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볼 수 없는 책 - 귀중본이란 무엇인가
장유승 지음 / 파이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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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가면 전시된 귀중본들을 보곤 한다. 사실 책의 겉모습만 볼 뿐이지 한 장도 읽을 수 없다. 그때마다 얼마나 귀한 책이기에 박물관에 전시가 되나. 내용이 궁금하고 유리 너머로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보유 중인 귀 중서들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아무나 볼 수 없는 책』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읽어야 해!라고 생각했다.




우선 귀중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국립 중앙도서관은 약 28만 권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1%에 해당하는 963종 3,475권이 ‘귀중본’으로 분류되어 있다.

국립 중앙도서관의 귀중 자료 기준의 항목은 12가지인데, 오래된 책이라고 다 귀중본이 되지는 않는다. 기관마다 귀중본의 기준이 다른데 국립 중앙도서관은 조선시대 제17대 효종조 이전(1659년)의 책을 귀중본으로 본다. 거기에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 가치와 집필자, 보유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귀중본으로 분류되는데, 학술적 가치가 높지 않아도 한 권뿐이거나 소량만 남아있어도 귀중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단어 그대로 보기 드문 책 들이라고 보면 된다.



귀중본들을 접하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인쇄술에 대한 내용이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음에도 학문 보급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늘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을 풀었다.


당연히 목판보다 금속활자가 책의 보급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 널리 보급할 책은 목판인쇄를 하고 소량만 필요한 책은 금속활자로 인쇄를 했다.

그리고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책보다 판목을 더 중시했다고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판목이 있으면 언제든지 책을 찍을 수 있으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판목이 아무리 중요하다 한들 책으로 인쇄되지 않으면 보관 이상의 가치가 있을까도 싶은데, 이런 인식의 차이는 지식이 소수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이었다고 한다.




지식에 대한 인식은 물론.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잘 알려진 책들을 포함해 처음 접하는 책들이 많아(귀중본이라 당연하겠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용서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로왔다. 학문적 가치만 중요할 것인데 누워서 떠나는 여행을 위한 여행서를 비롯해 외외로 실용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지식의 다양성도 추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없어 어려운 책들일 것이라는 선입견도 풀 수 있었고 아무나 볼 수 없는 책이 모두가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지면 좋겠다.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듯 아무리 소중한 문화재라도 수장고에만 보관되어 있다면 누가 그 책을 기억하겠는가. 이랗게 다양한 귀중본이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의 존재를 알고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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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리커버 에디션)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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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가장 싫어하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이유는 다른 과목들은 학교를 졸업해도 일상에서 다 활용 가능한 지식들인데, 수학은 도통 무슨 필요가 있는지 알 수 없어서다. 생각해보라. 일상생활에서 인수분해나 코사인을 이야기할 경우가 있겠는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졸업을 하고 나니 수학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계산은 여전히 싫지만, 일상에 숨겨진 수학을 찾아내는 재미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할까. 수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 관련 다큐나 책도 찾아보던 중.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모임에 관한 정보를 접했다.

 

