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慧敏)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날의깨달음(하버드에서의출가 10)
 
 

우리네 삶은 모두 바쁩니다.
어느 누구라 할 것 없이 도시에서도 한적한 시골에서도 우리들은 거의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누가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즐겨야 할 식사시간에도 “후다닥”, 편안히 쉬어야 할 휴일에도 우린 정체 모를 조바심에 늘 분주히 움직이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우린 병을 얻습니다.
만병의 근원이라 할 스트레스 때문이죠.
그래서 병원에 가고, 처방해 준 약을 지어 먹고…
편안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우린 ‘약’으로 그 처방의 의무를 다한양 또 다시 바쁘게 살아갑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일명에 말이죠.
 
이젠 저 또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혔는지 누가 등 떠밀지도 않았는데 늘 ‘바쁨’을 입에 달고 살며 내 안의 ‘여유’를 점점 내 곁자리에서 밀쳐내곤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어느 새 무엇엔가 쫓기며 사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 같고 더 익숙해져 버려 편안히 쉴 곳을 찾아 깊은 산중에 가서도 몸은 산 속에 있지만 마음은 또 다른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음을 느끼며 혼자 자조의 웃음을 짓고 맙니다.


 
젊은날의깨달음(하버드에서의출가 10)의 저자 혜민스님은 책의 첫머리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내가 승려가 된 이유는 이렇게 한 생을 끝없이 분투만 하다 죽음을 맞이하기 싫어서였다.
무조건 성공만을 위해서 끝없는 경쟁만 하다가 나중에 죽음을 맞게 되면 얼마나 허탈할까 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스님의 인생 행로가 바뀌게 된 동기 중의 하나는 ‘20대의 젊은 나이인 지인의 뜻밖의 죽음’이었습니다.
지인의 죽음이라는 말 앞에 삶이 이처럼 아무런 예고 없이 부서지기 쉽다는 생각과 죽음 앞에는 학위도, 돈도, 사랑도, 명예도 권력도 그 무엇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는 이십 대의 젊은 나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거죠.
 
그는 말합니다.
“언제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성공 이후의 행복을 꿈꾸기보다는 지금 내 주변을 돌아보면서 다음 사람들과 함께 바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선택하자고 나는 이야기 하고 싶다.”
 
이렇게 혜민 스님의 54편의 짧은 에세이 모음들은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게서, 때로는 지구촌의 사건들 속에서 그의 깨달음은 하나씩 모아져 한 권의 책으로 모아졌습니다.
 
사실 젊은 나이에 시공을 초월한 듯한 생각과 깨달음을 얻는다는 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창 열정으로 가득 차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어디로 분출될지 모를 나이에 삶의 우여곡절을 한참이나 겪고 나서야 겨우 깨달을까 말까 할 것들을 혜민스님은 젊은 나이에 깨닫고 실천한다는 것이 저에겐 참으로 존경스러웠으니까요.
만약 내가 이십 대, 삼십 대에 이 글들을 접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스님의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이나 했을까 생각해 보니 자신이 없네요.
“왜 그래야만 하는 거지?”
“젊은 나이에 세상을 초월한 듯한 생각을 하고 세상에게서 도망치는 거 아냐? 왜 도전하지 않는거지?”
“왜 그런 것(힘든 것들)들이 오고 왜 겪어야 하는 거지?”
라고 수없이 반문하고 질문만 할 뿐 그 뒷면의 들여야 보아야 할 그 어떤 것들은 들여다 보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저 세상을 초월한 어느 수행자의 좋은 글로만 읽혀질 뿐!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서글픔 같은 외로움이 묻어나는 세월의 힘겨움이 때론 버거울 때도 있지만 때론 참 나를 알아가는 좋은 시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이렇게 고마울 때도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한 잔의 차 향기와 같은, 은은한 지혜와 마음의 훈훈함이 느껴지는 사람”으로 나도 변화하고 싶다는 소망도 품어보며 스님의 맑은 마음과 여유를 같이 느끼고 삶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은 선물하고 있습니다.
 
 


삶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인연들 중에 어떤 인연이 과연 좋은 인연일까 생각해 보면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끝이 좋은 인연이 참으로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연 따라 와서 인연 따라 가는 사람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마는 그 인연의 끝을 어떻게 매듭짓는가는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
-사미승의 하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