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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단편소설 2
헨리크 솅키에비치 외 지음, 최은선 옮김 / 일송미디어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1.행복을 향한 의지
독일의 토마스 만(Thomas Mann)이 192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그는 독일적인 소설가로 사상적 깊이,높은 식견,잘 다듬어진 표현,꽉 짜인 구성으로 20세기 최대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야기 속의 무명화가 파올로는 어려서부터 심장병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남작의 딸 하이네를 사랑하지만 건강이 안 좋다는 이유로 남작이 결혼에 반대한다.그는 홀연히 여행을 떠나버린다.오랜 세월 동안 여행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왔지만 어렵게 얻은 결혼식을 올린 후 바로 죽어버린다.P33"내가 죽지 않고 있는 것은 뭔가가 나를 붙잡아두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P38 그 행복에 의한 의지가 채워졌을 때... 그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는 인간에게 목표나 의지가 한계상황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달았다.때론 희망은 죽음조차도 비켜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2.버들영감,액셀브로드
1930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싱 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의 작품이다.집을 버드나무가 둘러싸고 있어서 버드나무영감 이라고 불리는 크누트 액셀브로드는 병든 자식의 치료에 청춘을 다 바친다. 늙어서는 농장을 가꾸며 책 읽기를 즐겨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대학 생활이 경험하고 싶어진 그는 64세에 대학에 들어간다.하지만 대학생활은 그가 꿈꾸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모두 그를 멀리했다.외롭고 지쳐갈 때쯤 길벗 워시번을 만나 밤새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그리고 하룻밤 즐겨봤으니 대학에 들어온 목적을 이루었다며 고향으로 떠난다.읽는 내내 늙음에 대한 서러움과 서글픔이 느껴져서 안쓰러웠다.크누트의 모습은 훗날 늙어갈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3.최상품
이 글은 193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존 골즈워디(John Galsworthy)의 작품이다.케슬러 형제는 최고의 재료로 최상품의 구두를 만드는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큰 구두 백화점에게 손님을 다 빼앗기고 근근히 살아간다.백화점이 고객 유치를 위해 광고를 하고 나날이 시장을 잠식해 가지만, 이들은 변화 할 줄을 모른다.형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동생은 구두 만드는데 온 정성을 쏟다가 자신을 위한 돈 한 푼이 없어서 굶어 죽는다.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팔려야만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그것은 또한 사업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노력한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형제를 보면서 맘이 너무 아팠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4.귀신의 집
이 글은 193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의 작품이다.변호사인 줌모 씨의 의뢰인으로 찾아온 피치릴리 세라피노 가족은 귀신의 소동때문에 집주인에게 소환을 당한다. 줌모씨는 이 사건을 열심히 공부해서 풀어보려하지만 패소한다.하지만 집주인이 그 집에서 도망나오는 것을 엿본 이웃이 그 사실을 줌모 씨에게 알려준다.이 이야기는 현실성도 없고 공상적인 이야기다.상상력을 키우기에는 좋은 작품같다.
5.약혼
193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펄벅(Pearl Buck)의 작품이다.펄벅은 [대지]의 저자로 더 유명하다.이자벨과 류는 오랫동안 친구처럼 자라왔고, 가족들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이들은 결혼날을 정하고 부터는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고민한다.파혼하기로 결정하고 이자벨의 집 거실에 들어선 순간 류는 갑자기 깨닫게 된다.샹들리에 불빛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단지 서로 너무 익숙해 있어서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됐다는 것을..누구나 결혼을 앞두고는 번민을 하게 된다.이들처럼 오래된 연인이라면 더욱더 그렇다.아무리 애틋한 사랑도 그 떨리는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하지만 불꽃같은 순간의 사랑보다 은은한 향과 같은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
6.앤과 암소
1944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덴마크인 옌센(Johannnes Jensen)의 작품이다.소 품평회에 참석한 앤은 소를 팔 생각은 하지 않고 뜨게질만 한다. 소는 코뚜레도 하지 않고 새 밧줄만 매고 있어서 아주 훌륭해 보인다.소를 팔지 않는 할머니에게 화가난 사람들이 안 팔려면 도대체 뭣 하러 여기 서서 소를 구경시키고 있냐고 묻자 P174"이 소는 너무 외롭다오.우리 집의 작은 농장에는 이 소밖에 없어서..같은 소끼리 어울려서 같이 재미나 좀 보게 하려고요"할머니의 대답을 듣고 생각해 봤다.부근에 소가 없다면 할머니도 친구가 없을 것이다.소는 할머니의 자식이자,가족,친구의 의미가 아닐까? 자신이 외로워서 소도 외로울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리라.
7.전원교향곡
194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앙드레 지드(Andre Gide)의 작품이다.앙드레 지드는 [좁은문]으로 더 유명한 작가이다.할머니가 죽자 홀로 남겨진 소경에 말도 못하는 제르뜨뤼드를 목사가 데려다 키운다.목사는 그녀를 정성들여 키워서 말도 하게 되고 제르뜨뤼드는 여자로 자라난다. 목사와 그녀는 정신적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목사에게는 부인이 있다.아들 자크가 제르뜨뤼드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아들과 그녀를 떨어져있게 한다.그녀는 수술을 하여 눈을 뜨게 되지만 물망초를 꺽으러 갔다가 강물에 휩쓸려 죽을 고비를 넘긴다. 죽기전 그녀는 자기는 꽃을 꺽으려던 것이 아니라,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본 것은 자신으로 인하여 불행한 목사님 아내의 슬픈 얼굴이었고 자신이 사랑한 것은 자크였다고 고백한다.글을 읽는 내내 이들의 아픈 사랑에 가슴이 저민다.너무 순수하지만 사랑하면 안되는 사랑도 있기에..그녀가 진짜 사랑한것이 자크였다는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눈을 감고 있을 때와 눈을 떴을 때 확인한 사랑이 다른걸까? 알면서도 목사님이 자신의 아집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일까?
8.어떤 손님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인 알베르 까뮈의 작품이다.헌병은,사촌을 죽인 아랍인 죄인을 교사인 다뤼에게 합동수사반에 넘기라고 명령한다.다뤼는 온갖 번민 속에서 죄수와 하룻밤을 보내고 그를 자유롭게 보내준다.한참후 뒤돌아 보니 죄인은 감옥으로 가는 길을 향해 걷고 있었다.인간이 인간을 처벌해야 하는 힘든 갈등 상황,다쉬의 온갖 갈등 상황을 보면서 나라면 어떤 길을 택했을까? 생각해 본다.
9.벽
196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작품이다.스페인 내란을 배경으로 형이 무정부주의자라는 이유로 잡혀온 주앙,톰,라몽 그리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는 죄로 잡혀온 파블로 이들은 사형 집행될 시간을 기다린다.파블로는 라몽 그리의 은신처를 거짓자백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라몽 그리를 체포하게 만드는 역효과가 일어나 라몽 그리는 사형 당하고 그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살아난다.죽음에 대한 공포를 너무나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P276 "나는 벽 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거고 있는 힘을 다해 등으로 벽을 밀겠지.그러면 벽은 꿈속에서처럼 꿈쩍도 하지 않을 거란 말이야"
각 작품들이 뚜렷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각 나라마다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이 다르니 작품들이 저마다 독특한 맛이 있다.또한 각 작품마다 휴머니즘 [humanism] (인간다움을 존중하는 대단히 넓은 범위의 사상적 ,정신적태도.세계관)을 담고 있다.노벨 문학상이 추구하는 정신이 바로 휴머니즘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