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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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를 생각나게 하는 표지그림에 이끌려서 읽고 싶다,읽고 싶다 생각만 하다가 결국은 읽었다.처음에는  빨치산 운동을 다룬 책인줄 알았다.읽으면서도 중간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웠다.그런데 알고보니 그 사건자체가 그렇게 복잡하고 꼬여서 이해하기가 좀 어려운 사건이었다.나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역사소설중 하나를 접한 것이다.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는 1930년대 초반 연변(동만주)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사건'을 배경으로 그린 소설이다.북한의 김일성 등 이북의 지도층인사들이 항일유격대 출신이 많다.그래서 이 소설은 북한 지도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에 좋은 소설이다.혁명을 꿈꾸던 박도만,최도식,안세훈,박길룡의 네명의 중학교 동창생과 그들의 친구인 신여성 이정희, 신여성을 사랑한 김해연에게 찾아온 잔인한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햇살에 반짝이는 강물과도 같은 그들의 젊은날,그들이 존재했던 시간이 곧 지상의 지옥이었다.

 

 주인공 김해연은 통영에서 나고 자라 일본인들에게 교육을 받은 지식인 계층에 속한다.1932년 그는 용정의 만철 본사에 돈도선 부설을 위한 실지측량반에 파견나오게 된다.그의 상사 나카지마는 그에게 여자를 사랑하면 모든 것이 달라 질것이다."그건 네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거야"라는 말을 한다.

 

 문예의 밤 행사장 여학교 음악 선생인 정희를 소개받고 부터 그는 정희에게 빨려들어간다.김해연은 정희에게 사랑을 고백한다.하지만 그녀는 "나 반지를 받겠어요.지금 당신은 그리뇨프를 닮았어요.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눈빛이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리뇨프보다는 푸가초프가 되기를 원하는 마리아랍니다.그러니 저를 사랑하지 마세요.너무 사랑하지는 마세요"라는 대답만을 남긴다.

 

  그가 순수한 열정을 바쳐서 사랑했던 정희의 자살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그때까지만해도 김해연은 조그만 덩어리의 세계밖에 알지 못했다.그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 쓰러진 수많은 나무의 세계를 몰랐다.정희가 알고 있던 세계를 .정희는 조선공산당원 안나리이고,박타이의 애인으로 밝혀졌다.나카지마와 정희가 동침했다는 것,그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란걸 알고 그는 방황한다.아편에 빠져들고,정희가 자살했던 나무에 목을 매달지만 그는 살아난다.

 

 사진관 암실에서 일하며 알게된 여옥이와 상경하려 했지만 여옥이 언니의 결혼식날 토벌군에의해 습격을 받아 여옥이는 다리를 절단하게 되고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유격구로 들어와 정치학습을 받으며 혁명의 물결에 휩쓸린다.격랑속에서 그는 민생단 혐의자로 체포된다.그는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고도 남을 공포속에서 그 시기를 보낸다.그 세계에서 객관주의란 존재하지 않는다.오직 개인의 주관에 따라 언제 어느누가 민생단으로 몰려 처결될지 모른다.그들은 경계선상에 서 있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일제의 스파이로 몰아 죽일 수밖에 없는 세계에서 박길룡은 박도만에게 방아쇠를 당기고,김해연은 나카시마에게 자신도 총을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아이에게서 미래를 봤을까?김해연은 최도식에게 향하던 방아쇠를 거둔다.

 

 민생단 사건으로 희생된 항일혁명가는 최소 500여명으로 집계된다.하지만 토벌군에 의해 죽은 수보다 혁명조직내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서 동지의 손에 죽은 수가 더 많은 가슴아픈 사건이다.마음을 준 인간이 소멸되는 것을 지켜봐야했던 것만큼 또 아픈일이 어디 있으랴.

