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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독트린 - 자본주의 재앙의 도래
나오미 클라인 지음, 김소희 옮김 / 살림Biz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 죽이는 건 암세포가 아니라 절망"이다. 이 말은 암에 걸린 어느 의사가 한 말이다.
절망은 공포와 연결된다. 사람이 절망에 빠져버리면 주변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두려움만 점점 더 커져 더 이상의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자기 자신을 보호할 힘조차 갖지 못하는 상태까지 가버려 심지어 자신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절망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엄청난 심리적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안겨주어 인간에게 심리적 쇼크나 마비상태를 느끼게 한다.
'심신을 약화시키는' 목적은 일종의 심리적 허리케인을 일으키기 위해서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는 ‘시민운동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전작 『노 로고(No Logo)』를 쓴 칼럼니스트로 맹활약하고 있는 나오미 클라인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쇼크 독트린』. 이 책을 읽어보면 절망에서 오는 공포, 두려움 또는 두려움에서 오는 공포와 절망감을 어리석음과 안타까움을 그 어느 것보다 절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에 몰아닥친 심각한 경제 위기의 현실에 그 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해 세계 경제의 부를 움켜쥐고 있는 소수계층과 그것들을 둘러싼 부의 거품 속에서 흘러나오는 세계경제의 자본의 흐름,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부터 1989년 천안문 사건, 1991년 소련의 붕괴, 1997년 아시아의 금융 위기, 2003년 이라크 전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달리 말하고 있어 지금의 심각한 금융위기가 올 수 밖에 없는 통렬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쇼크 독트린』은 서론부터 '백지상태가 아름답다: 세계를 정화하고 개조한 30년'이라는 부제목하에 작가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고 첫 시작인 1부엔 두 명의 충격적이며 악랄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쇼크요법 전문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종 마인드 컨트롤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이웬 카메론의 각종 고문으로 인한 쇼크요법과 야심만만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극단적 자유방임주의를 열렬히 신봉한 시카고학파의 혁명적인 인물? 밀턴 프리드먼이 그들이다.
1950년대 이웬 카메론과 CIA의 후원으로 인간의 기억을 말소해 인간을 개조하려는 광기적인 연구실험인 전기쇼크 실험은 인간에게 극심한 박탈현상과 퇴행적 인간으로 만들어 감각의 마비와 그가 배운 지식이나 체계화된 인성을 사라지게 만들어 환자들의 습관, 기억을 다 없애 인간을 백지상태로 만들려 했으나 끈질긴 충격과 약물, 혼란을 주어도 그 상태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환자들의 상태는 더욱더 큰 충격으로 그들의 마음은 '깨끗해지지' 않았고 큰 손상만 입어 혼란과 산산조각 난 기억으로 배신감만 남게 된 실패의 실험이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사실을 철저한 극비로 붙여 그 실험대상인 환자조차도 자신이 그 실험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모른 채 점점 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이체질과 기억상실 탓에 매우 곤혹스러워하며 과거의 기억은 도통 기억할 수 없는 기억상실증까지 겹쳐 육체적, 정신적 고통만 극심해지고 본능만 남은 동물보다 못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끔찍한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했던 엄청난 사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과 카메론의 생각은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꿈을 기반으로 한다. 카메론이 인간의 기억을 태초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꿈을 가졌다면, 프리드먼은 사회의 기존 패턴들을 해체하려고 했다. 극심한 경제 왜곡현상이 나타날 때 완전무결한 상태로 되돌릴 방법은 고통스런 충격을 가하는 길뿐이라고 믿고 '극약처방'만이 잘못된 사회 패턴을 없앨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카메론이 충격을 주기 위해 전기를 이용한 반면 프리드먼이 선택한 도구는 정책이었다. 그는 절망적 상황에 처한 국가들의 일부 배짱 두둑한 정치인들에게 쇼크요법을 요구했으며 기존의 패턴을 급진적으로 제거하고 원하는 정책을 실행할 기회를 얻는 데 20년을 쏟아 부었고 역사적 우여곡절도 수차례 겪었다.(본문 중에서)
911테러사건. 그 충격으로 수백만 명이 '익숙했던 세계'가 폭발하는 느낌을 받은 쇼트상태에 부시 행정부는 그러한 깊은 혼란과 퇴행의 시기를 노련하게 잘 이용한 케이스 중의 하나다. 백지상태에 빠진 국민들에게 정신적 충격으로 무엇이든 받아들이게 된 의식에 전문가들은 '문명의 충돌', '악의 축', '이슬람 파시즘', '국토안보' 등의 새로운 단어들을 사용하며 911테러사건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시작하였다. 그것은 바로 해외에서는 민영화된 전쟁을 일으키고, 국내에서는 사기업들의 안보복합체를 건설하는 일이었다.
