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학 2 - 교양과 사고력을 키워 주는 재미있는 학교, 특별한 강의!
울리히 얀센.울라 슈토이어나겔 엮음,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유영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어린이 대학 (2) (Die)Kinder Uni

한 권에 세상의 비밀 여덟 가지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수준 높은 어린이 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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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이라니? 

책 소개를 먼저 하기 전 어린이 대학이란  뭔지 부터 말해볼까 한다. 

책장을 펼쳐들면서부터 궁금했기 때문인데 머리말에 소개되어진 내용과 더 부연설명이 많은  온라인 서점의 도서소개난에 기록된 내용을 섞어 보았다.

 

어린이 대학’이란  15세기에 세워진 독일의 국립종합대학인 튀빙겐대학교에서 2002년부터 해마다 방학이나 휴일에 초등학생들을 위해 여는 아주 특별한 학교다. 

어린이 대학의 강의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저명한 학자들인 튀빙겐대학교 교수들이 맡고 있다. 강의 주제는 참가한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으로 정하여 아이들이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쏟아내는 질문들이라 단순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웬만큼 배운 어른들도 속시원히 명확히 그 해답을 풀어주기에  좀  힘든 어려운 내용들로 아이들이 내놓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랜 세월 동안 학자들에 의해 발견되고, 탐구되고, 설명되고, 다시 제기되고, 지워지고, 덧붙여지면서 오늘에 이른 것들이다.
독일에서도 어린이 대학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기껏해야 일부 아주 뛰어난 아이들이나 부모가 가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참가한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스케이트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자연스럽게 강의실에 들어오는 아이들,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핵심어를 메모하는 아이들, 강의가 끝난 후 강단으로 몰려와서 사인을 받으려는 아이들, 온갖 질문을 퍼부어대는 아이들의 지적 욕구를 보면서 이런 우려들은 눈 녹듯 사라졌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 아이들이 이제껏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것들, 깊이있게 알고 싶어했던 많은 것들을 교수들은 저마다 온갖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재미있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각 분야의 수많은 학자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들려주는 것이다. 」


 

그리고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면서 세상 공부를 풍요롭게 시켜준 튀빙겐대학교의 특별한 수업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어린이 대학 』이다.

 

좀 길지만 이 글을 읽고 나니 '부럽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나처럼 공부에 현실적으로 시달리지 않는  어른에겐 .....

하지만 이 책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제목부터 거부감이 드는지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다. 이유는? 대학이라는 단어가 그들의 강박감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대학 하면 공부, 입시부터 떠올리는 우리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나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벌써부터? 라는 생각에 연민이 느껴져 안타까움이 든다. 그렇다고 그들의 부모가 '공부 공부'라며 노래부르고 다니지도 않는데 그들은 벌써 '책'이라고 하면 교과서, 공부, 시험 이렇게 연상단어의 꼬리를 물고 스트레스를 벌써부터 받기 시작한다. 각종 매스미디어의 매체에서도 과외다 학원이다 입시지옥, 영어원어민 교육 이러쿵 저러쿵하며 온갖 것들을 끌어다 뉴스로 방송하다보니 초등학교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대학이라는 곳이 자신이 가는 길의  중간 과정 중의 일부가 아닌 공부의 목표지점으로만 인식되어져 스트레스의 원흉이 되고만 이상한 고정관념을 심어준 어른들의 잘못이 무엇보다 가장 크지만 어떻게 그 생각을 바꿔줘야할까 라고 생각하니 나 조차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차를 훑어보더니 제일 먼저 펼쳐드는 페이지는 '아이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왜 그렇게 많아요?'였다.

이젠 좀 컸다고 어른이 하는 말에 콩닥콩닥 말대꾸도 제법하고 왜요?라는 반 반항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작은 꼬마아가씨는 자신이 생각해도 왜 어른들은 하지 말라는게 많은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읽고 나더니 책을 덮고는 "나 잘래"였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는 시늉을 하는 데 나는 의아해 하며  "왜그래? 책에서 뭐라고 말했는데?"라며 물어보니 대꾸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자신이 기대했던 대답이 아닌 책에 나온 얘기들은 논리정연하게 풀은 자신이 읽어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획기적인 만화스러운 대답을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그동안 만화를 너무 많이 본게야... 라고 내심 혀를 끌끌 찼지만 나 또한 어릴 때 기억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간섭과 그들이 금기사항을 명확히 이해시켜주지도 않으면서 무작정 '나를 따르라'라는 듯한 어투에 어른들의 행동이 이해도 안가고 뭔가 억울했던 기억만 있어  '공감'이라고 말은 하지 못했어도 이해는 갔던 초등학교 3학년의 반응이었다.