 

 공산주의자는 노동계급의 해방만을 위해서 투쟁한다.민족과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민족주의자와는 그 노선이 다르다.공산주의자들은 차별과 착취가 없는 근로 인민들만의 정부를 세우기를 원했다.그들은 인민들의 피를 바탕으로 세워진 소비에트정권(적색정권)의 수립으로 지상에 없는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했다.경제적기반이 허약한 체제는 존재하기 어려운 이상세계가 될 수밖에 없음을 구소련이나 동독,오늘날 북한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념의 갈등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의 꽃다운 청춘을 바쳤던가! 자신의 정체성도 제대로 확립되기 어려운 질풍노도기의 시기였기에, 분별력없는 이상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혼돈과 광풍이 몰아쳤던 시기의 한 가운데에 내가,현재의 우리가 있었다면 그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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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 말의 권위자 다카시가 들여다본 일본 소설 속 사랑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윤정 옮김 / 글담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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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사랑은 한 계절의 찬란한 빛이고,이별은 한 계절의 죽음일 뿐이다.젊은날 한 번쯤 사랑이란 열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한 사람만을 위한 사랑도 세로토닌이란 화학물질의 변화로 잊혀지고,우리는 또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만다.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쉬운 사랑이 어떤 사람에게는 왜 그다지도 어려울까?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사랑에 미숙한 이들을 위해서,일본 소설 속 사랑 언어에 주목하라고 일러준다.
 

 일본인들은 어떻게 사랑하고 또 말하고 있을까? 일본인들에게 사랑받고,세계적으로 많은 사랑받는 책 속의 연인들과 화자 "나"의 사랑법을 비교하면서 이야기속의 다양한 사랑법을 소개한다.나 또한 나의 사랑법을 비교하면서 때론 깔깔거리며 웃고,때론 너무 아픈 사랑에 가슴앓이도 하면서 사랑법을 배워간다.

 

 사랑의 성패는 얼마만큼 감미롭게 사랑을 표현하느냐,어떻게 속삭이느냐에 달려 있다.하루키의 사랑방식에는 반어적 표현이 많다.하지만 현실의 남자들은 직설적이다.한마디로 사랑은 남자들에게"여자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그렇게 비춰지는 것이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사랑과 연애에 있어,최고의 논문이다.

 

"네가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나'도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지만 ,그녀와 마찬가지로 진지한 사랑을 주고 받기에 서로의 짐들이 너무 무거워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던 것이다....하루키의 소설속 인물들이 속삭이는 사랑의 언어는 너무 감미로워서 나의 뼈속으로 사르르 녹아들어가 버린다.

 

<1973년 핀볼>에서 하루키는 사랑을 표현할때는 상투적인 비유보다 구체적인 비유를 하고 있다.
「신발은 마치 발치에 얌전히 않아 있는 두마리의 강아지 같았다.」「4분의 1센티미터 정도짜리 미소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입가에 잠시 머물러 있었다 」하루키의 소설들은 어떤 식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

 

 마시오 유키오의 <금각사>에서는 나쁜남자의 본보기와 종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그녀는 점점 더 깊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었다」가시와기는 남자가 약한 모습을 보였을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자의 심리를 잘 읽어낸 나쁜 남자의 정석을 보여준다.

 

 천재작가 나츠메 소세키의 <산시로>는 사랑받지 못하는 위축된 남자를 그리고 있다.산시로는 한마디로 눈치가 없어서 사랑하기 어려운 남자다.그의 작품속의 사랑은 유리와도 같다.

 

 <겐지 이야기>에서 수많은 유부녀와 염문을 뿌리고,하룻밤 실수한 사랑도 사랑이라고 하는  겐지의 사랑은 억지 스럽게 꽤 맞추는 사랑으로 보인다.일본인과 나의 관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내가 보기엔 그건 사랑이 아니고 바람으로 보인다.

 

