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자.

나에게 남자라는 존재는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지금은 그렇다.

아버지같이 넓고 커다란 가슴을 가졌지만 때론 그들도 아이같고, 여자같은 성향도 나타나지만 그래도 어떤 울림이 느껴지는 남자. 뭐 그런 존재로 남아있다.




어릴 때의 남자란 존재는 뭐랄까..

같은 인간으로서의 단지 성이 다른 남자라는 존재가 아닌 인간과 이성을 따로 분리한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보이는 나와는 다른 종의 남성이었다. 그러다보니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엄청난 고정관념이 있었다.

즉 남자란 무엇이든 강해야 하고 힘도 세고 뭐든지 잘 해야 하는 어릴 때 영화의 6백만불의 사나이같은 존재였다. 6백만불 사나이는 어디서든 나타나는 슈퍼맨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렇게 나에겐 남자란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해줄 슈퍼맨 같은 존재였기에 남자들을 인간 남자로 받아들이기에 엄청 힘들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사회에서 만난 남자란 존재는 사회적 위치, 상황 등을 동일한 상태에서 같이 겪고 생활하다 보니 그들도 나와 같은 심약한 인간인 남자였기에 이젠 조금은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되었다. 또한 어떤 면으론 많은 부분을 포기했다고 표현하는 것도 맞을 것이다.

 

이렇듯 남자에 대한 생각은 나이를 먹을 수록 달라져가게 되었는데 그래도 궁금한 건 여자와 남자는 왜 다른가였다.

 

남자, 그들의 이야기 를 보면 26편의 다양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난 이 책에서 정서적인 공감대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의 남자들과 정서적으로 좀 달라서일까?

남자들의 생각은 때론 직선적인 것 같으면서도 커다란 곡선을 지닌 그러나 그 곡선 안에 숨겨진 내면의 모습이 잘 들여다 보이지 않아 참 궁금했었다. 너무 단순해서일까?

잡혀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일까?

남자들의 수다는 여자보다 더하다는데... 이 책에선 그런 점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여성은 뾰족뾰족 굽이진 촘촘한 곡선의 생각들에서 섬세한 생각들이 여기저기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숨겨져있음에 들여다보고 찾는 재미가 있다.

난 이 차이점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것도 있었다.

그들도 따뜻한 감성을 가진 심장이 펄떡 거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저 슬픔도 기쁨도 모두 억누르며 우는 것은 아이 때 졸업하고 커서는 절대 울거나 감정표현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감성이 묶여버려 허세만 남은 인간으로 지내는 것을 그들도 힘들어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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