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를 만나다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지음, 문지혁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렘브란트는 노골적인 색감이 아니라 빛을 통해서 말하는, 그림으로 '은유'를 표현하는 시인이다.



렘브란트의 유화, 동판화, 드로잉 등의 2천여 점을 통한 작품의 천재성은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서유럽 전역에 걸쳐 조형 예술의 다양한 영역에 혁신적인 영향을 끼친 거장으로 일컬어진다.

암스테르담 제분업자의 아홉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공부보다는 그림 그리는 것에 더 열중하자 그의 부모는 야콥 반 스바넨뷔르흐 밑에서 미술 수업을 받게 하였다. 렘브란트는 그의 회화가 점점 성숙해짐에 따라 당시 일반이 좋아하던 평판적인 초상화 보다 외면적으로 정확한 묘사보다는 오히려 내면적인 것과, 깊은 인간성을 중요시한 종교적 또는 신화적인 제재나 자화상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대표적인 그림 '야경'에서 당시의 유행인 기념촬영 같은 사실적인 묘사인 단체 초상화에서 벗어나 그의 독특한 명암의 효과에 의한 대담하고 극적인 구성을 사용했으나 그의 그림에 대한 예술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반인들에게 혹평을 받고 그것을 고비로 그는 세계적인 명성에서 멀어져갔다. 더군다나 그 해 아내마저 잃게 되고 실망과 곤궁에 빠져 끼니까지 굶을 수밖에 없는 등 가난에 시달리는 비참한 고난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두터운 신앙심에서 우러나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그림을 제작하여 종교화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기게 되었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와 유럽 회화를 대표하는 최대의 화가였던 렘브란트는 종교·신화·초상·풍경·풍속·정물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작품은 현존하고 있는 것만 해도 약 600점의 회화, 300여 점의 에칭과 수천 점의 소묘가 있다.

그는 당시의 사실적 기법을 통한 다른 작가의 작품 활동들과 별다른 차이는 없지만 빛의 효과에 있어 색채 및 명암의 대조를 극렬히 강조한 그의 회화적 기법의 독특성은 현재 '근대적 명암의 시조'라는 이름을 듣게 된다.

그중에서도 렘브란트의 성화는 기존 작품들의 엄숙하고 숭고한 느낌과는 달리 인물 중심의 클로즈업으로 성서인물들에 대한 기존의 규정된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여 인간의 약한 뒷면까지 보여주는 등 인간의 심리를 아주 잘 담아내 렘브란트 그림의 독특함이 더욱더 두드러진다.

 

그림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한 가지의 그림가지고도 많은 생각들이 오고간다. 그래서 그림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전공한 이들에게 때때로 물어오기도 한다. "그림을 어떻게 보는 겁니까?" 그런 질문을 받게 되면 좀 난감하지만 대부분의 전공자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냥 내 마음이, 내 눈이 보이는 대로 느끼시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때때로 그 대답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도 하여 그림에 대한 설명과 책을 듣고 읽기를 원한다.

나 또한 그림을 보게 되면 한 가지의 작품을 가지고도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그 그림을 바라본 시각과 느낌이 참 많이 다름을 알게 된다. 그래서 가치창조에서 출간한 『렘브란트를 만나다』를 읽으며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미국 영문학자 교수이자 시인의 시와 부산 시립미술관 큐레이터로 재직 중인 조은정씨의 글을 통한 렘브란트의 그림에 대한 느낌의 시와 글을 때론 공감을, 때론 너무 감성적인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글과 그림이 더하고 덜함이 없이 잘 조화된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렘브란트의 그림 속 어두운 세계를 밝히는 빛은, 어두침침하고 보잘것없는 '여기 이 곳' 가운데 존재하는 신성한 무언가에 대한 암시이자 약속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은 무심코 휙 지나치듯 바라보게 되면 어둠 속의 이미지로 밖에 작품이 느껴지지 않는다. 따라서 내면을 통해 우러나온 그림의 메시지 전달이 잘 되지 않을 때도 많다. 보는 이 또한 나이 대에 따라 성향에 따라 그의 그림을 바라본 각도가 많이 틀릴 것이다. 그저 암울한 어두움만 느껴 공감대형성이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림을 통해 공감하며 렘브란트 그림에서 주는 빛의 희망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렘브란트의 살아온 시대적 상황과 남겨진 기록에 의해 알게 된 그의 삶의 여정을 알고 있는 이들의 렘브란트 그림에서 받는 메시지와 사전지식이 없는 잘 모르는 이가 바라 본 그림이 주는 메시지, 또한 렘브란트가 그 작품을 그리고 있을 때의 생각들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림을 보고 감상하는 묘미가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마침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009년 2월 26일까지 열리는 [서양미술거장전 : 렘브란트를 만나다] 전시는 러시아 국립 푸시킨 미술관이 소장한 컬렉션 가운데 렘브란트의 에칭 작품 26점을 비롯해 서양미술의 황금시대를 빛낸 거장들의 회화 50점 등 총 76점의 걸작들을 소개한다.




렘브란트를 만나다』에서 렘브란트의 작품을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시인의 시와 조은정씨의 글을 통해 본 렘브란트 작품에 대한 느낌과 전시되어진 렘브란트의 실제 작품을 그림과 자신이 일대일로 만나 그 느낌을 다시 자신만의 글로 표현해 본다면 더욱더 재미있는 렘브란트와의 만남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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