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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션 - 생각의 연결이 혁신을 만든다, 세계를 바꾼 발명과 아이디어의 역사
제임스 버크 지음, 구자현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우리 각자는 역사의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
변화가 일어나는 터무니없는 우연적인 방식 때문에 오늘 중에 당신이 하는 어떤 일이 결국에는 세계를 바꿀지도 모른다.(14p)
『커넥션』에선 보통 사람들이 종종 변화를 일으켜 왔던 것들에 대해 우연이 혁신의 결과로 발전되기도 한 혁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역사적인 사실들을 말하고 있다.
가령 독학한 스코틀랜드의 기계공이 증기 펌프를 약간 수정함으로써 전체 산업 혁명을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고, 19세기의 일기예보관이 구름 만드는 장치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그와 알고 지내던 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에게 원자가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려주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물 정원에서 수력학적 압력에 대해 연구하던 사람 덕택에 내연 기관을 갖게 되었다는 것, 실크 직기와 1890년 미국 인구조사가 컴퓨터를 탄생시켰다는 점, 가스등과 미국 독립전쟁 때문에 비옷이 나왔다는 것, 유리 제조와 잉글랜드 진흙이 대서양 횡단 항해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 등 우리에게 그 어떤 사건들이 우발적인 것도 있었고 예기치 않았던 상황들이 어떤 새로운 필요와 노력을 만들어 내 우리의 인류의 역사는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게 되었다는 것 등이다.
변화는 늘 놀라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연결은 우연으로 만들어지고 사건의 결과는 더 예견하기가 어려워진다.
『커넥션』은 오늘날 세계를 이끌어가는 가장 주력적인 것들 컴퓨터, 우주선, 생산라인, 텔레비전, 핵무기, 플라스틱, 원거리 통신, 비행기 등을 존재하게 한 연결을 만들어내는 힘의 작용에 대해 10장의 목록을 장장 451페이지에 걸쳐 다루고 있다. 하지만 내용이 결코 지겹다거나 지루하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변화에 대해 그 변화들의 역사적 사실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예측가능 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를 남겨준다.
각각의 혁신은 과거로, 미래로 연결하는 역사의 큰 그물망에서 일어나는, 긴밀하게 연결된 일련의 사건의 결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내일의 연결은 무엇이 될지 추측하기 어렵다.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의 말을 빌리자면
"예측은 어렵다. 특히 미래에 대해서는."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가 어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해하면 그것이 내일 다시 어떻게 일어날지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다.
과거가 아니면 미래를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혁신은 탐욕, 야심, 확신, 우발적 사건, 자연의 작용, 실수, 필사적 노력을 포함하는 많은 이유 때문에 생긴다고.
예를 들면 로마의 멸망이 인쇄업의 기초가 되었고 아세틸렌가스 시장 폭락으로 값싼 비료가 만들어져 농업 생산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은 일상생활의 상호작용은 점점 많아질 것이고, 가상현실과 휴대용 개인통신기기 번호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고 세계는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 한다. 따라서 빠른 지식 제조 속도로 인해 단일하고 일생을 지속하는 전문가로서의 자격이란 옛말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네트워크 시대! 혁신의 물결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의 궁금증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게 한다.
『커넥션』 이 책은 1960년대 말 BBC에서 최초로 방송되었던 과학 다큐멘터리 『커넥션』시리즈를 모든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제작한 우리시대 최고의 독창적인 과학사 제임스 버크가 1978년 그 내용을 정리해 『커넥션』의 초판을 내었고 뜨거운 관심 속에 1995년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고, 2007년에는 제임스 버크의 새로운 서문이 추가되어 다시 출간되었다.
주목받지 못했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나 발명품들 등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폭넓게 깊이 있게 다룬 이 책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사례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어 새로운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한다는 점과 주제를 넘나들며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고리를 따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일반적인 과학기술사 서적에서 역사를 다루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커넥션』을 통해 깊이와 넓이 면에서 인간의 과거의 문명과 역사에 대해 저자의 남다른 통찰력과 창조와 혁신의 메커니즘을 맛볼 수 있다.
『커넥션』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다짐한 생각은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의 짧은 지식을 가지고 결코 세상을 규정짓듯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뭘 몰랐을 땐 이러저러한 것들에 대해서 다 아는 것처럼 나만의 판단으로 세상을 규정짓고 심판하여 그것이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세상을 알면 알수록,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어떤 상황을 100% '맞다 틀리다, 옳다 그르다' 로 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이 책 또한 그것에 대한 여지없는 증거를 제시하는데 책 속에 소개되어진 많은 이미지자료들이 흑백으로 처리되어 칼라가 주는 시각적인 화려함과 그림이 주는 정보의 명확성을 제공받지 못해 다소 아쉽지만 공간과 주제를 넘나들며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각자 처한 현실 속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성공과 실패를 겪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전혀 예기치 못한 인물이 그로 인하여 큰 성공과 부를 얻는 사례들이 각 장에 걸쳐 소개되고 있어 한 사람의 빼어남이 그 사람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