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동 시네마 천국
임진평.고희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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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동시네마천국 #임진평_고희은 #자음과모음 #도서협찬

주인공 하루는 코비드19로 세상이 멈춘 것 같았던 시기에 풍진동의 작은 영화관 면접을 보게 된다. 그런데 하필 물웅덩이에 넘어져 옷이 엉망이 되고, 면접에 갈 수 없어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폴란드 세탁소’ 주인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덕분에 하루는 무사히 영화관에 합격해 출근하게 된다.

폴란드 세탁소 사장 영원은 우아한 취향으로 LP판을 틀어 세탁소에 음악을 흐르게 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는 말수 적고 묘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첫 등장부터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 히라야마가 떠오른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을 안고 풍진동 극장에 하나둘 모여든다. 서로 무관심한 척하지만 어느새 느슨한 연대로 마을을 이루는 사람들. 극장의 주인 역시 사연을 품고 있었고, 그래서 하루에게 영화관의 모든 권한을 맡긴다.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변덕스러운 봄날, 부드러운 스프 한 그릇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힐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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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 밤이 또 온다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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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그밤이또온다 #김강 #도서출판득수 #도서협찬

출판사 이름이 ‘득수’라서 먼저 눈길이 갔던 득수 서평단.
도서출판 득수는 2022년 포항에서 시작해, 포항뿐 아니라 전국에서 활동하는 신인 작가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책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소소한설 01인 이 책은 초단편 소설집이다.
한 꼭지가 4~5장 내외로 짧아 시리즈 이름처럼 소소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표제작인 ‘곧 그 밤이 또 온다’에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이 밤늦게 월지에 찾아가 스테인리스 조각에 서로의 이름을 새겨 던져 넣는다. 마치 시대 속에서 사랑을 선언하는 의식처럼 보이던 그 장면은, 6년 후 그것을 다시 건져 올리려는 시도로 이어지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관계와 시간의 변화를 담담하게 비춰 보여 주는 순간들이 인상적이었다.

가볍게 펼쳤다가 문득 생각이 머무는 장면을 만나게 되는 초단편 소설집이었다.

#득수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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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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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뱀 #피에르르메트르 #열린책들 #도서협찬

노년에 접어든 여성 킬러가 주인공이라는 설정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소설이다. 검정 표지 위에 총이 감각적으로 새겨진 디자인도 무척 세련된 느낌이었다.
저자는 55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은 초기 시기에 썼지만 오랫동안 발표하지 않았던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 마틸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킬러다.
노년의 여성에, 개를 산책시키는 평범하고 무해한 이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레지탕스였고, 죽은 의사 남편이 남긴 재산까지 있어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기억력이 조금씩 흐려지면서 일처리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하고, 경찰의 수사망도 점점 좁혀온다. 결국 위기를 느낀 조직은 그녀를 제거하기로 결정하고,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소설에는 왜 피해자들이 죽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가장 무서운 건 총을 든 킬러가 아니라,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얼굴일지도 모른다.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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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찾아올 때까지 라임 그림 동화 46
크리스티아나 페제타 지음, 실비에 벨로 그림, 이현경 옮김 / 라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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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찾아올때까지 #크리스티아나페제타 #실비에벨로_그림 #라임출판사 #도서협찬

첫눈에 아름다운 그림에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책.
우연히 숲속의 곰과 친구가 된 소녀는 호기심에 자주 곰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실수로 상처를 입는 일이 생기고, 사람들은 곰을 죽이고 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소녀는 곰의 넋을 기리며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신전을 세운다.
곰과 소녀의 우정이라니. 멋진 그림만큼이나 이야기 또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 아테네 근처 에티카 해안의 작은 마을 브라우론에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라고 한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조용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펼쳐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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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람들
이유리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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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사람들 #이유리 #문학동네 #도서협찬

핑크빛으로 오염된 구름 위, 그곳엔 가난 때문에 땅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산다. 제대로 된 집도 없이 위험한 발판에 의지해 땅으로 내려와 노동해야 하는 삶. 구름 위 단칸방에서 가족과 하루하루를 버티던 고등학생 '하늘이'에게 시련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연락이 끊긴 엄마, 할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구름마저 없애버리겠다는 비정한 발표까지. 구름 사람들인 그들은 이제 구름에서조차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책을 읽다 문득 멈칫했던 순간이 있다. 같은 학교를 다닌 아이가 대학 과제를 위해 하늘이를 인터뷰하며 묻는다. “어쩌다 구름 사람이 되었나요?”
​그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 역시 가난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선택 탓으로 돌리는 시선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구름 위'라는 설정은 환상적이지만, 그 속의 비참함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다.
​가난의 수직적 구조를 이토록 기막힌 비유로 그려내다니. 책장을 덮고 나서도 땅 위를 걷는 내 발걸음이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밤이다. 우리는 과연 타인의 구름을 함부로 물을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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