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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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라틴어의 cultura에서 파생한 culture를 번역한 말로 본래의 뜻은 경작이나 재배였는데, 나중에 교양 ·예술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문화란 인류에서만 볼 수 있는 생활방식 중 유전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 사회, 협동을 학습한 사람들의 집단으로부터 습득하고 전달받은 것 전체를 포괄하는 총칭이다.
인류의 학습이나 사회적 전달은 언어를 주요 수단으로 하여 사고를 추상화하고 체계화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류는 다른 생물과 다르다고 볼 수 있는데 언어는 음성을 자의적으로 끼워맞춘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음성을 특정한 배열에 따라 짜맞추어 인류 스스로가 그 집단에 통용되는 특정한 의미를 부여한 다음, 이를 상징으로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의 싹이 유인원에게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학설이 갈라지는데, 인류의 문화는 언어와 함께 시작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문화의 패턴』에서는 언어학이 무수하게 많은 소리들 중 어떤 것들을 선택하여 활용 음소로 삼는 것처럼, 문화도 인간의 연령대, 자연환경, 인간의 활동 등 다양한 관심사들로 이루어진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여 패턴을 형성한다. 이렇게 혼인과 가족, 친족, 사회조직, 경제체계, 정치와 법, 종교, 개인의 인성, 언어, 예술, 환경 등 강조점이 다르게 놓이는 다양한 분야인 문화는 어떤 것에 집중하여 문화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문화 패턴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루스 베네딕트의 『문화의 패턴』은 문화가 인간의 생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선언한 문화인류학 입문서로,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문화인류학의 이론 외에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의 주니 족,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증적 패턴의 도부 족, 재산과 부의 이용과 관련하여 과대망상적인 디오니소스 패턴의 콰키우틀 족으로 상징되는 원시부족들 등의 민족지학 자료가 3장에 걸쳐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소개되어 있어 근대 서구 문명과의 관련성과, 관습과 전통이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니 문화의 경우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으로 달관을, 도부 족은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병적 패턴으로, 콰키우틀 족은 재산과 부의 이용과 관련하여 과시적인 과대망상적인 디오니소스의 패턴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이 세 부족에 대해 각각 독립된 문화의 패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셋이면서 하나로 종합되어 있는 이것은 현대인은 어떤 때는 의심에 빠지고, 어떤 때는 과시를 어떤 때는 달관의 태도를 보이는 그런 모순적인 존재로 만약 자신이 의심을 많이 하는 현대인이라고 생각된다면 베네딕트의 가르침대로 그렇게 의심이 많게 된 것은 본인의 성격이라기보다 문화적 조건화에 의한 것이므로 본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의 차원으로 확대되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베네딕트는 주장한다.
문화인류학의 연구 목적은 인류의 역사를 복원하고 문화의 원리를 발견하고 인종 편견을 소멸시키고, 원시부족을 개화시키고, 문명 민족 내의 야만적 풍습을 제거하고, 같은 나라 안에서 사는 여러 민족을 동화시키는 것이다.
문화는 무기물이 아니다.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며, 그 전체가 개성을 지닌다. 또한 문화에는 가치라는 면이 있으며, 이것이 통합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문화에 초유기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를 통합형태라 부르며, 개별문화에는 패턴이라든지 주제가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이나 집단에 따라 특유한 성격을 띠는데, 지역적 분포상으로 보아 비슷한 문화패턴을 지닌 것을 문화영역 또는 문화권이라 부른다. 이러한 패턴 중에서 어느 정도까지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것이 민족성이나 국민성이며, 그 밖에도 범위를 잡기에 따라 통속적으로 무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같이 이질성 ·독자성을 전제로 하는 복수의 패턴은 저마다 장기간에 걸쳐 그 통합성을 유지하며,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부의 여러 문화요소가 지닌 상관적 관련에 어떤 모순이 생기고 확대되면, 그 통합성이 무너져 변화하게 되며 다른 통합형태가 형성된다. 그리하여 민족성과 국민성도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는 변모한다. 문화의 패턴이 변하기 어렵다고는 해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여러 문화요소는, 그 바탕이나 배경에 존재하여 지각될 수 없으나 그 문화의 담당자에게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인식되는 여러 문화요소(숨은 문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변하기 쉽다.