  보통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속삭였을까? 가와카미 히로미의 <선생님의 가방>에서 말하는 사랑을 읽으면서 사랑도 나이 먹어서 늙어지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부인과 사별한 60대 선생님과 30대 독신녀 제자의 사랑,그리고 선생님의 가방만 남겨진 사랑은 너무 가슴아프지 않은가? 하지만 저자는 쓸쓸하지만 더없이 충만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전차남>의 사랑.전차에서 술취한 남자에게 봉변당하던 "에르메스"를 도와주고 그녀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해 본적이 없는 전자제품 마니아인 전차남의 계시판글에 네티즌들이 코칭을 해가면서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정말 예쁜 사랑이다.여기서 사랑의 본질을 그 과정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책속의 남자는 켤코 현실에 없다.단,사랑에 빠졌을 때 잠깐 있을 수도 있다.하지만 남자들은 금방 본성을 드러낸다.자신의 방식으로 되돌아 가버린다.현실속의 남자와 소설속의 남자는 사랑의 전달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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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베아르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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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적인 느낌의 회색표지에 물방울 그림은 눈물의 의미로 다가오고,김지수라는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나스타샤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일까 무척 궁금증을 자아낸다.이국적이다.영화를 보는듯,캐나다의 광활한 대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어느 순간 나는 북극에서 불어오는 눈 폭풍인 블리자드를 바라보고 있다.
 

 너무도 섬세한 표현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조지수 그는 언어의 마술사다.그 어떤 고전이나 명작에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온갖 매력을 담고 있는 글이다.글이 살아 숨을 쉰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글에도 혼이 있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그의 글 속에서 나스타샤는 여신으로 살아 움직인다.

 

 나스타샤는 그에게 우연이 가져다준 그의 역사이고,그의 모든 삶을 지배하는 그의 우주가 된다.그의 눈에 비친 나스타샤는 성실하고 적극적이며 심미적이다.슬라브의 여인 나스타샤는 그에게 봄의 정령인 헤르메스이고,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아름다운 보석이다.나스타샤는 그에게 마술이었다.

 

 그가 첫눈에 반한 그녀는 러시아인이 아닌 키에프 출신의 비밀결사조직원이었다.그녀는 이념보다는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하나로 분리독립운동에 참여했을 뿐이다.하지만 그녀는 KGB에 체포되어 죽음같은 고문을 당한후 탈출한다.그녀의 진짜이름은 갈리나다.나스타샤의 행복이 조지 자신의 행복이라는 마음은 나스타샤의 남편과 아이를 캐나다로 탈출시키게 된다.

 

 

 구소련이 붕괴되기전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유보한채,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개혁과 개방)정책을 실시한다.하지만 보리스는 낭만적인 자유주의자로 자본주의 없는 자유주의는 환상이라는 사실을 몰랐다.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이념의 갈등에 속에서 빨치산 운동에 빠져들었던 우리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리스에게서 찾을 수 있다.

 

 

 나스타샤의 남편 보리스는 우크라이나에서 반체제혐의로 체포되어 고문에 못이겨 육체와 정신이 산산히 붕괴되어 버린다.나스타샤의 남편과 아이는 또 다시 나스타샤의 고통이 되고, 그 고통을 없애주기위한 조지의 선택은 나스타샤를 잃고 알콜중독에 빠져 자신의 삶을 망친다.하지만 그의 삶을 치유해 가는 과정 또한 나스타샤가 남기고 간 숙제다.

 

 

 다국적인종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캐나다에서 직접 부대끼면서 느낀 다양한 민족적 특징과 문화를 간접경험 하게된다.김유진 이라는 영어연수 중인 학생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가 동경해 마지않던 어학연수,이민자의 그늘진 삶의 베일이 벗겨진다.그는 미국의 극작가 유진오닐이 이야기하는 소외와 절망과 권태를 김유진에게서 본다.그는 1970년대 한국인 이민자들의 아픈 단면을 진공상태라고 표현한다.

 

 

 둔한 두뇌의 소유자인 교수들은 그의 글에서 절단난다.그 자신 역시 그의 시각에서 둔하고 착실한 교수다.그의 가치관에 따르면 종교도 이단이나 미신으로 분류된다.나와 같은 무신자에게는 다 맞는 논리로 받아들여진다.유신론자들의 시각에서는 그의 논리가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은 너무도 뻔하다.

 

 

 나의 편협한 사고에 폭풍이 몰아치고 회오리바람이 분다.나는 회오리바람으로 부터 안전하지 않다.오즈의 마법사 나라로 떠나는 도로시가 되어있다.어느새 나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 있다.그에 눈에 비친 대상은 한가지라도 그냥 지나칠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모두 파헤쳐지고 분석되어 그의 뇌리에서 재정립된다.그의 직업탓일까?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면에서 해박한 지식을 토해내고 있다.

