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에 이은 프랑수아 를로르의 세 번째 이야기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이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젊지만 이미 상당한 경험과 연륜을 가진 정신과의사 엑또르. 그는 파리에서 가장 바쁜 정신과 의사 중의 하나로 그의 진료실에는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공으로 손재간을 부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정신의학이지만, 엑또르는 환자들이 자신에게 하는 얘기가 항상 흥미롭게 느껴지고, 더불어 자신이 뭔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자주 들게 하는 자신의 일을 무척 좋아한다.



그가 그렇게 바쁘게 지낼 정도로 그를 찾아와 상담하러 오는 많은 환자들은

엑또르와의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진찰시간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말할정도로 삶에 치여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게 詐欺(사기)같이 너무 빨리 지나가 뱃속에 회중시계가 들어 있는 느낌이 든다며 인생을 즐길 시간을 갖고 싶고 나만을 위한 시간,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늦추고 싶어 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직장 여성 사빈.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인데 개의 수명을 14년에서 15년으로 본다면 자신에게 남아있는 수명을 반려자로 삼을 수도 있을 개의 수명을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고작 개 두 마리 반뿐이라고 계산하며 자신의 수명을 굳이 더 짧게 보이게하고 자신만의 고독과 이상한 방법으로 시간에 관해 진지한 의문을 제기하는 페르낭.



"만일 네가 지금 당장 어른이 된다면, 그건 곧 네가 이미 꽤 많이 살아서 앞으로 살날이 그만큼 덜 남아 있다는 걸 뜻한단다. 그래도 괜찮겠니?"

"괜찮아요. 비디오게임에서처럼 추가된 '인생'을 한 번 덜 사는 거잖아요.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즐겁게 지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의사선생님은 한 번이나 두 번의 인생을 벌써 사셨는데 괜찮으세요?" 라고 당찬 대답을 하며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는 지금의 현실이 싫어 시간을 앞당겨 당장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꼬마 엑또르 등으로



시간을 늦추고 싶어 하는 사빈, 자신의 수명을 개의 수명으로 계산하는 페르낭, 시간을 앞당기고 싶어 하는 꼬마 엑또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싶어 하는 남자 위베르, 점점 늘어나는 자신의 주름을 한탄하며 젊은 날로 자신의 시간을 돌이키고 싶은 계속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여자 마리 아그네스 등 엑또르는 자기가 상담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크게 두 가지 종류의 걱정거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나는 너무 빨리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으로인한 상당히 고통스런 경우

또 하나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지나간다고 느끼는 젊은 사람들이나 앞으로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아주 불행한 사람들.



이렇게 '시간'에 관한 고민을 상담하는 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더욱 더 바쁘게 된 엑또르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되고 엑또르는 환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내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방법을 쓰기로 결정하고 수첩을 펴고 기록을 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방법을 생각하던 엑또르는 흘러가는 시간에 관한 꿈을 꾸게 되고 엑또르는 깊이 생각했지만 해답을 구하지 못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꿈과 시간의 의미를 찾아 많은 지혜와 경험을 갖춘 노스님을 찾아 그 해답을 구할 겸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시계 없이 느릿느릿 천천히 살아가는 에스키모 인들의 나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중국으로, 그리고 프랑스로...



엑또르는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통해 삶의 유한성과 과거는 지나가버리고 미래는 결코 돌아오지 않으며 우리는 항상 현재에 남는다는 그 현재조차도 인지한 순간 바로 과거가 되어버리는 현재가 곧 영원이며, 그것이 전부인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당연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 속에 사는 인간의 삶을 깨달아 가고 여행수첩에 그동안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깨달은 짤막짤막한 '시간에 대한 메모'를 남긴다.



인생은 음악과도 같다네. 어느 순간에는 따분하게 느껴지지만 또 어느 순간에는 아주 강렬하게 느껴지는 음악. 어떤 음이 자네를 감동시키는 건 자네가 그 이전의 음을 기억하고 그 다음의 음을 기다리기 때문이지. 각각의 음은 어느 정도의 과거와 미래에 둘러 싸여 있을 때만 그 의미를 갖는다네.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이란 무엇인가? 묻는 사람이 없을 때는 알 것 같지만, 묻는 사람에게 설명하라고 하면 알 수가 없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시간 그것은 선후 관계에 의해 측정된 운동의 수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간을 들여 깊이 생각하라. 과거는 더 이상 없다. 고로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고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것에 대해 말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존재한단 말인가.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흘러가는 시간'이다.

최첨단의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흘러가는 시간을 막을 그 어떤 것도 발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도망치듯 흘러가는 시간에서 벗어나려는 자신의 욕망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인간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시간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은 마치 감옥과도 같은 것이다.

살아가면서 정말로 강해지거나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라고 책에선 말하고 있다.



잃어버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을 위한 심리 치유 소설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은 홀로가는 고독한 여행길에서 마음통하는 친구를 만나 얘기 하는듯한 편안함과 프랑스 특유의 유머를 안겨주는 소프트한 철학책이다.

책을 통해서 내안의 작은 철학자와 소통하는 느낌도 갖게 해 주는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마지막에 질문하나 던지고 끝을 맺는다.



당신은 흘러가는 시간에 자유로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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