산타워가 있는 광복동 쪽에서 영도 영선동 쪽을 바라보는 위치를 묘사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맨 앞장(앞표지 바로 뒤 책날개쪽 부분)은 피난민이 주인공의 집으로 내려오는 장면을 시작으로 내용이 펼쳐지는 것 같았는데, 영도에서 주전자섬을 본 풍경일까 아니면 다리가 보이니 부산대교일까나 하고 떠올리게 하였다.

수채 과슈(불투명수채)로 그린 것인지, 수채화 치고는 굉장히 볼드한 느낌이었는데, 한 톤이 아니라 색상이 다채롭고 윤곽선은 진한 먹으로 한붓 그리기로 그린 느낌이 나서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 부분은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통적인 인상을 주었다.

원작은 글작가가 영어로 원문을 쓰고 번역을 후에 한국어로 한 작품 같은데,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번역이 다소 애매모호하거나 문학적으로는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 읽을 때 글 맛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더구나 번역시에 제목이 특히 중의적이었고 하여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라고 처음 봤을 때 나는 서도호의 신작이 떠오를 정도였다. ‘의‘라고 옮겼을 때는 일본어글투 이기도 하고, 집이 바다에 빠지기 직전인 줄 알았는데 책 내용을 읽어보면 주어는 따로 있고 (사람이) 바다에 빠지기 직전에 마지막 안전기지, 최후의 보루로써의 그 주인공의 집을 일컫는 것이 (저자의 의도에) 더 맞았던 것 같다.

저작권상 다 찍어올릴 수는 없지만 그림 작품들이 한장 한장 아름다운데,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위 사진의 오른쪽 페이지랑 아래 사진 오른쪽 페이지를 보면 대구가 되어서 중앙페이지의 하얀 파도의 바다 풍경이 있고(여기도 좀 태종대 앞바다가 떠올랐다), 또한 사이렌을 기점으로 긴장시킨 후 역동적인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국화인 무궁화꽃을 아름답게 펼쳐주었는데(국뽕의 극한ㅎㅎ)... 그러고보면 최근에 중앙아시아에 2주간 여행갔는데, 거기에서도 집 앞에 무궁화꽃들이 많이 펴있던 동네가 있어 지금 돌이켜보니 고려인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반면 정작 요즘 한국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으니)

마지막에 6.25 전쟁에 관해 역자주를 달아서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에게 정보전달을 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을 만드는데 기여한 세명(글작가, 그림작가, 번역가)에 대해 소개글이 포함되어 있다. 아마 글그림 작가들은 보스턴-부산 지연으로 서로를 알았던 것일까 그 접점을 상상해 보게 되고... 둘다 할머니들에 관한 개인적 경험을 투영하기도 한 듯 하다. 한국계미국인 디아스포라의 뿌리찾기라고 하면 너무 단편적이지만(유퀴즈같이 짧게 한마디로 평하는 걸 좋아하는 한국 쯧쯧ㅎㅎ), 전쟁난민에 대한 내용에 관한 고찰이 사실 아이러니하면서도 당사자성과 함께 맞물려 인상적이고 흥미있는 관점을 유지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고향을 전쟁이라는 이유로 떠나와야 했었던(어떻게 보면 실향민) 인천이나 윗지방의 친지이웃가족들이 작가들의 입장이었고 주인공 소녀는 원래 부산에 살고 있었던 토박이(원래 있었던 주민, 原住民 / Indigenous people, Native) 였으니.. 이민자가 많은 캐나다나 미국 등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랄까. 물론 세계적으로도 expats도 급등하고 한국도 이제 외국 이주민들이 많아서 이런 더 넓은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하고... 여하튼 지금 시기에 어필하고 빛을 볼 수 있는 아주 필요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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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헤르만 헤세 지음, 강영옥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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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싯다르타>는 예전부터 읽고 싶었고, 키아누의 <리틀붓다>도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완독하였다. 생각보다 얇아서 금방 읽혔다. 좋은 묘사들이 많아서 줄쳐가며 읽었고 재독 삼독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특히 헤세는 시인이자 화가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묘사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리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고타마 싯다르타의 이야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마야부인 대신 카말라, 그렇지만 아들에 관한 고통은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너무 흥미진진했다. 불세존 큰 스승 둘로부터 가르침을 받다 떠나고, 세상의 아이같은 평범한 사람들로 부터 배우게 되는 여정, 그리고 새와 강과 돌 등의 자연이 등장하며 상징적으로 깨우침을 가져다 준다. 인생의 여정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악하다고 여기는 것들도 추구하고 체험하다가 급기야 고통과 죽음을 선택하려 하기도 하지만, 두번 정도 부활하고 리셋되는 싯다르타의 인생..

고빈다도 크리슈나를 뜻한다고 하지만 비슈누의 현신이라고 하는 뱃사공 바수베다 같은 경청과 반영을 잘하는 인물이 롤모델이 되었다. 정말 모든 것을 경험한 헤세의 <싯다르타>가 굉장히 용기있고 총명하고 그러나 인간적이기도 하고 사랑이 충만한 성자로 보였다. 그는 경멸과 혐오도 하고 오만했고 나태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삶을 무가치하게 여기기도 했다. 이 모든 걸 스스로 겪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며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지혜는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고통의 삶을 스스로 느끼고 체화해야 한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도 아들의 존재를 가짐을 통해, 또 떠남(상실)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함으로써 본인의 아버지도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윤회(생의 바퀴)였던 것이다.