 

 

 그에게서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살아있는 바람과 같은 역동적인 그 무엇이 있다.낚시를 소재로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낚시와 자연, 인간 과 종교,문명과 문명화된 인간, 그 모든 것을 연속선상에 놓고 이야기가 펼쳐진다.우리는 누구나 뼈저린 외로움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수 없는 본질적인 의문과 문제에서 그는 많이 아파하고 방황하는 외로운 한 인간이다.이 책은 그의 케나다 생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600백쪽 분량의 자전적소설이다.

 

 

 나스타샤를 만나기전 그의 세계에서는 사랑을 대하는 시각조차 감성이 아닌 이성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보인다.하지만 나스타샤를 알고부터 그는 사랑을 대하는 시각도 달라진다.읽을수록 따뜻한 글이다.그의 우정,사랑,삶을 통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한다.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한 나약한 존재와 사회를 돌아보고,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울수 있는지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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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장영실
김미숙 지음 / 시나리오친구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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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부터 장영실이 누군인지 배워왔다.하지만 교과서 위주의 주입식교육은 인물에 대해 그다지 많은 감흥을 주지 못했다. 막연하게 세종대왕과 함께 한글 창제에 합류했던 인물,측우기 등을 발명했던 인물정도의 앎에 그쳤던 것 같다.역사적 사실에 허구가 더해진 팩션은 역사를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기에 좋은 책이다.

 

 영실의 외조부 윤정관은 태종의 손에 죽게되고 그바람에 영실의 어머니는 관기가 된다.영실은 옥향에게서 등에 남두육성을 갖고 태어난다. 같은날 이방원의 집에서는 세종이 앞가슴에 북두칠성을 가지고 태어난다.점술가에 의하면 북두칠성은 하늘이 내린 임금이고,남두육성응 하늘이 내린 재상이라한다.남두육성을 가진 아이가 북두칠성을 가진 아이를 만나면 세상이 바뀌게 된다고 한다.

 

 

 영실은 솜씨가 뛰어나지만 노비라는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그것은 분노로 쌓여간다.노비로써 받는 온갖 수모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영실과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싸움에 많은 상처를 받고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 그 아픔을 감당하지 못해 병을 앓은 충녕(세종)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준는 친구가 된다.

 

"너는 나를 별이라고 했다.."

"별을 빛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별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너는 나에게 눈빛을 주었다..."

"네가 나를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면 나는 그저 부서져버리고 마는 밤하늘의 이름 없는 운석 으로 남았을 것이야.."

 

 세종이 캄캄한 밤하늘의 별이었다면 영실은 별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그는 세종에게 영혼의 샘물같은 존재였다.노비에 불과했던 영실의 능력을 알아보고 과학자로 키워낸 세종이 없었다면 자격루,혼천의,측우기,금속활자 갑인자 등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다.

 

 영실과 세종의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우정이 가슴을 적시는 이야기다.세종을 생각하면 그의 업적만 떠올리게 되는데,조선 개국초 피비린내 나는 권력싸움에서 그가 얼마나 고독하고, 골육상쟁의 모습에  뼈저리게 아팠는지를 알게됐다.

 

 장영실에 대해서도 그의 업적만을 떠올렸었는데,책을 읽고나서 조선시대 노비제도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영실과 여주가 사랑하지만 결혼하면 자식에게 노비의 신분을 되물려 줘야하는 신분세습때문에 결혼을 주저하는 영실의 아픔.그것은 이 땅의 노비로 살았을 모든 조상들의 아픔을 대변해 주고 있다.

