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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골목시장 이야기 - 절망을 '절대 희망'으로 바꾼
윤승일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재래시장 가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지저분하다는 것과 상품의 출처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아 믿음직스럽지 않고 가격도 저마다 달라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힘들다는 것 그리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상인들에 대한 불만 등등 이유를 대자면 이것저것 불편함 투성인 곳이 재래시장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동네도 십여 년 전부터 슬그머니 한 두 가게가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몇 년 전 결국 재래시장 터전이 없어지고 그 자리엔 괴물같이 생긴 커다란 오피스텔만 덩그러니 세워졌고 근처에 제법 큰 마트가 생겨 동네 주민들은 그나마 갈 곳이 그 곳 밖엔 없어 그 마트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품질은 그나마 좋은 것 같았지만 가격이 어찌나 비싸던지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나가면 만원이라는 동그라미 숫자 4개가 무색하게 가벼운 장바구니 안에는 빈약한 내용물만을 담은 채 터덜터덜 집에 들어오는 게 일쑤였다.
"예전엔 물건 값 흥정이라도 할 수 있고 상점주인과 이런저런 사는 얘기도 하는 등 사람 냄새나는 인간미에 물건 사는 재미라도 있었지"라시며 어머님은 옛날 재래시장의 추억이 못내 아쉬워 혼자 말을 하시고 그 때 그 시절을 잠깐 잠깐씩 아쉬워하셨다.
『태양골목시장 이야기』에 나오는 성공 스토리는 서울 광진구의 재래시장인 자양 골목시장을 모델을 삼아 재래시장의 치열하고도 눈물겨운 재기 과정 속에서 성공의 숨은 열쇠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엮은 경제 우화이다.
대형할인점의 입점 등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재래시장은 어느 기업의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쇠퇴한 경제로 여겨지는 재래시장의 부활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 어느 것보다 더 절실하고,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기업으로 치자면 CEO가 없는 기업, 직원들의 목적이 제각각인 기업, 부서들마저 자기 몫에만 집중하는 기업, 원칙과 기준을 만들기 어려운 기업, 이를테면 재래시장은 그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어느 굴지의 기업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자양골목시장의 성공은 주요일간지, 방송사 등에서 집중 소개되어 세간에 많은 화재를 불러 일으켰었고 지금도 자양골목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고자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들을 비롯하여 기업체와 관광서 등에서 견학을 오거나 강연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의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시장에 지붕을 얹는 아케이드 공사였는데 정작 시장을 깨끗하게 만든 것은 바닥에 그은 노란 선 두 줄로 그 노란 선은 제멋대로였던 시장 통로를 반듯하고 깨끗이 훤하게 해 주었고, 문제점을 해결할 변화를 찾을 구심점을 찾지 못하던 시장 사람들은 황 국장과 극복의 열쇠를 던져주는 김연구원, 순대 국밥집 이씨, 거친 성격이지만 늘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장씨 등을 중심으로 그들이 이겨내야 할 온갖 역경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재래시장의 특성은 장사를 잘해서 돈을 벌려는 개개인의 목적은 같지만 자신의 장사로만 족할 뿐이다. 따라서 상인조합장이 있지만 제 장사에 몰두하다 보니 결속력이 약하고 책임성도 희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의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사키이야다이치의 좋은 조직의 3요소(크기, 견고성, 강성)로 재래시장을 진단해본다면 경쟁체인 대형할인점과 비교해봤을 때 애초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 경쟁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태양골목시장 이야기』를 기록한 목적은 최악의 조직이 최악의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재생되고 활력의 근육을 키우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태양골목시장에서 발견한 위기 극복의 열쇠 6개를 소개하자면
⍣변화는 생존전략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다.
⍣한 사람만 나서도 조직은 살아난다.
⍣조직을 말아먹는 두 가지 함정에서 벗어나라
⍣보이지 않는 제3의 힘을 찾아라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중하게 여겨라
⍣배워야 사는 게 아니라 살려고 배우는 것이다.
『태양골목시장 이야기』는 2009년 회복의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아 미래의 희망이 불확실한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는 기업과 개인에게도 이 책은 위기를 극복할 메시지들을 본문 중간 중간 주옥같은 글을 남기며 잔잔한 감동과 재미로 우리에게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아무리 강한 상대가 들어와도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 자양골목시장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