부시행정부는 테러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뿐만 아니라 고수익의 사업을 확신했다.
한마디로 재난 자본주의 복합체라고 할까? 모든 레벨의 업무를 민영화한 테러와의 전쟁은 사기업이 수행하는 글로벌 전쟁이 되어버렸고, 기업들은 해외에서 '악의 무리'를 제거하는 동시에 미국의 안보를 영원히 책임질 의무를 부여받았다. 그들에게 지불되는 돈은 모두 공적자금이었고 재난 자본주의 복합체는 테러와의 전쟁, 국제평화유지군의 활동, 지역 경비, 자연재해 대처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그들의 목표는 이제 비정상적 상황에서 급박하게 추진되는 영리 추구 정부 모델을 국가의 일상적 기능에도 도입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정부를 민영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전쟁무기 무역, 사설 경비업체의 군인들, 영리를 추구하는 재건과 국토안보산업이 한창인 가운데, 911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는 쇼크요법이라는 브랜드의 신산업을 낳았던 것이다.
쇼크 독트린의 전개방식은 쿠데타, 테러리스트의 공격, 시장붕괴, 전쟁, 쓰나미, 허리케인 등의 재난이 국민들을 총체적인 쇼크 상태로 몰아넣어 쏟아지는 폭탄 계속된 공포, 몰아치는 비바람에 사회를 약하게 만들어 공포에 질린 죄수들은 동지의 이름을 대고 자신의 과거 신념을 비난하는 등 충격에 빠진 사회는 이전에 강력하게 보호했던 것들을 포기하고 배턴루지 구호소의 자마르 페리와 동료 재해민들은 공영주택 프로젝트와 공립학교를 포기해야만 했다. 쓰나미 이후 스리랑카의 어민들은 호텔리어들에게 해변을 넘겨주어야 했다.
나오미 클라인은 이러한 사건들을 가리켜 ‘쇼크 독트린’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독재체제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누구도 정부의 경제정책에 반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토의나 의사소통 창구는 사라진 채 말이다. 『쇼크 독트린』은 그러한 범죄의 주범으로 프리드먼을 주목했다. 어떠한 사회적 안전망도 없이 극단적인 시장경제를 향해 치닫는 사상을 비난한 것이다. 자본주의를 제한 없이 놔둘 경우 그것이 인간의 이기로 인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며 국가의 적극적 규제와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화의 지지자들은 자유로운 시장과 무역 덕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향상된 생활수준을 누리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쇼크 독트린』은 숨겨진 이면, 즉 그 과정에서 희생당한 사람들과 국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국가가 당연히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각종 정부 서비스가 기업에게 넘어가면서, 결국 가진 자들만이 그러한 서비스를 누리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자연재해와 테러 공격까지, 다양한 재난이 닥쳐올 경우 경제적 약자들은 힘없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쟁, 테러, 자연재해, 주식시장 붕괴 같은 대규모 충격을 받으면 대중은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정부는 그 틈을 이용해 경제적 쇼크요법을 밀어붙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것들이 훑고 지나가면 세상이 어떤 참혹한 얼굴을 내미는지를.
누군가의 통렬한 웃음 뒤엔 반드시 그 누군가의 고통스런 피눈물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