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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
레오 김 지음, 김광우 옮김 / 지와사랑 / 2009년 1월
평점 :
과학이라면 얼굴부터 찌푸리는 내가 과학과 종교라는 상반되는 이미지로 느껴지고 인식되는 것을 생명공학자가 이것들의 상관성 대해 썼다고 하여 강렬한 호기심에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우선 표지부터 시원한 하늘이미지에 코끼리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도 아니고 뒤를 보인 채 어디론가 걸어가는 표지이미지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신과 과학, 코끼리 이 세 가지가 주는 메시지가 과연 무엇일까 무척 궁금하게 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생명은 빛과 물의 오묘한 조화에 의해 탄생했다. 아직은 빛과 물에 어떤 정보가 있기에 생명을 탄생시켰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만이 아는 비밀일까, 아니면 언젠가 과학자가 그 비밀을 풀 것인가!
지금까지 기원에 대해 검토해봤지만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에 대한 지식은 얻지 못했다. 대신 더 많은 미스터리에 직면하게 되었고 과학자들은 빅뱅이나 팽창 같은 개념들을 연구하면서 많은 이론들을 어떻게 시험할 수 있을까 씨름했다. 실험이나 관측을 통한 시험은 과학의 초석이다. 하지만 우주 창조나 생명의 기원 같은 큰 문제들은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고 창조주는 우리가 논한 모든 것과 일치하지만 시험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과학은 이런 논점을 무시하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과학을 믿지만 영성이 기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믿음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밝히려는 대로 만물은 에너지이며 공간이다. 그러나 공간은 빈 것이 아니다!"
인간은 우주창조, 생명창조, 진화로 인해 탄생한 기적적인 존재이다.
하나의 수정란이 인간으로 발달하고 아기가 생겨나는 과정은 진화의 많은 면을 보여준다. 태아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가미처럼 생긴 기관까지 가지고 있다.
인체를 이루는 50조 개의 세포들은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기간 동안 수천 가지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생을 마감한다. 우리의 몸은 면역체계를 활용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스스로의 몸과 이물질을 식별해내고 인체의 세포에는 나와 남의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DNA로 암호화 되어 식별용 꼬리표가 붙어 있다.
체내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목적은 에너지를 전환하여 이용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체의 복잡한 네트워크는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들과 거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의 세계는 에너지로 차 있는 공간이다. 살아 있는 모든 다세포 기관은 전류를 생성하고, 그 전류는 전기장, 혹은 에너지장을 형성하고 몸과 마음은 에너지 산물로 마음은 우주의 정보를 이용하여 우리의 현실을 창조한다. 마음을 활용하려면 명상, 영성, 기도 등을 포함한 비물질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마음이 치유자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분명하지만 의학과 건강관리 분야에서는 그 힘을 포용하지 못한다.
과학은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그 가르침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더 많은 정보를 연구하고 찾아내지만 영성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진실과 잃어버린 신과 정신과 영혼의 조각들을 불러낸다. 즉 과학과 영성은 자신들의 가르침을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지속적으로 일깨울 수 있다.
레오 김은 우리 존재의 궁극적인 근거를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형이상학적인 논리로 풀어냈다. 여기서 형이상학이란 말은 과학 이후의 사유를 말하며 철학에서 보면 과학의 지식으로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며, 과학에서 보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인간의 궁극적인 의문들을 실은 수레를 영성, 혹은 형이상학이 끌게 한 것이다.
여덟 살 때 가까운 친구 스탠리의 죽음에서 생명과 내세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그 후 과학자가 되어 암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연구에 매진하면서 많은 암환자들의 죽음으로 생명과 내세에 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론은 동양 종교와도 연결되어 있다. 최면치료를 배우던 학생 시절, 한 여성이 1700년대의 전생으로 돌아가 경험했다는 말을 듣고 잠재의식 속의 기억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외국어나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검증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지식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선조들의 기억들이 우리의 세포에 남아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유전자 기억'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가 건설하려는 다리는 시간이 환영이고 우리의 자각이 환영이어서 실재에 대한 여태까지의 우리 인식의 근거가 무너지더라도 실재로서의 생명만큼은 얼마나 자유로운지 깨닫게 되고 우리가 우주와 일체라는 인식에 도달하게 해 준다. 또한 '우리는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궁극의 의문에 답을 찾기 위해 과학과 영성의 문턱을 넘나들며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채 두 분야의 이점과 허점을 인정하고 두 분야의 불화를 서로 보완하는 방법으로 해결함으로써 그 답을 찾아내려 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 이 책은 과학과 영성, 종교에 대해 이야기 한 책이지만 다분히 철학적인 요소도 많이 내재되어 있어 공감되는 부분도 있어 딱딱하지도 어렵지도 않아 과학에 대해 잘 몰랐던 나에겐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지구에 대해 우주에 대해 그 안에 있는 소우주 인간에 대해 좀 더 깊게 좀 더 전체적인 시각으로 다양하게 생각의 폭을 넓혀준 그런 책이었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이 수수께끼 같이 신비롭고 아직도 많은 부분을 우리는 연구하고 발견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무심코 지나가고 살아왔다. 작은 곳만 바라보고 작은 것만 생각하다보니 자연적으로 작은 생각밖엔 할 수 없었던 일상생활들. 이 책은 회오리같이 한 곳에만 뱅뱅 머물러 더 이상 어디로 튈지 몰라 힘들어 하던 우리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성큼 움직일 수 있도록 마음자리를 넓혀줄 계기를 마련해 줄 그런 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