비전공자들이 주말에 한데 모여 함께 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푸는 모임이었는데, 나이도, 직업도 다른 이들이 놀이동산에 놀러 간처럼 문제를 풀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오! 저런 모임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수학을 못하는 나는 참여할 수도 없지만, 탐험가가 오지를 탐험하듯, 답을 찾아가는 도전이 아주 흥미로웠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바로 그렇게 비전공자들을 위한 수학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책에 수록된 수학 이론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수학이 없었다면 현대 문명이 과연 가능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수의 계념이 없다면 계산은 물론. 상거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고, 수학을 이용해 거리를 계산하지 않았다면 건축물도 세울 수 없었을 테고, 매일 사용하는 암호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컴퓨터도 존재하지 않았겠지. 한마디로 수학이 없었다면 디지털이라는 계념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과거. 수학은 누구에게나 허락된 학문이 아니었다. 소수계층만이 수학을 공부할 수 있었고, 답을 공유했다. 수학이 단순히 계산을 하기 위한 학문이 아니라 모든 학문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은 이과가 아닌 문과라는 것이다. 수학이 문과라는 것에 의문이 들겠지만, 그 답을 찾아가면서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철학이 시작되고, 더 나아가면 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져 신학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답을 찾기 위한 호기심이 존재에 대한 호기심으로까지 이어진다니. 저알 흥미롭지 않나. 수학이 문과인 이유. 공감 간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테크니컬 한 수학에만 매진하다. 왜 답을 찾아야 하느냐는 의문보다 답만 찾으면 된다. 그러니 초·중학생 수학·과학 성적은 세계 최상위, 흥미도는 세계 꼴찌라는 결과가 당연하지 않나. 그래서 관심있게 읽어나갔다. 무엇이 사람들을 수학에 빠져들게 하는가. 

 

사실 읽어도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나에게 어렵다. 공식을 읽어도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읽어보고 싶다. 왜? 문제는 못풀어도 수학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알수록 재미있어서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학문이라니. 정말 매력넘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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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 파워블로거 벨루가가 알려주는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
최해정 지음 / 미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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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즐겁다. 하지만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외식. 그러나 외식도 한두 번이지. 여러 번 반복되면 의례 집밥이 그리워진다. 세상에서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이 가장 맛난 일인이라 직접 차린 밥상이 좋지만, 직접 요리가 어려운 요즘. 눈길을 확 사로잡는 레시피북을 발견했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쉽다는 말과 그럴싸한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쉬운 레시피!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은 시판된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레시피로 채워진 책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반외식반집밥이라고 할까.

그냥 만들면 인스턴트지만. 거기에 나만의 레시피를 더하고 조리법을 달리해 집밥처럼 더 맛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비법들을 알려준다. 요리 초보자들이 당장 엄마표 밥상을 만들기 어려운 법. 요리에 재미를 들이면서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더해줄 수 있는 점에서 요리 초보자들이거나 외식보다는 집밥을 먹고 싶은 사람들이 도전하면 좋은 책이다.


요리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이 시간이 없다. 비용이 많이 든다. 조리도구가 없다다. 이 책은 그 모든 변명을 무색하게 한다. 도구는 전자레인지만 있어도 충분하다. 국도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다.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어떤 재료와 어떤 도구를 이용하면 되는지 아이콘으로 먼저 알려주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말 쉽다. 눈높이가 아주 잘 맞춰진 레시피북이다.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의 신선도다. 시판되는 재료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당장 사서 조리해먹지 못한다면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한데, 책은 아주 상세한 것부터 하나씩 제대로 가르쳐준다. 간단해보이지만, 기본기는 중요한 법. 재료보관부터 용량을 확인하는 법까지. 꼭 숙지하고 요리를 시작해보자.


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도 사람마다 맛이 달라는 법이다. 시판된 재료들도 어떻게 만느냐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지는 법이다. 한가지를 먹어도 제대로 먹는 것이 건강한 식생활. 『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으로 시작해보자. 요리가 한층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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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詩作 - 테드 휴즈의 시작법
테드 휴즈 지음, 김승일 옮김 / 비아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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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여전히 열풍이다. 작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는 광고 문구를 단 책들이 넘쳐난다. 책을 읽고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나도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몇 권 읽어봤다가 이내 실망한 경험이 있다. 마치 공식처럼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는 것을 보면서. 글쓰기의 즐거움보다는 글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일종의 판매 지침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 관련 책을 선택할 때는 꼭 저자의 이력을 꼼꼼하게 살피게 되었다.