1, 2부로 나뉘어져 있고 뒷부분에는 해설이 있어 독서에 보다 명료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게오르그 루카치와 헤르만 헤세의 관점을 비교하기도 한다. 번역에서 ‘사랑‘이나 ‘유희‘라고 옮긴 것과 ‘조소‘라고 옮긴 것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물론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을 읽었지만) 헤세의 <지와 사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보고 싶고 <유리알 유희>도 읽고 싶다. 참 이번에 고급 벨벳 양장본(하드커버 에디션)으로 나와서 소장가치도 있고 마음에 드는 판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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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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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일곱가지 방법>은 미술교육학 전공인 저자가 신문에 연재한 글들 중 일곱가지 챕터를 뽑아서 발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점들 중에 2-5부는 과거와 동시대 그림을 읽어보는 법들을 이야기해 주고 았지만 내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주로 프롤로그와 6, 7부 그리고 에필로그 이다. 이 챕터들은 다른 사람이 전달해 줄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홍대 예술학과 그러니까 예술가가 되고자 학원을 다니고 입시를 준비하고 교육을 받았지만 예술가는 천재성으로 이루어지는가 고민하며 그당시의 예술가에 대한 관념에 의해 본인 스스로 좌절감을 겪는다. 중국에도 유학갔다가 미국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박사과정을 들어갔지만 출산과 육아로 접었다고 한다. 82년도에 초등학교 저학년때 정강자의 제자로(빅네임 드롭일 수 있지만 간략하게ㅎㅎ) 그의 이야기이자 저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펼쳐냈고 50대초반 즈음 인줄 알 수 있었다. 칼럼도 쓰고 전시기획도 하고 연구도 하였지만 경력이 단절되자 또 본인도 딸아이를 위해 다른 친구들을 불러들여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이에 특히 유심히 보게 된 챕터는 자화상 부분과 자존감을 위한 미술 교육인데 사실 교육적인 것 보다도 위로와 자기효능감과 사회성(친구들과의 집단)을 위한 치료적인 접근이 아니었나 해서 관심이 갔다. 그리고 자화상 부분을 여성화가와 결합하여 사회적, 페미니즘 접근을 해서 좋았다.

한편, 예술가로서 성공할 때에 네트워크가 아주 중요한데 이를 바탕으로 순발력과 지구력(끈기), 친화력 등을 꼽는다.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는 것은 기본이겠으나 이를 PR/홍보/마케팅/연줄(학연이든 지연이든, 선진국 대도시의 지연)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신받아서 그 부분이 슬펐다. (아웃사이더예술을 차치하고) 전업인들의 아우라를 위한 아카데미아 안에 들여보내기를 배제당한 것이 마치 아직 인정받지 못한 여성예술가들하고 다를 게 무어냐. 그렇지만 여러 학문들의 전문분야(profession)에서 가장 관대한 개방성을 가진 것은 아무래도 예술 쪽인 것 같다. 이 책을 읽다가 내가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접근이었구나 데리다와 롤랑바르트의 영향을 알게모르게 받았었구나를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미술교육에서는 감상 부분을 잘 다루는 것 같은데 미술치료에서 치료사교육(트레이닝)의 교과 학습과정에서는 현재 감상 파트가 적은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미치사가 미술이나 미교출신이면 임상이나 상담보다 그 부분이 더 탄탄할 것 같기도 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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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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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거릿 앳우드와 레베카 솔닛의 강력추천이라니 무척 기대가 되고 에세이+문화지리학의 전문지식을 잘 버무린 여행견문록 같은 느낌이라 얼른 광대한 여정에 동참하고 싶었다. 번역자도 핫한 신작들을 도맡아 하신 실력높은 분이라 이 작품이 궁금해졌다.

<호라이즌>은 2020년 작고한 작가 배리 로페즈 Barry Lopez 의 자서전(인문학적 에세이)같은 장편 논픽션 이다. 저자는 33세에 전미도서상을 받았고 이후로도 스무권 넘게 책을 펴냈고, 70여개 나라를 여행했다고 한다. 유작인 이 책도 5대양 6대륙을 넘나드는 본인의 여정을 총 망라한 듯 하다. 여러번 남극을 다녀오기도 하고, 사십대때 다닌 곳도 있고 그랬다. 북쪽 그린란드와 아프리카 적도, 남쪽 남극에도 다녀왔다. 전작도 <북극을 꿈꾸다>가 있었는데 바로 이 책으로 장편 넌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요즘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도 그렇고 여러 외서들의 트렌드가, 전문(지식)소설 같으면서도 에세이의 형식을 둘다 잘 블렌딩한 느낌의 산문이 각광을 받는 것 같다. 부드럽게 자신의 일화, 이야기를 골자로 하되 전문 분야의 지식을 건조하게 서술하는 것이 한 작품에 고루 녹아있는 것이다. 특히 이 저자는 사진과 연출을 배우기도 했기 때문에 여행 사진 작가 특유의 시각적인 묘사를 섬세하게 잘 그리고 있다. 독자가 마치 아름다운 동서부 연안이나, 파울웨더곶에 있고 자칼캠프에 있고 공간을 이동시켜주는 가 하면 심지어 시간도 뛰어넘어 그의 10대이전, 40대이후 등 저자와 함께 시공간 여행을 하는것만 같다.

전문 분야의 대중서에서 autobiography 자서전 적인 부분을 넣고, 전체적인 접근은 문학이나 예술에서 최근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 자기이론(self-theory)인데 이 기법이 더욱 작품의 몰입감을 더한다. 자신의 이야기(내러티브, 스토리텔링)가 주의를 잡아끌고 이외의 정보적인 지식들이(informative) 직조를 이룬다. 개인의 역사가 인간사로 펼쳐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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