베네딕트는 도부족과 콰키우틀 족의 문화적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신의학에서 <편집증>과 <과대망상증>이라는 용어를 썼다. 이는 니체나 정신의학에 대한 베네딕트의 깊은 관심을 보여 준 사례로 그녀는 문화가 특정 인성을 강조하는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하기 위해 세 부족의 자료를 선정한 것으로 이 세 부족의 문화는 인간성이라는 어떤 한 부분만 강조한 것으로 각각의 역사적 문화는 해당 지역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여러 세대에 걸쳐서 진행되어 온 짝짓기, 선별하기, 적응하기의 과정이고 그 문화는 다시 그 속에 살고 있는 개인들의 선택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의 패턴이 어떤 고정된 타입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나쁜 문화 패턴을 의식한다면 좋은 패턴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현대 미국 내에 남아 있는 야만적 문화의 관습도 이런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루스 베네딕트가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관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21세기인 지금에도 그대로 유효한 것이다.
사람들을 실제로 함께 묶어놓는 것은 그들의 문화, 즉 그들이 공통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상과 기준이다. 사회적 생각을 하려면 문화적 형태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인데 『문화의 패턴』은 그러한 문화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문화를 논의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은 다양한 문화적 형태를 확보하고 그것에 바탕을 두고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야만 문화에 따른 인간의 적응 상황(문화)과, 인간의 내부에 공통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필연적인 사항(본능)을 서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한 사회만 관찰 혹은 검토해서는 인간이 본능적 행동, 즉 기질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행동을 발견하지 못한다.
베네딕트 박사는 문화의 통합형태가 곧 문화의 특징이라고 진단한다. 그것은 문화의 특징을 깊게 통찰할 수 있어야 하며 개인의 행동과 단체의 행동을 통제하는 태도들에 대하여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세 부족의 사례에서 잘 예증하고 있다.
문화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생각과 행동의 패턴에 어떤 지속적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각 문화 내에서 발생하는 어떤 특징적 목적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반드시 다른 타입의 사회에 의해 공유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목적들에 순응하면서 각 부족은 점점 더 그들의 경험을 통합하게 되는데, 이런 움직임의 강도에 따라 이질적 행동 양태는 점점 더 일관된 꼴을 갖추게 된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도 잘 통합된 문화에 의해 흡수가 되면 아주 특별한 목적을 가진 특징이 되고, 때때로 평소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변화까지도 수반하는 것이다.
어릴 때에는 조울증을 앓았고 성 정체성 등으로 큰 고통과 갈등을 겪어 결혼생활 또한 편탄치 않았던 루스 베네딕트. 베네딕트는 평생 일탈자의 삶을 살았다. 그래서일까? 남성중심 대학사회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 대우와 성적 정체성 때문에 심한 제약을 받았던 불리한 상황아래 그녀는 자신의 독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방편으로 인류학 연구를 선택했고 이렇게 베네딕트의 일생은 문화가 사회 내의 '비정상적'개인을 규정한다고 진단하면서 자신의 개성은 그저 개성일 뿐 비정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확신하고 본인 자신은 말하지 않았지만 페미니스트의 한평생이었던 루스 베네딕트는 『문화의 패턴』에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스토리텔링에 의존하여 어떤 객관적인 인간의 행동들을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이론을 도출했다.
모든 문화가 주도적 특성에 의해 특징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행동을 추동하는 문화적 드라이브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수록 정서의 통제, 행동의 이상 등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문화의 입장에서 볼 때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태도들을 잘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