 

조선의 역사서를 읽으면 여전히 화가 나는 당파싸움,모략,등이 이 책에서도 나타난다.여기서는 노비 영실이 잘 되는 것을 보기 싫어하는 양반출신들의 중상모략이 결국 영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세종의 후궁 신빈 김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이야기는 그녀의 기억속에서 되살아 나는 형식이다.저자는 팩션이라는 장르에 '시놉적 소설쓰기'라는 새로운 형식을 적용했다.시놉시스란 일정한 분량이나 요건이 정해전 것이 아니며,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아이템 개발 진행에 따라서 조금씩 구체화 되고 분량이 늘어나게 되는 형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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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에센스
한진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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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진수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요약하면,경제를 모르면 손해보니 경제학의 기본에 대해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낫다..라고 압축된다.이 책은 내가 여지껏 접했던 경제학 입문서에서 읽었던 그 모든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이론이 압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우리 실생활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경제학 원리와 접목시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자신의 경제패턴이나 행동습관등과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화장품에센스를 바른 것과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선택이라는 경제활동을 하게된다.일어날까? 아니야,5분만 더..나는 5분 더 자면 컴퓨터의 메일확인,카페출석,블로그 안부인사 모두 포기해야한다.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선택에 실패하는 순간이다.경제학에서 합리적 선택은 비용-편익분석으로 편익과 비용중 어느쪽이 큰지 비교해서 선택하면 된다.

 

 내가 5분 더 자면 인터넷서점블로그 출석시 받는 100원포기,카페 출석 성의 포기,이벤트 알림 메일포기등,포기한 대안들 중 가장 좋은 한가지가 바로 기회비용이다.그러나 우리는 기회비용을 생각할 때 시간의 개념을 잊어버리기 일쑤다.우리 실생활 속에서는 수많은 기회비용이 존재한다.개인에게는 이익이지만 사회전체에게는 피해가 되는 사회적 기회비용 또한 우리가 간과하는 한가
지다.우리의 모든 활동에는 언제 어디서나 어느 경우나 공짜는 없다는 기회비용 논리가 적용된다.
 

 내가 잠을 5분 더 자면 잃게 되는 손실에 대해서 나는 깨끗이 잊어야 한다.경제학에서는  이미 써버렸기 때문에 회수할 수 없는 그것을 메몰비용으로 표현한다.의사결정에서 메몰시켜야 속 편한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돈'인 경우는 사람들은 흔들린다.특히 기업 경영자나 공공정책 추진하는 이들이 이미 투자한 금액이 아까워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메몰되는 경우가 많다.

 

 심야의 총알택시나 '밥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되는 상황은 어떤 일을 했을 때 발생하는 편익과 비용을 말하는 '한계편익'과 '한계비용'이라는 경제원리를 설명하는 재밌는 표현이다.뷔페식당에서 한 접시 먹고 더 먹으려 하면 분명 접시에 담는 양은 처음보다 적다.그것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엄마 친구 아들'을 경제학으로 끌어들이면 '비교우위'를 설명하기에 딱이다.엄마 친구 아들이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나보다 못 하는게 한 가지라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그 한가지는 엄마친구 아들에게 내가 비교우위를 가진다고 말한다.한미FTA가 비교우위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특히 농업인들에게는 비탄력적인 농산물의 특성상 어려움이 따른다.아이스크림은 가격이 탄력적이어서 세일하면 우리는 더 사먹지만 쌀 값이 내려가도 우리는 밥을 네끼로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제원리를 모르면 물건을 살때 '소비자 잉여'를 상대방에게 '착취'당하게 된다.파는 쪽에서는 '생산자 잉여'를 취하게 된다.콩나물값 100원 깎는 것도 소비자 잉여인건 분명하다.내가 받는 소득과 내 마음 속의 소득 하한선 차이를 '경제적 지대'라고 한다.나의 경제적 지대는 얼마일까? 노.코.멘.트. 이 금액 아래로 내려가면 직업이나 직장을 옮기려고 생각하는 금액을 말한다.이 리뷰를 읽는 분의 경제적 지대는 얼마인가요? 노.코.멘.트 이겠지요 ^^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공공재산의 비극'에 대해서다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는 생각이 빠져 들기 쉽고 공공재산은 아무래도 자기것보다는 아끼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요즘 경제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도덕적헤이 문제는,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현상이 되기 쉽고,빛 좋은 개살구인 '레몬'이론과도 직결된다.

 

 경제학은 많은 학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심리학과의 연계는 행동경제학의 탄생을 가져왔다.우리가 무심코 하는 경제적 행동에는 은연중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 많다.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인간)은 합리적인간이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에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이 많다.내가 하는 그 모든 행동을 경제학으로 비교 설명되는 것을 알고나니 경제학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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