 

사실 책에 나온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그것을 체득하고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논리정연한 말들이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싫은 반항적인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무작정 한다는 것도 아니고 "과연 어떨까?"라는 생각과 "이것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에 어떤 것을 하고 싶었지만(그 마음이 드는 건 나도 이젠 좀 컸다라는 것을 나 스스로 인정했던 상태) 어른들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먼저 차단하고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음에  답답해 했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식적인? 어른이 되고 난 후부터는 한동안 어른들의 금기사항을 일부러  더 해 보고 찾아다니면서 해 보고 난 후에야 별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별 것 아닌 것을 어른들은 기를 쓰고 하지 말라고 했음이 오히려 더 아이러니 했던 씁쓸한 기억에 어른들만의 잣대로 규정지은 '하지 말라'라는 금기조항을 내가 아는 사람들에겐 적용하지 말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조카들에게 또는 어린 후배들에게 '하지 말라'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하긴 한창 나이에 호기심 왕성한 시기에 하지 말라는 것을 한다는 것은 아주 짜릿한 쾌감을 맛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그래서 그 묘미를 맛 본 다음부터는 서서히 어른들의 눈을 속이며 그들만의 짜릿한 쾌감맛보기에 들어가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구구절절한 타당성을 설명하기 보다 오히려 멍석을 눈 앞에 쫙 깔아주는게  더 효과적인 교육방법인 것을. 물론 위험한 요소는 곳곳에 숨어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고리타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단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이 책을 받아들이기에 아직 미성숙하고자신의 생각을 잘 정립해 나갈 수 있는 성숙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반응이 좀 미덥쟎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어린아이보다  어른이 읽으면 흥미로워 할 책인 것 같다.  학생의 입장이 아니라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다가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기 때문이다.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이미 자신이 체득한 것과 접목시켜 읽을 수 있어 아이가 직접 읽지 않아도 어른이 먼저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 같이 토론하고 설명해 주면 더 이해를 빨리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교과서 적인 말이 아닌 진정한 부모와 자식간의 솔직한  그들만의 대화로.

 

『어린이 대학 (2)』는강의 내용을 지면에 실은 책이라 서인지아무래도 강의에서 보여지는 현장감과 생동감이 떨어져 보인다.

이 내용을 강의로 들었다고 상상하면 훨씬 더 생동감있고 재미있었을 것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질문과 대답 형식의 편집으로 갔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기도 하고 편집디자인을 좀 더 생동감있게 아기자기한 레이아웃으로 방향을  잡았더라면 강의 느낌까지는 살리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읽기에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책.

그렇지만 분명한 건 이 책에 수록된 내용들은 내가 어릴 때 관심가져 했고 흥미로워하고 궁금해 했던  알쏭달쏭한 내용들이 가득담겨져 있어 지적 호기심의 해갈解渴은 해 준다는 점이다. 

왜 꿈을 꾸는지,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면 과연 내 영혼과 상대방의 영혼이 정말 만나서 꿈으로 보이는 건지, 동물들도 꿈을 꾸는지, 하늘의 별은 왜 반짝거리는지, 별똥별이 떨어지면 과연 어디로 가는지 등 등 이루말할 수 없이 궁금한 것들이 이 책에 가득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어릴 때의 자신의 추억과 기억들과 어우러져 이 책을 읽기에 공감대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물론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과 공부에 대해 특별한 알러지 현상이 없는 아이들이라면 이 책은 금상첨화다.

 

『어린이 대학)』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자도 아니면서 이런 생각도 가져본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과 토론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도 있을 만큼 무겁지 않고 흥미로운 주제가 담긴 이 책을   참고로 하여 활용할 공부에만 얽매이지 않는 여유만만하고 창의적인  학교가 어디 없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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