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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계절이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사유를 시작한다.가을은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 가을에 문학과 철학의 매력에 빠져보자.
이 책에서는 형이상학적인(형이상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는 학문,형이하학은 자연과학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을 탐구하는 학문) 본질적인 문제에서부터 사회학적인 문제까지 고루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적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이해가있으면 이 책에 대한 이해가 더 쉽다 .심리학적인 배경지식도 조금은 필요하다.문학에서 제기하는 문제의 답을 철학에서 구해보고,철학에서 제기한 문제를 문학에서 구해보자.
[신은 누구를 구원하는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통해서 P52 우리는 구원에 이르는 전혀 다른 두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그레헨이 갔던 무한한 자기 체험을 통한 '종교적 구원의 길'과 파우스트가 보여준 무차별한 '자기실현' 통한 '인간적 구원의 길'중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그대는 무엇을 하였는가?-니체
[질풍노도를 잠재우는 법]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유리 구슬의 유희>,<나르치스와 골드문트>,<싯다르타>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20년전 사춘기 때 삶과 꿈의 방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릴때 읽었던 작품들이다.하지만 그 깊은 의미는 깨닫지 못하고 읽었던 것 같다.P57 대립하는 두 세계인 '빛의 세계'와'어둠의 세계'사이에서 방황하는 싱클레어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P70 자기실현을 이루는 것은'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뱀이 허물을 벗고 성장하듯'몇 번이고 주어진 자기를 부수고 죽을 것 같은 절망과 고통을 견디어야 하는 일이다.
성숙한 인간은 밖에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해방되어 내면에 그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다-에리히 프롬
[관계의 미학]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는 인간 관계를 되돌아 보기에 좋은 작품이다.흔히 현대인들은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낀다.'어린왕자'에서 사막은 '도시'를 의미한다.P87 어린왕자가 말하는 '길들이는 것'부버가 말하는'나-너 의 관계를 맺는 것'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하는 것,오직 그것만이 인간과 세계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반항한다.고로 존재한다]알베르 카뮈의<이방인>, <페스트>,<시지프의 신화>등을 포함한 그의 모든 작품에서 삶의 부조리성,무의미성에 대해 그 어떤 타협이나 도피도 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까뮈의 작품도 20년전 사춘기 때 그 의미를 모르고 읽었다.신에게 반항했던 최초의 인간은 시지프스다.그는 신에게 반항한 댓가로 죽지 않고 무거운 바위를 계곡으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게 된다.시지프는 무의미한 삶에 '반항'이라는 의미를 줌으로써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시지프의신화'에 대해서 한 번도 이것을 내 문제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은 현재 내 모습이고,우리들의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삶에는 의미가 없다는 명백한 사실 때문에라도 삶에는 의미가 주어져야 한다-헨리 밀러
[그 섬은 어디에 있을까]최인훈의 <광장>을 통해서 유토피아(Utopia)란 과연 존재할까? 생각해 본다.유토피아란 '좋은곳(eutopia)을 뜻하지만 동시에 세상에 '없는 곳(outopia)'을 의미하기도 한다.집단의 이념만 중시하는 사회주의 체제와 모든 인간이 경제라는 우상의 노예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 그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인간의 이성에 의해 각종 사회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이루려는 이상사회는 존재할까?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가족과 생명에 대한 사랑 같은 보편적 가치가 우리를 유토피아로 인도해 줄것인가? 답은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자기 자신이 사적인 장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한나 아렌트
[행복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슬로터다이크가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에서 사용한 ,정부에 의해 미래의 인간공학을 통한 '선별'과 '사육'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이상사회에 대한 정의는 섬뜩하다.인간 스스로 삶을 개척할 자유와 권리가 없는 세상이 유토피아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들 외의 많은 내용과 책이 소개되어 있지만 모두 다루기는 어려워서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온 글들 위주로 실었다.문학 작품 관련 서적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과 중요한 부분에 대한 철학적 대입은, 어렵게만 생각했던 철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문학 작품의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자기이해'와 '자아실현'를 할 수 있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새롭고 풍요하길 바란다.이 책을 읽고나면 아직 접해보지 못한 책들도 더욱 쉽고,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