이전에 어떤 책을 썼는지. 어떤 환경에서 책을 접했는지. 이력을 보고 책을 선택하면 확실히 다른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테드 휴즈. 영국의 저명한 문학상인 휘트브레드상을 두 차례 연속 수상하고, 「더 타임스」가 선정한 ‘1945년 이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다. 수상 경력을 넘어 평생 글을 써온 작가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오늘부터, 시작. 시작이 반이라고. 어떤 글쓰기를 들려줄까. 설렘을 가지고 첫 장을 넘기게 된다.

글쓰기를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은 바로 "무엇을 쓸까?"다. 소재가 정해져야 방향을 정하고 출발을 하는데. 이 소제가 참 문제다. 저자는 이런 고민에 대해 바로 재미있게 쓰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재미있는 글쓰기. 당연하지. 누가 고통스러운 글쓰기를 원하겠는가? 어떻게 해야 즐겁게 쓸 수 있는지가 궁금한데. 그에 대한 답도 명쾌하다.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대해서 재미있는 글을 쓰라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다. 그럼 무엇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할까?


저자는 글쓰기를 위해 동물, 날씨, 사람, 생각, 풍경, 가족, 소설 쓰기, 상상 속 동물 등을 주제로 제시한다. 주제들을 보면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걸로 어떤 글쓰기가 가능할까? 잠시 고민하다, 날씨를 가지고 글을 떠올려보니, 날씨별로 달라지는 느낌과 상황들이 정말 많이 떠올랐다. 거기에 사람이 달라지면, 같은 날씨를 소재로 해도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겠구나. 싶다. 그렇게 상상을 해보고 책에 소개된 여러 글들을 읽어보니. 느낌이 오! 남다르다. 이런 소재로. 이런 감성의 글들이 가능하구나. 


아직은 쓰기보다는 읽는 단계의 글쓰기 공부지만, 한 편 한편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화려한 글쓰기보다 진심어린 글쓰기를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소소하지만, 진정성 담긴 진짜 글쓰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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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가정식 - 5인의 아틀리에에서 만나는 5색 일본 가정식 레시피
미쓰하시 아야코 외 지음, 지영 옮김 / 라온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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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정식이라고 하면 평범한 밥상을 떠올리지만, 외식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가정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게 된다.

늘 집밥을 챙겨 먹는데, 여행 가서 삼시 세끼를 다 사 먹다 보니 며칠 지나지 않아 끼니를 거르게 될 정도로 외식이 힘들어졌다. 


먹방과 온갖 맛집 인증이 넘쳐나지만 외식은 가끔씩 해야 더 맛난 것 같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가정식을 아주 특별하게 만났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5명의 특별한 요리사들이 만드는 가정식이다.


특별한이라는 제목이 붙었을 정도로 아주 특별한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홈 파티나 특별한 날. 아이들의 생일날에 차리면 좋은 레시피들이다. 너무 과하지는 않지만 좀처럼 볼 수 없는 특별한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우선. 매일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라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기본 레시피들로 음식을 만들어봤다.


일본 레시피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식재료들이 눈길을 끈다.

우선 마늘의 사용이 절대적으로 적다. 대신 간장과 된장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건강식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우엉조림. 레시피대로 만들어보니 평소에 만들던 방식보다 색은 더 연하지만 아삭한 맛이 강하다. 단맛보다 담백한 맛이 강해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반찬들이다.




시금치 나물도 아주 건강레시를 제공한다. 

된장으로 맛을 낸다는 것이 특별했다. 한번도 된장으로 맛을 내본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다.



설탕은 줄이고, 담백함을 더한 레시피들이 식탁을 한층 새롭게 만들어 준다.

평소 먹던 반찬과 조금씩 다른 맛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무엇보다 자극적이지 않은 레시피들이 아주 마음에 든다.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고, 건강한 밥상. 가정식의 묘미가 아닌가.

일본식 가정식이지만 우리네 식탁과도 잘 어울리는 레시피들로 건강하고 맛난 밥상. 매일 만들어 먹어보자.

젓가락 한번에 더 건강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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